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40화 (240/712)

<-- FA컵 -->

좌측 윙어는 기찬 팀의 센터백에 태클을 걸기 전에 공을 골에어리어 안에 밀집한 현수 팀 선수들 쪽으로 센터링을 올렸다.

슈웅!

그때 밀집 지역 안에 잇던 현수가 수비수보다 머리 하나 더 공중에서 떠올라서 헤딩을 했다.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정확한 점핑 헤딩을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수비 방해로 정확한 헤딩 골은 노릴 수 없었기에 현수가 공의 방향을 틀었다.

그 공이 딱 골대 옆 좌측 윙어에게 날아갔다. 좌측 윙어는 가볍게 그 공의 방향만 바꿨고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철썩!

골키퍼는 멍하니 선체 아무 반응도 보이지 못했다. 공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던 것이다. 현수 팀의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어서 좌측 윙어까지 골을 넣자 현수 팀 선수들의 뇌리에 그제야 현수가 선심 쓰듯 한 얘기가 떠올랐다.

“뭐, 뭐야? 그럼.....”

“이야아. 그럼 이번엔 우측 윙어가 골 넣을 넣을 차례인가?”

현수 팀의 공격수 고동찬은 이미 골 맛을 봤다. 그러니 남은 건 우측 윙어였는데 정확히 3분 뒤 현수가 한 번에 업사이드 라인을 붕괴시키며 찔러 준 킬 패스를 우측 윙어가 받아서 골에어리어까지 몰고 가서 골키퍼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골을 넣었다.

스코어 7대 2!

현수는 넣을 만큼 넣었다고 판단했던지 끌어 올렸던 미드필드 라인을 밑으로 내렸다. 더불어서 자신도 다시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곤 미드필드로서 자신의 역할만 수행했다.

현수가 현수 팀 팀에서 사실 상 한 발 물러서자 역으로 기찬 팀의 전력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현수과 현수 팀 미드필드의 압박에 눌려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한 나진목이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나진목은 기찬 팀의 양 날개에게 슬쩍 사인을 보냈고 순간 양쪽 터치라인으로 기찬 팀 날개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막아!”

현수 팀 팀의 미드필더와 좌우풀백이 그 날개를 막으러 나설 때 나진목은 양 사이드의 공간이 벌어지는 걸 놓치지 않았다.

파파팟!

나진목이 빠르게 중앙 돌파를 시도했고 현수 팀 팀의 센터백이 그를 가로 막았다.

툭! 팍! 휙!

나진목은 센터백을 앞에 두고 공을 아웃사이드로 한번치고 재빨리 인사이드로 접은 다음 몸을 돌려 그 옆을 간단히 빠져 나갔다. 나진목은 요즘 확실히 개인 기량이 물올라 있는 상태였다.

현수 팀의 센터백 마저 젖혔을 때 돌파 당한 센터백이 기겁하며 뒤돌아서 나진목을 향해 손을 뻗어 그의 유니폼을 잡았다. 그때 나진목의 디딤 발이 공에 바짝 붙는 게 센터백의 눈에 보였다. 센터백이 다급히 잡은 옷깃을 당기려 할 때 나진목의 몸이 앞으로 쏠리며 벼락같은 슛을 날렸다.

뻐엉!

출렁!

빨랫줄처럼 쭉 뻗은 공은 그대로 현수 팀 팀의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을 땐 골이 골대를 통과한 뒤였다.

스코어 7대 3!

골을 넣은 나진목은 호흡을 고르며 골대로 달려가서 공을 챙겨 들고 센터서클로 달려갔다.

나진목은 공격수가 아닌 현수가 항상 자기보다 골을 많이 넣는 것에 대해 그다지 좋게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현수의 실력이 자기보다 낫다는 건 그도 인정하는 바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자체 청백전에서 팀이 갈리자 미묘한 경쟁 심리가 일었다.

그래서 한 골이라도 더 넣어서 현수를 따라 잡고 싶은 심정인데 시간과 체력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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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도 이제 1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이제 지쳐 있었다. 거기다 점수는 4점 차로 현수 팀이 앞서 있는 가운데 현수가 미드필더 진영에서 공을 돌렸다. 그걸 보고 나진목은 고개를 내저었다. 청백 시합은 이렇게 끝날 모양이었다.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었다.

현수의 의도는 지공을 펼치면서 시간을 끌다 이대로 경기를 끝내는 거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걸 받쳐주지 못했다.

다 이겼다고 확신한 현수 팀의 분위기가 느슨하게 풀린 것이다.

“앗!”

그 결과 바로 기찬 팀의 미드필더에게 공을 빼앗겼다. 현수 팀과 반대로 기찬 팀이 미드필드 진을 끌어 올리며 강하게 압박을 가하면서 벌어진 결과였다.

그 뒤 현수 팀은 기찬 팀의 압박에 눌려 수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 번 기세를 뺏기니까 속절없이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중 기찬 팀의 공격수 나진목은 뛰어난 개인기로 현수 팀을 휘젓고 다녔다. 이때 현수는 여전히 자신의 자리만 고수하고 더 이상 다른 포지션을 지원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긴 경기였다.

여기서 1분에 한 골씩 터진다 치더라도 잘해야 동점인 상황. 현수가 굳이 열심히 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 사이 나진목와 약속이라도 기찬 팀의 우측 윙어가 빠른 속도로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나진목은 그 윙어에게 하면서 동시에 리턴 사인을 보냈다.

툭! 툭!

일대 일 패스로 순식간에 현수 팀의 수비벽을 붕괴 시킨 나진목은 달려 나온 골키퍼의 가랑이 밑으로 강하게 공을 찼다.

출렁!

공은 그대로 골대 그물망을 흔들었다.

기찬 팀의 4번째 골로 나진목은 현수에 이어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하지만 나진목은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얼굴로 골대에 들어간 공을 챙겨서 센터서클로 달려갔다.

스코어 7대 4!

나진목이 센터서클 한 가운데에 공을 놓고 현수 팀에게 외쳤다.

“빨리 시작해.”

나진목은 아무래도 오늘 현수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직성이 풀릴 모양이었다. 골을 먹은 현수 팀이 킥 오프를 했지만 기찬 팀의 압박에 곧 볼을 빼앗겼다.

“야! 이리로.”

그 공은 언제 움직였는지 좌측으로 이동해 있던 나진목에게 연결 되었다.

나진목은 왼쪽 터치라인을 타고 오버래핑을 해 나가다가 중앙 미드필더에게 공을 패스하고 자신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나진목의 등장에 현수 팀 팀의 센터백과 풀백이 바로 그를 압박하자 나진목이 슬쩍 파고들어서 그들을 등지며 스크린을 걸었다.

그때 기찬 팀의 우측면에서 나진목을 향해 빠른 패스가 날아왔고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던 나진목이 그 공을 뒤 발꿈치로 돌아나가는 윙어에게 슬쩍 밀어 주었다.

윙어는 첫 터치 후 바로 슛을 때렸는데 골키퍼의 몸에 맞고 터치아웃이 되었다.

“아깝다.”

“진목아. 미안.”

나진목의 멋진 어시스트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윙어가 사과를 하자 나진목이 괜찮다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준 뒤 바로 코너킥에 대비해 자리를 잡았다. 잠시 뒤 기찬 팀에서 코너킥을 찼다.

‘됐다.’

공이 빠르게 나진목이 있는 쪽으로 날아왔고 나진목은 바로 몸을 솟구쳤다. 하지만 공은 나진목의 머리에 닿지 않았다. 그 전에 나진목 앞에서 그보다 더 높이 뛰어 오른 선수의 머리에 맞고 공은 골대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쳇!”

나진목이 아쉬워하며 그 선수를 쳐다보았는데 바로 강현수였다.

현수가 수비에 몇 차례 가담하자 기찬 팀의 공격 템포가 끊어졌고 또 나진목에게로 패스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 현수를 보며 나진목은 마치 그 앞에 거대한 장막이 펼쳐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기찬 팀은 몇 차례 더 기회를 잡았지만 그걸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그렇게 후반전 시간도 끝이 났다.

최종 스코어 7대 4!

현수 팀의 승리였다. 하지만 승패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았다. 현수 팀 팀과 기찬 팀은 원래 한 팀이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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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대 축구부는 오전에 청백 시합을 치른 뒤 휴식을 취했다. 그때 현수가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들에게 상태창을 열고 그 안의 보유 마법 중 회복 마법인 세브럴 바디 리커버리(Several body Recovery)를 걸어 주었다.

“아아! 이제 좀 살 거 같다.”

“그래도 오전에 뛰니까 체력이 빨리 회복 되는 거 같지?”

“그러게. 오후나 밤에 뛰면 집에 갈 때까지 피로가 잘 회복 되지 않던데 금방 괜찮아지네.”

현수가 회복 마법을 걸어줘서 그렇다는 걸 모르는 연신대 축구부원들은 다들 기운을 차리자 점심을 먹으러 학교 식당으로 향했다.

물론 축구 부원들이 다들 식당으로 간 건 아니었다. 현수와 이기찬은 이제 버릇처럼 체육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라커룸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확인했다.

“어라?”

현수의 핸드폰에 전화가 꽤 와 있었다. 양미라에 조희수는 물론이고 어제 밤 그 난리를 쳤던 사지희에게도 전화가 와 있었다. 그리고 놀랄 건 사도철에게 문자가 와 있단 점이었다.

[고마웠다. 혹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 와라.]

“도움이라?”

현수는 과연 자신이 사채꾼인 사도철의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까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돈이라면 현수도 이제 많았다. 시스템의 포인트가 다 돈이니까 말이다.

“가만 근데 진짜 단전은 회복 된 건가?”

어제 만났을 때 사도철에게서 내공의 힘이 감지되었다. 물론 예전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사도철은 더 약해진 반면 현수는 고급 내공에 무공도 상급에 해당되는 음양조화신공을 3성까지 익힌 상태였다. 사도철이 설사 태을 신공을 12성 대성했다 치더라도 이제 더 이상 현수의 상대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중급 무공과 상급 무공의 격차는 그 만큼 컸으니 말이다.

현수는 양미라와 조희수에겐 전화를 하지 않고 사지희에게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신호가 한 번 가기 무섭게 사지희가 그의 전화를 받았다.

-네. 현수씨.

아마 현수의 전화를 목메게 기다린 모양이었다.

“아침은 먹었어요?”

현수의 물음에 사지희가 바로 대답했다.

-네. 죽 2그릇 먹었어요. 점심부터는 밥을 먹을 거고요.

“착하네요. 많이 먹고 체력 회복하도록 해요. 그럼 같이 바람 쐬러 가 줄 테니까.”

현수가 선심 쓰듯 말했다. 그러자 사지희가 한술 더 떴다.

-바람 쐬는 거 말고 우리 여행 가요.

“여행이요?”

-가까운 곳이라도 좋아요. 대신 1박하고 와야 해요.

보아하니 사지희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었다. 현수는 먼저 그녀가 건강을 되찾는 게 우선인지라 그녀의 그런 요구를 수용했다. 그랬더니 사지희가 진짜 좋아하며 물었다.

-내일 FA컵 16강전 있죠?

“네. 저녁에 있어요.”

-그 시합 보러 가도 되죠?

“물론이죠.”

현수가 사지희와 막 통화를 끝냈을 때 라커룸에 같이 있던 이기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먼저 밥 먹으러 간 모양이었다.

“쳇! 좀 기다려 줄 것이지.”

현수가 투덜거리며 라커룸을 나서려 할 때였다. 그의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하나 삼정 백화점 부사장인 유혜란이었다.

“바쁜 분이 어쩐 일이래?”

현수가 의아해 하며 전화를 받을 할 때 통화음이 뚝 끊겼다.

“뭐야?”

현수는 혹시 그녀가 전화를 잘못한 건가 싶었다. 그리고 꼭 통화해야 할 상황이면 다시 전화를 하겠지 싶었고 말이다. 그녀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다면 저번처럼 시스템이 반응을 했을 테니 무슨 위험한 상황에 처하진 않았을 터였다. 그런데 기분이 좀 묘했다.

“안 되겠다. 확인해 봐야지.”

확인하는데 그리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해서 현수는 상태창을 열고 보유 마법 중에 사람의 위치와 현 상태를 알려주는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마법을 사용했다.

현재 유혜란이 어디서 누구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자 현수 머릿속에 찾을 사람에 대한 정보 기입란이 떴다.

“이름은 유혜란. 삼정 백화점 부사장.”

현수가 정보를 기입하자 잠시 뒤 유혜란이 현재 있는 위치의 지도가 현수 눈앞에 펼쳐졌다.

“응? 차안? 이동 중인가?”

그런데 문제는 그녀가 타고 있는 차 안에 그녀 혼자 타고 있는 게 아니란 점이었다.

“남자 세 명과 같이?”

그 중 남자 두 명이 사이에 유혜란이 앉아 있었다. 정황상 그녀는 어딘가 연행 되고 있었다. 그런데 시스템은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된 것이 별 반응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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