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50화 (250/712)

<-- FA컵 -->

주심은 바로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그 색깔이 노란 것에 대해 연신대 벤치에서 항의가 들어갔다.

“그게 무슨 경고야. 퇴장이지.”

하지만 주심은 그 항의를 깔끔히 묵살했다. 반칙을 한 위치도 하필 페널티에어리어 밖이었다. 1미터만 더 앞이었더라도 페널티킥이 선언 되었을 텐데 말이다. 현수는 살짝 다리를 절면서 공을 들고 주심이 찍어 주는 곳에 공을 놓았다.

프리킥을 차는 위치는 상당히 좋았다. 직접 프리킥으로 얼마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위치였다.

연신대 키커는 당연히 현수로 현수는 일단 상태 창에서 보유 중인 마법 중 치유 마법인 홀리큐어로 다리를 치료했다. 그러자 다리의 고통이 금세 사라졌다. 현수는 거기다 후끈 달아 오른 몸을 매지컬 템프처 드롭(Magical temperature drop)마법으로 체온을 확 떨어트렸다. 그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사이 부산 아이파크에서 현수 앞에 벽을 쌓았다.

“옆으로....더.... 더....”

부산 아이파크의 골키퍼가 벽의 위치를 정해 주는 동안 현수는 주위를 한 번 살핀 뒤 골대에 시선을 고정 시켰다. 그리고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몸싸움 뒤 점프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정확한 점핑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오버헤드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 중에서 대포 슛을 꺼냈다. 그때 주심이 어떡하던 좀 더 앞으로 기어 나오려는 벽을 뒤로 물리면서 짧게 휘슬을 불었다.

“삐익!”

그 소리를 듣자마자 현수가 공을 보고 뛰어들었고 현수가 공을 차려는 순간 부산 아이파크의 가운데 벽이 위로 솟구쳐 올랐다. 벽을 이루고 있던 부산 아이파크 선수가 점프하며 현수의 직접 슛을 저지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현수는 한 템포 차기를 늦춘 뒤 뒤늦게 공을 찼다.

뻥!

공은 바닥에 깔리게 낮게 들어갔고 점프 한 부산 아이파크 선수 다리 밑으로 들어갔다.

출렁!

그리고 부산 아이파크의 골망을 갈랐다. 벽을 믿고 한쪽으로 방향을 치중하고 있던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는 멀거니 두 눈 뜨고 자기 옆에 꽂히는 공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와아아아!”

동점골을 먹고 나서 바로 달아나는 골을 현수가 터트리자 연신대 선수들이 환호성을 내지르며 우르르 현수에게로 달려왔다. 그리고 현수와 얼싸 안고 골 넣은 기분을 만끽했다. 반면 동점골을 넣고 사기가 오르고 있던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은 얼굴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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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3대 2!

다시 한 골 차로 앞서 가게 된 연신대는 선수들의 얼굴은 환해져 있었다. 거기다 현수가 불어 넣어 준 투지가 그대로 살아 있어서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열망도 대단했다.

“자자. 한 골 더 넣자고.”

“일단 막기부터 해야지.”

“맞다. 디펜스! 디펜스!”

골을 먹은 부산 아이파크의 선축으로 경기가 바로 재개 되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다시 동점을 만들기 위해서 공격에 치중했다. 그런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들을 연신대 선수들이 악착같이 마크했다.

“뭘 잘못 먹었나? 왜 저래?”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 투지 넘치는 연신대 플레이를 보고 부산 아이파크 박상호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이 다들 혀를 내둘렀다.

흔히 무슨 약 먹은 듯 갑자기 연신대 선수들이 파이팅 넘치게 경기를 진행해 나가자 그들을 필드에서 직접 상대해야 하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엇!”

그런 작은 틈이 실수를 연출 했다. 부산 아이파크의 패스 미스가 있었고 그 공은 바로 연신대의 중앙 미드필더인 현수에게로 이어졌다.

현수는 그때 부산 아이파크의 측면으로 돌아들어가고 있는 나진목을 봤다. 나진목이 앞쪽을 손짓으로 가리켰는데 그곳은 오픈 스페이스였다. 그 텅 빈 공간으로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파파파팟!

나진목은 곧장 그 빈 공간으로 뛰어 들었고 그 공을 받아서 골대 방향으로 공을 틀었다.

“안 돼!”

부산 아이파크의 노장 수비수 임채식이 뒤늦게 그쪽으로 뛰어갔지만 나진목의 슈팅 타이밍이 한 템포 더 빨랐다.

뻥!

나진목이 공을 차고 나서 임채식의 다리가 뒤늦게 공이 떠난 자리를 스쳐 지나갔다. 임채식은 재빨리 고개를 골대 쪽으로 돌렸다.

나진목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에 반응해서 부산 아이파크의 골키퍼가 몸을 날렸다. 하지만 인스텝으로 제대로 킥을 한 나진목의 공은 골대 앞에서 꿈틀거렸고 골키퍼의 손끝을 살짝 스치고는 골망을 갈랐다.

“으아아아아!”

멋진 중거리 슛을 성공 시킨 나진목이 괴성을 내질렀고 그런 그의 주위로 연신대 선수들이 몰려들었다.

“와아아아아!”

짝짝짝짝짝!

나진목은 시원한 골에 경기장 주위를 이제 거의 채우고 있던 관중들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세례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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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골을 먹은 부산 아이파크 진영은 분위기가 싸늘했다. 특히 박상호 감독은 연신대 공격수를 놓친 수비진에 잔뜩 화를 냈다.

“하아. 믿었던 임채식이 마저 저러면 대체 어쩌자는 거야?”

임채식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는 그때부터 연신대 공격수의 움직임까지 세세히 살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임채식은 체력을 더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

“헉헉헉헉!”

후반전이 절반가량 흐른 시점에서 임채식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 사이 연신대 벤치에서는 현수가 말한 대로 후반 15분에 왼쪽 미드필더를 교체했고 20분엔 오른쪽 미드필더를 교체 했다.

그러면서 수비에 활력은 물론 싱싱한 양쪽 날개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후반전이 절반 쯤 지나자 이명신 감독이 연신대 수비수 중에서 특히 지쳐 보이는 왼쪽 수비수 장철우를 빼고 2학년 백업 수비수를 투입 시켰다.

반면 골을 더 넣어야 하는 입장의 부산 아이파크에서는 두 명의 미드필더를 한꺼번에 빼고 대신 공격수를 투입 시켰다.

이제 남은 시간은 20여분. 두 골 차를 두고 그걸 지키려는 연신대와 골을 넣으려는 부산 아이파크 간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막아!”

“뚫어!”

그 공방의 승자는 연신대였다. 현수가 이끄는 연신대 미드필더들은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악착같이 막았다. 하지만 부산 아이파크도 4명의 공격수들이 1대 1 패스와 공간 침투를 통해서 어떡하든 연신대 진영 안으로 침투를 해 들어갔다.

뻥!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연신대 수비진이 그 공을 걷어 냈고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렀다.

부산 아이파크가 허리를 아예 하프라인까지 끌어 올리면서 맹공격을 퍼 붓는 동안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들은 겨우 한숨을 돌리고 있었다.

그 중 노익장을 과시하며 후반전에도 계속 뛰고 있던 임채식은 이미 체력의 한계점에 다다른 듯 다리가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티를 전혀 내지 않고 수비수들의 자리 배치를 지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런 그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눈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강현수였다. 현수의 개인 돌파를 여러 차례 막아 낸 임채식이었다. 현수는 당연히 그런 그가 신경이 쓰였고 계속 그를 지켜봐왔다.

그런데 후반 들어서 그가 지쳐 보이자 역시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거지.”

현수도 미래에서 몰락하기 직전 임채식과 같은 팀의 노장 선수였었다. 그래서 후반에 접어들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 되면 그 동안 팀을 지탱해 오던 노장 선수가 바로 구멍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 그 구멍으로 들어 가 볼까?”

현수는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들이 1대 1 패스를 통해 연신대 진영을 돌파 해 들어오는 걸 보고 바로 태클을 넣었다.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공만 살짝 터치 태클을 썼는데 정말 공만 건드렸고 그 공이 같은 편 수비수에게 넘어갔다. 순간 현수가 벌떡 일어나며 앞으로 뛰어가며 손을 들었다. 그러자 그런 현수에게로 수비수가 바로 공을 찔러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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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달리는 중에 살짝 공을 건드려서 공의 방향을 바꿔서 측면 쪽으로 움직였다. 그런 현수의 움직임에 연신대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빠르게 내달렸다.

파팟!

현수는 자신을 커버하기 위해 달려 나온 부산 아이파크의 측면 미드필더를 간단히 젖혀 버린 뒤 툭툭 공을 치고 페널티에어리어로 향했다.

“사람 잡아!”

임채식이 주위 수비수들에게 그 지시를 내리고 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현수가 보기에도 그의 몸은 굼떠진 상태. 현수는 딱히 눈에 티가 들어가게 하는 마법을 쓰지 않고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드리블 스킬을 사용했다.

파파파팟!

“헉!”

현수의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에 임채식이 속아서 엉뚱한 방향으로 몸을 날렸을 때 현수는 유유히 그를 지나쳐서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현수가 말한 대로 이제 더 이상 임채식은 현수를 막을 수 있는 벽이 아니었다. 한 가운데가 펑하니 뚫려 있는 구멍일 뿐이었다.

파팟!

현수는 페널티에어리어에서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들과 몸싸움 중인 두 공격수 중에 나진목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역시나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 중에 타깃 맨 크로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 타깃으로 지정 된 나진목에게 정확히 공이 날아갔다.

그 공을 나진목은 받지 않고 그대로 옆으로 흘렸다. 그러자 그 공이 그 옆에서 수비수와 몸싸움 중이던 고동찬에게 흘러갔고 고동찬은 수비수가 그를 악착같이 끌어 당기자 벌러덩 뒤로 드러누웠다.

하지만 그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바로 이 슛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말이다.

휘릭! 뻥!

고동찬의 오버헤드킥이 살짝 빗맞았지만 골대 쪽으로 향했다.

“헉!”

그 빗맞은 공이 하필 골키퍼가 몸을 날린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철썩!

그리고 여지없이 골망을 갈랐다. 오버헤드킥 후 바로 몸을 돌린 고동찬은 공이 골대 안에 들어 가 있는 걸 보고 고함을 내질렀다.

“으아아아!”

그리곤 벌떡 몸을 일으켜서 연신대 벤치 쪽으로 달려갔다. 그런 그의 뒤를 다른 연신대 선수들이 뒤따랐고 말이다.

3골 차는 사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그걸 아는 연신대 이명신 감독은 벤치로 달려온 고동찬을 끌어안고 생쇼를 떨었다. 그러다 주심으로부터 주의를 받았지만 이명신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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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을 채 10여분 남겨 놓은 상황에서 3골 차는 사실 역전이 불가능한 스코어였다. 그걸 아는 박상호 감독이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연신대에 이렇게 무릎을 꿇게 되는군.”

“어쩔 수 없잖습니까? 리그도 있는데 FA컵에 몰두 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부산 아이파크의 전력으로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다가 부산 아이파크는 현재 중하위권에 속해 있었다. 이런 처지에 주력으로 FA컵 시합에 나섰다가 주전 선수가 부상을 입거나 체력이라도 바닥나서 리그 시합을 몇 경기 망친다면..... 진짜 강등 권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우승권에 있는 팀이 아닌 한 K리그 클래식에서 중하위권에 속한 팀은 늘 강등의 부담을 안고 싸울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부산 아이파크가 주전 선수들을 전부 내보냈다면 경기는 이런 식으로 흘러가진 않았을 터였다.

“저 친구 말이야. 강현수라고 했나?”

“연신대 중앙 미드필더 말씀이시군요?”

“무조건 우리 팀에 데려 와야 해. 프런트에 확실히 얘기 해 둬.”

“네. 저도 그럴 생각입니다. 하지만 다른 구단에서....... 가만있겠습니까?”

“뭐 어쩌겠어. 찔러라도 봐야지.”

오늘 경기는 연신대의 중앙미드필더 강현수의 독무대라고 해도 될 만큼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건 경기를 지켜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여기!”

공을 요구하는 현수에게 바로 패스가 이어졌다. 현수는 그 공을 툭툭 차고 하프 라인을 넘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그라운드의 다른 선수에게서는 볼 수 없는 여유가 넘쳤다. 그게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더 빛나 보이게 만들었다. 현수는 그런 사실도 모른 체 공을 몰고 죽어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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