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 올림픽 -->
남동현이 페널티에어리어들 통과해서 그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자 정면에서 베이징 궈안의 골키퍼가 골에어리어 밖으로 뛰어 나왔고 옆으로는 베이징 궈안의 센터백 웨이신이 무서운 속도로 쫓아왔다.
남동현이 그걸 보고 슛을 때리려하자 웨이신이 바로 슬라이딩 태클을 걸어왔다.
툭!
남동현은 슛 대신 공의 밑을 살짝 찍어 올렸다.
공이 허공에 떠 있는 동안 남동현은 웨이신의 태클을 피했고 착지 하는 순간 발을 벋어 공을 툭 찼다.
그 공이 골키퍼의 머리를 훌쩍 넘겨 통통거리며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스코어 4대 1!
추격은 고사하고 한 골 더 벌어지자 베이징 궈안의 박재승 수석코치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골을 먹은 베이징 궈안에서 1분 1초라도 아끼려 황급히 킥오프로 시합을 재개했다.
“빨리. 이쪽으로!”
공은 곧장 베이징 궈안의 미드필더 리원추에게 넘어갔고 리원추는 그 공을 곧장 대각선 측면으로 패스했다.
파악!
그 공은 크로아티아의 신성 다르코 마티치에게 연결 되었다. 가슴 트래핑으로 공을 받은 다르코 마티치는 곧장 대한민국 진영으로 터치라인을 따라 쭉 공을 치고 올라갔다.
“막앗!”
그런 마르코 마티치를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측면 미드필더 조수영이 끝까지 따라 붙으며 커버했다.
조수영은 전반전 내내 마르코 마티치를 지금처럼 따라붙으며 그가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지 못하게 막아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조수영은 마르코 마티치에게 바짝 붙어서 그가 공의 방향을 대한민국 진영 안으로 트는 걸 허락지 않았다. 하지만 마르코 마티치도 매번 당하지만은 않았다.
팍!
갑자기 치고 가던 공을 멈춰 세운 마르코 마티치가 개인기로 조수영을 뚫으려 했다. 조수영은 악착같이 막았고 그 과정에서 조수영의 다리가 마르코 마티치의 다리를 걸고 말았다.
“아악!”
마르코 마티치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근처 터치라인의 부심이 그걸 보고 반칙을 선언했고 주심이 그걸 인정하면서 베이징 궈안에 프리킥 찬스가 주어졌다. 페널티에어리어에서 15미터 떨어진 거리지만 전반전에 마지막으로 골을 넣을 절호의 찬스인지라 베이징 궈안은 최종 수비수 1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진영으로 넘어왔다.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베이징 궈안의 전담 키커인 리원추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 한데 뭉쳐 있던 양팀 선수들에게로 공을 올렸다.
슈아아앙!
공은 페널티에어리어에서 휘어져 들어가서 골에어리어로 떨어졌고 골대 쪽으로 대쉬해 들어가던 베이징 궈안의 공격수 파블로 바타야의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
‘됐다.’
파블로 바타야는 그 공을 향해 머리를 내밀었다.
툭!
그런데 갑자기 파블로 바타야 앞으로 누가 불쑥 머리를 내밀었고 그 머리에 맞은 공이 옆쪽 터치라인 쪽으로 날아갔다. 공은 그대로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고 그걸 보고 베이징 궈안의 리원추가 황급히 그쪽으로 뛰어갔지만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었다.
“삐이이이익!”
전반전이 그렇게 종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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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종료 직전 골을 넣을 뻔 했는데 그게 막히자 베이징 궈안 선수들은 다들 아쉬워했다. 그 중 헤딩 직전 공을 커트 당한 파블로 바타야는 자신 앞에서 공을 걷어낸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가 누군지 확인했다.
“하아! 또 저 녀석이야?”
전반전 내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베이징 궈안의 공격을 꽁꽁 묶었던 그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중앙미드필더가 또 결정적인 찬스에 훼방을 놓은 것이다.
파블로 바타야를 비롯한 베이징 궈안 선수들은 다들 아연 질색한 얼굴로 동료들과 같이 벤치로 향하는 강현수를 쳐다보았다.
“빨리 들어와.”
그때 베이징 궈안의 벤치에서 코칭스태프가 버럭 소리를 쳤고 그 소리에 그라운드에 넋 놓고 서 있던 베이징 궈안 선수들도 그제야 벤치를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선수들 얼굴은 다들 굳어 있었고 어깨는 축 쳐지고 두 다리는 전 후반 다 뛴 선수처럼 무거워보였다.
“괜찮아. 후반에 따라 잡으면 돼.”
그런 기가 팍 죽은 베이징 궈안 선수들을 박재승 수석 코치가 벤치에서 위로해 주고 다독였다. 그리고 선수들과 같이 라커룸으로 향했다.
반면 전반에만 4골을 몰아넣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분위기는 당연히 화기애애했다.
“자자. 목부터 축여라.”
“잘했다. 만족스런 경기였다.”
백승업 감독도 그라운드에서 벤치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터치라인에서부터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대충 이온음료로 갈증을 해소시키자 그들을 데리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라커룸에서 백승업 감독은 휴식 중인 선수들에게 말했다.
“전반전에 너무 잘 뛰어 주어서 교체를 못했다. 그래서 후반에는 대폭 선수 교체를 할까 한다.”
백승업 감독은 전반에 뛴 선수들 중 미드필더로 강현수와 김정욱, 센터백 홍윤성과 풀백 김대진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교체 하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와일드카드 두 명과 강현수 홍윤성 만큼은 붙박이 주전이란 소리였다.
이때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주 공격수 남동현은 많이 놀란 얼굴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교체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백승업 감독은 남동현을 빼고 대신 배재성을 넣고 유지광 대신에 주문선을 투입시켰다. 그리고 후반에 뛸 선수들을 포지션 별로 호명한 뒤 그들에게 외쳤다.
“뭣들 해? 빨리 준비들 하지 않고.”
후반에 뛸 선수들은 황급히 유니폼을 갖춰 입었고 전반에 뛴 선수들은 라커룸 한쪽에 모여 계속 휴식을 취했다. 그때 현수는 후반에도 계속 뛰기로 되어 있던 김정욱, 홍윤성과 김대진이 땀에 젖은 유니폼을 갈아입는 걸 보고 자신도 가방 속에서 새 유니폼을 꺼내는 척 했다. 그러면서 재빨리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보유 중인 마법 중에 클리닝 마법을 사용해서 땀에 젖은 자신의 유니폼을 새 유니폼처럼 만들었다. 그 다음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척 하면서 다시 카멜레온 축구복을 착용했다.
그 다음 자신과 같이 후반에도 계속 뛰어야 하는 김정욱, 홍윤성과 김대진에게 회복 마법을 걸어주었다.
“자. 모여라.”
그때 백승업 감독이 후반에 뛸 선수들을 불러 모았고 후반전의 전술에 대해 얘기할 때 현수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 모두에게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포 더 파이트(For the fight)마법을 걸었다. 그러자 백승업 감독의 설명의 듣던 선수들 두 눈이 이글거렸고 그걸 보고 백승업 감독은 흡족하니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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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선수들의 땀을 식혀 주었지만 베이징 궈안의 라커룸 안의 선수들의 얼굴은 여전히 붉게 상기 되어 있었다.
“후반엔..... 그 중앙미드필더를 꽁꽁 묶는다. 그럼 경기 흐름은 자연스럽게 우리 쪽으로 넘어 올 거다. 그때 3골 정도는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으니 다들 얼굴들 펴도록.”
그 말 후 박재승 수석 코치는 전반전에 많이 뛰긴 했지만 상대 중앙미드필더를 막지 못한 미드필더 두 명을 교체 했다. 그리고 새로 투입 한 미드필더에게 상대 중앙미드필더를 무슨 수를 쓰든 막으란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15분간의 하프 타임이 끝나고 양 팀 선수들이 전반과 반대 진영에 포진을 하자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베이징 궈안의 킥오프로 후반전이 시작 되었다.
현수는 후반이 시작 되면 베이징 궈안에서 자신을 집중 마크 할 거란 걸 이미 예측 했다.
아니나 다를까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하프 라인을 넘어 온 베이징 궈안의 선수 하나가 현수를 밀착 마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를 지나쳐서 공을 잡고 드리블 중인 베이징 궈안의 윙어 마르코 마티치에게 내달렸다.
마르코 마티치는 교체 되어 들어 온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측면 미드필더가 그림자처럼 착 달라붙자 공을 돌려서 패스를 하려 했다.
파팟!
“엇!”
그런데 그때 불쑥 튀어 나온 현수가 그 공을 커트해 버렸다. 그러자 현수의 전담 마크맨이 달려와서 거칠게 현수를 밀쳤다. 박재승 수석 코치의 지시에 따라 반칙을 해서라도 강현수가 공을 가지고 있는 걸 막으려 한 것이다.
하지만 현수는 끄덕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밀려 나자 마크맨이 황당한 눈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뭐야? 벽에 몸을 부딪친 거 같은 이 느낌은.....’
현수의 마크맨은 그때 이미 오늘 개고생할 거 같은 불길한 느낌이 강하게 일었다.
이미 예견한 바이지만 후반전에 베이징 궈안은 강현수를 철저히 마크했다.
현수가 공을 잡으면 마크맨이 득달같이 달라붙었기에 현수도 공을 오래 간수하지 못하고 패스하기 급급했다.
하지만 대신 현수는 그 마크맨을 달고 여전히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베이징 궈안의 공격 루트를 죄다 끊어 놓았다.
“헉!”
그리고 그 뺏은 공으로 베이징 궈안의 업사이드 라인을 붕괴 시키는 기막힌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다.
촤아아악!
다행히 센터백 웨이신이 태클로 교체 된 대표팀 공격수 배재성의 공을 걷어 냈기 망정이지 또 한 골 실점할 뻔했다.
“빌어먹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박재승 수석 코치는 마크맨으로도 현수를 막지 못하자 답답한 나머지 한숨만 계속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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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눈이 매의 눈처럼 전방을 훑었다.
교체 되어 들어간 생생한 올림픽 대표팀의 두 공격수 배재성과 주문선이 페널티에어리어 안 베이징 궈안 수비 진영을 들쑤셔 놓고 있는 걸 본 현수는 그 옆으로 돌아 들어가는 김정욱에게 바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올림픽 대표팀의 와일드카드 김정욱은 후반 들어 현수 대신 공격에 적극가담하고 있었다. 김정욱은 노련하게 자신에게 붙은 베이징 궈안의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이기고는 몸을 띄웠고 날아온 공은 그의 이마에 정확히 맞았다.
헤딩 된 공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향했고 그 안에 있던 두 공격수 중 배재성이 논스톱으로 골대를 향해 공을 찼다.
뻥!
공은 빠르게 골대 구석으로 날아갔다.
텅!
출렁!
베이징 궈안의 골키퍼는 벼락같은 강슛에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하고 고개만 돌렸는데 공이 골포스트를 맞추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 와락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스코어 5대 1!
후반전이 시작 되고 바로 추격 골을 넣어도 시원찮을 판에 추가골을 허용한 베이징 궈안은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더 조급해졌고 그것이 잦은 패스 미스로 이어졌다.
그걸 그냥 내버려 둘 현수가 아니었다. 배재성이 골을 넣는 걸 보고 자신도 골을 넣으려 혈안이 되어 있던 주문선을 향해 현수가 바로 킬 패스를 찔러 넣었다.
파팟!
주문선은 베이징 궈안의 업사이드라인을 무너트리고 단숨에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 냈다.
“저, 저.....”
“안 돼. 막아.”
최종 수비라인이 무너진 상태에서 베이징 궈안의 수비수가 주문선을 막을 수 있는 건 반칙뿐이었다.
척!
“아악!”
베이징 궈안의 센터백 웨이신이 손을 뻗어 주문선의 팔을 잡아챘고 주문선은 달리던 중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가까이서 그걸 지켜 본 주심이 바로 휘슬을 불었다.
“삐익!”
문제는 쓰러진 주문선이 페널티에어리어 안에 있었단 점이었다.
“하아!”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베이징 궈안의 박재승 수석 코치는 긴 한숨과 함께 고개를 숙인 채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그라운드에서 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