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컵 -->
연신대 축구부원들은 내일 오전에 포항으로 가야 했기에 훈련을 못하는 대신 저녁 훈련까지 자진해서 받았다.
그렇게 9시가 넘어서 훈련이 끝난 연신대 선수들은 파김치가 되어서 각자 집으로 향했다. 현수도 곧장 원룸으로 갔고 씻고 뻗어서 이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잠에서 깬 현수는 평소처럼 운동도 하고 아침도 챙겨 먹은 뒤 학교로 갔다. 학교에서 라커룸 안에 유니폼과 축구화 등을 가방에 챙겨 넣고 그라운드로 가자 그 옆에 학교 버스가 대기 중이었다. 현수는 다른 축구부원들 처럼 짐 가방을 버스 짐칸에 넣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냉방이 잘 되어 있어 시원했다. 잠시 뒤 연신대 축구부 감독인 이명신이 버스에 오르면서 주장인 이기찬에게 말했다.
“주장. 다 왔는지 확인 해.”
“네.”
이기찬은 버스에 오른 축구부원수를 세어보더니 그 인원이 딱 맞아 떨어지자 감독에게 바로 말했다.
“감독님. 다 왔습니다.”“그래? 그럼 출발해도 되겠군. 기사님. 가시죠.”
이명신의 말에 학교 버스 기사가 바로 버스 문을 닫고 차를 출발시켰다. 그렇게 2시간 30분 뒤 연신대 학교 버스는 포항 공설 운동장에 도착을 했다.
연신대 선수들은 일단 운동장 안으로 들어가서 가볍게 그라운드를 밟아 본 뒤 곧장 그곳을 나와서 점심을 먹었다. 그 뒤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하고 학교 버스 기사 분께 잘 얘기해서 구룡포를 둘러보고 포항 시내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포항 공설 운동장으로 가서 그라운드 적응 훈련을 했다. 그때 홈팀 포항 스틸스 선수들이 나타났고 두 팀은 그라운드를 양분한 채 각자 몸들을 풀었다. 그리고 6시 30분쯤 양 팀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서 각자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 뒤 FA컵 운영위 관계자들과 심판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정각 7시에 예정대로 FA컵 8강전 연신대와 포항 스틸스의 경기가 시작 되었다.
연신대 공격수 나진목이 주심에게 공을 받아서 센터서클 한 가운데 센터 스팟에 공을 놓았다. 그리고 이내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었다.
삐이이익!
나진목이 공을 선축해서 하자 그 공을 연신대의 또 다른 공격수 표재욱이 받아 뒤쪽 중앙 미드필더 현수에게 공을 넘겼다.
오늘 시합에서 연신대는 주축 공격수 중 한 명인 고동찬을 빼고 장신의 공격수 표재욱을 넣었다. 이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 골을 노린 이명신 감독의 선택이었다. 이에 대해 현수도 별 불만을 재기하지 않았다.
“이리로 패스 해.”
“야. 빨리 뛰어.”
연신대와 포항 스틸스의 FA컵 8강 전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하게 진행 되었다.
현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버티고 있는 연신대는 허리 싸움에서 결코 포항 스틸스에 밀리지 않았다.
“패스 좋고....”
“간격 더 벌려.”
그렇게 전반 10여분 동안 양 팀은 별 소득도 없이 중앙에서 공을 돌리며 잔뜩 기회들만 엿봤다.
그때 포항 스틸스에서 먼저 허리를 내리면서 연신대 공격진와 미드필더들을 보란 듯 밑으로 유인했다.
연신대에서 그 미끼를 물면 바로 전방에 있는 공격수에게 한 번에 킬 패스가 들어 갈 터였다. 연신대 공격수들은 그 미끼를 물려고 달려들었는데 반해 연신대 미드필더들은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움직이지 마. 기다려.”
현수가 그 의도를 꿰뚫고 좌우 미드필더들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말하며 신호까지 넣었던 것이다.
그러자 별수 없이 포항 스틸스의 미드필더에서 무리하게 최전방의 공격수에게 패스가 들어갔다.
툭!
그 공은 패스 길목을 지키고 있던 현수의 발에 걸렸다. 현수는 그렇게 가로챈 공을 툭툭 치며 하프 라인 쪽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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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공을 몰고 하프 라인을 막 넘을 때 그는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오버헤드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그때 현수는 문득 축구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 질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카멜레온 축구복의 장착형 스킬 중에서 찾아 봐도 없었다. 그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전방의 움직임을 포괄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탐지 마법이 3서클 마법 중에 있습니다]
현수는 그 소리를 듣자 바로 마법 창을 열었다. 그리고 3서클의 마법 중에 그 마법을 찾아내서 클릭했다.
[프런트 무브먼트 디텍트 (Front movement detect) - 3서클]
탐지계 마법. 전방의 움직임이 한 눈에 파악 된다. 획득 포인트 +12,000
축구에서 패스 메이커에 꼭 필요한 마법인지라 현수는 바로 탐지 마법인 프런트 무브먼트 디텍트 (Front movement detect)를 구입했다.
[띠링! 12,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1,682,890]
그리고 상태창을 열고 그 마법을 사로 사용하자 포항 스틸스의 미드필드와 수비수들 사이 공간이 꽤 벌어져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중거리 슛 때리기 딱 좋은 위친데..... 좋아. 해보자.’
현수는 생각한 걸 바로 실천하기 위해서 공을 몰고 그대로 포항 스틸스 진영으로 들어갔다.
파파팟! 툭툭!
그러자 그를 막기 위해 포항 스틸스의 중앙 미드필더가 득달같이 달려나왔다.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되어 있던 기술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로 포항 스틸스 중앙 미드필더를 간단히 벗겨 내고 그의 옆을 통과해서 내달렸다.
“헉!”
현수의 페인팅에 속은 포항 스틸스의 중앙 미드필더는 뒤돌아서 현수를 쫓았지만 현수는 벌써 대 여섯 걸음 앞서 달리고 있었다.
“어딜!”
그때 근처 포항 스틸스의 측면 미드필더가 달려와 현수 앞을 가로 막았다.
툭! 파팟!
현수는 그 선수를 앞에 두고 공을 아웃사이드로 한번치고 재빨리 인사이드로 접은 다음 몸을 돌려 그 옆을 간단히 빠져 나갔다. 현수가 두 명의 미드필더를 통과하자 빈 공간이 나왔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말이다.
현수는 그 수비수 쪽으로 공을 치고 들어가며 수비수와 골키퍼, 골대의 위치를 확인한 후 냅다 공을 찼다.
빠앙!
현수의 발에 걸린 공이 곧 터질 듯 소리를 내며 골대를 향해 쭉 뻗어 나갔다.
슈아아앙!
공은 파공성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골대에 다다랐고 골키퍼가 다급히 팔을 뻗었지만 워낙 강하고 빠르다보니 골키퍼의 손을 홱 젖히고 위로 굴절 되었는데 그 공이 크로스바를 안쪽을 때린 뒤 골대 안으로 떨어졌다.
골을 먹은 포항 스틸스 골키퍼는 탄식과 함께 골대 안의 공을 강하게 걷어차 그물을 출렁이게 만들었다.
“와아아아!”
현수의 중거리 슛이 들어가자 연신대 벤치에서 난리가 났다. 특히 이명신 감독은 양 주먹 어퍼컷이란 새로운 세레머니를 선보였다. 반면 포항 스틸스 수비수들은 다들 황당한 눈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골대에서 30미터는 족히 되는 거리였다. 아무리 공간이 열려 있었다지만 거기서 바로 중거리 슛을 때릴 줄 알았겠는가?
“저거 뭐야?”
포항 스틸스 김호철 감독이 황당한 얼굴로 수석 코치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수석 코치가 김호철 감독에게 말했다.
“말씀 드렸던 연신대 그 괴물입니다.”
“끄응.”
그 대답에 포항 스틸스 김호철 감독의 입에서 절로 앓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연신대 중앙 미드필더가 요주의 인물이라는 건 김호철 감독도 알았다. 하지만 저런 중거리 슛 능력까지 장착하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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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 먹자 포항 스틸스 선수들은 눈빛부터가 달라졌다.
“자자. 빨리 동점 골 만들자.”
포항 스틸스의 공격수가 킥 오프를 하며 외쳤다. 그는 뒤로 공을 내 준 뒤 곧장 연신대 진영으로 침투해 들어갔다.
포항 스틸스는 허리에서부터 천천히 공격 빌드 업을 갖춰 나갔는데 그걸 그냥 두고 볼 현수가 아니었다.
“압박해!”
현수의 외침에 연신대 미드필더들이 포항 미드필더들에게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그러자 포항 스틸스가 하려던 공격 빌드 업도 바로 깨져 버렸다.
그리고 허리에서부터 양 팀의 미드필더 간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 되었다. 하지만 그 허리 싸움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연신대 강현수의 활약으로 포항 스틸스의 허리 라인이 붕괴 되어 버린 것이다.
현수는 볼을 가진 포항 스틸스의 미드필더가 패스 타이밍을 살짝 놓친 틈에 재빨리 태클을 가했다.
촤아아아!
태클도 절묘하게 잘해서 그 선수에게서 공만 쏘옥 빼냈다. 당연히 카멜레온 축구복의 장착 스킬을 사용한 것이다. 그렇게 커트 한 공을 현수는 툭툭 치고 포항 스틸스 진영으로 올라갔다.
그때 포항 스틸스 좌우로 연신대 두 공격수 나진목과 표재욱이 최대한 간격을 벌린 체 침투해 들어갔다.
현수는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 보다 자신을 막으러 나온 포항 스틸스 중앙 미드필더를 개인기로 또 제쳐 냈다.
파팟!
그 뒤 위치상 득점할 가능성이 더 높은 연신대 공격수 쪽으로 현수가 크로스를 올렸다. 그게 바로 나진목이었다. 아무래도 2학년 공격수 표재욱보다 나진목의 위치 선정이 더 좋았던 것이다.
연신대 공격수 나진목은 포항 스틸스의 왼쪽 공간을 침투해 들어갔다.
파파파파팟!
그때 그의 뒤쪽에서 공이 날아왔는데 바로 그의 왼발 앞에 공이 떨어졌다.
툭!
왼발잡이인 나진목은 차기 딱 좋은 그 공을 왼발로 정확히 밀어 찼다. 시선은 골대 한 가운데를 향하면서 말이다.
뻥!
나진목의 발리슛은 회전 없이 골대로 쭉 날아갔다.
공이 살짝 든 상태라 저대로라면 공은 살짝 크로스바를 넘길 거 같았다. 하지만 골대에 다다른 공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엇!”
포항 스틸스의 골키퍼가 기겁하며 폴짝 뛰었지만 공은 그의 손보다 먼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출렁!
그야 말로 그림 같은 멋진 무 회전 발리슛이었다.
스코어 2대 0!
예상과는 달리 연신대의 화력이 제대로 폭발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포항 스틸스는 초반에 내리 두 골을 먹고 팀 분위기가 극도로 침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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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스 김호철 감독은 두 골 째 내어주고 나자 더 이상 벤치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라운드에 사인을 넣었다. 연신대 중앙 미드필더에게 마크맨을 붙이라고 말이다. 이대로 저 중앙 미드필더를 내버려 뒀다가는 더 많은 골이 터질지 몰랐다.
“미친..... 저거 완전 대박이잖아. 펄펄 나네. 날아.”
김호철 감독은 그렇게 급한대로 긴급 처방이 내린 뒤 포항 스틸스 선수들에게 전 방위적인 압박을 지시했다. 연신대 진영을 지금부터라도 흔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마크맨이 붙자 현수는 몸싸움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기에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은 다했지만 전방으로 찔러 넣어 주는 킬 패스 능력은 사실상 봉쇄를 당했다. 하지만 연신대에 전방에 패스를 넣어 주는 선수가 현수만 있는 건 아니었다.
현수의 좌우에 위치한 미드필더들이 있었고 현수의 패스를 받은 그들이 전방의 공격수 나진목과 표재욱에 패스를 넣었다.
이는 연신대에서 꾸준히 해 오던 연습의 결과였다. 최준석만 막으면 별거 없는 팀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현수 좌우 미드필더들이 그 동안 열심히 패스 훈련을 해왔던 것이다.
특히 좌측 미드필더 김석진이 넣어 준 로빙 패스가 그야말로 기가 막혔는데 그 공을 표재욱이 감각적으로 하프 발리킥을 때렸다.
뻥!
공은 골대 구석으로 날아갔고 다들 골이라고 생각할 때였다.
툭!
포항 스틸스의 골키퍼 손에 맞아 굴절 된 공은 아슬아슬하게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아아!”
그걸 보고 연신대 선수들이 아쉬워 할 때였다.
기막힌 선방을 선보인 포항 스틸스의 골키퍼가 앞으로 빠르게 뛰어나가더니 페널티에어리어 끝에서 길게 스로잉(Throwing)을 했다.
“앗!”
그 공은 포항 스틸스의 중앙 미드필더에게 연결 되었고 그가 곧장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었다. 그리고 전방의 포항 스틸스 최전방 공격수에게 스루패스(Through Pass)를 연결했다.
포항 스틸스의 공격수는 그 공을 받아서 달려드는 연신대 수비수를 등지고 감각적인 터닝슛을 날렸다.
그 슛은 골에어리어에서 바운드 되었다가 골대로 향했는데 그 불규칙 바운드 된 공이 골키퍼 방수혁의 손을 스쳐서 그대로 골 망을 갈랐다.
“이야아아!”
후반전 종료 시간이 다 되어 갈 때 드디어 추격 골을 넣은 포항 스틸스의 공격수가 펄펄 뛰며 기뻐했고 포항 스틸스 선수들이 그 주위로 모여 축하를 해 주었다. 그때 내리 두 골을 내어 주며 침묵하고 있었던 포항 스틸스 서포터들이 일제히 북을 치며 목청껏 응원을 했다.
둥! 둥! 둥! 둥!
“오우오우! 워어워어! 포항 스틸스! 포항 스틸스!”
그런 홈구장의 일방적인 응원이 포항 스틸스의 사기는 끌어 올리고 반면 원정 온 거나 마찬가지인 연신대 선수들 주눅 들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