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471화 (471/712)

<-- 베이징 올림픽 -->

이제 후반전도 채 5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백승업 감독은 골문을 잠그고 지키는 쪽을 선택했다.

“5분이다. 딱 5분만 버텨라.”

백승업 감독이 그라운드 안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외쳤다. 하지만 그건 되레 브라질이 노리던 바였다. 대한민국의 소극적 플레이에 브라질은 대 놓고 미드필더는 물로 수비수들까지 전부 다 끌어 올리고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했다.

대한민국 진영으로 공격수도 더 늘리면서 미드필더부터 유기적인 스위칭과 지역방어 형태를 취하면서 후반 5분을 남기고 브라질은 축구장을 반만 사용했다.

이때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중앙 미드필더 오스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서 미친 활동량을 보여 주었다.

이에 대한민국은 모든 선수가 수비에 중점을 둔 빗장 수비로 브라질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빗장 수비는 그리 공고하지 못했다. 특히 개인기에 능한 브라질 선수들의 적극적인 돌파에 여기저기 뚫리면서 브라질 공격수들에게 공이 넘어갔고 그게 바로 화를 초래했다.

“엇!”

“잡아!”

“안 돼!”

다미앙이 선수들이 뭉쳐 있는 페널티에어리어 앞쪽에다 빠른 땅볼 패스를 넣었고 그 공이 브라질 선수가 흘렸는데 그 걸 또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그런데 하필 수비수에 발에 빗맞은 공이 브라질의 공격수에게 흘러갔다.

그 공을 받은 브라질 공격수가 바로 클라우디오 파토였고 그는 스트라이커가 뭔지를 확실히 증명했다.

파팟! 툭! 파악! 휘릭!

화려한 발 기술로 대한민국 선수 둘을 제친 뒤 그를 막으러 나오는 수비수를 등져서 버틴 클라우디오 파토는 재빨리 돌아서며 터닝슛을 때렸다.

뻥!

슈우우웅!

그 공이 절묘하게 골포스트 쪽으로 날아갔고 대한민국 골키퍼 정우창이 몸을 날렸지만 그 보다 먼저 골라인을 넘어 골망을 때렸다.

“으아아아아!”

결국 클라우디오 파토가 해결사였다. 골 게터로서 또 해결사로서 자신의 몫을 다 해 낸 클라우디오 파토는 괴성을 지르며 브라질의 응원석으로 달려갔다.

“파토! 파토! 파토!”

브라질 응원단은 그런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격에 겨워했다. 반면 대한민국 응원단은 조용하다 못해 숙연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다들 넋이 나간 듯 허탈한 얼굴로 멍하니 서 있었다.

다 이긴 경기였는데 통한의 동점골을 내어 준 대한민국 벤치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이, 이럴 수가.....”

특히 백승업 감독은 서 있지 못하고 벤치 의자에 털썩 앉은 체 반쯤 넋 나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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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점골이 터질 때 현수도 그걸 막지 못했다. 다미앙의 플레이가 현수마저 농락한 것이다.

“젠장.....”

현수는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이렇게 된 이상 현수가 다미앙을 넘어 선 플레이를 펼치지 않고선 브라질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카멜레온 축구복을 상급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밖에.’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하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을 보였다.

[띠링!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을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 현재 당신이 착용하고 있는 카멜레온 축구복의 성능은 중급입니다. 상급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상급 업그레이드 시 필요한 포인트 +1,000,000]

오늘 승리를 위해서 현수는 망설임 없이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을 업그레이드 했다.

[띠링! 1,00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5,316,890]

6백대의 포인트가 5백대로 줄어들자 현수도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이내 포인트에 대한 미련은 머릿속에서 지우고 현수는 바로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상급)]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라보나 킥, 불꽃 슛, 대포 슛, 무 회전 슛, UFO 슛, 오버헤드킥,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전방 스루패스(+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었다. 아직 카멜레온 축구복의 장착 스킬들에 대한 개별적인 포인트 업그레이드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시스템이 바로 반응했다.

[띠링! 스킬 이벤트를 실시합니다. 현재 당신이 보유 중인 스킬은 모두 30개로 그 모두를 업그레이드 할 시 일괄 5,000포인트를 적용해서 +150,000포인트에 구매 가능합니다.]

어차피 모두 필요한 스킬들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자신이 보유 중인 스킬들을 다 상급으로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바로 결제 창이 떴다.

[띠링! 15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5,166,890]

훅 줄어 든 포인트가 현수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지금은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현수는 바로 눈앞의 결제창을 지웠다.

“좋군.”

그때 전방을 쳐다보던 현수의 얼굴이 환해졌다. 카멜레온 축구복의 스킬을 상급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나자 현수는 눈앞의 브라질 선수들이 확연히 만만해져 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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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5대 5!

아직 후반전이 2분여 남은 상황이었다. 현수는 골대 안에 들어가 있던 공을 직접 챙겨 들고 센터 서클로 뛰어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외쳤다.

“다들 정신 차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골은 다시 넣으면 돼.”

현수의 그 말에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하나 둘 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일제히 공격에 나섰다.

킥오프와 동시에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선수들이 골키퍼만 남기고 전부 하프 라인을 넘어갔다. 그 중 선두의 현수는 직접 공을 몰고 브라질 진영 중앙을 돌파해 들어갔다. 그러자 바로 다미앙이 현수 앞에 나타났다.

현수는 그를 보고 히죽 웃더니 곧장 돌파를 시도했다.

“어딜.... 못 간다.”

다미앙이 필사적으로 현수를 막았다. 순간 현수는 지지하고 있던 반대 발을 이용해서 페인팅 동작을 취했다.

별 거 아닌 동작이지만 카멜레온 축구복을 상급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그 스킬은 수준이 확 올라 있었다. 때문에 앞서는 다미앙이 현수를 막아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

그걸 빤히 보고 다미앙이 방어에 나설 때 현수가 페인팅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다미앙을 가볍게 제쳐 냈다.

“헉!”

깔끔하게 개인기 하나로 다미앙을 젖혀 낸 현수는 그대로 브라질 진영 안으로 공을 몰아 들어갔다.

“막앗!”

그런 현수 앞을 브라질의 센터백이 막아섰는데 현수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로 센터백을 벗겨 냈다. 그리고 바로 눈앞에 페널티에어리어의 선이 보였다.

“헉!”

그때 현수의 뒤에서 브라질의 센터백이 현수의 유니폼을 잡아챘다. 다급한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취한 행동이었다.

“아아악!”

현수는 균형을 잃고 다급한 비명 성을 토하며 넘어졌다.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반칙이 선언 되었다. 현수의 유니폼을 잡은 브라질 센터백에겐 주심이 바로 옐로 카드를 내밀었다. 하지만 아쉽게 위치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은 아니었다.

한 걸음만 더 앞에서 쓰러졌으면 페널티킥이었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주심이 찍어 준 위치는 페널티에어리어 선 바위 위의 페널티 아크 한가운데였다.

직접 프리킥 차기 가장 좋은 위치였다. 바로 정면에 골대가 위치해 있었으니 말이다. 강한 중거리 슛 능력이 있는 현수라면 얼마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였다.

“훅훅훅!”

현수는 가쁜 숨을 고르며 공을 페널티 아크 한 가운데 놓았다. 그리고 뒤로 물러나며 전방을 쳐다보자 그 앞에 브라질 선수들이 벽을 두르고 있었다.

그 사이에 대한민국 공격수 유지광이 끼어들다 브라질 선수들에게 등 떠밀리는 게 인상적이었다.

“옆으로.....더.....더..... 오케이!”

브라질의 골키퍼 네토가 벽의 위치를 조절하는 동안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도 그 벽 주위에 늘어섰다.

혹여 공이 골대 맞고 나오거나 골키퍼에 막혀 나올 때 그 공을 골대 안에 차 넣기 위해서 말이다.

여기서 골을 넣으면 사실상 대한민국의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대한민국 선수들 면면이 골을 넣고자 하는 욕심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현수가 공을 차는 순간 우르르 골 에어리어 안으로 뛰어 들 터였다. 주심은 벽이 다 세워지자 지체 없이 휘슬을 불었다.

삐이이익!

그 소리를 듣고 현수는 골대 사각지점을 보고 그대로 뛰어들면서 강하게 공을 찼다.

순간 강렬한 파열음이 일었다.

빠앙!

그 소리를 들으며 대한민국 선수들은 골 에어리어 안으로 밀고 들어갔고 브라질 선수들은 그들을 저지했다.

슈아아앙!

제대로 현수의 발등에 얹힌 공은 대기를 가르며 눈 깜짝할 사이 수비벽을 넘어 골대에 다다랐다.

사선으로 쭉 뻗은 공은 그대로 크로스바 위를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골대 근처에서 그 공이 뚝 떨어졌다.

“헉!”

브라질 골키퍼 네토의 다급한 비명성과 함께 그의 몸이 뒤로 확 휘었다. 마치 요가 강사를 보듯 유연하게 말이다. 하지만 골키퍼가 팔을 뻗었을 땐 이미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네토의 손은 이미 지나간 공의 잔상만을 훑었을 뿐이었다.

철썩!

공은 현수가 노린 골대 사각지점으로 슉 들어가며 골 망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완벽! 환상적이라고 밖에 표현 할 수 없는 무 회전 슛이었다. 세계 축구계에 손꼽히는 최고의 킥을 가진 선수들도 차기 어려운 예술적인 슈팅을 현수가 선보인 것이다.

그걸 직접 자신의 두 눈으로 지켜본 관중들은 다들 오늘 운이 좋았다고, 축구 보러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우와아아!”

“강현수! 강현수! 강현수!”

대한민국 응원단이 하나로 현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우르르 현수에게 뛰어왔다.

“하하하하. 새끼. 끝내주는 슛이었어.”

“멋지다. 강현수!”

“너 때문에 살았다.”

후반전이 곧 끝나 갈 상황에서 터진 골이었다. 이건 사실상 결승골이나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마치 승리라도 한 듯 기뻐하며 현수 주위로 모여 들고 있을 때 브라질 골키퍼 네토는 골대 한 가운데에서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체 멍하니 서 있었다. 나머지 브라질 선수들은 다들 떡 벌어진 입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현수는 그 골로 중앙 미드필더인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세상에 증명했다. 오늘 경기는 TV를 통해 전 세계로 중계 되어 있었다. 때문에 오늘 시합을 본 전 세계 프로 축구팀에서 강현수에 대한 오퍼가 쇄도 할 것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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