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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364화 (36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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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치는 마약 중독자다. 하지만 마약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기에 일을 해서 돈을 벌어 약을 구입했다.

다이치는 반반한 얼굴에 말 빨도 좋아서 학교 다닐 때부터 특히 여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그도 그걸 알기에 그 점을 이용해서 돈을 벌었다. 바로 여자들을 유혹해서 그녀들을 유흥가에 일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다 재수 없게 야쿠자의 여동생을 건드렸고 그게 인연이라면 인연이 되어서 다이치는 야쿠자를 끼고 유흥가 여자들과 마약을 이어주는 중계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작년부터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위장하기 위해서 호텔 나이트의 웨이터가 되었다. 어느 정도 성실하게 웨이터 일을 보던 그는 올해부터 마약 중계 상 이외에 다시 여자들을 꼬여서 유흥가에서 일하게 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그의 눈에 확 띄는 여자 둘을 발견했다.

‘저 정도면 두(頭) 당 천만 엔은 받을 수 있겠어.’

안 그래도 호텔 나이트에서 그에 대해 안 좋은 얘기가 나오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달에 여길 그만 둘 생각인 다이치였다.

‘좋아. 오늘 한 탕 제대로 하고 여길 때려치우자.’

다이치는 목표로 정한 두 여자를 납치해서 인신매매조직에 팔아먹기로 했다. 먹잇감들이 나이트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다 근처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다이치가 잽싸게 그녀들에게 접근했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웨이터답게 다이치가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그녀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눈이 특히 크고 예쁜 여자가 그에게 맥주와 과일 안주를 주문했다.

다이치는 이때는 주문만 받고 그냥 그녀들에게서 물러 나왔다. 그리고 그녀들이 주문한 맥주와 과일 안주를 가지고 다시 그녀들을 찾아갔다.

“맥주와 과일 안주 나왔습니다.”

다이치는 맥주잔과 과일 안주를 먼저 세팅하고 뒤에 맥주는 자신이 직접 오프너로 병뚜껑을 딴 다음 두 여자 중 특히 눈이 크고 예쁜 여자에게 뚜껑 딴 맥주병을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가 맥주잔을 들어 다이치가 따라 주는 맥주를 받았다.

“한국 분들이시군요?”

“맞아요.”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호호호호. 고마워요. 팁이라도 드려야 하나?”

“아니. 괜찮습니다.”

다이치는 자신에게 팁을 주려고 핸드백 속에서 지갑을 꺼내는 한국 여자에게 손사래를 친 뒤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잘 됐군.”

일본 여자들이었다면 납치하고 나서 뒤탈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여자라면 얘기가 달랐다.

“조센징 년들이야 사라져 봐야...... 흐흐흐흐.”

한국 정부와 경찰의 무능함이야 누구보다 잘 아는 다이치였다. 실제로 그 동안 그가 납치해서 팔아먹은 한국 여자가 10명이 넘었지만 그를 찾는 한국 쪽 사람은 지금껏 보지 못했다.

다이치는 맥주를 한 잔 식 마신 뒤 다시 스테이지로 나가는 두 한 국 여자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래. 실컷 놀아라. 오늘 밤이 너희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마지막 날일 테니 말이다.”

다이치가 저 한국 여자들을 인신매매단에 넘기면 그때부터 저 여자들은 상품에 불과했다. 한 10년 일본 유흥가 전역을 돌며 몸을 팔다가 더 이상 그녀들을 원하는 남자들이 없으면 장기밀매단에 넘어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게 바로 그녀들의 운명이었다. 한마디로 다이치가 그녀들을 인신매매단에 넘기면 다시는 그녀들을 다시 볼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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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와 박하나는 나이트의 여왕벌이었다. 그녀들 주위로 나이트의 젊은 남자들이 벌떼처럼 보여 들었고 그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녀들은 그런 벌떼들의 유혹을 즐기며 춤을 췄다. 그런 가운데 이현지는 자기 마음에 드는 남자를 골랐다. 그런데 남자는 많은 데 막상 그의 눈에 차는 남자는 없었다.

“하아. 풍요 속에 빈곤이네.”

이현지는 결국 좀 쉬기로 하고 스테이지를 나섰다.

“언니!”

그런 그녀를 따라 박하나도 무대를 빠져 나갔고 둘은 자신들의 테이블로 향했다.

“불타는 밤을 위하여!”

“위하여!”

둘은 서로의 잔을 부딪친 후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둘 다 배가 살살 아파왔다.

“뭘 잘못 먹었나?”

“언니도 배 아파요?”

“응!”

이현지와 박하나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이현지가 먼저 화장실에서 급하게 볼일을 보고 나왔을 때였다.

“헙!”

여자 화장실 몰래 남자가 들어와 있었고 그 남자가 이현지에게 달려들어서 그녀의 입을 손수건으로 틀어막았다. 이현지는 손수건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를 맡았고 이내 머리가 멍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남자는 정신을 잃은 이현지를 화장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눕혀 두고 호주머니에서 약병을 꺼내서 손수건에 그 약병 속 약액을 부었다.

달칵!

그리고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박하나가 나오자 다시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그녀 입을 손수건으로 틀어막았다. 박하나 역시 손수건에서 나는 신경안정제 성분의 약 냄새를 맡고 정신을 잃었다.

“됐다.”

이현지와 박하나를 기절시킨 남자의 정체는 바로 이곳 나이트의 웨이터 다이치였다. 그는 박하나를 들어서 빈 화장실 칸막이 안 변기 위에 앉혀 두고 이현지를 들쳐 메고 화장실을 나섰다. 그리고 나이트클럽의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이 적힌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 출입문은 나이트클럽 직원들과 술이나 식자재를 주방으로 배달 할 때 이용 되는 곳으로 나이트클럽 전용 주차장과 연결 되어 있었다.

다이치는 그 전용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로 이현지를 들쳐 메고 갔다. 그리고 그 차 트렁크를 열고 이현지를 그 안에 넣었다.

쾅!

그리곤 트렁크 문을 닫고 다시 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다이치는 박하나를 들쳐 메고 나왔고 역시나 그녀도 차 트렁크 안에 짐짝처럼 던져 넣었다.

“조금만 참아. 곧 꺼내 줄 테니까.”

그 말 후 차 트렁크 안에 실린 두 여자를 보고 비릿하게 웃던 다이치는 트렁크 문을 닫고 곧장 운전석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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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 인 남동현의 욕설을 뒤로 하고 방을 나선 현수는 곧장 그 층 계단실 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곤 곧장 상태창을 열고 보유 중인 마법 중에 위치 추적 마법인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을 사용했다. 그러자 현수 머릿속에 찾을 사람에 대한 정보 기입란이 떴다.

“이름은 이현지. 한국 항공 스튜어디스. 핸드폰 번호가............”

현수는 시스템이 돌발 퀘스트에서 언급한 두 여자 중 그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이현지에 대해 얘기를 했고 곧바로 그녀들이 현재 있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있었다.

“지하 나이트클럽?”

현수는 곧장 계단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엘리베이터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그러면서 위치 추적 마법은 계속 사용해서 그녀들의 동태를 살폈다. 그녀들은 나이트 스테이지 위에서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 주위로 남자들이 득실거렸다.

“잘 논다.”

현수는 속으로 툴툴거리며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자 바로 내렸다. 그리고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나이트클럽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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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 안에 들어간 현수의 눈에 막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이현지와 박하나가 보였다. 현수는 잠시 그녀들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맥주를 마신 뒤 이현지와 박하나의 얼굴 표정이 갑자기 좋지 않았다. 그리곤 둘이 한꺼번에 화장실로 향했다.

“어라?”

그때 나이트클럽 웨이터 하나가 두리번거리다 그녀들이 들어간 화장실로 쏙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얼마 후 녀석이 의식을 잃은 이현지를 들쳐 메고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녀석은 화장실 바로 근처 관계자 외 출입 금지 구역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서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서는 거기서 박하나를 들쳐 메고 나왔다. 그리곤 다시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사라졌다.

“어쭈?”

현수는 그런 녀석을 쫓아서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려 막 문을 열려 할 때였다.

척!

“너 뭐야?”

하필 나이트클럽 기도로 보이는 녀석이 현수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하아!”

현수는 긴 한숨과 함께 뒤돌았고 그런 그를 나이트클럽 기도가 매서운 눈으로 쏘아보았다.

문제는 그 녀석 뒤로 기도 녀석이 둘 더 있다는 점이었다. 녀석 하나라면 바로 처리하고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갔을 텐데 뒤에 둘이나 더 있다 보니 현수도 따로 준비를 해야 했다.

현수는 형의권을 6성까지 끌어 올린 뒤 자신의 멱살을 쥐려는 기도 녀석의 가슴을 툭 쳤다.

“켁!”

털썩!

그러자 녀석이 맥없이 픽 쓰러졌고 그걸 보고 뒤쪽의 동료기도 녀석들이 놀란 얼굴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중 한 녀석이 무전기를 사용하려는 걸 보고 현수가 재빨리 녀석을 향해 주먹을 내 뻗었다.

퍽!

그러자 내가중수법이 가미 된 권격이 허공을 격하고 날아가서 무전기를 든 녀석의 가슴을 가격했고 심장이 터져 버린 녀석은 채 비명 한 번 내 지르지 못하고 픽 쓰러졌다.

“헉!”

그리고 그 옆의 녀석은 그 장면을 보고 기겁해서 몸을 돌려 도망을 치려했는데 현수의 주먹이 어느 새 녀석을 가리키고 있었다.

털썩!

녀석도 현수의 권격에 격중 되어 심장이 파열 된 채 앞으로 꼬꾸라졌다. 현수는 간단히 기도 셋을 처리하고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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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우웅!

“젠장!”

현수가 이현지와 박하나를 납치한 웨이터 녀석을 쫓아서 클럽 전용 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녀석의 차가 막 주차장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다행히 녀석이 찬 차종과 차량 번호를 본 현수는 곧장 위치 추적 마법을 사용해서 그 차의 행방을 좇는 한 편 도로 쪽으로 나가서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고 납치범이 움직이는 방향을 택시기사에게 얘기하면서 납치 차량을 뒤쫓았다.

납치 차량은 하루미 부두 쪽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부두 여객선 터미널 근처 선착장에서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납치범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잠시 기다리자 시커먼 승합차 한 대가 나타났다.

마침 그때 현수를 태운 택시가 그곳 근처에 도착했다.

“여기....”

현수는 택시비를 계산한 후 곧장 선착장으로 뛰어갔다. 그런 현수의 눈에 시커먼 승합차 안에서 건장한 남자 네 명이 내리는 게 보였다. 그리고 납치범이 납치 차량을 트렁크를 열었다.

“아아악!”

“누, 누구에요!”

차 트렁크 안에서 뾰족한 여자의 비명소리와 함께 한국말이 흘러 나왔다.

“이리 나와.”

그때 납치범이 여자들을 트렁크 밖으로 끌어냈다. 그녀들은 나름 저항을 했지만 시커먼 승합차에서 내린 건장한 남자 네 명에게 간단히 제압을 당했다.

퍽! 퍽!

녀석들은 여자라고 봐주는 게 없었다. 여자들이 저항하자 바로 주먹으로 그녀들의 배를 때렸다. 주먹에 배를 맞은 여자들은 ‘켁켁’ 거리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런 그녀들을 질질 끌고 녀석들은 승합차에 올라탔다. 그때 승합차의 보조석의 문이 열리고 중년 남자가 내렸다. 그리곤 납치범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더니 들고 있던 돈뭉치를 녀석에게 건넸다.

납치범은 그 돈뭉치를 받아 챙기며 입에 귀에 걸렸다. 그걸 보고 피식 웃던 중년 남자가 다시 승합차의 보조석 문을 열려 할 때였다.

피쉬이이이!

그의 발치 타이어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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