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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416화 (416/712)

<-- 베이징 올림픽 -->

“다들 오늘 컨디션이 좋은 모양이군.”

백승업 감독이 보기에도 전반전에 뛴 선수들은 여전히 생생했다. 그게 다 현수가 회복 마법을 써서 그런 줄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주심과 선심들도 새로운 심판 저지로 갈아입은 채 대기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 주심이 축구공을 든 체 대기실 맨 앞쪽으로 나갔다. 그리고 대기 중이던 양 팀 선수들 맨 앞에 서서 시계를 보고는 곧장 그라운드로 향했다. 그런 주심을 쫓아서 선수들도 발걸음을 빨리 내디뎠다.

양 팀 선수들이 진영을 교체 한 체 그라운드로 뛰어가서 각자 포지션에 맞게 포진을 하자 주심이 공을 대한민국 대표팀 쪽으로 넘겼다.

“대한민국 파이팅!”

킥오프 하는 남동현이 크게 소리치자 대한민국 진영에 포진한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일제히 외쳤다.

“파이팅!”

그 소리에 맞춰 주심이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휘슬을 길게 불었다.

삐이이익!

그러자 남동현이 바로 같은 포워드 배재성에게 공을 내어 주고 자신은 카메룬 진영으로 뛰어 들어갔다.

배재성도 남동현에게 받은 공을 그대로 뒤쪽 중앙 미드필더 현수에게 넘기고 남동현과 같이 카메룬 진영으로 훌쩍 넘어갔다.

현수는 자기에게 넘어 온 공을 받으며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보유중인 마법 중 포 더 파이트(For the fight)마법을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에 걸어 주어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수들의 투지를 불 타 오르게 만들었다. 그 다음 상대인 카메룬 진영의 움직임을 한 눈에 간파하기 위해 프런트 무브먼트 디텍트 (Front movement detect)도 걸었다. 그러자 그의 눈앞 카메룬 진영에서 카메룬 선수들의 움직임이 한눈에 간파 되었다.

현수는 자신에게 공이 넘어오자마자 카메룬의 교체 되어 들어 온 선수 하나가 자기 쪽으로 달려오는 걸 보고 곧장 공을 옆으로 돌렸다.

‘마크맨인가?’

아무래도 카메룬 오토 피스터 감독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에서의 현수의 존재감을 간파한 모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현수가 공을 패스한 상태에서도 카메룬 선수는 현수의 곁에서 한 걸음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1대 1 밀착 마크를 통해서 현수의 움직임을 꽁꽁 묶어 놓겠다는 의도인 모양인데 그걸 그냥 두고 볼 현수가 아니었다.

‘어디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

현수는 그때부터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카메룬 선수를 달고 그라운드를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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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 대한민국과 카메룬 전의 중계는 MBS방송국에서 맡았다.

대한민국이 카메룬과 팽팽하게 싸우는 가운데 1대 1로 전반전을 마치자 현지 중계를 진두지휘하던 PD가 하프 타임 때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라커룸으로 MBS방송국의 아나운서를 투입 시켰다.

백승업 감독과 앞서도 인터뷰를 했던 아나운서가 카메라맨을 데리고 라커룸 앞에서 노크를 했지만 백승업 감독이 선수들이 휴식 중일 때에 인터뷰를 할 수 없다며 거절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하프타임이 끝나고 라커룸을 나서고 나자 잠시 짬을 내서 백승업 감독은 인터뷰에 응했다.

“전반전 시작과 동시에 카메룬에게 한 골 먹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공격에 맥없이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약이 된 거 같습니다. 방심하고 있던 선수들이 정신을 번쩍 차렸으니까요. 그리고 바로 동점골을 뽑아내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전반전 1대 1은 조금 아쉬운 스코어 같은데요?”

“걱정 마십시오. 후반에 제대로 역전시켜서 국민여러분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백승업이 자신감이 넘쳐서 말했다. 마치 뭔가 단단히 믿는 구석이 있다는 듯 말이다.

MBS 아나운서는 그게 뭔지 묻고 싶었지만 백승업 감독이 그 말 후 휑하니 라커룸을 나서 버리는 바람에 더 인터뷰를 잇지 못했다. 그때 PD가 카메라맨이 인터뷰를 마무리 하잔 신호를 보내왔다. 그걸 보고 아나운서가 카메라를 보고 말했다.

“저나 국민 여러분들께서 듣고 싶었던 시원스런 대답을 백승업 감독이 해 주시네요. 그럼 후반전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라커룸에서 MBS Sports 아나운서 유상우였습니다.”

그렇게 인터뷰가 끝낸 아나운서는 후다닥 중계 석으로 먼저 뛰어갔다. 그 사이 양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서 각자 포지션에 자리를 잡았다.

유상우 아나운서가 해설 위원 옆의 중계 석에 앉고 마이크와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나자 중계 카메라가 바로 돌아갔다.

“국민 여러분. 후반전이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비춰지고 있는데요. 전반전 우리 선수들 잘 뛰어 주었지요?”

“그렇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통한의 선제골을 내어 주었지만 바로 동점골을 넣었고 그 뒤 압도적으로 경기를 리드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아쉽게 전반에 역전골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카메룬 선수들의 디펜스(Defence)가 강했습니다. 수비수들의 역량도 예상보다 더 뛰어났고 말입니다. 무엇보다 허리 싸움에서 전혀 우리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에 밀리지 않았어요. 그만큼 양팀 미드필더들이 많이 뛰어 주었다는 건데 결국 후반전에 가서 체력이 관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먼저 지치는 쪽이 불리하다 이 얘긴가요?”

“그렇습니다. 두 팀 모두 전반전에 오버 페이스로 뛴 건 사실이니까요. 그만큼 후반전에서 교체 멤버에 의해 경기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감독의 용병술과 용인술이 빛을 볼 수 있겠군요?”

“네. 백승업 감독이 후반전에 역전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그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교체 카드에서 카메룬을 능가할 무슨 비책이 있다 이거로군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말씀 드리는 사이 우리 선수들 그라운드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습니다. 후반전은 우리 대한민국의 선축으로 시작 되죠?”

“네. 그렇습니다. 남동현 선수가 킥오프 하러 센터서클로 향하고 있군요.”

“주심 공을 남동현 선수에게 건넵니다. 남동현 공을 받아 하프라인에 공을 놓고 주심의 휘슬과 함께 킥오프 합니다. 뒤에서 공을 받은 배재성. 곧바로 중앙미드필더에게 공을 넘기고 하프라인을 넘습니다.”

그렇게 베이징 올림픽 축구 대한민국와 카메룬의 조별리그 첫 경기 후반전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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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시작하자마자 골을 넣었던 카메룬은 후반전에도 그와 같은 벼락 골을 노렸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방심한 틈을 노려 또 킥 앤 러시로 추가골을 넣을 작전을 짠 것이다.

“후반전 시작할 때 킥오프를 하면 바로 미드필더에게 패스가 갈 거야. 그걸 마크맨이 끊어서 바로 구스타프가에게 공을 차주란 말이야. 구스타프! 네가 해결해 줄 수 있겠지?”

오토 피스터 감독이 신뢰어린 눈빛으로 구스타프를 보며 물었다.

“네. 공만 저한테 보내 주세요. 그럼 어떡하든 골을 넣어 볼게요.”

구스타프의 확신에 찬 대답에 오토 피스터 감독이 환하게 웃었다.

“그래. 믿을 건 너 밖에 없다. 먼저 골을 넣고 잠근다. 그 다음 공격해 오는 상대의 뒤 공간을 노린다면 이 경기는 우리가 잡는다.”

오토 피스터 감독은 후반에 선취골만 넣으면 카메룬이 이긴다고 확신했다. 그럴 것이 오늘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은 아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그 조직력은 한 골 먹는 순간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고 그걸 막고 난 뒤 카메룬의 역습에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 1골이 아니라 3-4골도 더 터질 수 있었다.

오토 피스터 감독은 카메룬 선수들이 작정하고 수비를 하면 후반전에 한 골도 내어 주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코리아 잡고 승점 3점 챙기자. 카메룬 파이팅!”

그렇게 결의를 다지고 후반전에 임한 카메룬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킥오프 때 센터서클 근처에 있던 공격수가 앞으로 달려 나가면서 슬라이딩을 했고 그 발에 현수에게 패스를 받아서 측면으로 공을 연결 하려던 김정욱의 패스가 끊겼다.

“됐다.”

그걸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던 오토 피스터 감독이 쾌재를 외쳤다. 그렇게 끊어 낸 공을 카메룬 포워드가 길게 전방으로 찼다.

“헉! 언제....”

어느 새 카메룬의 스트라이커 베베 구스타프가 센터백인 홍윤성이 있는 곳 까지 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카메룬 포워드가 공을 너무 강하게 차서 베베 구스타프는 그 공을 논스톱으로 받아야 했다.

베베 구스타프는 자연스럽게 발을 들어 공의 탄력을 죽이고는 헛다리로 홍윤성의 시선을 혼란시킨 뒤 플립플랩으로 가볍게 제쳤다.

파팟! 팍!

“헉!”

순식간에 베베 구스타프에게 돌파를 당한 홍윤성이 다급히 뒤돌아서 베베 구스타프를 쫓았다.

그때 측면에서 달려 온 수비수가 베베 구스타프에게 슬라이딩 태클을 걸었다.

촤아아!

베베 구스타프는 공을 살짝 위로 툭 차 놓고는 여유 있게 그 태클을 피한 후 달려 나오는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툭 공을 차 넣었다.

데구르르!

땅볼로 구른 공은 그대로 대한민국 진영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아아!”

후반전 시작 하자마자 또 다시 베베 구스타프가 추가골을 넣자 카메룬의 응원석과 벤치에서 또 한 번 난리가 났다.

“이런....또 당하다니.”

“젠장. 시작이 문제로군.”

반면 대한민국 대표팀 벤치의 분위기는 살벌했다. 특히 하프 타임 때 그렇게 베베 구스타프를 조심하라고 했건만 그를 놓쳐 화를 부른 센터백 홍윤성 때문에 백승업 감독은 불같이 화를 냈다.

그때 그라운드의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도 전반에 당했을 때처럼 또 시작과 동시에 당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현수만큼은 그때와 달랐다.

“자자. 정신들 차리고 빨리 만회 하자.”

“그래. 골이야 또 넣으면 되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현수가 나서서 다독이자 선수들도 이내 정신을 추스르고 만회골을 넣자며 투지를 불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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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킥오프한지 몇 분 되지 않아 실점을 한 탓에 대한민국 대표팀이 다시 킥오프를 하는 헤프닝이 벌어졌다. 이때 현수는 자기 자리에서 카메룬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부터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중급)]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라보나 킥, 불꽃 슛, 대포 슛, 무 회전 슛, UFO 슛, 오버헤드킥,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전방 스루패스(+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남동현으로 부터 킥오프 된 공을 받은 공격수 배재성은 지체 없이 현수에게 패스하고 하프라인을 넘었다. 그렇게 자기에게 넘어 온 공을 받은 현수가 중얼거렸다.

“자. 동점골부터 넣고 시작해 볼까.”

현수는 공을 툭 앞으로 차 놓고 자기에게 득달같이 달려오는 마크맨을 지켜보았다.

마크맨은 눈앞의 공과 그 뒤의 현수를 번갈아 쳐다보다 눈앞의 공을 보고 발을 내뻗었다.

파팍!

하지만 그 보다 먼저 현수가 그 공을 건드렸다.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폭발적인 대시(Dash)가 제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파팟!

그리고 공을 두고 바짝 다가선 두 사람의 몸이 교차 되었다. 하지만 공은 현수의 발에 있었다. 현수의 발재간이 발휘 된 인사이드 드리블을 마크맨이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파파파팟!

현수는 이어서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로 하프라인을 넘었다. 그런 현수에게 어느 새 카메룬 진영 깊숙이 침투해 들어 간 공격수들이 손을 들어 보였다.

“여기... 패스!”

“빨리 넘겨 줘.”

하지만 현수는 그들에게서 싹 시선을 거뒀다. 그리곤 패스 없이 그대로 공을 치고 카메룬 진영 한가운데로 공을 몰고 들어갔다.

현수가 카메룬 진영 중앙을 과감히 돌파해 들어오자 카메룬 선수들은 현수가 공격수들에게 패스를 찔러 넣어 주거나 센터링을 올릴 거로 여겼다.

“야! 빨리 막아!”

“센터링 못 올리게 해.”

카메룬 주장이자 중앙 수비수인 가이본도아가 재빠르게 소리를 지르며 수비를 조율했고 가이본도아의 외침에 왼쪽 윙백인 안드레 비키가 재빠르게 현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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