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27화 (22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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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이란 건 그 만큼 많이 뛴다는 소리였다. 두 팀 모두 전반 초반을 막 넘어 중반으로 가는 시점에서 선수들 모두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헉헉헉헉!”

하지만 유일하게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선수가 있었으니 그 선수가 바로 현수였다. 현수는 그 만큼 많이 뛰었다. 그럴 보고 천안 시청 선수들은 그가 전반전만 뛰려는 모양이다 싶었다.

파파파팟!

현수는 전반전 중반을 넘어가자 지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천안 시청 선수들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생생했을 때와 달리 다소 몸이 무거워진 천안 시청 선수들은 현수의 개인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뚫렸다.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드리블 기술로 천안 시청 선수들을 농락하며 돌파했다. 하지만 천안 시청의 센터백 최진만 만큼은 달랐다. 그는 아직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현수에게 돌파를 허용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세를 탄 현수의 돌파는 무서웠고 최진만은 그걸 막기 위해서 바로 몸을 날렸다.

촤아아악!

최진만이 거친 태클로 현수의 돌파를 저지시켰다.

“삐익!”

하지만 다리가 높았다고 판단한 주심이 바로 반칙을 선언했다. 프리킥 찬스를 얻어 낸 현수가 소리쳤다.

“다 들어 가.”

현수의 그 말에 연신대 선수들이 우르르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갔다. 미드필더에다가 수비수들까지 다 들어가자 천안 시청 페널티에어리어 안이 사람들로 꽉 차 보였다.

연신대는 골키퍼와 센터백 이기찬을 빼고 전부 공격에 나선 상태였다. 이때 현수가 최종 수비수 이기찬을 불렀다.

이기찬이 다가오자 현수가 그에게 말했다.

“나한테 공을 차 줄 수 있지?”

이기찬은 수비수지만 킥력이 비교적 정확했다. 현수가 보기엔 현수가 없을 때 가끔 팀의 패스 메이커 역할을 담당하는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조용식보다 이기찬의 센터링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고 말이다.

“나보고 프리킥을 차라고?”

“응.”

“그럼 수비는?”

“어떡하든 골을 넣어야지.”

“자신 있어?”

“당근이지.”

그 말 후 현수는 공을 이기찬에게 맡기고 자신도 페널티에어리어 쪽으로 뛰어갔다. 그때 현수는 바로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오버헤드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그리고 유료 스킬 중에서 공중 볼 경합과 헤딩에 관한 스킬을 살폈다. 그랬더니 곧 두 가지 스킬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정확한 점핑 헤딩과 몸싸움 뒤 점프하기 스킬을 말이다.

현수는 두 스킬을 바로 구입했다.

[띠링! 2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1,643,890]

현수가 혼전 중인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현수를 대신해서 이기찬이 프리킥을 찼다.

이기찬은 현수를 보고 가능한 정확히 킥을 했다.

이때 현수가 날아오는 공을 보고 있을 때 천안 시청 수비수가 현수의 유니폼을 잡아챘다. 때문에 현수는 제대로 점프를 할 수 없었는데 이때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몸싸움 뿌리치기로 그 수비수를 떼어 냈다. 그러자 다른 천안 시청 선수가 현수의 팔을 잡아챘는데 현수는 금방 구입한 몸싸움 뒤 점프하기 스킬로 그 선수를 뿌리치고 몸을 솟구쳤다.

이어 정확한 점핑 헤딩으로 날아 온 공을 정확히 이마로 내려찍었다. 공은 골대 앞에서 원바운드 되면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출렁!

공은 골포스트를 거의 스치며 들어갔다. 천안 시청 골키퍼가 뒤 늦게 몸을 날렸을 땐 이미 그 공은 골네트를 때리고 있었다.

“우와아아!”

“그렇지! 하하하하.”

현수의 골에 연신대 벤치에서 함성이 일었고 특히 살짝 굳어 있던 이명신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만개했다.

짝짝짝짝!

이번 현수의 헤딩 골은 나름 보기 좋았던지 연신대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도 박수를 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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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 3대 1

점수 차가 2골로 벌어지자 연신대 선수들의 얼굴에 한결 편해졌다. 안 그래도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뛰는 거 자체만으로도 짜증이 치밀어 오르던 선수들이었다. 현수의 추가골이 그런 선수들에게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해 준 것이다.

반면 동점골을 넣기는커녕 달아나는 골을 내어 준 천안 시청 선수들은 얼굴이 굳었다.

“헉헉헉헉!”

안 그래도 힘든데 골을 내어 주면서 사기가 훅 떨어지고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이다.

“자자. 다들 힘내자. 전반전도 이제 10분밖에 안 남았다. 어째든 한 골이라도 더 따라 잡아야지.”

체력하난 자신 있는 센터백 최진만이 동료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그의 말만으로 지친 천안시청 선수들의 당장 피로가 풀리진 않았다. 그때 벤치의 코치가 천안 시청 공격수들에게 뭔가를 주문했다.

천안 시청이 간간이 재미를 봐 온 플레이를 지시한 것이다. 천안 시청은 이 플레이로 리그에서 몇 골을 넣은 경험이 있었다.

같은 내셔널 리그 팀들은 이 플레이를 알고 있지만 연신대를 모를 테니 충분히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골을 먹은 천안 시청의 킥 오프로 경기가 재개 되었다. 천안 시청의 중앙 미드필더 윤재국은 일단 공을 허리에서 돌렸다. 그 사이 천안 시청의 공격수들이 연신대 진영 깊숙이 진입해 들어갔는데 이때 현수는 뭔가 불길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뭔가 있는 거 같은데?’

현수가 긴장감이 들 무렵 자신에게 온 공을 윤재국이 곧바로 전방의 공격수를 향해 찼다. 높게 솟구쳐 오른 공을 두고 천안 시청 공격수들과 연신대 수비수들이 서로 공중 볼 경합을 할 때였다.

천안 시청의 장신 공격수가 당연히 헤딩을 할거라 여긴 연신대 수비가 그의 유니폼을 잡아챘을 때 천안 시청의 공격수가 헤딩은 하지 않고 옆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공이 바운드 되면서 튕겨 올랐는데 바로 그 공을 측면에서 돌아 들어온 윙어가 발리슛으로 연결을 했다.

연신대 수비수들의 시선이 온통 천안 시청 장신의 공격수에게 집중 되어 있을 때 측면 윙어가 옆으로 돌아들어가면서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안 돼!”

연신대 골키퍼 방주혁이 다급히 튀어 나오며 세이빙(Saving; 골키퍼가 상대편에게 득점을 주지 않기 위해 몸을 던져 볼을 막아내는 것)했지만 공이 워낙 구석으로 날아간 지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출렁!

측면 윙어가 찬 공이 여지없이 골망을 갈랐다.

“좋았어.”

“성공이다. 하하하하”

자신들의 득점 전술이 먹혀들자 천안 시청 벤치의 코치와 선수들이 크게 기뻐했다. 반면 어처구니없게 골을 먹은 연신대 선수들의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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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이번도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었던 골이라 생각했다. 물론 측면 윙어가 돌아 들어오는 걸 놓친 수비수의 명백한 실수였다. 그러나 천안 시청 선수들이 연계 플레이가 그 만큼 뛰어났던 것이다.

저 정도 플레이라면 하루 이틀 해 온 플레이가 아니었다. 그런 플레이를 연신대 수비수들이 바로 눈치 차리고 막아 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자. 기죽을 거 없어. 한 골 더 넣으면 돼.”

현수의 외침을 듣고 그나마 굳었던 연신대 선수들의 얼굴이 펴졌다. 그들에겐 강현수가 있었다. 현수는 매 경기 해트트릭, 그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골이 터지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더 많은 골이 나올 터였다.

이미 연신대 선수들에게는 감독인 이명신의 말보다는 강현수의 말을 더 믿고 따랐다. 때문에 벤치의 말보다는 현수의 말이 선수들에겐 더 먹혔다. 그리고 현수는 선수들이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하프라인에서 킥 오프 한 공이 중앙 미드필더인 현수에게 넘어왔다. 그때 현수가 소리쳤다.

“빨리 올라가.”

그 외침에 연신대 공격수들이 천안 시청 진영으로 올라갔고 뒤이어서 현수가 직접 공을 몰아서 하프 라인을 넘었다. 그걸 본 천안 시청 선수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또 온다.”

“제기랄.....”

파파파팟!

현수가 또 다시 폭주 기관차처럼 돌진해 오자 천안 시청 선수들은 자리를 지키면서 현수를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현수의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드리블 스킬이 또 다시 천안 시청 선수들을 농락했다.

현수가 순식간에 3명의 천안 시청 선수들을 돌파하자 바로 센터백인 최진만이 나왔다. 최진만은 개인기로 현수를 막는게 불가능하단 걸 알고 또 다시 거칠게 태클을 넣어 왔다.

현수는 그런 최진만을 보면서 가볍게 공을 옆으로 차 버리고 훌쩍 태클을 뛰어 넘었다. 현수가 옆으로 찬 공은 연신대의 또 다른 미드필더 김석진이 잡았고 바로 현수에게로 리턴 패스를 했다.

그 공을 현수가 잡자 최진만을 비롯한 천안 시청의 풀백 한 명이 현수를 마크했다. 현수는 두 선수를 등진 체 볼을 간수하다가 자신을 향해 달려 들어오고 있는 조용식을 보고 툭 하니 공을 내어 주었다.

뻥!

조용식이 그 공을 골대를 향해 찼다. 공은 빨랫줄처럼 뻗어나갔다.

텅!

그런데 골대 위 크로스바를 때리고 튕겨 나왔다. 그때 현수가 그 공의 방향을 잃고 뛰어들었다. 그런 현수를 양쪽에서 천안 시청 선수들이 잡아 당겼는데 현수는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버티다가 자기 앞으로 떨어져 오는 공을 보고 거의 드러눕다시피 한 상황에서 발리킥을 찼다.

이때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되어 있던 정확한 발리킥을 사용했기에 공은 엉뚱한 방향이 아닌 골대 구석으로 날아갔다.

“안 돼!”

천안 시청의 골키퍼가 다급한 외마디 비명성과 함께 몸을 날렸다. 하지만 공이 워낙 빨랐고 또 구석으로 날아간 지라 골키퍼가 막아 내긴 어려운 코스였다.

출렁!

현수의 발리킥이 골망을 가르자 연신대 선수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지르고 큰 소리로 웃었다.

“와아아아!”

“하하하하!”

“강현수. 잘 했다.”

멋진 발리킥을 선보인 현수 주위로 연신대 선수들이 모여들어서 골을 넣은 걸 축하해 주었다.

전반전도 채 1분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골이었다. 게다가 거의 로스 타임(Loss Time)이 없었던 터라 주심이 추가 시간을 많이 줘야 1분이나 줄까?

경기가 재개 된다고 하더라도 추격의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때문에 경기는 맥 빠지 상태에서 재개 되었다. 그리고 2분의 시간은 금방 흘렀고 전반전이 다 됐다.

삐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전반전이 종료 되자 그라운드 위 양 팀 선수들이 다들 지쳐서 그 자리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잠시 그렇게 휴식을 취하던 양 팀 선수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서 벤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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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들어선 선수들에게 아이스박스 안의 시원한 이온 음료가 지급 되었다.

선수들은 벌컥벌컥 음료를 들이키며 몸에서 빠져 나간 수분부터 보충 시켰다.

전반전을 뛴 선수들은 다들 벤치 주위에 퍼질러 앉았고 대기 중이던 선수들이 그들의 다리를 풀어 줄 때 연신대의 감독 이명신이 선수들에게 말했다.

“스코어 4대 2!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실점이 2골이나 된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우리가 내일 모레 상대한 부산 아이파크의 공격진을 분명 천안 시청보다 강하다. 그럼 전반에 2골 이상을 먹어야 한단 소린데...... 하아. 주장. 그리고 현수야. 수비에 좀 더 신경 좀 쓰자. 알았지?”

이명신의 말에 주장인 이기찬과 현수가 동시에 큰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 대답을 듣고 나자 이명신도 더 할 말 없는 지 벤치로 가서 앉았다. 현수는 후배가 건넨 이온 음료를 마시며 연신대 선수들의 상태를 살폈다.

전반에 양 팀 모두 공격적으로 임하면서 확실히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바닥 나 있었다. 다들 오버페이스 한 게 역력한 터라 현수는 그들의 체력을 좀 끌어 올려 줄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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