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406화 (40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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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에서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은 대한민국 대표팀은 그라운드로 나섰다. 그리고 베이징 궈안 선수들과 섞여서 몸을 풀었다.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거둬라.”

“혹시 중국 대표팀 만나면 살살 해 주고.”

베이징 궈안 선수들은 자신들 보다 어린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을 편하게 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중국어로 떠들어 대는 그들의 말을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알아들을 리 없었다.

뭐 어째든 베이징 궈안 선수들이 다들 밝게 웃으며 얘기했기에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도 따라 웃으며 ‘쎄쎄’ 거렸다.

그렇게 30분 뒤 양 팀 벤치에서 그라운드의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올림픽 대표팀이 집합하자 백승업 감독이 그들 앞에서 말했다.

“어제 저녁에 얘기 했듯 10시 정각에 베이징 궈안과 연습시합을 치룰 것이다. 우선 선발로 뛸 선수들은 포워드에 유지광, 남동현. 미드필더에는 강현수, 김정욱....... 포백에 김대진, 홍윤성..... 마지막 골키퍼는 정우창이다. 뛰는 거 보고 수시로 교체를 할 생각이다. 물론 잘 뛰면 교체도 없겠지.”

한 마디로 제대로 못 뛰면 바로 다른 선수로 교체 하겠단 소리였다. 그 말에 선발로 뛰게 되어 좋다고 웃고 있던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이 굳었다.

백승업 감독과 베이징 궈안의 수석 코치 박재승이 경기 전 만나 얘기를 나눌 때 오늘 연습시합의 심판들이 심판저지로 환복하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쪽 선심, 라인즈 맨(Lines Men)이 터치라인에 배치되자 주심이 공을 들고 센터서클 한 가운데 섰다.

“먼저 차라.”

중국 슈퍼리그 클럽 베이징 궈안 선수들이 올림픽 대표팀에 선축을 양보했는데 그걸 올림픽 대표팀이 고맙게 받아드렸다. 그렇게 경기 시작 전 올림픽 대표팀과 베이징 궈안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곧 이어서 주심의 휘슬이 길게 그라운드에 울렸다.

삐이이이익!

그 소리에 올림 대표팀에서 먼저 하프라인에서 킥오프를 했고 공은 바로 뒤쪽 중앙미드필더 현수에게 연결 되었다. 베이징 궈안은 4-3-2-1 전술로 전반전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민국은 그 동안 사용한 전술 중 가장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던 4-4-2 전술로 베이징 궈안을 상대했다.

베이징 궈안 박재승 수석 코치는 델루이스 감독 대신 오늘 시합을 이끌었다. 그는 팀의 주축 공격수인 아르헨티나 산 공격수 파블로 바타야를 원 톱으로 내세웠고 좌우 윙어로 크로아티아의 신성 다르코 마티치와 중국 국가대표 출신 장시펑이 좌우에서 활개 치며 공격을 이끌어 나갈 줄 터였다.

또한 노련한 수비형 미드필더 호프레 게론, 리원추와 올해 광조우에서 영입 되어와 대단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센터백 웨이신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 줄 테니 수비에도 빈틈이 없었다.

요즘 파블로 바타야는 슈퍼리그에서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면서 득점력이 물올라 있었고 공격형 미드필더인 저우팅까지 가세하면 초반에 대표 팀보다 먼저 선제골을 넣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초반 경기 양상은 베이징 궈안 박재승 수석 코치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미드필더까지 패스 연결 상태는 괜찮았다. 그런데 좌우 윙어와 공격수에게 패스가 들어가면 이내 공을 뺏기거나 패스 미스를 연발했다.

“뭐, 뭐야?”

그렇게 끊긴 공을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에서 한 번에 크게 베이징 궈안 진영으로 킬 패스를 넣었다.

“빨리 쫓아!”

올림픽 대표팀의 키 큰 공격수에게 베이징 궈안의 수비수가 재빨리 달라붙었지만 그 보다 먼저 장신의 공격수가 헤딩으로 공을 떨어트렸고 그 공이 하필 쇄도해 들어 온 대표팀 다른 공격수, 박재승 수석 코치도 익히 잘 아는 남동현에게 연결 되었다.

남동현은 화려한 개인기로 베이징 궈안의 수비수를 젖히면서 왼발로 감각적인 슈팅을 때렸다.

뻐엉!

그 공이 그라운드에 한 번 바운드 된 뒤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출렁!

베이징 궈안의 골키퍼 바둔이 몸을 날렸지만 워낙 골대 구석으로 향한 공이라 막을 수가 없었다.

박재승 수석 코치는 전반 5분 만에 베이징 궈안이 선취골을 넣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골을 내어주자 표정이 굳었다.

“자자! 다들 집중해서 동점골 넣어야지.”

박재승 수석 코치가 베이징 궈안 선수들을 독려 했지만 한번 올림픽 대표팀에 넘어간 주도권이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되레 무리한 공격이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터엉!

골을 넣은 대표팀의 공격수의 중거리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 나오는 걸 보고 박재승 수석 코치는 가슴이 철렁했다.

“젠장.....”

박재승 수석 코치는 요즘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파블로 바타야를 앞세워 화끈한 공격 축구로 올림픽 대표팀을 압도하려 했다. 그런데 전반이 20분이나 흘렀는데 2선에서 파블로 바타야에게 제대로 된 패스 한 번 들어가지 않았다.

‘저 녀석....’

바로 올림픽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 때문이었다. 그는 하프라인을 거의 넘지 않으면서 올림픽 대표팀 진영에서만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그러면서 자신의 좌우 미드필더와 포백들을 지휘해서 베이징 궈안의 공격 맥을 죄다 끊어 놓았다.

파블로 바타야에게 찔러 준 패스도 저 중앙미드필더가 다 커트 해냈다. 파블로 바타야도 그걸 알고 대표팀의 중앙미드필더와 몸싸움까지 했지만 번번이 공을 뺏겼다.

게다가 역습 상황에서 올림픽 대표팀의 첫 골도 저 중앙미드필더가 그 시발점이었다. 그가 뺏은 공을 전방으로 길게 공을 찼고 그 공을 장신의 공격수, 이름이 유지광이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 녀석이 헤딩으로 떨어트렸고 남동현이 골로 연결시킨 것이다.

좀 전의 위협적인 슈팅도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가 절묘한 스루패스로 남동현에게 연결해 줘서 가능한 플레이였다.

박재승 수석 코치의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저 중앙 미드필더를 막지 않으면 오늘 연습시합에서 베이징 궈안은 제대로 쪽파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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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궈안의 원 톱 스트라이커 파블로 바타야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오늘 연습경기에 임했다.

요즘 슈퍼리그에서 3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던 파블로 바타야는 이런 좋은 분위기를 더 오래 끌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도 무조건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햇병아리들과 하는 시합인데 그래도 2골은 넣어 줘야 하지 않겠어?’

하지만 아무리 그가 자신이 있어도 공이 와야 골도 넣을 수 있는 게 아닌가? 답답한 그가 부지런히 뛰어다녀도 좀체 2선에서 그에게로 패스가 오질 않았다.

‘저 녀석이 문제야.’

파블로 바타야가 곧 잡아먹을 듯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를 쏘아 보았다. 저 중앙 미드필더가 그에게 오는 공은 죄다 끊어놓았던 것이다.

그래서 파블로 바타야가 직접 녀석과 부딪쳤다. 186센티에 87kg의 당당한 체구의 파블로 바타야였다.

피지컬로는 잘 밀리지 않던 그가 그 녀석에게 맥없이 밀렸다.

녀석과 어깨끼리 부딪치는 순간 그의 몸이 홱 옆으로 밀려 난 것이다. 그 사이 녀석은 공을 뺏어서 전방으로 길게 공을 내 찼고 말이다.

“뭐, 뭐야?”

황당한 눈으로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를 쏘아 볼 때 녀석이 내 찬 공을 올림픽 대표팀 장신의 공격수가 또 다시 헤딩으로 떨어뜨렸다.

그 공을 올림픽 대표팀의 주 공격수 남동현이 다시 잡았다. 하지만 센터백 웨이신이 태클로 공을 골라인으로 걷어내면서 상대에게 코너킥 찬스를 내 주었다.

파블로 바타야는 곧장 수비에 가담하러 베이징 궈안 진영의 골에어리어로 들어갔고 코너킥은 남동현이 찰 모양이었다.

남동현이 오른팔을 높이 들어 올리며 공을 찼다.

뻥!

슈우우웅!

남동현의 크로스는 빠르게 휘어져 골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왔다.

파악! 팍!

그 공을 보고 올림픽 대표팀과 베이징 궈안 선수들이 일제히 몸을 솟구쳐 올렸다. 하지만 그 중 절반은 서로 상대 선수를 붙잡고 있다 보니 타이밍을 놓쳤는데 특히 베이징 궈안의 센터백 웨이신은 대표팀의 장신 공격수 유지광이 뛰지 못하게 허리를 껴안고 있었다.

남동현의 공은 예상대로 유지광에게 날아왔고 그 앞의 베이징 궈안의 풀백이 헤딩으로 그 공을 걷어냈다.

그걸 보고 웨이신은 재빨리 안고 있던 유지광의 허리를 풀었다. 그런데 그때 뭔가 그의 얼굴 옆을 스쳐 지나갔다.

슈아아앙!

출렁!

이어 골망을 가른 소리에 고개를 골대로 돌렸는데 언제 들어갔는지 공이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웨이신이 시선을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쪽으로 돌리자 그쪽 선수들이 우르르 그들 중앙 미드필더 주위로 모이는 게 보였다.

수비수가 걷어 낸 공을 중앙 미드필더가 슛으로 연결한 모양이었다.

스코어 2대 0!

베이징 궈안이 조급해 질 수밖에 없는 스코어였다. 팀의 주전 멤버들을 다 투입시키고 전반에 벌써 두 골이나 내 주다니 말이다.

“파블로!”

터치라인에 바짝 붙어 선 박재승 수석 코치가 전방의 파블로 바타야를 부르며 손짓을 했다. 아래로 내려오라고 말이다.

그 지시에 따라 밑으로 내려 온 파블로 바타야는 베이징 궈안의 미드필더 가까이에서 공을 받아서 직접 공을 치고 올림픽 대표팀 진영으로 올라갔다.

파파파팟!

그러자 파블로 바타야 앞으로 올림픽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가 뛰어 왔다. 파블로 바타야는 그 공을 바로 저우팅에게 돌리고는 빠른 속도로 앞으로 뛰어갔다.

뻥!

베이징 궈안의 미드필더 저우팅은 지체없이 측면으로 강하게 공을 찼다. 공은 터치라인 밖으로 나갈 것처럼 보였는데 그 공을 베이징 궈안의 윙어 다르코 마티치가 간결한 터치 후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에 올림픽 대표팀의 풀백과 중앙 수비수가 협력 수비로 다르코 마티치를 막았는데 다르코 마티치는 그 둘 사이로 공을 밀어 넣고는 잽싸게 돌파를 시도했다.

그때 다급한 나머지 대표팀의 풀백이 다르코 마티치의 유니폼을 잡았고 다르코 마티치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삐익!”

주심이 그걸 보고 반칙을 불었다.

코너킥 보다 더 좋은 위치에서의 프리킥 찬스를 맞은 베이징 궈안의 선수들이 최종 수비수 한 명을 빼고 전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키커는 베이징 궈안 공격형 미드필더 저우팅으로 그는 약속된 플레이대로 낮고 강하게 골대 쪽으로 공을 찼다.

그때 불쑥 그 앞에서 튀어 나온 파블로 바타야가 살짝 머리로 센터링을 끊어 먹었다. 공은 골대 안으로 향했다.

출렁!

올림픽 대표팀 골키퍼 정우창이 나름 반사적으로 반응을 했지만 운 좋게 그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 들어간 공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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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베이징 궈안과의 연습 경기가 시작 되자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보유 중인 마법 중 2가지를 바로 사용했다. 하나는 프런트 무브먼트 디텍트 (Front movement detect)마법으로 전방의 베이징 궈안 진영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하기 위함이었고 또 하나는 혹시 모를 부상에 대비해서 자기 몸에 방어 마법을 거는 것이었다.

그 두 가지 마법을 걸고 나서 현수는 그야말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그 결과 전반전이 중반 무렵 올림픽 대표팀은 베이징 궈안에 2골이나 앞섰다. 하지만 전반 30분을 넘었을 때 베이징 궈안에게 결국 한 골을 내어 주고 말았는데 그 과정에서 현수가 제대로 화가 났다.

“이것들이.....”

그 골이 사실은 교묘한 베이징 궈안 선수의 반칙 때문에 들어간 골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심판이 아무 문제없다고 한 이상 골로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기분 나쁜 건 나쁜 거다.

“두고 보자.”

현수의 시선이 베이징 궈안의 선수 한 명을 향했다. 그런데 그 선수는 현수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체 근처 동료 선수와 웃으며 같이 하프 라인을 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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