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480화 (480/712)

<-- 베이징 올림픽 -->

뻥!

현수는 그 두 네덜란드 선수 중 한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강하게 공을 찼다. 현수의 다리만 보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깊게 태클을 걸려던 네덜란드 선수는 현수가 자신을 향해 공을 차는 걸 보지 못했다.

퍽!

“커억!”

그 결과 남자의 중요 급소를 공에 맞은 네덜란드 선수가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때 그 네덜란드 선수의 거시기에 맞고 나온 공을 현수가 낚아채서는 크루이프 턴으로 옆에서 다리를 걸어오는 네덜란드 선수를 제쳤다.

“안 돼!”

현수가 막 그 네덜란드 선수를 제치고 나갈 때 그 선수가 교묘히 손을 내밀어서 현수의 유니폼을 잡았다. 순간 현수가 몸을 빙글 돌렸다.

“어어!”

그러자 유니폼을 잡고 있던 그 네덜란드 선수가 현수를 따라 돌다가 다리가 꼬여 넘어졌다. 그 상황을 뒤쪽에서 지켜보던 주심의 눈엔 네덜란드 선수가 현수를 쫓다가 넘어진 것으로 보였다.

현수는 자신이 여전히 소유 중인 공을 치고 앞으로 들어갔다.

파파팟! 홱! 홱!

그런 현수 앞을 네덜란드의 수비수들이 가로 막았지만 현수의 화려한 개인기에 무너졌다. 현수의 현란한 풋워크와 페인팅 동작에 수비수들이 갈팡질팡할 때 현수는 빠른 볼 처리로 수비수들을 뚫어냈다.

물론 이 모든 게 현수의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들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어째든 현수의 현란한 개인기에 네덜란드 수비벽이 펑펑 뚫리자 다급해진 남은 네덜란드 수비수들이 거칠게 현수를 차고 옷과 어깨, 팔을 잡고 늘어졌다.

쭈욱! 빡빡!

그러나 현수는 그런 그들을 우직하게 힘으로 끌고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축구가 아닌 미식축구를 보는 듯 했다.

놀라운 건 그 상황에서도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현수가 넘어지지 않고 그대로 밀고 들어가는 걸 보고 어드밴티지 룰(Advantage Rule)을 적용한 것이다.

현수는 달려 나온 네덜란드 골키퍼 로날트 바테로이스까지 개인기로 제쳐 버리고는 골대 안으로 공을 툭 차 넣었다.

“와아아아!”

또 골이 터지자 대한민국 응원석에서 경기장이 떠나가라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강현수! 강현수! 강현수!”

그리고 팀 대한민국이 아닌 개인 강현수를 연호하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는 현수가 좀 전 보여준 원맨쇼에 대한 관중들의 답례였다. 현수는 그런 관중석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허리 굽혀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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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5대 2!

골격차가 3골차가 났지만 네덜란드는 그리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그들은 후반 3골차에도 전혀 동요 없이 경기를 진행시켰다.

네덜란드는 킥오프와 동시에 중앙 미드필더에게 공이 패스 되었고 다시 그 공은 공격형 미드필더 마크 반 봄멜에게 넘어갔다. 마크 반 봄멜은 툭툭 공을 치고 대한민국 진영으로 올라가다가 한 번에 길게 전방으로 스루 패스를 연결했다.

“헉! 언제....”

어느 새 네덜란드의 공격수 클라이베르트가 센터백인 김대진이 있는 곳 까지 와 있었다.

그런데 마크 반 봄멜이 공을 너무 강하게 차서 클라이베르트는 그 공을 논스톱으로 받아야 했다.

클라이베르트는 자연스럽게 발을 들어 공의 탄력을 죽이고는 헛다리로 김대진의 시선을 혼란시킨 뒤 플립플랩으로 가볍게 제쳤다.

“헉!”

순식간에 클라이베르트에게 돌파를 당한 김대진이 다급히 뒤돌아서 클라이베르트를 쫓았다. 그때 측면에서 달려 온 대한민국 수비수가 클라이베르트에게 슬라이딩 태클을 걸었다.

촤아아악!

클라이베르트는 공을 살짝 위로 툭 차 놓고는 여유 있게 그 태클을 피한 후 달려 나오는 대한민국 수문장 골키퍼 정우창의 가랑이 사이로 툭 공을 차 넣었다.

데구르르!

땅볼로 구른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와아아아!”

추격 골이 터지자 네덜란드 응원석에서 오랜만에 함성이 울렸다.

그 사이 골을 넣은 클라이베르트가 자신이 넣은 공을 들고 하프 라인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센터서클 한 가운데 공을 놓고 자기 진영으로 넘어갔다.

네덜란드 선수들의 독촉이 있었지만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 팀은 결코 빨리 경기를 진행 시킬 생각이 없는 듯 느긋했다. 그러자 주심이 주장인 남동현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이에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흥분했다. 후반전 중반 이후 주심이 현수에게 거친 파울을 범하는 네덜란드 선수들에게 너무 관대하게 대한 게 화근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그런 집단 항의에 주심도 꽤나 놀란 듯 보였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네덜란드 선수들의 반칙에 대한 주심의 입장이 바뀌었다.

삐이익!

현수를 향한 네덜란드 선수의 거친 태클에 주심이 바로 옐로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 선수들의 현수에 대한 반칙 성 플레이는 계속 되었다.

그렇지 않으면 폭주기관차 같은 현수를 도저히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게 결국 독이 되었다.

삑!

돌파해 들어가는 현수의 유니폼을 잡아챈 네덜란드 선수에게 주심이 다시 옐로카드를 꺼냈다. 이미 누적 된 경고가 있던 그 선수는 퇴장을 당하고 만 것이다.

“아아!”

네덜란드 선수에게 주심이 레드카드를 꺼내 보이는 걸 지켜보고 있던 비쇼베츠 감독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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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명 퇴장으로 인해 11대 10으로 싸우게 된 네덜란드는 수적인 열쇠에도 불구하고 팽팽하게 경기를 진행 시켰다. 그 만큼 네덜란드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준 것이다.

“헉헉헉헉!”

그 중 현수가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피지컬 스트렝크스 이스 커트(Physical strength is a cut)마법을 건 네덜란드 선수들은 숨이 턱까지 찬 상황에서도 오로지 이기고자 하는 열망으로 이 악물고 뛰고 있었다.

‘대단하군.’

현수도 그런 네덜란드 선수들의 투지에 속으로 박수를 쳤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기계가 아니었다. 결국 체력이 다 방전 되면 몇몇 네덜란드 선수들은 더 이상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할 터였다.

현수가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피지컬 스트렝크스 이스 커트(Physical strength is a cut)마법을 건 네덜란드 선수들 중에는 자신을 졸졸 따라 다니는 마크맨도 있었다.

그는 다른 네덜란드 선수들보다 더 많이 지친 기색이었는데 현수 옆에 서 있는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동시에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미 체력적으로 그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쇼베츠 감독은 마크맨에게 한시도 현수 곁을 떠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문제가 터졌다.

털썩!

현수를 따라 뛰던 마크맨이 결국 쓰러진 것이다. 현수는 그때 자신에게 온 패스를 받다가 마크맨이 쓰러지는 걸 보고 터치라인 밖으로 공을 차냈다.

그 사이 들것과 의료진이 들어오고 네덜란드 팀 닥터가 마크맨의 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벤치에 교체 사인을 넣었다. 그리고 마크맨을 들것에 싣고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비쇼베츠 감독은 벤치 교체 멤버 중 제대로 강현수를 마크해 줄 선수가 없자 별수 없이 전반 후반에 현수를 맡아서 그를 잘 저지했던 마크 반 봄멜로 하여금 현수를 마크하게 하고 교체 멤버는 공격수를 투입 시켰다.

현수는 마크 반 봄멜이 마크맨 대신 자신에게 달라붙자 반갑다는 듯 그를 보고 웃어주었다. 하지만 마크 반 봄멜은 그런 현수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림자처럼 현수만 따라다녔다. 뭐 그런다고 신경 쓸 현수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현재 스코어는 5대 3으로 대한민국이 여전히 2골 차로 리드를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최대한 볼 점유율을 높이되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에 비해 네덜란드는 악착같이 달려들어서 어떡하든 볼을 끊어내서 공격에 나서 골을 넣으려 했고 말이다.

그런 네덜란드의 노력 때문인지 아니면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2골 앞서 있다고 자만한 것 때문인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진영에서 네덜란드 공격수가 공을 끊어 냈다.

그는 곧장 그 공을 뒤로 보냈고 네덜란드 미드필더들은 곧장 공격적인 빌드업을 갖추어 나갔다.

“한골 더 넣자.”

네덜란드의 주장이 선수들을 다독이며 공격을 독려했고 그때 네덜란드 미드필더 진에서 측면으로 길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파파파팟!

후반에 현수의 마크맨 대신 교체 되어 들어 온 네덜란드의 공격수 하셀바잉크가 왼쪽 측면을 가로질러 단숨에 페널티에어리어로 침투했고 그때 그의 앞쪽으로 정확히 공이 날아왔다.

툭! 파앗!

하셀바잉크는 왼 발을 내밀었는데 공이 그의 정강이를 맞고 옆으로 튀었는데 하필 그 공이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센터백 김정욱의 허벅지를 맞고 다시 하셀바잉크가 있는 쪽으로 흘렀다.

‘찬스다.’

하셀바잉크는 그 공을 정확히 오른발 인 프런트로 감아서 찼다. 그러자 공이 골포스트 쪽으로 날아갔고 다급히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골키퍼 정우창이 몸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 구석으로 휘어져 들어가 버렸다.

철썩!

“와아아아아!”

연이은 네덜란드의 골로 네덜란드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가 났다. 반면 대한민국 응원석은 침묵이 감돌았다.

스코어 5대 4!

이제 한골 차였다. 그리고 전광판에 남은 시간은 5분여. 추가 시간을 고려 하면 8분여 정도 남았다.

“8분이면 역전까지 가능하다.”

네덜란드 감독 비쇼베츠가 주먹을 불끈 쥐며 터치라인에 딱 붙은 체 네덜란드 선수들을 독려했다.

“2골이다. 금메달 목에 걸고 돌아가야지. 조금만 더 힘들 내라.”

하지만 그런 비쇼베츠 감독의 외침이 전혀 귀에 들리지 않는 네덜란드 선수가 몇 명 있었다. 바로 현수가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피지컬 스트렝크스 이스 커트(Physical strength is a cut)마법을 건 네덜란드 선수들 말이다.

그들은 완전 체력이 방전 되면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었다. 하긴 뛸수록 더 지치니 그들은 겨우 걷는 게 다였다. 그런 그들을 보고 답답하다는 듯 비쇼베츠 감독이 외쳤다.

“다비즈, 세르도프, 라이치거......뛰어라.”

하지만 그들은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으며 벤치를 향해 무의식적으로 교체 해 달란 신호를 넣었다.

“젠장.....”

비쇼베츠 감독도 그들의 체력이 다 방전 된 걸 깨닫고 신경질적으로 발아래 잔디를 걷어찼다. 이미 3명의 교체 멤버를 다 쓴 상태의 네덜란드였다. 당연히 교체는 불가능했다. 안 그래도 한 명 퇴장 된 마당에 3명의 선수들이 더 뛰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비쇼베츠 감독도 더는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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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네덜란드 선수 3명이 더 뛰지 못하고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는 걸 확인하고 사실상 오늘 경기는 대한민국이 승리했음을 확신했다.

‘오늘 금메달을 목에 걸겠군.’

하지만 이대로 경기를 끝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왜 사자는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현수는 중원의 사령관으로서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진영을 위로 끌어 올렸다.

‘확실하게 네덜란드의 숨통을 끊어 놓자고.’

그리곤 네덜란드 진영을 강하게 압박해 나갔다. 그 중심엔 당연히 강현수가 있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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