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362화 (36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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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업 수석 코치가 새로이 올림픽 대표 팀의 사령탑을 맡은 지 하루가 지났다.

“자자. 다들 빠트린 물건 없이 잘 챙겼지?”

“네.”

“그럼 출발하도록 하겠다.”

아침 일찍 올림픽 대표팀의 합숙소에서 버스 두 대가 출발을 했다. 그 버스 안에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타고 있었다. 그들을 태운 버스는 곧장 인천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바로 나흘 뒤에 있을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치루기 위해서 오전 11시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

“와우! 겁나 예쁘네.”

“내가 말 걸어 볼까?”

“야야. 하지 마. 감독님 아시면 어쩌려고.”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다들 20대 초반으로 한창 피가 끓을 나이였다. 그래서 비행기 안의 아리따운 스튜어디스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중에 몇몇이 스튜어디스에게 작업을 거는 걸 백승업 감독이 봤지만 그냥 모른 척 묵인했다.

그 스튜어디스가 거부 반응을 보였다면 백승업 감독도 가만있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스튜어디스는 웃으며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순순히 선수들에게 알려 주었다. 아무튼 선수들이 별 소란 없이 비행기에 탑승하자 잠시 뒤 동경 발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2시간 뒤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실은 비행기가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착륙했다.

착륙 후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대기 중인 버스에 올라탔고 곧장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기내식으로 간단히 허기는 면했지만 시간이 1시 30분이나 된 터라 다들 배가 고팠던 것이다.

일본 돈가스와 우동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맛있게 점심을 해결하고 곧장 숙소인 그랜드 호텔로 향했다.

그랜드 호텔은 특급 호텔은 아니지만 4성급 호텔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그곳에서 각 선수들에게 방 배정이 이뤄졌다.

방은 2인이 1실로 강현수는 백승업 감독의 배려 덕인지 대표팀의 주 공격수 남동현과 같은 방을 쓰게 되었다.

아무래도 중앙 미드필더인 현수와 공격수 남동현의 호흡을 고려한 방 배치인 모양인데 현수와 남동현 모두 성격이 무난해서 별 문제 될 건 없었다.

“내가 이쪽 쓸게.”

남동현이 창가 쪽 침대 위에 자기 짐을 올리며 말하자 현수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곤 간단히 자신의 짐을 정리했다. 그런 현수를 보고 남동현도 침대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여행용 캐리어를 열고 짐 정리를 시작했다. 그렇게 둘 다 막 짐정리가 끝났을 무렵 노크 소리가 들렸고 현수가 나가서 방문을 열자 코칭스태프 중 한 명이 방밖에서 말했다.

“3시까지 호텔 로비로 집합해라.”

“네.”

현수의 대답을 뒤로 하고 그 코칭스태프는 바로 옆방으로 이동했다. 방안에서 그 얘기를 들은 듯 남동현이 말했다.

“지금 2시 40분이거든. 우리 먼저 내려가자. 아까 보니 로비에 아이스크림 가게도 있던데 같은 방 쓰는 기념으로다 내가 쏠 테니까.”

“그러자.”

남동현 쏜다는 데 마다할 현수가 아니었다. 짐 정리가 끝난 둘은 곧바로 방을 나섰고 호텔 1층 로비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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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현의 말처럼 1층 로비 한 쪽에 아이스크림 전문 가게가 있었다. 그곳에서 현수는 남동현과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자 호텔 로비로 선수들이 어슬렁거리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동현이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키며 말했다.

“가자.”

현수는 그런 남동현을 따라서 로비 중앙으로 움직였다. 정각 3시가 되자 백승업 감독이 로비에 나타났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일본이야 시차 적응 따윈 필요 없으니까 바로 지정 훈련장으로 이동하도록 하겠다.”

백승업 감독이 그 말 후 옆으로 물러나자 새로이 대표팀의 수석 코치가 된 나성범이 나서서 선수들에게 말했다.

“자. 다들 호텔 밖으로 나간다. 밖에 버스가 대기 중이니까 바로 타면 된다.”

그 말에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이 우르르 호텔 밖으로 움직였다. 선수들이 전부 버스에 오르자 그 뒤를 코칭스태프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백승업 감독이 탑승했다. 그러자 버스가 곧바로 출발했고 일본의 7대 명문 사립 대학 중 한 곳인 도시샤 대학으로 향했다.

도시샤 대학에는 축구부가 있었고 그 축구부에서 기꺼이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에게 그들의 축구장을 쓸 수 있게 허락을 해 준 것이다.

버스는 출발한지 30분 뒤 도시샤 대학에 도착했고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도시샤 대학 축구장에 집결했다.

“오늘은 여기서 가볍게 몸을 풀도록 하겠다. 그럼 뒷일은.....”

“네. 맡겨 주시고 다녀오십시오.”

백승업 감독은 그 말 후 훈련은 코치들에게 맡기고 조용히 축구장을 빠져 나갔다. 그 뒤 올림픽 대표팀은 2시간 동안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 뒤 해가 지기 전에 도시샤 대학을 빠져 나와서 숙소인 그랜드 호텔로 돌아갔다.

“자. 다들 씻고 저녁들 먹어라.”

대표팀은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치를 때까지 이곳 호텔 뷔페에서 매끼를 해결해야했다. 다행이라면 4성급 호텔답게 한식도 뷔페에 있어서 선수들이 식사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다.

현수는 룸메이트인 남동현이 먼저 씻는 동안 뷔페에 가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그리고 남동현이 식사 중일 때 느긋하게 샤워를 하고 휴식을 취했다. 그런데 그때까지 감독인 백승업이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뭐지?”

현수는 백승업 감독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늦는지가 궁금해서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보유 중인 마법 중 위치 추적 마법을 사용해서 백승업 감독이 지금 어디 있는지 살폈다.

“어라?”

그랬더니 백승업 감독이 지금 일본 J1리그 팀인 도쿄 베르다의 클럽 사무실에 있었다.

“거긴 왜?”

현수가 의아해 하자 바로 시스템이 반응을 했다.

[띠링! 백승업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지금 도쿄 베르다의 한국인 코치 이무송을 만난 상태입니다. 백승업 감독의 대학 후배인 이무송은 가능한 올림픽 대표팀과 도쿄 베르다 간의 연습시합을 성사 시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베르다의 감독인 요시다입니다. 그는 한국에 대해 별로 안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일본 대표팀의 선수도 뛸 때 여러 차례 한국 팀에 패배하면서 생긴 좋지 않은 기억이 지금에 와서는 혐한으로까지 확대된 상태입니다.]

시스템의 혐한이란 말에 현수는 이무송이 베르다의 감독인 요시다를 설득하긴 어려울 거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 백승업 감독이 물 먹고 오는 건 현수가 용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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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이미 열려 있는 상태창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낼 때였다. 시스템이 반응을 보였다.

[띠링! 돌발 퀘스트! 한국팀이라면 치를 떠는 혐한파 감독 요시다를 잘 설득해서 올림픽 대표팀과의 연습시합을 성사 시키세요.]

시스템에서 알아서 돌발 퀘스트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주니 현수로써도 고마운 일이었다. 현수는 지체 없이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걸쳤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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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도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일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일본에 온 터라 텔레포트 바바리코트의 국적도 바뀌어 있었다. 현수는 머릿속으로 도쿄 베르다의 클럽 사무실을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도쿄 베르다 클럽 사무실까지 반경 88Km에 있습니다.]

현수는 바로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했다.

[띠링! 1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060,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머리가 아찔한 순간 현수는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 현수는 도쿄 베르다 클럽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건물 8층 계단실에 서 있었다.

“가 볼까.”

현수는 상태창을 열고 자기 몸에 투명화 마법인 트랜스퍼런트 휴먼(Transparent human)을 사용해서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만든 뒤 계단실을 나섰다.

‘저기 군.’

현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막 복도를 돌아 들어갔는데 바로 그의 정면에 도쿄 베르다 클럽 사무실이 보였다.

현수는 마침 자동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사람이 나올 때 몰래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클럽 사무실 한쪽 대기실에 초조한 얼굴로 앉아 있는 백승업 감독이 보였다.

현수는 곧장 감독실로 향했다. 투명화 마법으로 몸을 감춘 상태인 현수는 감독실 앞에서 도청 마법인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을 사용해서 안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들었다. 그랬더니 안에서 한참 일본어로 뭐라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현수는 바로 상태창에서 통역 마법 중 그 어떤 나라의 말도 듣고 알아들을 수 있는 베어리어스 트랜스레이트 랭귀지 리스닝(Various translate language listening)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현수의 귀로 감독실 안의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들려왔다.

-..........해서 우리 팀의 연습 시합 상대로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십시오.

-안 돼. 한국 녀석들 거친 플레이를 즐겨하는데 그러다 우리 팀 선수가 다치면 어쩔거야? 이 코치가 책임 질 수 있어?

-감독님. 부상을 두려워하면 축구를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비록 올림픽 대표지만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입니다. 내일 모레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 평가전도 치러야 하고요. 연습 시합에 거친 플레이를 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안 돼. 그러니까 그런 줄 알아.

이무송 코치가 어떻게든 설득을 하려 해도 역시나 현한 감독 요시다는 요지부동이었다.

-하아. 알겠습니다.

결국 이무송 코치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감독실을 나섰다. 그때 현수가 몰래 감독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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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말로는 도쿄 베르다의 감독인 요시다를 설득하기가 불가능함을 이무송 코치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때문에 길게 시간 끌 생각이 없었다.

“조센징 따위와 연습 시합이라니.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 될 일이지. 암 그렇고말고.”

현수는 그 말을 듣고 생각 같아서는 요시다의 눈에 흙을 한 줌 뿌려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려고 여기 온 게 아닌 만큼 현수는 속으로 화를 삭이며 먼저 상태창에 보유 중인 마법 중 수면 마법을 사용했다.

“하아아암! 갑자기 졸리네.”

요시다는 그 말 후 픽 고개를 숙이며 잠이 들었다.

스르르르!

그때 현수가 투명화 마법을 풀고 요시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럼 시작해 볼까?”

현수는 이미 열려 있는 상태창에서 보유 마법 중 정신계 마법인 멘탈 머니푸어레이션(Mental manipulation)를 요시다에게 사용했다.

“헉!”

그러자 잠든 상태의 요시다가 정신을 차리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번쩍 치켜들었다. 이어 현수의 머릿속에 즉각 반응이 왔다.

[시전자의 명령에 절대 복종합니다. 시킬 명령을 말씀 하세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과 연습 시합을 해라.”

[요시다가....이 명령을 인식합니다. 요시다가 명령을 수행하기로 합니다.]

현수는 요시다의 정신 조작이 성공하자 흡족해하며 말했다.

“지금 당장 사무실을 나가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 백승업에게 내가 직접 얘기해라. 최대한 정중히 말이다.”

현수의 말에 요시다가 바로 머리를 숙이며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인님.”

그리곤 곧바로 감독실을 나섰다. 현수는 감독실에서 투시 마법인 오브젝트 페니트레이트(Object penetrate)와 도청 마법인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을 사용해서 요시다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지 전부 지켜보았다.

“좋았어.”

요시다는 현수가 시킨 대로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인 백승업에게 최대한 정중하게 자신이 맡고 있는 J1리그 도쿄 베르다와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 팀 간의 연습 시합 제의를 기꺼이 받아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런 요시다를 도쿄 베르다의 코치 이무송이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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