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대표 -->
현수는 일단 잠든 마상천과 양미라를 깨우는 건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대로 두고 그냥 가버려?”
현수가 소파 위에 여전히 묶인 신세의 마상천과 양미라를 보고 중얼거렸다. 그럼 뒤처리를 여기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테니 말이다.
“그것도 나쁘진 않겠군.”
시간도 없고 뒤처리 하는 것도 귀찮았던 현수는 바로 여길 뜨기로 했다. 하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우선....”
현수는 먼저 양미라의 핸드폰에 녹화된 마상천과 그녀의 동영상 파일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송시킨 뒤 그 동영상 파일을 지웠다. 그리고 핸드폰은 원래 숨겨져 있던 책장에 넣어 두었다.
그 다음 밖에 나가서 기절해 있던 변태남을 들어다가 별장 안에 넣어 두고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 바로 걸쳤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4. 반경 150Km이내 텔레포트(+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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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는 구하나의 집 근처에 세워 둔 자신의 차가 있는 곳으로 곧장 텔레포트를 하려 했다. 그때 나체로 처량하게 묶인 신세로 기절해 있는 양미라가 현수 눈에 밟혔다.
“젠장.....”
양미라를 이대로 두고 가는 게 못내 신경 쓰였던 것이다. 여기 두고 가면 그녀가 또 무슨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래. 아직 복수도 못했는데 무슨 일 생기면 곤란하지.”
그래서 현수는 양미라를 여기서 데려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를 데리고 텔레포트를 할 수 없단 점이었다. 마법 아이템인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는 하나뿐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그녀를 밖에 있는 차에 태워서 움직이자니 구하나 집에 가기로 한 약속을 펑크 내게 생겼고.
“어쩐다? 한 사람 더 데리고 텔레포트 할 수는 없나?”
현수의 그 말에 시스템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띠링!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는 당신만 쓸 수 있는 마법 아이템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같이 텔레포트를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단 그 사람이 의식이 없을 경우는 가능합니다. 대신 추가 포인트를 지급하셔야 합니다.]
시스템의 말에 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수는 시스템에 대해 비밀을 지켜야 했다. 그러니 다른 사람과 같이 텔레포트를 한다는 거 자체가 시스템의 비밀을 폭로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때문에 같이 텔레포트를 하는 사람이 그 사실을 모르게 해야 한다는 시스템의 말에 바로 수긍한 것이다.
“좋아. 그럼.....”
현수는 곧장 소파쪽으로 가서 알몸 상태에 팔 다리가 묶인 신세의 양미라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텔레포트 할 지점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러자 시스템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띠링! 다른 사람을 추가해서 텔레포트 하려면 먼저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업그레이드 해야 합니다. 지금 바로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 Y/N]
현수는 머릿속으로 예스를 선택했다.
[띠링! 업그레이드에는 30,000포인트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Y/N]
현수는 텔레포트 바바리코트의 업그레이드에 포인트가 들어간단 사실에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시스템이 공짜로 업그레이드를 해 줄 거란 생각도 애초에 하지 않았다. 현수는 다시 예스를 선택했다.
[텔레포트 바바리코트의 업그레이드가 시작됩니다.]
업그레이드까지는 10여초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바로 현수 눈앞에 새로운 텔레포트 바바리코트 마법 아이템 창이 열렸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Upgrade, 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추가로 다른 생명체와 같이 텔레포트가 가능하다. 단 개체 수에 따라 추가 포인트를 지급해야 한다. (개체 당 +10,000)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4. 반경 150Km이내 텔레포트(+15,000)
.
.
.
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는 변화 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 마법 아이템 창을 살핀 뒤 바로 머릿속으로 신촌에 위치한 양미라의 오피스텔을 떠올렸다.
[띠링! 현 위치에서 지정하신 신촌 오피스텔까지 반경 115Km 안에 있습니다.]
현수가 반경 1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하자 바로 결제 창이 차례로 떴다.
[띠링! 3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4,075,890]
[띠링! 2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4,055,890]
그 다음 양미라를 안고 있던 현수의 몸이 하얀 빛이 휩싸였고 이내 두 사람의 모습이 별장 안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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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사라지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배정철이 정신을 차렸다.
“으으으.....머리야.”
현수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고 바로 기절해 버린 배정철은 한 손으로 자신의 뒷머리를 감싸고 잔뜩 인상을 쓰며 눈을 떴다. 그러자 그의 눈에 별장 안, 거실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은 분명 별장 밖에 있었는데 그의 뒤통수를 친 누군가가 자신을 별장 안으로 끌고 온 모양이었다.
“헉!”
그때 별장 거실 소파 위에 벌거벗은 채 손 발이 묶여 있는 마상천이 그의 눈에 띠었다. 그걸 보고 놀란 배정철이 벌떡 몸을 일으켰을 때였다.
“크으으으으!”
무슨 소리가 들려 배정철은 바로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 뭐야?”
거실 한쪽 구석에 웬 남자가 몸을 뒤틀며 발작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미, 미라는?”
그런데 마상천과 같이 여기 있었던 양미라가 보이지 않았다. 배정철은 별장을 뒤져서 그녀를 찾았다. 하지만 그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가 입었던 옷가지들과 신었던 구두는 그대로 두고 말이다.
“젠장.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배정철도 기절해 있다가 금방 깨어난 터라 사실 정신이 없었다. 그때 소파 위에 묶여 있던 마상천이 정신을 차렸다.
“우우웁....”
정신이 든 마상천은 자신의 팔다리가 묶인 걸 깨닫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이게 뭐야?’
그때 그의 눈에 배정철이 보였고 마상천은 청 테이프가 붙은 상태로 기척을 냈다. 그 소리를 들은 배정철이 황급히 그에게 다가가서 그의 입에 붙은 청 테이프부터 떼어 냈다.
“이, 이게 뭐하는 짓인가?”
마상천이 배정철을 올려다보며 묻자 배정철이 어깨를 으슥해 보이며 대답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기절해 있다가 좀 전에 깨어난 터라.....”
“빨리 이것부터 풀어.”
“네.”
배정철은 허겁지겁 마상천의 팔다리에 묶인 밧줄부터 풀었다. 마상천은 밧줄이 풀리자 바로 벗어 놓은 옷부터 챙겨 입었다. 그러다 거실 한쪽에서 발작 중인 유철영을 발견하고 배정철에게 물었다.
“저건 뭔가?”
“모릅니다. 제가 깨어났을 때도 저러고 있었습니다.”
그때 유심히 유철영을 쳐다보던 마상천이 말했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하지만 이내 유철영에게서 시선을 뗀 마상천이 배정철에게 물었다.
“자네도 기절해 있었다고? 그게 무슨 소린가?”
“그게.........”
배정철은 자신이 몰래 마상천과 양미라의 섹스를 훔쳐 본 건 얘기하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다가 뒤통수를 강하게 맞고 기절했다고 마상천에게 얘기했다.
“나와 같이 있던 여자는?”
“안 그래도 안 보여서 제가 별장 안을 샅샅이 찾아 봤는데...... 없습니다.”
마상천의 눈에도 양미라의 벗어 놓은 옷가지들이 보였다.
“옷이 여기 있는데......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크으으으윽!”
마상천이 황당해 할 때 유철영의 발작이 더 심해졌다. 그걸 보고 배정철이 마상천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119 불러야겠지요?”
그 말에 마상천이 어떻게 왜 여기 와 있는지 모를 발작 남을 쳐다보며 말했다.
“일단 서울로 가세. 가는 길에 119에 연락을 하던지 하고.”
마상천은 께름칙한 기분이 들어서 여기 더 있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마상천과 배정철은 별장을 나왔고 서울로 가던 중 배정철이 119에 연락을 했다.
연락을 받은 119 구급차가 별장에 도착하고 얼마 뒤 양평이 발칵 뒤집어졌다. 며칠 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연쇄 살인마 유철영이 양평의 한 별장에서 혼수상태로 발견 된 것이다. 그리고 그가 발견 된 별장의 옆집에 별장 관리인의 시체도 발견 되면서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유철영은 병원으로 실려 가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유철영이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시신을 은폐 했을 것으로 보고 어떡하든 그를 살리려 했다. 하지만 유철영은 혼수상태로 일주일을 버티다 결국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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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르!
양미라의 오피스텔 안에 그녀를 안은 현수가 나타났다. 그는 안고 있던 양미라를 그녀의 침대에 내려놓고 팔다리를 묶고 있던 밧줄을 풀어주었다. 그 다음 그녀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 쉬다가 말했다.
“그냥 푹 자라.”
그 말과 함께 현수는 양미라에게 수면 마법을 다시 걸었다. 아마도 내일 아침까지 그녀가 깨어나는 일은 없을 터였다. 그 뒤 현수는 다시 마법 아이템인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사용해서 텔레포트를 했다.
스르르!
양미라의 오피스텔에서 사라졌던 현수는 구하나의 집 근처에 주차 해 둔 자신의 차 안에서 다시 나타났다. 그때 현수의 눈앞에 결제창이 떴다.
[띠링! 5,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4,050,890]
현수는 바로 차에 시동을 걸고 구하나의 집 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구하나의 집 앞에 차를 대고 대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그러자 구하나가 집안에서 쪼르르 나와서 대문을 열어 주었다.
“오빠. 빨리 와. 배고파 죽을 뻔 했어.”
“미안. 차가 좀 밀려서.”
현수는 구하나와 같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현관문이 열리자 풍겨 오는 맛있는 냄새에 절로 입안에 침이 고였다.
“어서 와라.”
“뭐하다 이제 와?”
구진모와 안영미가 반갑게 그리고 구은하가 신경질을 내며 현수를 맞아 주었다.
“배고프지. 다 차려 놨으니까 어서 먹자.”
거실에 한창 거하게 차려져 있었다.
“우와! 어머니. 제가 해물찜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아셨어요?”
“호호호. 전에 우리 집에 와서 밥 먹을 때 얘기 했었잖아. 만들긴 했는데 맛이 있을라나 모르겠네.”
안영미의 음식 솜씨를 모르는 현수가 아니었다. 분명 기가 막히게 맛이 있을 터였다.
“헉! 갈비찜까지.”
현수는 염치불구하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음식상 앞으로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웠다. 그런 현수를 보고 그의 또 다른 가족들인 구진모, 안영미, 구은하, 구하나가 흐뭇하게 웃으며 같이 식사를 했다.
“아아. 배불러.”
현수는 밥만 3공기를 비웠다. 그리고 그가 앉은 상 주위에 수북이 해물찜과 갈비찜의 잔해들이 쌓여 있었다. 그걸 보고 구은하가 뾰로통하니 한 소리 했다.
“그걸 다 먹다니. 돼지!”
그러자 현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리는 법이거든.”
“넌 돼지니까 괜찮아.”
“은하야. 현수 체하겠다. 그만 해.”
“그래. 잘 먹으니까 보기만 좋구먼. 현수야. 술 한 잔 할래?”
“그럴까요?”
“자. 받아.”
구진모가 소주잔을 현수에게 건넸다.
“네.”
구진모가 건넨 소주잔을 받은 현수는 그가 따라주는 소주를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린 뒤 단숨에 잔을 비웠다. 그 다음 그 잔을 구진모에게 다시 돌려주며 말했다.
“제 잔도 받으시죠.”
“그래.”
그렇게 현수가 구진모와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실 때 현수의 머릿속에 시스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띠링! 위험에 처한 양미라를 구하라는 돌발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띠링! 대한축구협회 마상천 전무를 구하라는 추가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추가 포인트가 지급됩니다.]
[띠링! 1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4,150,890]
[띠링! 1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4,250,890]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고 해결한 퀘스트의 보상으로 20만 포인트면 나쁘지 않았다. 현수는 웃으며 기분 좋게 소주잔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