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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베이징 올림픽 축구 D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날 아침이 밝았다.
평소처럼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대기 중이던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이 북경에 온 이후 줄곧 이용 중인 훈련장으로 향했다.
가볍게 몸 풀기 운동 후 개별 전술 훈련을 하고 점심을 먹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휴식 후 수비 훈련과 함께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훈련을 끝으로 모든 훈련을 끝내고 오늘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시합이 열릴 축구장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축구장에 들어설 때 상대인 이탈리아 선수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인 3시에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3시 30분. 양 팀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각기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 복으로 갈아입었다. 현수도 태극마크가 새겨진 대표팀 유니폼으로 바뀐 카멜레온 축구 복을 입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도 파이팅하자. 그리고 이기자.’
현수는 이왕 하는 경기 오늘도 이길 생각이었다. 라커룸 안의 현수 눈에 오늘 경기에 뛸 선수들이 보였다. 주전 멤버가 빠진 교체 멤버들로 구성 된 선발 선수들이었다. 다들 선발 출장한다는 사실에 상기된 얼굴들이었는데 그들이 제대로 투지있게 싸울 수 있게 만들어 줄 요량으로 현수는 상태창을 열고 보유 중 마법에서 선수들의 투지를 불 타 오르게 만들어 주는 포 더 파이트(For the fight)마법을 사용했다.
“오늘 보여주자. 우리도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그래. 이번 기회에 감독님께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자고.”
“까짓 죽어라 뛰면 이탈리아라고 못 잡을 거 없지.”
“우리가 다 이긴 카메룬과 온두라스와 비긴 이탈리아잖아. 충분히 잡을 수 있어.”
선수들은 현수가 건 마법 영향인지 경기 시작 전 투지가 활활 불 타 올랐다. 하지만 그게 상대를 얕볼 정도로 비하하는 선까지 가자 현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한 소리 했다.
“뭐야. 지금 이탈리아가 카메룬과 온두라스와 비겼다고 해서 우리보다 약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축구공은 둥글고 그 결과는 경기가 끝나기 전에 알 수 없다. 자칫 방심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단 말이다.”
현수의 말에 선수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현수에게 대고 막상 뭐라고 말을 하는 선수는 없었다. 그들도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알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을 조 1위로 8강에 진출 시킨 것이 강현수 때문이란 걸 말이다.
그래서 백승업 감독도 현수를 대하는 게 조심스러웠는데 그들이 지금 현수에게 반항이라도 했다간 감독이 바로 선발에서 그 선수를 빼버릴 수도 있었다.
선수들은 경기에 뛰기 위해서 현수가 하는 잔소리를 묵묵히 인내하며 들었고 시간이 다 되자 우르르 라커룸 밖으로 나갔다. 그런 그들을 보고 현수가 길게 한숨을 내 쉬다 그들을 뒤따라 라커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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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 선수들이 라커룸 밖에서 양쪽으로 나뉘어 서 있을 때 올림픽 축구 경기 운영위원들과 심판들이 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앞장서서 경기장 안으로 나가자 양 팀 선수들이 그 뒤를 따라 경기장 안으로 입장했다.
“와아아아아!”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의 입장에 축구장에 제법 큰 함성이 일었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 팀의 연이은 선전 때문인지 무려 2천여 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응원단이 이곳 축구장을 찾은 것이다.
반면 거리가 먼 남부 유럽에 위치한 이탈리아의 경우 백여 명의 응원단들이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축구장은 대한민국 응원단의 일방적인 응원 열기로 경기 시작 전부터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팍팍 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었다.
심판과 기념 촬영을 한 후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에 포진을 하자 주심이 공을 들고 센터서클로 향했고 양쪽 터치라인 상으로 선심이 깃발을 들고 섰다.
“오오! 필승 코리아! 오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짝짝짝짝!”
제법 시끄러운 대한민국 응원단의 응원에 없던 힘도 불끈 나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었다.
휘릭! 착!
주심의 동전 던지기가 뒷면이 나왔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주장인 남동현을 대신해서 주장 완장을 찬 주문선이 동전 뒷면을 선택했기에 전반전 선축은 대한민국이 차게 되었다.
경기 시작 전 주심이 양 팀 주장들을 불러서 주의 사항을 얘기하고 하고 있을 때 현수 왼쪽에 위치한 미드필더 조수영이 앞쪽으로 턱짓을 하며 괜히 아는 척을 했다.
“저기 10번이 이탈리아의 공격수 조빈콘가 보네. 돌파와 중거리 슛이 위협적이더라고. 그런데 노체리노와 로시는 안 보이네?”
그 말에 현수도 제법 진지한 얼굴로 이탈리아 진영을 꼼꼼히 살폈다. 그러자 조수영의 말처럼 이탈리아의 핵심 선수들인 노체리노와 로시가 보이지 않았다.
‘이거 봐라?’
현수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노체리노는 이탈리아의 주축 미드필더였고 플레이 메이커였으며 로시는 이탈리아의 숨은 공격수, 세컨 스트라이커였다. 그 둘이 빠졌다는 건 이탈리아가 오늘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소리였다.
대한민국이야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었으니 그렇다쳐도 이탈리아가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상대인 대한민국뿐 아니라 같은 시간에 경기를 치르는 같은 조의 카메룬과 온두라스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이것들이..... 개 쪽 다 팔게 만든 다음 이탈리아로 보내 주도록 하지.’
8강 진출이 좌절 되면 이탈리아 올림픽 축구 대표 팀은 내일 당장 짐 싸서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제대로 열 받은 현수는 바로 카멜로운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중급)]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라보나 킥, 불꽃 슛, 대포 슛, 무 회전 슛, UFO 슛, 오버헤드킥,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전방 스루패스(+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전반부터 작심하고 이탈리아 진영을 휘저을 생각을 한 것이다. 현수가 눈앞의 마법 아이템 창을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을 때 대한민국 공격수이자 주장 완장을 찬 주문선이 주심에게 공을 받아서 센터서클 한 가운데 공을 놓았다. 그리고 이내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었다.
“삐이이익!”
툭!
주문선이 공을 선축 하자 그 공을 받은 유지광이 뒤쪽 중앙 미드필더 현수에게 공을 넘기고 둘 다 이탈리아 진영으로 올라갔다.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인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전반전이 그렇게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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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정각에 시작 된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진행 되었다.
비록 교체 멤버들로 구성 된 선발진이었지만 현수가 있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허리 싸움에서 이탈리아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그렇게 전반 10여분 동안 양 팀은 별 소득도 없이 중앙에서 공을 돌리며 잔뜩 기회들만 엿봤다.
그때 이탈리아에서 먼저 2선을 끌어 내리면서 대한민국 공격진와 미드필더들을 밑으로 유인했다.
대한민국에서 그 미끼를 물면 바로 전방에 있는 공격수 조빈코에게 한 번에 킬 패스가 들어 갈 터였다.
개인 기량이 물 오른 조빈코라면 대한민국 수비수들 쯤은 가뿐히 돌파하고 골을 터트려 줄 터였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격수들은 그 미끼를 물려고 달려들었는데 대한민국 미드필더들은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현수가 그 의도를 꿰뚫고 좌우 미드필더들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신호를 넣었던 것이다.
경기 전 대한민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 백승업은 오늘 경기 운영에 대한 일체 권한을 중앙 미드필더인 현수에게 맡겼다. 즉 현수의 지시가 곧 감독의 지시가 된 것이다.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뛰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현수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랐다.
유인책에 대한민국에서 별 반응이 없자 별수 없이 이탈리아의 미드필더에서 무리하게 조빈코에게 패스가 들어갔다.
툭!
그 공 패스는 길목을 지키고 있던 현수의 발에 걸렸다. 현수는 조급히 공을 전방으로 찔러 넣어 주지 않고 커트한 공을 동료 미드필더들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천천히 경기를 조율했다. 그러다 상대측에서 압박을 가해 오자 백패스를 했다.
그 공을 수비수가 잡아 안전하게 같은 팀 좌측 미드필더에게 패스를 했고 그렇게 공이 대한민국 진영 안에서 돌았다.
파파파팟!
현수가 공을 잡자 바로 이탈리아 미드필더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걸 피해 뒤로 공을 찼고 그 공은 왼쪽 수비수가 잡아 근처의 센터백에게 패스를 했다.
“헉!”
그런데 그 공이 왜 이탈리아 공격수 조빈코에게 간단 말인가? 주전 수비수들과 달리 호흡을 많이 맞춰 보지 않은 교체 멤버들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조빈코는 이게 웬 떡이냐며 그 공을 받아서 곧장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치고 들어갔다.
“막아!”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센터백과 오른쪽 수비수가 앞을 가로 막았지만 조빈코가 둘 사이로 공을 밀어 넣고 돌아들어가면서 둘을 홀라당 벗겨내 버렸다.
뻐엉!
그 다음 골포스트 구석으로 강하게 찬 공은 대한민국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워낙 코스가 좋아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아아아!”
이탈리아 응원단에서 난리가 났다. 반면 대한민국으로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거나 진배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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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 패스 미스는 바로 골로 연결 된다는 걸 모르는 축구 선수는 없다. 그런 치명적인 실수를 대한민국 왼쪽 수비수가 한 것이다.
그 수비수의 얼굴이 그 사이 하얗게 질렸다. 현수가 봐도 완전히 멘탈이 나간 듯 보였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저, 저런.....”
그 수비수가 또 같은 편이 아닌 엉뚱한 이탈리아 선수에게 패스를 한 것이다. 이러다 한 골 더 먹으면 그땐 진짜 경기가 어려워졌다. 현수가 득달같이 뛰었다.
촤아아악! 툭!
다행히 현수가 절묘한 태클로 그 공을 걷어 냈기 망정이지 그 공이 최전방의 조빈코에게 패스 되었다면 또 한 골 먹었을지 몰랐다. 천하의 현수도 멘탈이 완전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 동료는 어쩔 수가 없었다.
차라리 그 선수가 없으면 현수와 다른 동료들이 그 자리까지 커버라도 할 텐데 그럴 수도 없고 말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이었다.
현수가 바로 벤치에 교체 신호를 넣었다. 그걸 벤치의 백승업 감독이 보고 다급히 교체 지시를 내렸다.
전반전 시작한지 채 1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한민국 벤치에서 급하게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왼쪽 수비수를 교체한 것이다.
결국 교체 수비수 대신 주전 수비수가 들어오면서 불안한 왼쪽 수비가 금방 안정이 되었다. 그러자 현수는 빠른 시간 안에 동점 골을 넣기로 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탈리아는 한 골을 넣었다고 방심하고 있는 티가 확 났다. 미드필드와 수비 사이의 공간이 많이 벌어져 있는게 말이다.
현수가 봤을 때 그 위치라면 중거리 슛을 때리기에 딱 적합했다.
‘그럼 출발!’
파파팟! 툭툭!
현수가 빠르게 공을 치고 하프 라인을 넘자 그를 막기 위해 이탈리아의 중앙 미드필더가 달려왔다.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로 이탈리아 중앙 미드필더를 간단히 벗겨 내고 그의 옆을 통과해서 내달렸다.
파팟! 휙!
“헉!”
현수의 페인팅에 속은 이탈리아의 중앙 미드필더는 뒤돌아서 현수를 쫓았지만 현수는 벌써 대 여섯 걸음 앞서 달리고 있었다. 그때 근처 이탈리아의 측면 미드필더가 달려와 현수 앞을 가로 막았다.
툭! 휘리릭! 파파팟!
현수는 그 선수를 앞에 두고 공을 아웃사이드로 한번치고 재빨리 인사이드로 접은 다음 몸을 돌려 그 옆을 간단히 빠져 나갔다.
현수가 두 명의 미드필더를 통과하자 빈 공간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말이다.
현수는 그 수비수 쪽으로 공을 치고 들어가며 아래로 굴러 가는 공의 회전을 보았다. 그 다음 고개를 들어 수비수와 골키퍼, 골대의 위치를 확인한 후 냅다 공을 찼다.
빠앙!
현수의 발에 걸린 공이 곧 터질 듯 소리를 내며 골대를 향해 쭉 뻗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