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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브라질 선수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걸 본 브라질 응원단이 바로 시끄럽게 반응을 보였다.
“뿌우우우우! 뿌우우우우!”
“따봉! Brazil! Brazil!”
하지만 그 소리는 쪽수에서 훨씬 많은 대한민국 응원단의 함성에 바로 묻혔다.
“대한민국! 짝짝짝짝! 대한민국! 짝짝짝짝!”
“오오! 필승 코리아! 오오! 필승 코리아!”
두 팀 선수들의 표정은 서로 상반 되었다.
대한민국은 다들 웃고 있는데 브라질 선수들의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다. 왜 그런지는 전광판의 스코어를 보면 알 수 있었다.
스코어 3대 2!
대한민국이 축구 강호 브라질에 1골 차로 앞서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4강전은 전반에만 무려 5골이 터졌다. 그 만큼 초반부터 경기가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후반전 브라질은 패스의 줄기를 이어 줄 중원의 사령관 다미앙과 요즘 한창 물 오른 골 결정력을 보여 주고 있는 브라질의 신성, 세컨 스트라이커 네이마루가 교체 투입 되었다. 사실상 브라질의 1군 전력이 총 출동 된 것이다.
마노 베르제스 감독은 그들을 앞세워 후반전에 바로 역전을 노렸다. 그리고 한 골이나 두 골정도 더 넣어서 대한민국의 추격 의지까지 꺾어버리고 승리를 쟁취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디 세상일이란 게 뜻대로만 되랴?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후반전이 시작 되었다. 브라질의 선축이 있고 브라질 공격수들이 하프 라인을 넘어 갈 때 공은 브라질의 중앙 미드필더인 다미앙에게 전달되었다.
“간격 더 벌리고 좀 더 앞쪽으로 이동해!”
중원의 사령관답게 다미앙이 노련하게 2선 라인을 정비했다.
‘과연.....’
그런 다미앙을 보고 현수도 살짝 감탄 했다. 하지만 그뿐이다. 어차피 상대는 그가 밟아야 할 적. 적은 쓰러트려야 제 맛인 법이다.
‘그리고 싸움은 무조건 선빵이지.’
현수는 공이 다미앙에게 가는 걸 보고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중급)]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라보나 킥, 불꽃 슛, 대포 슛, 무 회전 슛, UFO 슛, 오버헤드킥,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전방 스루패스(+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현수는 먼저 카멜레온 축구복의 장착 스킬 중 공만 살짝 터치 태클를 꺼내서 다미앙을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스킬인 공만 살짝 터치 태클을 사용했다.
촤아아악!
현수가 그라운드의 보드라운 잔디를 가르며 다미앙을 향해 태클을 가했다.
‘어!’
그런데 현수의 발은 공을 건드리지도 못했다. 카멜레온 축구복의 장착 스킬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렇다는 건 다미앙이 카멜레온 축구복의 중급 스킬로 커버가 불가능한 선수란 소리였다.
실제 다미앙이 패스 되어 온 공을 퍼스트 터치 할 때 발뒤꿈치로 방향만 살짝 틀어 버리며 옆으로 패스를 했기에 제이슨의 태클은 허공을 가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패스를 받은 브라질의 측면 미드필더는 곧장 하프라인을 넘어 대한민국 진영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현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그 사이 다미앙은 하프라인을 넘고 있었다.
“대단하군. 하지만......”
현수는 그런 다미앙의 보고 포기하지 않고 냅다 달렸다.
파파파팟!
체력과 스피드에서 현수가 다미앙보다 우위에 있었기에 금방 다미앙을 뒤쫓았다. 축구 스킬에서는 현수와 다미앙의 격차가 있을지 모르지만 축구란 것이 기술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쿵! 쿵!
현수는 다미앙과 몸싸움을 벌이며 그에게 들어온 패스를 기어코 끊어 냈다. 현수의 예상대로 다미앙은 체력적인 면에서는 현수보다 못했던 것이다.
현수는 다미앙에게서 뺏은 공을 전방으로 길게 스루 패스했다.
그 공을 대한민국 공격수 남동현이 잡았는데 그에게 바로 브라질 선수의 태클이 가해졌다.
촤아아아!
“헉!”
부상을 피하기 위해 남동현은 몸을 띄울 수밖에 없었고 공은 다시 브라질 진영으로 넘어갔다. 후반에 브라질 수비는 독기가 잔뜩 올라 있었다. 그래서 카드도 불사하고 대한민국 공격수의 다리를 노리고 깊은 태클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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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선수들은 마노 베르제스 감독이 지시한 전술에 따라 철저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중원은 양 진영 선수들에 의해 치열하게 접전의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대한민국의 전체적인 플레이 메이킹을 담담한 현수를 막기 위해 브라질은 중앙 미드필더 다미앙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둘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바로 맞부딪쳤다.
촤아아아!
“젠장....”
파파파팟!
쿵! 쿵!
현수가 먼저 태클을 넣었는데 그걸 힐 킥으로 공을 뒤로 흘려버려 현수에게 제대로 엿을 먹인 다미앙을 현수가 곧장 뒤쫓아 가서 몸싸움으로 그를 밀어 내고 기어코 공을 뺏어낸 것이다. 이쪽이 장군하며 저쪽이 멍군하며 중앙 미드필더 간의 싸움이 피터지게 전개 되었다.
“대단해!”
다미앙의 눈에 한 선수의 강렬한 인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 선수는 바로 대한민국의 중앙미드필더 강현수였다.
다미앙은 빠른 발과 공을 다루는 개인 능력, 높은 축구 지능으로 브라질 축구를 이끌어 나갈 미래로 불리는 선수였다.
다미앙은 사실 아시아에 속한 대한민국과의 경기에 자신이 뛸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 만큼 대한민국을 얕본 건 사실이었다.
대한민국의 전력은 중국보다 조금 우위에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브라질이 이기고 있어야 정상인데 막상 뚜껑을 열자 그게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예상보다 그 전력이 훨씬 강했던 것이다.
‘누가 중국 보다 조금 우위라고 한 거야? 젠장! 이제 조금 우위냐?’
다미앙은 185센티에 90kg으로 딱 봐도 강현수와 체구도 비슷하고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었다. 남미 축구의 탄력과 개인기 이외에도 피지컬에서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았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중앙 미드필더와 부딪치더라도 자신이 밀릴 거란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너와 나의 격차를 확실히 깨닫게 해 주마.’
다미앙은 겁도 없이 자신에게 덤벼 오는 대한민국의 중앙 미드필더와 바로 부딪쳤다.
하지만 현수와 몸과 몸이 부딪치는 순간,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헉!”
아찔한 충격과 함께 몸 전체가 휘청거렸다. 그라운드에 자빠지는 꼴사나운 모습까지는 아니지만 상대에게 이렇게 맥없이 튕겨 나 보긴 처음이었다.
당연히 공은 현수에게 내 주어야 했다. 다미앙은 너무 놀라 한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다미앙은 현수를 쫓아갔고 둘은 계속 부딪쳤다. 그 결과 부딪칠 때 마다 튕겨나는 건 다미앙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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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무슨 철벽같았다. 부딪치면 쪽쪽 자신이 밀리자 황당한 다미앙이 뭐 저런 놈이 다 있냐며 현수를 넋 놓고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다미앙!”
전방에 올라갔다 협력 수비를 위해 다시 내려오던 네이마루가 그를 불렀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다미앙은 그와 같이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가서 자기 자리로 들어갔다. 그 뒤 다미앙은 현수와 수차례 더 부딪쳤다.
“크윽!”
그때 마다 다미앙은 퍽퍽 튕겨 나는 굴욕을 맛보았다. 다미앙과의 공중 경합에서 여유롭게 헤딩으로 공을 따낸 현수가 유유히 사라지는 걸 보며 다미앙이 중얼 거렸다.
“괴물 같은 새끼.”
하지만 그렇다고 경기를 포기할 다미앙이 아니었다. 그는 강하게 이를 악다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자. 한골 넣자. 브라질 파이팅!”
그의 고함에 브라질 선수들이 일제히 파이팅을 외치며 전의를 다졌다. 하지만 그런 브라질의 파이팅과 달리 허리 싸움에서 브라질이 우위를 점하지 못하면서 경기는 시종일관 답답하게 전개 되고 있었다.
반면 대한민국은 현수의 뛰어난 허리 장악 능력과 롱패스 능력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거기다가 현수는 강력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중원을 장악했다.
그의 깔끔한 볼터치와 안정적인 패스에 이어 대한민국 후방에서 빌드업까지 완벽하게 이루게 만들었다. 그런 그의 지능적인 플레이는 시합 내내 단연 돋보였다.
“뭐 저런 녀석이 다 있어.”
“기가 막히는군. 어떻게 아시아에 저런 레벨의 선수가 있을 수 있지?”
그런 현수의 플레이를 보고 브라질의 마노 베르제스 감독과 코치들이 다들 혀를 내둘렀다.
“당장 프리메라리가(에스파냐 프로축구리그)에서 뛰어도 먹힐 녀석이야.”
마노 베르제스 감독이 현수의 움직임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며 말했다.
“프리메라리가에 가면...... 거길 정복하고 남을 수준이다.”
마노 베르제스 감독의 눈에 현수는 강력한 피지컬과 뛰어난 활동량에다가 롱패스, 중거리 슛 능력까지 공수에 걸쳐 모든 걸 다 갖춘 그야말로 완벽한 중앙 미드필더였다.
‘저런 보석은 당장 데려 와야 해.’
사실 마노 베르제스 감독은 올해까지만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고 내년부터는 프리메라리가에 속해 있는 프로 축구팀 비아레알의 감독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현수가 포착 된 것이다.
마노 베르제스 감독은 오늘 당장 비아레알 구단의 스카우트 담당자에게 전화를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녀석만 있으면 강등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무조건 중위권 성적 이상을 거둘 수 있어. 쓸만한 공격수 한 둘 만 더 영입하면 상위권에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고..........’
마노 베르제스 감독의 눈이 탐욕에 이글이글 불타오르며 현수를 쳐다보고 있을 때 현수는 그런 마노 베르제스 감독이 이끌고 있는 브라질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심장에 날카로운 비수를 박아 넣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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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스트라이커 클라우디오 파토는 천천히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었고 미드필드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현수와 맞닥트렸다.
퍽!
“헉!”
클라우디오 파토는 무슨 벽에라도 부딪친 듯 옆으로 튕겨 난 데 비해 상대 미드필더는 꿈쩍도 않고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맥없이 자리싸움에 패한 클라우디오 파토는 당연히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받지 못했다.
턱!
현수가 클라우디오 파토에게 넘어 온 롱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후 유연하게 몸을 틀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유유히 사라졌다.
“쳇! 그냥 둘까 보냐!”
그래도 한 성질 하는 클라우디오 파토다. 그는 자신이 볼을 빼앗기면 끝까지 쫓아가서 그 공을 다시 뺐던지 아니면 공을 걷어 내던지 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래서 클라우디오 파토는 현수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휙!
하지만 그는 현수의 역모션에 속아서 그보다 몇 걸음 더 앞으로 나갔고 그때 현수는 느긋하게 동료 미드필더에게 공을 패스 했다. 그리고는 클라우디오 파토를 지나쳐서 브라질 진영으로 넘어갔다.
“이이....”
분한 클라우디오 파토가 현수를 뚫어져라 노려봤다. 하지만 그는 최전방 공격수이니 더 밑으로 내려 갈 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