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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인은 점심과 저녁을 배달 음식으로 시켜 먹고 모텔 침대 위에 정좌하고 앉아서 단전호흡을 하고 있었다.
흔히 말해 운기조식이라 불리는 이 내공을 쌓는 이 호흡법을 장대인은 하루에 6시간 이상 수련했다.
그가 한참 운기조식 중일 때 모텔 방에 전화벨이 울렸다.
“후우웁!”
장대인은 호흡을 정리하고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는 정좌를 풀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전화를 받았다.
“네.”
-장대인. 저 강현숩니다.
“아. 현수군. 축구는 어떻게 됐나?”
-당연히 이겼죠. 근데 그쪽에 문제가 생긴 거 같습니다.
“문제?”
-네. 아무래도 장대인을 노리는 자들이 장대인이 거기 있는 걸 알아 낸 거 같습니다.
현수의 말에 장대인의 얼굴이 굳었다. 하지만 현수의 다음 말에 그의 굳은 얼굴이 펴졌다.
-제가 지금 근처가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까 그냥 방에 계십시오.
현수의 능력을 잘 아는 장대인이었다. 그가 온다면 장대인이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을 터였다.
“알았네. 방에 가만있도록 하지.”
그렇게 현수와 통화를 끝낸 장대인은 기감을 최대한 끌어 올렸다. 그러자 모텔 주위로 미세한 인기척들이 감지되었다.
“응?”
그런데 그 중에 장대인의 기감에 확실히 포착되는 기운이 있었다.
“이 기운은.....”
장대인의 얼굴이 다시 굳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가 좀 전에 포착한 기운은 이곳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기운이 아니었다.
“흑사회가 온 건가?”
어차피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가 조직을 배신하고 한국에 온 건 맞으니 말이다. 하지만 흑사회에서 이렇게 빨리 그를 잡으러 사람을 보내 올 줄은 몰랐다. 갑자기 장대인의 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졌다.
강현수라면 이곳 한국에서 장대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흑사회가 개입 된다면 얘기는 달라졌다.
특히 흑사회의 12사자들이 움직인다면 강현수도 그들을 막아 줄 순 없을 터였다.
“어쩐다?”
과연 강현수와 흑사회를 엮이게 만드는 게 잘하는 일인지 장대인, 장충식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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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차를 몰아서 장미 모텔로 가면서 상태창의 보유마법인 위치 추적 마법을 계속 사용했다. 그러면서 장대인을 노리는 자들의 움직임을 전부 간파하고 있었다.
“흑사회면 마피아와 같이 악질적인 범죄 조직이니까 당연히 총은 가지고 있겠지?”
현수는 일단 안전상 총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상태창의 보유 마법 중 수류탄이 터져도 끄떡없다는 실드 마법인 밤스탠드 디펜스(Bomb stand defense)를 자기 몸에 걸었다. 때문에 이제 총질에 현수가 다칠 일은 없었다.
그때 현수의 눈앞에 장미 모텔이 보였다. 현수는 차를 몰고 그대로 장미 모텔 주차장 안으로 들어갔다.
주차장에만 시커먼 정장 차림의 조직원들이 10여명이나 보였다. 그런데 그들은 현수가 봐도 흑사회 조직원 같아 보이진 않았다.
“씨발. 갑자기 이게 뭔 일이래?”
“나도 몰라. 보스가 오라니까 왔지.”
“용석아. 뭔 들은 얘기 없냐?”
“저도 잘 모르는데 여기 모텔에 쥐새끼 한 마리가 숨어 있는데 그 놈 잡으려고 여기 인근 조직원들은 다 여기로 부른 모양이더라고요.”
“젠장. 쥐새끼 하나 잡는데 애들 4-5명이면 되지. 이게 대체 뭔 짓이야?”
그 사이 검은 정장 차림의 조직원들이 더 불어나서 이젠 20여명도 넘어 있었다. 현수는 차에서 내려서 손님인 척 모텔 안으로 향했는데 그런 그를 조직원들이 가로 막았다. 그리고 그 중 한 조직원이 현수에게 말했다.
“어어! 여기 영업 안 하니까 딴 데 가시오.”
“저 여기 달방 쓰는 사람인데요?”
현수가 임기응변으로 말하자 그 조직원이 힐끗 뒤를 돌아보았고 조직 간부로 보이는 자가 나섰다.
“여기 좀 있다가 시끄러워 질 거거든. 그러니까 한 시간 쯤 있다 와.”
조직 간부가 귀찮다는 듯 손짓을 하며 현수에게 빨리 꺼지라고 했다. 현수는 이것들을 확 쓸어버릴까 하다가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그럴 것이 모텔 후문 쪽에서 흑사회 조직원들의 움직임을 포착한 것이다.
현수는 모텔을 나서는 척 하다가 모텔 뒤로 재빨리 돌아들어갔다. 그때 모텔 뒤쪽에 승용차 한 대가 나타났고 거기서 중년의 정장남이 내렸다.
“으음!”
현수는 그 자에게서 풍겨나 나오는 음습한 기운을 감지하고 침음 성을 흘렸다. 동시에 그자 눈에 띠지 않게 몸을 숨겼다.
‘무공 고수다.’
그 수준은 대략 장대인 정도? 현수가 그 자를 알아차린 것과 달리 그 자는 현수의 기운을 전혀 감지해 내지 못했다.
그것으로 현수는 그 자의 내공 수준이 자신에 미치지 못함을 알아챘다. 하긴 장대인 정도의 무공 실력이면 현수의 상대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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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장복구를 처리하고 사라진 그 날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 묵고 있던 흑사회 조직이 발칵 뒤집어졌다.
“리이펑.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송위룡이 싸늘한 얼굴로 자신의 보좌관을 보며 물었다.
“그, 그게...... 귀신이 곡할 노릇입니다. 분명 감시 카메라가 작동 중이었는데.....”
현수가 사라진 뒤 흑사회 조직원이 교대를 위해 장복구 방으로 갔는데 그 방 앞을 지키고 있어야 할 흑사회 조직원들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감시 카메라에는 그들이 방 앞을 지키고 서 있었는데 말이다. 놀란 그들이 황급히 장복구의 방에 뛰어 들어가 보니 장복구도, 그를 근처에서 지키고 있던 흑사회 조직원들도 보이지 않았다.
“젠장. 어디 간 거야? 빨리 찾아.”
리이펑은 그 소식을 전해 듣자 황급히 호텔 안의 흑사회 조직원을 총 동원해서 사라진 장복구와 흑사회 조직원들을 찾았다. 하지만 CCTV에도 전혀 포착 되지 않은 그들을 찾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장대인을 찾아 주기로 한 장복구가 사라지면서 그를 찾을 길이 막막해 진 흑사회 조직은 별수 없이 범서구파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 걱정 마시오. 서울에 있는 한 그 장대인이란 자는 우리 조직에서 찾아 낼 테니 말이요.”
범서구파 총보스 전규환이 자신 있게 흑사회에 공언을 했다. 그리고 서울 시내 범 서구파 조직원들을 총 동원해서 중국인 장대인을 찾게 했다. 하지만 서울 시내 중국인이 어디 한 둘일까?
하루에도 백여 명씩 장대인과 비슷한 사람에 대한 연락이 왔지만 막상 알아보면 아니었다.
그러던 중 신촌의 한 음식점에서 장대인과 닮은 중년의 중국인이 봤다는 제보가 있었고 그걸 범서구파 조직원이 조사에 나섰는데 그 자가 근처 모텔에 묵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 중년의 중국인이 모텔 밖으로 웬만해선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범서구파의 조직원은 그 모텔에 음식을 배달하고 나오는 배달원을 붙잡고 흑사회에서 받은 장대인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네. 이 사람 맞아요.”
“씨발. 찾았다.”
범서구파 조직원은 장대인을 찾았단 소식을 총 보스에게 알렸다. 그 소식을 들은 범서구파 총보스 전규환은 곧장 흑사회에 그 사실을 알렸고 신촌 근처에 있는 조직원을 전부 장미 모텔로 집결 시키게 했다. 그리고 신촌을 나와바리로 삼고 있는 범서구파의 간부 최철호로 하여금 흑사회 조직원들을 도와서 그 장대인을 잡는 걸 도우라고 지시했다.
범서구파로부터 장대인이 묵고 있는 모텔의 위치를 전달 받은 리이펑은 즉시 흑사회 조직원들을 이끌고 그쪽으로 움직였다.
그때 흑사회의 12사자 중 한 명인 송위룡도 그들과 같이 움직였다. 리이펑이 먼저 권총을 소지한 흑사회 조직원들을 이끌고 장대인이 묵고 있는 모텔 방으로 침투해 들어갔고 뒤이어 송위룡이 혼자서 뒷짐을 진 체 느긋하니 그 뒤를 쫓아 움직였다. 그런데 송위룡이 막 장미 모텔의 후문으로 들어 설 때였다.
“어이. 짱깨!”
누가 그를 불렀고 뒤를 돌아보니 웬 젊은 놈이 그를 보고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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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예민한 기감이 감지하기에 흑사회 조직원 중에서 무공을 익히고 있는 자는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그 수준이 미미했고 고수로 불릴 수 있는 자는 현수 눈앞의 중년 정장남 뿐이었다.
그런 그 자가 뒷짐을 진체 장미 모텔 후문으로 걸어가는 걸 보고 현수가 바로 움직였다. 그리고 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눈앞의 중국인과 얘기를 하려면 통역 마법인 베어리어스 트랜스레이트 랭귀지 리스닝(Various translate language listening)과 베어리어스 트랜스레이트 랭귀지 스피킹(Various translate language speaking)이 필요 했던 것이다. 현수는 그 두 마법을 바로 사용했고 중국어로 눈앞의 중국인에게 물었다.
“장대인을 찾아 온 건가?”
그러자 그 중년의 정장남이 바로 대답했다.
“그렇다. 그런데 넌 누구지?”
송위룡이 현수를 자세히 쏘아보고는 얼굴을 굳혔다. 그럴 것이 현수가 보란 듯 자신의 기운을 개방했던 것이다.
“헉!”
송위룡이 기겁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현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자신의 본신 내공을 상회했던 것이다. 즉 내공 면에서 현수가 그 보다 위에 있단 소리였다.
“말, 말도 안 돼!”
그런 경악어린 얼굴의 송위룡을 보고 현수가 말했다.
“시간 관계상 오래 상대 해 줄 수 없어 미안하다.”
그 말 후 현수가 움직였다.
파팟!
“헉!”
퍼엉!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였다. 현수가 송위룡 앞에 불쑥 나타났고 송위룡의 다급한 경악성과 동시에 폭음이 울렸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송위룡이 대여섯 걸음 뒤로 물러났다.
“우에에엑!”
이어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송위룡이 한 움큼의 피를 토해냈다. 현수와 일장을 교환하면서 심각한 내상을 입은 것이다.
현수는 긴급한 상황인 만큼 상급 내공을 사용했다. 특히 고급 무공인 음양조화신공을 3성까지 사용했다. 장대인과 같이 중급 내공에 중급 무공을 거의 극성까지 익히고 있던 무공 초고수 송위룡이었지만 현수의 상급 내공에 고급 무공인 음양조화신공의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크으으으!”
송위룡은 심각한 내상으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눈앞의 새파랗게 젊은 한국 무공 고수를 째려보았다. 그런 그에게로 현수가 다가갔다. 그걸 보면서도 송위룡은 어떤 움직임도 보일 수 없었다. 아니 몸이 이미 그의 지시를 듣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만큼 송위룡이 입은 내상은 엄중했다.
그런 송위룡의 옆을 현수가 그냥 스쳐 지나쳐서 모텔 후문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더 이상 송위룡은 관심도 없다는 듯 말이다. 사실 현 상태의 송위룡은 반송장이나 진배없었다.
송위룡은 사색이 된 얼굴로 비틀거리며 옆으로 두어 걸음 움직였다가 안 되겠는지 땅바닥에 정좌하고 앉아서 심각한 내상을 다스리기 위해서 운기를 시작했다. 다행인지 운기를 시작하고 10여분 뒤 송위룡의 얼굴에 살짝 생기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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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위룡의 보좌관으로 한국을 찾은 리이펑은 흑사회를 지탱하는 12기둥, 12사자에 미칠 바는 못 되지만 무공을 익혔다. 하지만 그의 무공은 중급 초반에서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12사자들처럼 내공을 일시에 끌어 올려 줄 절세의 환약의 도움이 없는 한 그의 무공은 더 이상 발전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게 못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조직에서 열심히 그와 같은 절세의 환약을 찾고 있으니 만약 찾는다면 리이펑에게도 기회가 올 터였다. 그때를 위해 리이펑은 누구보다 조직의 일에 열성적이었다.
“준비 해.”
리이펑의 말에 흑사회 조직원들이 바로 정장 안쪽에서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소음기를 꺼내서 권총에 장착했다.
리이펑이 장대인의 방문을 발로 차서 문을 부수면 그들이 곧장 방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서 안에 있는 장대인을 권총으로 제압할 터였다. 만약 장대인이 저항한다면 그들은 가차 없이 방아쇠를 당길 터였다.
“쓰읍.... 후우욱!”
내공을 끌어 올린 리이펑이 막 발을 들어서 장대인이 묵고 있는 모텔 방문을 차려 할 때였다.
꽈앙!
폭발음과 동시에 모텔 방 안에서 방문이 뜯겨져 나와서 리이펑을 덮쳤다. 그러자 놀란 리이펑 주위의 흑사회 조직원들이 방안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피슝! 슝! 슝! 슝! 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