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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289화 (28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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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인은 익숙한 내공의 기운을 가진 자가 자신이 묵고 있는 모텔 방으로 접근해 오자 긴장한 듯 마른 침을 삼켰다.

장대인이 감지해 낸 내공의 기운은 흑사회의 엘리트로 불리는 젊은 간부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런 젊은 간부가 이끄는 흑사회 조직원들이 장대인을 잡거나 제거하러 온 것일 터.

장대인은 바로 내공을 끌어 올렸다. 그러면서 최대한 신경을 곤두세웠다. 장대인은 흑사회 12사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를 잡거나 제거하려면 적어도 12사자 중 2명은 왔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건 흑사회의 젊은 간부와 조직원들이 총기로 무장을 했단 소리였다.

12사자들이 내공을 익혀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살과 뼈로 이뤄진 사람에 불과했다.

총기를 난사하면 그들도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장대인은 질끈 입술을 깨물었다.

강현수가 모텔 방에 꼼짝 말고 있으라고 하지 않았다면 장대인은 벌써 모텔을 탈출 했을 터였다.

“으음....”

장대인은 흑사회 젊은 간부와 조직원들이 그가 묵고 있는 모텔 방 앞까지 접근해 온 걸 감지하고 침음 성을 흘렸다. 온다고 한 현수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자 장대인도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리고 흑사회 젊은 간부가 내공을 끌어 올리는 걸 느끼자마자 그가 먼저 내공이 실린 발로 문짝을 걷어찼고 동시에 몸을 옆으로 날렸다.

파파파팍! 파파팍!

장대인이 몸을 나린 직후 그가 서 있던 문 앞으로 총기가 난사 되었다. 옆으로 몸을 나린 장대인은 벌떡 몸을 일으킨 다음 곧장 창문 쪽으로 움직였다.

총을 소지한 흑사회 조직원들이 모텔 방안으로 난입해 들어오기 전에 재빨리 창문을 통해 밖으로 탈출하려 한 것이다.

장대인이 막 창문을 향해 몸을 날리려 할 때였다.

“크아아아악!”

갑자기 모텔 방 밖에서 처절한 비명성이 터져 나왔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장대인은 움직임을 멈췄다.

“뭐하세요?”

그리고 그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대인이 그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강현수가 멀뚱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장대인은 그런 강현수를 보고 긴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왔는가?”

“네. 좀 늦었죠? 모텔 뒷문에 거추장스런 자가 있어서요. 잠시만요.”

강현수는 곧장 모텔 방을 나섰고 잠시 뒤 장대인도 잘 아는 자의 멱살을 끌고 나타났다. 그리곤 그 자를 장대인 앞에 내던졌다.

“으아아악!”

그자가 처절한 비명성과 함께 장대인 앞에 나뒹굴었다. 장대인은 그런 그자를 내려다보고 말했다.

“송대인. 오랜 말이요.”

장대인 앞에 나뒹굴던 송위룡이 고통스런 얼굴로 그를 힐끗 올려다보고는 질끈 두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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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후문에서 송위룡에게 심각한 내상을 입힌 현수는 곧장 장대인이 묵고 있는 방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그가 그 방 근처에 다다랐을 때 폭발음과 함께 문짝이 안쪽에서 뜯겨져 나왔고 동시에 흑사회 조직원들이 방안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그걸 보고 현수가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아무래도 저들을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장대인이 위험할 거 같아서 말이다. 현수는 보유중인 마법 중에 가장 폭넓고 강력한 공격계 마법인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을 사용했다.

파지지지직!

“으드드드드!”

그러자 총을 든 흑사회 조직원들이 전부 고압의 전류에 감전 되어 부들부들 몸을 떨다가 하나둘씩 쓰러졌고 그 중 몇 명은 처절하게 비명까지 내질렀다.

파파파팟!

현수는 바로 그들에게 몸을 날렸고 개중에 의식을 잃지 않고 몸을 움직이려는 자들에게 주먹을 사용했다.

퍽! 퍼퍽!

현수의 주먹에 맞은 흑사회 조직원은 맞은 순간 기절해서 널브러졌다. 그렇게 장대인이 묵고 있는 모텔 방 앞의 흑사회 조직원들을 다 처리한 현수가 곧장 방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때 막 장대인이 모텔 창문으로 몸을 날리려 했는데 그걸 현수가 제지했다. 그리고 모텔 방을 다시 나와서 후문 쪽으로 향했다.

“저기 있군.”

후문 근처에 현수에게 내상을 입은 중국인 무공 고수가 운기 중이었다. 현수가 그 자에게 접근하자 그 자가 즉시 운기를 멈추고 두 눈을 떠서 현수를 째려 보았다.

“가자.”

그런 그자의 멱살을 현수가 잡았고 장대인이 묵고 있는 모텔 방으로 그자를 질질 끌고 갔다. 그리고 장대인 앞에 그자를 패대기치자 장대인이 바로 그자를 알아봤다. 그자가 원독어린 눈빛으로 장대인을 쏘아보며 말했다.

“장충식! 네가 조직을 배신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으냐? 너뿐 아니라 너의 가족들까지 전부......”

“나한텐 가족이 없다.”

장대인이 그자의 말을 바로 끊었고 그자는 바득 이를 갈았다. 그런 그에게 장대인이 말했다.

“송위룡! 넌 조직에 가족이 볼모로 잡혀 있을지 몰라도 난 아니다.”

그 말에 송위룡이 피식 웃었다.

“네가 여동생을 찾으려고 한국에 온 걸 알고 있다. 그 여동생을 찾아도 과연 네가 조직으로부터 그 여동생을 지킬 수 있을까?”

아마도 송위룡이 장복구를 통해서 장대인이 40년 전에 헤어진 여동생을 찾고 있는 걸 알아 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장대인은 여전히 태연했다.

“그건 내가 여동생을 찾았을 때 얘기고....... 그러니까...... 내가 여동생을 찾을 때까지 날 좀 내버려 두면 안 되겠나?”

“뭐?”

순간 장대인이 송위룡 앞에 무릎을 꿇었다.

“40년을 만나지 못한 동생이네. 동생을 찾고 나면...... 그땐 내가 중국으로 가서 조직의 처벌을 달게 받도록......”

“잠깐!”

그때 통역 마법을 통해서 그들의 대화 내용을 전부 듣고 있던 현수가 끼어들었다. 장대인이 흑사회에 굴복하려는 걸 현수가 용납하지 못했던 것이다.

“누구 마음대로 중국으로 가?”

“강현수!”

자기 일에 끼어 든 현수를 장대인이 똑바로 쏘아보았다. 하지만 현수는 장대인의 살벌한 눈빛에도 꿈쩍 하지 않았다. 되레 장대인에게 따졌다.

“당신 여동생을 내가 찾아 주겠다고 약속한 건 당신이 동생과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해섭니다. 그런데 여동생을 만나면 중국의 범죄조직으로 다시 돌아간다고요? 그건 내가 결단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네가 나설 일이 아니다.”

장대인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현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는 현수마저 흑사회의 타깃이 되는 걸 원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현수는 흑사회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럼 나도 이쯤에서 손을 떼겠습니다. 동생은 장대인이 알아서 찾으십시오.”

현수가 미련 없이 몸을 돌리자 장대인이 다급히 외쳤다.

“잠깐!”

장대인이 현수를 붙잡자 현수가 다시 뒤 돌아섰는데 그때 장대인이 긴 한숨과 함께 그에게 말했다.

“하아! 대체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장대인도 알고 있었다. 여기서 강현수의 도움 없이는 여동생을 찾지 못한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그가 배신한 흑사회 조직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송위룡의 말처럼 막상 여동생을 찾았을 때 그 혼자는 결코 흑사회로부터 여동생을 지켜 줄 수 없었으니까.

“어쩌기는요. 범죄 조직 따위와는 깨끗이 정리를 해야죠. 그래도 놈들이 나타나면..... 해충은 박멸해야죠.”

현수의 두 눈에서 살기가 번뜩거렸다. 그 살기를 접한 장대인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현수에게는 세계적인 악질 범죄 조직도 해충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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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마피아들을 처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흑사회 조직원들도 이곳에서 깨끗이 처리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장대인에게 말했다.

“모텔 정문 쪽에 범서구파 조직원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 좀 처리 해 주세요. 여긴 제가 알아서 정리할 테니까요.”

현수가 아까 살폈을 때 범서구파 조직원들은 각종 연장들은 소지했지만 총 같은 위험한 무기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아무리 많아도 장대인의 상대는 되지 못할 터였다.

“그러지.”

현수의 부탁을 쿨하게 수용한 장대인이 모텔 방을 나서자 현수가 바로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냈다. 그리고 모텔 방 밖에 너블러져 있던 흑사회 조직원들부터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었다.

그들은 전류에 감전 되어 의식은 잃고 있었지만 다들 살아 있었다. 하지만 현수는 손길은 가차 없었다.

현수는 리이펑을 마지막으로 아공간 부대자루에 쑤셔 넣고는 곧장 모텔 방에 들어갔다.

“크으윽!”

그리고 그 방에서 벌레처럼 기어서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던 송위룡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어딜....”

“네놈이 이러고도 살아남을......헉!”

현수는 바로 송위룡을 아공간 부대자루에 쳐 넣었다. 송위룡은 끝까지 발버둥을 쳤지만 내상을 당한 상태에서 현수의 우악스런 힘 앞에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현수는 송위룡까지 처리하자 청소 마법으로 방안을 깨끗하게 청소했다. 당연히 총알도 다 수거 되었다.

“자. 다음으로 가 볼까.”

현수는 그 다음 모텔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안에는 모텔 관리인이 잠든 체 있었다. 그는 현수가 범서구파 조직원들에 의해 모텔 안으로 진입이 가로 막혔을 때 현수가 수면 마법으로 잠재워 두었다.

혹시나 경찰에 연락하는 일이 없게 현수가 미리 손을 써 둔 것이다. 현수는 모텔 CCTV 카메라에 녹화 된 오늘 하루 치 영상을 다 지워버린 뒤 카운터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호텔 정문 쪽으로 나섰을 때 범서구파 조직원들이 널브러져 있는 게 보였다.

“으으으윽!”

“아이고......으으윽!”

곡소리 깨나 흘리고 있는 범서구파 조직원들 사이에 장대인이 홀로 서 있었다. 현수를 발견한 장대인이 말했다.

“다 처리 했네.”

그런 그에게 현수가 말했다.

“그만 가죠.”

현수는 장대인을 데리고 모텔 주차장에 세워 준 자신의 차로 가서 그를 태우고 모텔을 나섰다. 그런 현수의 차가 불과 몇 분 뒤 그 모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다른 모텔 앞에 도착했다.

“원래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죠.”

현수는 그 모텔에 한 달 치 방값을 선불로 지급한 후 장대인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여동생 되시는 분은 한국에 없는 거 같습니다.”

“뭐? 그, 그게 무슨 소린가?”

“제가 알아본 바로는.................”

현수는 장대인의 여동생인 장나희가 고아원에서 입양이 되었고 이름이 최윤정으로 바뀐 것과 그녀가 10년 전 내연남인 재일 교포를 따라 일본으로 간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

“그, 그러니까 나희가 지금 일본에 있단 말이지?”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물론 확실한 건 찾아 봐야겠지만 요.”

“그럼 일본으로 가야지.”

장대인은 바로 일본으로 갈 기세였다. 그런 그를 현수가 만류했다.

“잠깐. 진정하십시오. 제가 일본 쪽에 연락해서 그분이 장대인의 동생이 맞는지 확인부터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수는 그가 속한 Sj엔터테이먼트를 통해 일본에 있는 최윤정의 행방을 알아 낼 생각이었다.

일본에서 Sj엔터테이먼트는 현지 법인까지 있었다. 그리고 아시아의 별 성보라가 활발히 일본 활동 중이었고 말이다.

성보라의 매니저 이윤미가 현수의 여자였으니 그녀에게 부탁하면 그의 부탁 쯤은 얼마든지 들어 줄 터였다.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흥신소 영업이 더 활발했다. 때문에 한국에서 1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간 최윤정은 흥신소를 통하면 금방 찾을 수 있을 터였다.

“일본에 가는 건 그 다음입니다.”

현수의 말에 장대인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수가 그를 돕겠다고 했지만 현수도 자신의 삶이 있었다. 그런 그에게 당장 일본으로 가자는 건 무리한 요구란 걸 장대인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빨리 좀 알아봐 주게.”

장대인이 10년 전 일본에 건너갔다는 그 최윤정이 자신 동생인 장나희가 맞길 바라며 현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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