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림픽 대표 -->
후반전이 중반에 접어 들 때 백팀과 청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후반에 역전에다가 달아나는 추가골까지 터트린 백팀 선수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은 반면 청팀의 분위기는 그야 말로 칙칙했다.
백승업 수석과 코칭스태프들은 그런 청팀을 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확실히 수석 코치님 말씀대로 중앙 미드필더 강현수가 난 놈은 난놈이네요.”
“공격에 최적화 된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공격에만? 난 전반적으로 다 좋게 봤는데.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때 움직임을 못 본 모양이군.”
“뭐 그 만큼 많이 뛴다는 얘긴데. 문제는 체력이겠군요.”
그 말에 백승업 수석 코치가 흡족한 미소와 함께 말했다.
“체력은 걱정 하지 않아도 돼. U리그는 물론 FA컵에서도 저녀석은 전후반 저렇게 펄펄 날아 다녔으니까.”
“전 무엇보다 강현수의 영리한 플레이가 마음에 듭니다. 저런 선수가 있으면 벤치에서 소리 칠 일도 없을 거 같고 말이지요.”
“중앙 미드필더가 최상의 공격 능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거 우리나라에서도 걸출한 스타가 하나 나오겠군요.”
코치들이 일제히 현수를 극찬할 때 백승업 수석 코치가 말했다.
“강현수는 비밀 병기로 써 먹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평가전에서 뛰게 할 때도 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뛰게 할 생각입니다. 그러다 골이 필요한 상황이 오게 되면 그때는 녀석의 봉인을 해제시키는 거죠.”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상생으로 봤을 때 조수영이하고도 잘 맞겠군요.”
“그렇죠. 현수가 조수영과 호흡만 잘 맞춘다면 대표팀에서 허리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백성업 수석 코치의 말에 주위 코칭스태프들도 수긍이 되는지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때 청팀은 그래도 주류답게 빠르게 조직력을 끌어 올렸다.
백팀은 여유 있게 미드필드에서 공을 돌렸고 그 공을 받은 현수가 곧장 하프 라인을 넘어섰다가 움찔했다.
“이런....”
청팀에서 수비라인 까지 위로 끌어올리면서 강하게 프레싱을 걸어 온 것이다. 감독이나 코치의 지시도 없이 청팀 자체에서 알아서 이런 반응을 보였는데 그 때문인지 백팀의 진영이 살짝 흔들렸다.
이에 현수는 공을 측면으로 돌리고 곧장 자신의 자리인 중앙 미드필더로 복귀했다. 그리고 백팀 진영의 무너진 공수 밸런스부터 잡았다.
촤아아아!
그리고 청팀의 공격수 남동현에게 찔러 넣어 주는 패스를 현수가 중간에 또 끊었다.
“씨발! 또.....”
벌써 몇 차례인지 몰랐다. 청팀에서 자신에게 넣어 주는 패스를 현수가 자꾸 끊어 대자 남동현의 얼굴이 살벌하게 변했다.
‘아직 어려.’
그리고 씩씩거리며 자신에게 덤벼드는 남동현을 일별도 하지 않고 현수는 그대로 뺏은 공을 치고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 속도가 평소 현수가 보였던 그 속도보다 조금 느렸다. 마치 뭔가를 노리듯 말이다.
“에잇!”
“아아악!”
현수는 남동현이 뒤에서 덤벼들며 현수를 살짝 밀치자 오히려 크게 몸을 날리며 비명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삐이익!”
당연히 주심은 휘슬을 불었고 남동현에게 경고가 주어졌다.
“아닙니다. 살짝 손만 댔는데 녀석이 오버 액션한 거라고요.”
남동현이 억울해 하며 심판에게 말했지만 주심을 맡고 있던 백승업 수석 코치의 눈엔 남동현의 불필요한 반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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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반칙으로 얻어 낸 프리킥을 앞쪽 백팀의 측면 윙어에게 곧바로 차 주었다. 백팀의 측면 윙어는 그 공을 받아서 죽어라 터치라인을 따라 달렸고 페널티에어리어 선상까지 이르자 시선을 그쪽으로 돌렸다.
“웅천아!”
그때 백팀의 측면 윙어 박웅천의 눈에 같은 팀 공격수 주문선이 보였다. 박웅천은 지체 하지 않고 곧장 주문선을 향해 센터링을 올렸다.
박웅천이 좀 더 뛰어난 기량의 윙어였다면 그는 후방에서 빠르게 질주해 들어오고 있는 강현수를 발견 했을 터였다.
파앗!
주문선은 박웅천이 올려 준 센터링을 보고 몸을 솟구쳤다. 비록 개인기는 전반에 뛴 공격수 배재성만 못해도 중거리 슛과 헤딩 능력에서는 자신이 더 낫다고 자부하는 주문선이었다.
주문선은 자신을 커버하는 청팀 수비수보다 머리 하나 더 뛰어서 기어이 센터링 된 공을 머리에 맞췄다.
“어!”
그런데 공이 마지막 순간 살짝 휘면서 주문선의 이마를 벗어나서 왼쪽 옆 머리에 맞았다.
툭!
그렇다보니 공은 후방으로 흘렀다.
“아아!”
주문선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막 그라운드에 착지를 했을 때였다.
펑!
공이 터지기라도 했는지 굉음이 일었다.
슈아아앙!
그리고 주문선의 눈앞을 뭔가 스쳐 지나갔다.
출렁!
주문선이 그 스쳐 지나간 것의 궤적을 쫓아서 시선을 돌렸는데 그때 그의 눈에 멍하니 서 있는 청팀 골키퍼와 언제 거기 들어갔는지 그물망을 때리고 골대 밖으로 굴러 나오는 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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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윙어에게 공을 넘기고 천천히 하프 라인쪽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윙어가 페널티에어리어가 있는 선상까지 치고 올라가자 그때부터 빠르게 하프 라인을 넘어서 청팀 진영으로 내달렸다.
그 사이 측면 윙어는 공격수인 주문선에게 센터링을 올렸고 그 센터링이 정확히 주문선의 머리로 날아갔다. 하지만 주문선의 주위는 청팀 수비수들이 죄다 자리를 잡고 있었다. 또한 골키퍼 역시 주문선의 헤딩 장면을 직시하면서 그가 헤딩을 할 경우 그 공을 막을 만반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거리가 멀어서 주문선이 헤딩을 한다 치더라도 그 공이 골대까지 날아가는 체공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러니 당연히 골키퍼가 그 공을 잡아 낼 건 불을 보듯 자명한 일.
현수는 재빨리 상태창을 열고 보유 마법 중 에어로 봄을 사용해서 압축 공기로 센터링 된 공의 궤적을 살짝 틀었다. 그러자 그 공이 백팀 공격수 주문선의 옆머리를 맞고 뒤로 흘렀고 마침 질주해 들어가던 현수 앞으로 굴러왔다. 현수는 이어서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중급)]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라보나 킥, 불꽃 슛, 대포 슛, 무 회전 슛, UFO 슛, 오버헤드킥,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전방 스루패스(+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그리고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되어 있는 축구 스킬 중 불꽃 슛을 사용했다. 그 결과 현수의 중거리 슛이 눈 깜짝할 사이 청팀 골망을 갈라 버렸다.
“우와아아!”
그 골이 터지자 백팀 선수들이 환호성을 내질렀고 근처에 있던 백팀 선수들이 현수에게 달려와서 격하게 축하를 해 주었다.
“씨발! 진짜 지린다.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
“하하하하. 골은 혼자 다 넣고 있네. 너 정말 물건이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이건 양형석이 수준을 뛰어 넘어서 조수영 보다 나은데. 너 이러다 팀 주전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꿰차는 거 아닌가 몰라.”
같은 편인 백팀 뿐 아니라 주류들로 이뤄진 청팀 선수들도 그제야 현수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들이 보기에도 강현수란 어제 새로 들어 온 선수의 기량이 확실히 그들보다 우위에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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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4대 1!
따라 잡아도 시원찮을 판에 3골차로 더 벌어지자 청팀 선수들은 자존심이 팍 상했다. 특히 올림픽 대표팀의 주전 중앙 미드필더 자리를 확신하고 있었던 조수영에게 강현수의 활약은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조수영은 골을 먹고 나서 킥 오프 뒤 자신에게 온 공을 받아서 곧바로 하프 라인을 넘었다.
“다들 빨리 올라가.”
조수영이 전방 공격수들에게 외쳤다. 그런 가운데 두 측면 윙어가 좌우로 빠르게 공간 침투를 해 들어갔고 당연히 백팀에서는 좌우 미드필더들이 그 두 측면 윙어를 쫓아 움직이면서 중앙의 허리 라인이 순식간에 헐거워졌다. 그 순간 조수영이 중앙의 빈틈을 개인 돌파로 뚫고 들어왔다.
“저런....”
그걸 보고 현수가 막 반응을 하려 했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조수영의 돌파에 중앙의 수비들이 그에게 쏠릴 때 조수영은 두 측면 윙어 중에 침투해 들어간 공간이 더 여유가 있던 좌측면으로 패스를 넣었다.
그런 조수영의 횡 패스를 인터셉트한 청팀 좌측면 윙어가 다시 돌파를 시도해서 골라인 부근까지 올라오는 동안 백팀의 수비는 맥없이 허물어졌다.
“안 돼. 막앗!”
이내 거침없이 골대로 공을 끌고 가던 청팀 윙어는 자신을 향해 돌진하던 상대 센터백과 골키퍼를 힐끗 보더니 시선 페인팅을 하며 페널티에어리어로 쇄도해오던 남동현에게 공을 밀어 주었다. 남동현은 텅 빈 골대를 향해 가볍게 공을 툭 차 넣었다.
출렁!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나이스! 남동현!”
“자. 이제 시작이다. 따라 잡자고.”
청팀의 선수들이 남동현 골을 축하 하며 기세를 이어 가려 할 때 현수가 백팀 선수들에게 외쳤다.
“한 골 적선 했다고 생각해라. 골은 또 넣으면 되잖아. 안 그래?”
현수의 다소 건방진 그 말이 효과가 있은 듯 백팀 선수들이 다들 피식 웃었다.
“그래. 네가 한 골 더 넣어서 해트트릭 해라.”
“맞아. 그러면 되겠네.”
그 사이 백팀 골대 안에 들어갔던 공이 하프 라인 센터 스팟 위에 올려졌고 이내 백팀의 킥오프로 경기가 재개 되었다.
현수는 킥 오프 한 공을 받아서 뒤쪽 수비 진영으로 공을 돌린 뒤 다시 그에게 패스 되어 온 공을 받아서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해서는 좌측면으로 공을 패스했다.
전반전에 몇 번 되지 않았던 공격 중에 왼쪽 윙어의 크로스가 비교적 배재성에게 정확하게 패스 되었던 점을 떠올려서 그쪽으로 공을 보내고 현수는 공격수인 주문선과 같이 상대 진영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잡아!”
청팀의 미드필더들이 바로 주문선과 현수를 커버했다. 하지만 현수가 마음 놓고 달리면 그를 따라 잡은 사람은 없었다.
파파파팟!
“헉!”
주력에서 현수에게 뒤진 미드필더가 떨어져 나가고 현수가 중앙으로 파고 들어갈 때 터치라인을 따라 공을 치고 올라오던 백팀 윙어가 현수를 보고 크로스를 올렸다.
현수는 바로 공의 낙하지점으로 뛰어갔고 그런 그를 청팀의 센터백이 몸으로 밀쳤다.
현수는 중심이 무너진 상태에서 그라운드로 쓰러지면서 몸을 틀어서 발리킥을 때렸다.
그 공은 빨랫줄처럼 뻗어나가서 골대 구석진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출렁!
20미터는 넘어 보이는 거리의 중거리 발리슛이 골망을 가른 것이다. 그 골에 청팀 선수들 뿐 아니라 그와 같은 백팀 선수들의 입도 떡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