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459화 (459/712)

<-- 베이징 올림픽 -->

뻐엉!

벨기에 수비의 백패스를 벨기에의 골키퍼가 길게 전방을 향해 공을 찼다.

그 공은 벨기에의 윙어 제이슨 데나이어가 받았고 그는 지체 없이 그 공을 공격수 드리스 메르턴스의 앞쪽 공간으로 찔러 넣었다.

한 박자 빠른 패스라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들의 반응도 그만큼 느린 가운데 드리스 메르턴스가 이를 악물고 그 공을 받아냈다.

하지만 첫 볼 터치가 좋지 못한 가운데 무리해서 뛰느라 몸의 균형까지 무너진 드리스 메르턴스가 쓰러지며 어설프게 올린 크로스는 대한민국 골키퍼에게 그대로 패스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쳇!”

드리스 메르턴스는 아쉽다는 듯 몸을 일으키며 투덜거렸다. 그렇게 벨기에와 대한민국은 골은 터지지 않고 한 동안 소강상태를 이어갔다. 그 소강상태를 깨버린 건 또 현수였다.

언제 또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서 위로 기어 올라갔는지 현수가 벨기에 진영에 있었다. 그는 거기서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중급)]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라보나 킥, 불꽃 슛, 대포 슛, 무 회전 슛, UFO 슛, 오버헤드킥,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전방 스루패스(+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그리고 상대 패스 루트를 차단하더니 카멜레운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 중 패스 가로채기 태클을 사용해서 볼을 가로 채서는 우측에서 돌아들어가는 대한민국 공격수 유지광에게 패스를 넣어 주었다.

그 패스를 받은 유지광이 다이렉트로 대포와 같은 중거리 슛을 때렸는데 그게 크로스바를 맞추고 튕겨 나왔고 그 공을 수비수가 다급히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으아아아아!”

아깝다며 유지광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기막힌 패스를 넣어 준 현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주는 건 잊지 않았다.

비록 골로 연결 되진 않았지만 위협적인 슛을 날린 유지광에게 백승업 감독이 잘했다며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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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도 후미로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스코어는 2대 0!

나쁘지 않은 스코어였다.

백승업 감독은 이제부터 벨기에를 상대로 대한민국 수비의 진영의 늪 축구 진수를 선보여 줄 생각이었다.

그래서 중앙 미드필더 현수에게 수비 위주의 축구를 할 걸 지시했다. 하지만 현수가 그 지시에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문을 걸어 잠그면 벨기에는 점점 더 기세를 올리며 공격해 올 터였다.

2골차는 금방 따라 잡힐 수 있는 스코어였다. 그래서 현수는 적어도 2골은 더 넣어야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백승업 감독의 지시대로 바로 문을 걸어 잠그지 않고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와아아아아!”

당연히 그런 공격적인 축구에 텐진까지 응원 와 준 대한민국 응원단들은 더 신이 났고 TV를 시청 중인 대한민국 국민들도 TV앞에서 떠날 줄 몰랐다.

현수는 전반에 혼자 2골을 넣었지만 여전히 골을 더 넣고 싶었다.

현수를 기점으로 시작 된 대한민국의 파상적인 공세에 벨기에는 정신이 하나 없었다. 오로지 수비만 하던 벨기에가 중앙에 빈틈을 드러냈다. 그걸 그냥 둘 현수가 아니었다.

파팟!

현수가 가볍게 페이크(Fake)동작으로 자기 앞의 수비수를 제친 후 지체 없이 슈팅을 때렸다.

뻐엉!

슈아아앙!

현수의 중거리 슛이 절묘하게 골대의 사각지로 날아갔다. 하지만 벨기에 골키퍼가 쭉 하니 팔을 뻗자 그의 손가락에 공이 걸렸고 공은 골망이 아닌 골대 위쪽 그물망에 걸렸다.

“아아!”

현수는 살짝 아쉬워하며 자신이 이끌고 있는 공격진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후반이 끝날 때까지 대한민국 선수들은 계속 벨기에 진영에 머물면서 정신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벨기에 선수들도 더는 골을 내어 주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육탄 방어로 대한민국의 공세를 막아냈다.

삐이이익!

결국 전반 추가 시간까지 흐르고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었다.

스코어 2대 0!

대한민국이 2골을 앞서가며 전반전이 끝났다.

“하하하하!”

2골 차로 리더 중인 체 벤치로 들어오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은 밝았고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벨기에 선수들의 얼굴은 다들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벨기에의 피탈 보르컬만스 감독은 비록 0대 2로 지고 있지만 벤치로 들어오는 벨기에 선수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자자. 다들 기죽을 거 없어. 힘들 내라고.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벨기에 선수들도 나름 열심히 뛰었다. 단지 대한민국이 예상보다 더 강했을 뿐이었다.

“내 전술이 잘못되었다. 너희가 못한 게 아니니 다들 자책들 할 거 없다. 후반에는 크리스티앙 카바셀레가 코리아 중앙 미드필더를 마크한다. 스테번 드푸르 네가 대신 센터백 봐라. 그리고 드리스 메르턴스는 뺀다.”

벨기에 피탈 보르컬만스 감독은 과감히 공격의 핵인 스트라이커를 빼고 과감히 센터백인 크리스티앙 카바셀레에게 현수를 전담 마크케 했다.

크리스티앙 카바셀레의 빈자리에는 백업 센터백인 스테번 드푸르를 넣고 말이다.

크리스티앙 카바셀레가 피탈 보르컬만스 감독에게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제가 반드시 그 괴물 녀석을 막겠습니다.”

“그래. 너를 믿는다.”

후반전에도 코리아의 그 괴물 중앙 미드필더가 날 뛰면 벨기에로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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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가 현수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후반을 준비할 때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라커룸은 느긋하고 태평했다.

단지 백승업 감독 감독이 현수와 같이 한쪽으로 가서 조용히 얘기를 나눴을 뿐 라커룸 안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현수야. 너 아까 왜 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니?”

“죄송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그때 문을 걸어 잠그기엔 적합하지 않다 싶었습니다.”

“으음. 그렇게 생각했구나. 뭐 아무튼 결과가 좋았으니 뭐라고 할 순 없겠고. 부탁 좀 하자. 다음부턴 벤치에서 지시가 들어가면 그대로 따라 줬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무슨 필요가 있겠니?”

백승업 감독의 말도 맞았다. 축구팀에서 감독의 지시는 절대적이었다. 현수는 그 절대적인 지시를 무시했고 말이다.

감독이 지금 화를 내도 현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은 없었다. 하지만 백승업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서 현수의 능력을 믿었다. 그래서 그의 의사를 지금처럼 충분히 존중해 주었던 것이다.

“네. 다음부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후반전엔 어떻게 할 생각이냐?”

“네?”

“전반처럼 계속 공격적으로 나갈 거냐고 묻고 있는 거다.”

“네. 제 생각에는 4골 정도는 넣어 놔야 안심이 될 거 같아서요.”

“그렇단 말이지? 좋다. 네 생각대로 4골 넣어 봐라. 단, 그 사이에 한 골이라도 실점을 한다면 원래 계획대로 늪 축구로 간다. 수비 문을 걸어 잠그겠다 이 말이다. 알겠지?”

“네.”

백승업 감독과 얘기를 잘 끝낸 현수는 이온 음료를 마시고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면서

조용히 상태창을 열었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2골 차로 이기고 있어서 얼굴들은 밝았지만 전반에 확실히 오버해서 뛴 면도 있었다.

필드에서 직접 뛰었기에 누구보다 그걸 잘 아는 현수는 선수들에게 상태창의 보유 마법 중 세브럴 바디 리커버리(Several body Recovery)마법을 사용해서 그들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그러자 지친 기색이 엿보이던 선수들의 얼굴이 한결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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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쏜 살같이 흘러 꿀맛 같았던 하프타임, 15분간의 휴식시간도 끝났다.

삐이이익!

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후반전이 시작 되었다. 후반은 대한민국의 킥 오프 시작 되었는데 공격수에게서 공이 바로 중원 사령관이 현수에게 넘어왔다. 현수는 후반전이 시작 되자 일단 경기의 완급을 조절했다.

“한 바퀴 돌려.”

현수의 지시에 미드필더들이 자기들 끼리 공을 주고받다가 뒤쪽 수비수에게도 공을 패스했다.

그 공은 다시 현수에게 돌아왔는데 현수는 그렇게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경기 템포를 떨어트렸다.

스코어 2대 0!

지금 은 아쉬울 게 전혀 없는 대한민국이었으니 말이다. 반면 그걸 본 벨기에 선수들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졌다. 빨리 한 골이라도 만회해야 하는 벨기에 입장에서 보란 듯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는 대한민국 선수들이 보기 좋을 리 없었다.

“붙어!”

“공을 뺏어라.”

특히 최전방 벨기에 공격 자원들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악착같이 따라 붙었다. 그러면서 아래 허리 라인의 벨기에 선수들도 대한민국 진영으로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그때 현수가 공을 받아서는 갑자기 그 공을 치고 빠르게 하프라인을 넘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벨기에 진영에서 한 선수가 뛰어나와 현수를 밀착 마크했다. 현수도 흠칫 놀라 황급히 공을 뒤로 뺐다.

현수는 후반전이 시작 되자 벨기에의 센터백 크리스티앙 카바셀레가 그를 전담 마크하자 힐끗 벨기에 벤치를 쳐다보았다.

순간 현수와 벨기에 감독인 피탈 보르컬만스 감독이 눈이 마주쳤다.

“날 아예 밀착 마크 하겠단 건가?”

현수가 피식 웃으며 크리스티앙 카바셀레를 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족쇄가 하나 채워졌지만 현수의 표정은 전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제 경기 때마다 이런 족쇄는 꼭 차고 뛰었으니 말이다.

대신 현수는 자신을 대인 밀착 마크 하면서 한 명 빠진 벨기에 진영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다. 전반 후반처럼 공격 진영을 위로 끌어 올리며 벨기에 진영을 강하게 압박했다.

“패스! 패스!”

“사람 잡아!”

“밀리지 마.”

“뚫어!”

이에 벨기에는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을 전부 밑으로 내려서 대한민국의 공세를 막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크리스티앙 카바셀레를 대신해서 교체 되어 들어 온 벨기에 센터백이 거친 태클로 반칙을 했고 대한민국에 프리킥 찬스가 주어졌다.

역시 그 동안 빼어난 수비력으로 벨기에 철벽 수비 라인의 중심 역할을 했던 크리스티앙 카바셀레의 난 자리가 확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키커로 당연히 현수가 나섰다.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킥은 현수가 맡았다. 프리킥이던 코너킥이든 심지어 페널티킥까지도 다 말이다.

“Here ya go(여기)!”

“네.”

현수는 주심이 지정해 준 위치에 공을 갖다 놓으면서 주위를 살폈다. 위치는 페널티에어리어 박스에서 왼편으로 5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직접 프리킥을 차기엔 각이 없었기에 대한민국 선수들이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일렬로 늘어섰고 그 사이 사이에 벨기에 선수들이 끼어들며 대한민국 선수들의 팔과 유니폼을 붙잡아댔다.

현수가 공을 차기도 전에 양 진영 선수들의 자리싸움이 장난이 아니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현수가 한 팔을 머리 위로 높게 들어 올렸다.

약속된 플레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때 현수는 대한민국의 장신 공격수 유지광과 눈짓을 주고받고 있었다.

현수가 막 움직일 때 그를 보고 살짝 고개를 까닥 거렸다. 즉 유지광에게 공을 보내겠단 신호였다.

“비켜!”

그걸 확인한 유지광이 자기 앞을 막고 있던 벨기에 수비수를 밀쳐 내며 공간을 확보했다.

순간 그 뒤의 벨기에 수비수가 유지광의 팔을 잡았지만 유지광이 그걸 뿌리치고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켜 냈다.

현수는 유지광이 벨기에 수비수와 몸싸움을 하면서 자기 자리를 끝까지 고수하는 걸 보고 그쪽을 향해 공을 찼다.

공은 현수가 지정한 공격수 유지광에게 정확히 날아갔고 어쩐 일인지 점프 타이밍도 절묘하게 유지광의 몸이 솟구쳐 올랐다.

그리고 공이 유지광의 머리에 맞는 순간 그가 고개를 골대 쪽으로 틀었고 공은 골포스트와 크로스바 사이 사각지대로 날아갔다. 누가 봐도 들어가는 공이었다.

슈욱! 턱!

하지만 벨기에 골키퍼의 긴 팔이 또 다시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막아냈다.

벨기에 골키퍼가 내 뻗은 손끝에 공이 걸리며 살짝 굴절 되어 그 공은 골대 옆 그물로 들어갔다.

“아아아아!”

두 번의 골 찬스를 놓친 유지광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마치 왜 저게 골이 되지 않게 만들었냐며 하늘을 원망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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