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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르르르!
현수는 삼정 백화점 부사장인 유혜란의 사무실이 있는 그 층의 계단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곤 곧장 계단실의 출구를 통해 유혜란이 있는 사무실 쪽으로 내달렸다.
“누구....아아악!”
유혜란의 비서가 침입자 중 한 명에게 제압을 당하고 나머지 두 명이 막 그녀 사무실 안으로 난입해 들어가는 모습이 현수 눈에 띠었다.
파파팟!
현수는 곧바로 열린 유혜란의 사무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물론 그 모습을 유혜란의 비서와 그 비서를 제압 중이던 침입자 중 한 명은 보지 못했다.
터털썩!
두 남녀는 그 전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니 말이다. 현수는 몸을 날릴 때 비서를 제압하고 있던 침입자에게 형의권의 8성까지 끌어 올려서 내가중수법으로 그 자의 심장을 멎게 만들었다.
또한 그 자가 제압하고 있던 비서는 수면 마법을 사용해서 잠재워 버렸고 말이다. 그렇게 현수가 유혜란의 사무실 안에 뛰어 들어갔을 때 두 침입자 중 한 명이 유혜란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채고 있는 게 그의 눈에 띠었다.
“아아악! 이거 놔.”
유혜란이 저항했지만 우악스런 남자의 힘 앞에 속수무책으로 제압당할 수밖에 없었다.
퍽!
“켁!”
그 사이 현수는 두 침입자 중 한 명을 제거했다. 역시 형의권을 8성으로 사용했고 내가중수법에 그 자의 심장이 파열 되면서 즉사를 면치 못했다.
털썩!
침입자가 쓰러지면서 내는 소리를 유혜란을 제압 한 침입자가 듣고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뭐, 뭐야?”
혼자 남은 침입자는 동료가 쓰러져 꿈쩍 하지 않는 걸 보고 놀란 얼굴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그런 그에게 현수가 비릿하게 웃으며 손짓과 함께 말했다.
“일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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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우는 씨큐리티의 경호원들을 처리하고 곧장 유혜란의 사무실로 쳐들어갔다. 그 앞에 그녀의 비서가 있었지만 수하 중 한 명이 바로 제압했고 나머지 수하 한 명과 함께 하석우는 유혜란의 사무실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다.
“누구죠?”
노크도 없이 갑자기 들어선 두 남자를 보고 책상에 앉아 있던 유혜란이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그걸 보고 하석우의 수하가 바로 그녀를 잡으러 움직일 때였다.
“잠깐! 내가 가지.”
하석우는 수하를 제지하고 직접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유혜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벌떡 책상에서 일어났다.
“당, 당신들 누구야? 경찰에 신고....아악!”
유혜란이 다급히 책상 위에 올려 져 있던 자신의 핸드폰을 챙겨서 112의 11을 막 눌렀을 때 우악스런 남자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챘다.
유혜란은 손목이 떨어져 나갈 듯 고통이 일자 비명을 내질렀고 그녀가 들고 있던 핸드폰은 허공을 날아 바닥에 떨어졌다.
그런 그녀를 하석우가 바짝 자기 몸 쪽으로 끌어 당겼다. 그러자 그에게 손목을 잡힌 유혜란이 맥없이 그 앞으로 끌려왔고 바로 코앞에서 그녀를 내려다보며 하석우가 말했다.
“조용히 따라올 테냐 아니면 기절 시켜 들쳐 메고 갈까?”
둘 다 유혜란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이거 놔!”
유혜란은 이를 악물고 하석우를 뿌리치려 했다. 하지만 그녀 힘으로 애당초 하석우와 같은 고수의 손을 벗어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석우는 자기 앞에서 겁도 없이 반항하는 유혜란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래도 재벌가의 여식이라 앙칼지군. 뭐 그래봐야 계집일 뿐이지만.”
하석우는 발악하는 유혜란의 수혈(睡穴)을 찍어 그녀를 제압한 후 들쳐 메고 나가려 했다. 그런데 유혜란이 그런 그의 손가락을 잽싸게 이빨로 깨물었다.
“아야! 이런 씨발년이....”
순간 욱한 하석우는 유혜란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챘고 머리털이 다 빠질 듯 고통 속에 유혜란은 물고 있던 하석우의 손가락을 놔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그녀의 이빨에 물려 있었던 하석우의 손가락이 그녀의 수혈을 찍었다.
푹!
“아아!”
점혈 된 유혜란은 그대로 잠이 들었다. 그때 하석우와 같이 유혜란의 사무실에 들어와 있던 수하가 쓰러졌고 그가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을 때 웬 새파란 놈이 하나 그를 쳐다보고 서 있었다. 그리고 건방지게 그를 향해 손짓을 하며 도발을 했다.
“뒈지려고...”
하석우는 잠든 유혜란을 그녀의 앉았던 의자에 던져 놓고 자신을 화나게 한 녀석에게 몸을 날렸다.
파팟!
시간이 없는 관계로 하석우는 빠르게 눈앞의 애송이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보법을 사용했고 순식간에 애송이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인체에 치명적인 사혈(死穴)을 손끝으로 찍었다.
휙! 휘휙! 휙!
하지만 하석우의 손끝은 애송이의 사혈을 막상 점혈하지 못했다. 애송이가 그때마다 교묘히 몸을 틀어 그의 손속을 피해 냈던 것이다.
“이런 씨발....”
결국 스스로 화를 참아내지 못한 하석우가 점혈로 간단히 애송이를 제거하려는 생각을 접고 두 손에 내공을 불어 넣었다.
“빠득! 그 머리통을 날려 버려 주마.”
제대로 빡 돌아버린 하석우가 주먹을 말아 쥐고 씩씩거리며 외쳤다. 이제 피를 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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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우는 조선 말 자신의 증조부가 의금부 판관 직에 있으면서 익힌 무공이 조부에 이어 부친에게로 전승 되면서 자신도 자연스럽게 무공을 접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내공 수련을 통해 하석우는 단전에 내공을 축적하게 되었고 고수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가 익힌 무공은 조선무예보통지에도 나오는 장파권(壯破拳)과 수춘보(輸湷步)였다. 장파권은 권법이었고 수춘보는 보법으로 그 둘을 익힌 하석우는 지금껏 누구에게도 싸움에서 져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석우가 상대인 강현수는 상급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내공에서도 하석우의 실력은 현수의 발끝도 못 따라갔다. 그러니 싸움의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펑!
“크으윽!”
하석우가 내지른 정권을 현수가 맞받아쳤다. 그러자 충돌음과 동시에 하석우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고 동시에 그의 몸이 휘청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하석우는 경악어린 눈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는데 바로 기혈이 들끓으면서 단전이 찌릿하게 아파왔다.
하석우는 그게 내상의 징조임을 알지 못했다. 하긴 지금껏 그가 상대해 온 자들 중에 그에게 내상을 입힐 정도로 강한 자가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자신이 내상을 입었는데도 그것도 모른 채 하석우가 으르렁거리며 현수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그런 하석우를 보고 현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죽엇!”
하석우는 자신의 내공을 최대한 끌어 올려서 주먹에 싣고 현수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바아앙!
무시무시한 파공성이 일었다. 마치 그 주먹에 맞으면 현수의 머리통의 박살 날 것처럼 말이다.
휙!
하지만 현수가 그 주먹에 그냥 맞아 줄 리 없었다. 현수는 슬쩍 몸을 뺐고 하석우의 주먹은 허공을 갈랐다.
퍽!
그때 뒤로 물러났던 현수가 발을 쭉 내 뻗었고 그 발이 하석우의 배에 가 닿았다. 누가 봐도 발을 슬쩍 배에 갖다 댄 행위에 불과한데 하석우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큭!”
그리고 신음성과 함께 배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럴 것이 현수가 발끝에 내공이 깃들었고 하석우의 배로 침투경이 스며들면서 뱃속 장기들을 휘저어댔으니 그 고통에 하석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하석우는 고통에 겨워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현수를 노려보았다.
지금 현수가 그에게 덤벼든다면 그는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위기감으로 인해 그의 등으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하지만 현수는 하석우를 가만 지켜만 볼 뿐 그에게 달려 들지 않았다.
“으으으으!”
복통에 절로 신음성을 흘리던 하석우는 단전의 내공을 빡빡 긁어내서 뱃속에 침투한 현수의 내공을 몰아내려 발악을 했다. 그러자 서서히 복통이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하얗게 질려 있던 하석우의 얼굴에 다시 붉은 생기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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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잠시 고민을 했다. 현수가 아는 한 현재 국내에 내공 고수는 몇 명되지 않았다. 그렇게 본다면 눈앞의 내공 고수는 귀한 존재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여자인 유혜란을 해하려 한 대다가 감히 자기를 죽이려 살수를 섰다. 이는 평소 현수의 판단으로는 죽어 마땅한 죄였다.
현수는 자신의 발차기에 비틀거리며 물러나서 열심히 눈알을 굴리는 내공 고수를 보며 결정을 내렸다.
‘저런 놈은 살려 둬 봐야 괜히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만 입힐 거야. 지금 죽여서 삭초제근(朔草制根) 해 버리는 게 낫겠어.’
현수는 눈앞의 내공 고수를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파팟!
현수가 움직이자 자신의 뱃속에 침투한 현수의 내공을 밖으로 밀어내고 있던 하석우의 얼굴이 당혹감에 물들었다. 그리고 나름 살아보겠다고 보법인 수춘보를 사용하며 몸을 빼려 했다. 하지만 상급 무공을 익히고 있는 현수의 눈에 그의 움직임이 훤히 다 꿰뚫어 보였다.
퍽!
“커억!”
현수의 주먹이 하석우의 가슴을 때리자 그의 입에서 신음성이 터져 왔다. 그리고 그의 몸이 뒤로 벌러덩 넘어지면서 땅바닥을 두 바퀴 돌고 나서 바닥에 엎드린 자세로 있었다.
“우에에엑!”
하석우는 가슴의 통증과 함께 매스꺼움을 느끼고 구토를 했다. 그런데 그가 토한 것은 한웅큼의 피였다. 그걸 보고 그제야 하석우는 자신이 심각한 내상을 입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에게 일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왔음도 말이다.
“젠장....”
하석우는 겨우 고개를 들어 현수를 힐끗 쳐다보았다. 심각한 내상으로 인해 하석우는 꼼짝달싹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런 그에게 현수가 천천히 다가왔다.
저벅저벅!
하석우에게 다가오는 현수는 저승사자나 마찬가지였다. 어떻게든 내상을 치료해 도망이라도 쳐 보려고 단전의 내공을 살폈지만 그곳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하석우의 얼굴의 절망으로 변할 때 그와 할 걸음 거리를 두고 멈춰 선 현수가 그를 내려다보고 물었다.
“너 지금껏 사람 몇 명이나 죽였어?”
“...........”
하석우는 현수의 그 물음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입을 꾹 다문 체 현수를 뚫어져라 쏘아보며 그런 질문을 하는 현수의 의도를 간파하려 열심히 두 눈을 굴렸다. 하지만 이미 그에 대한 처분은 결정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현수는 그의 손에 피를 묻히는 게 싫어서 상태창을 열고 인벤토리 안에서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냈다.
“헉! 뭐, 뭐냐?”
현수가 갑자기 허공에서 부대자루를 꺼내는 걸 보고 하석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현수가 그의 멱살을 잡고 부대자루 안에 그의 머리를 욱여넣으려 하자 하석우가 다급히 외쳤다.
“살, 살려줘.”
하석우는 부대자루 안에 머리를 넣지 않으려 발악을 했다.
“홀드(Hold)!”
하지만 현수의 마법에 이내 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린 하석우는 결국 부대자루 안에 머리부터 밀어 넣어졌다. 그렇게 하석우를 산 채로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어 버린 현수는 사무실에 뒹굴고 있던 하석우의 수하 녀석도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비서를 제압하려다 현수에게 제일 먼저 당해 기절해 있던 하석우의 수하마저도 처리한 뒤 아공간 부대자루를 인벤토리 안에 도로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