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26화 (226/712)

<-- FA컵 -->

연신대에 두 번째 골이 터졌는데 주위 반응이 어째 시원찮았다. 그럴 것이 골키퍼 팔에 맞고 들어가서 그런 모양이었다.

왜 같은 골이라도 통쾌하고 시원한 골이 있는가 하면 주워 넣거나 지금처럼 상대 선수의 몸에 맞고 들어가는 골도 있는 법이니까.

아무튼 골을 넣은 현수는 다시 자기 자리를 찾아 가면서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손으로 훔쳤다.

밤이지만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조금만 뛰어도 땀이 많이 났다. 그런데 현수는 두 골을 넣는 동안 제법 전력으로 뛰었다. 그러니 땀이 뻘뻘 날 수 밖에.

“가만....”

그때 시합 전 지금 같은 상황에 써 먹으려고 구입해 둔 마법이 현수의 뇌리에 떠올랐다.

현수는 바로 상태 창을 열고 보유 마법 중 체온을 떨어트려 주는 마법인 매지컬 템프처 드롭(Magical temperature drop)을 자기 몸에 사용했다. 그러자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니느라 올라 있던 그의 체온이 빠르게 내려갔다.

“오호! 시원한데?”

덕분에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땀도 더 나오지 않았고 몸에 컨디션도 한결 나아졌다. 당연히 뛸 때 턱턱 막히던 숨통도 언제 그랬냐는 듯 편안해지면서 한층 가벼운 몸놀림으로 뛰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건 반대로 상대 선수들에게 있어서는 재앙과도 같았다.

파파파팟!

현수가 악착같이 달라붙어서 끝끝내 공을 뺏어 내자 상대 선수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이런 씨.....”

그 선수도 악에 받쳐서 현수를 쫓았지만 드리블하는 현수와 뛰는 그 선수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헉헉헉!”

상대 선수는 숨이 턱까지 차오른 반면 현수는 표정에 거의 변화 없이 너무도 여유롭게 뛰었다.

---------------------------------

천안 시청도 현수를 요주의 인물로 찍은 듯 수비진에서 마크가 심해졌다. 덕분에 현수의 돌파도 결국 세 명의 선수 사이에서 막혔다.

“젠장.....”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드리블 스킬을 사용했지만 스킬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를 마크 하는 선수가 어느 정도 방심하거나 공간에 여유가 있을 때 스킬도 먹혀들었지 무턱대고 돌파한다고 해서 돌파가 이뤄지는 건 아니었다.

한마디로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이 만능은 아니란 소리였다. 하지만 적어도 천안 시청 선수 한 두 명 쯤 돌파하는 건 가능했다.

현수에게서 뺏은 공은 곧장 천안 시청의 중앙미드필더이자 게임메이커인 윤재국에게 패스 되었다.

윤재국은 전방을 쭉 훑어보다가 공을 측면으로 내어 주었다. 그러자 측면 윙어가 그 공을 받아서 터치라인을 따라서 골라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측면 윙어를 쫓아서 천안 시청의 공격수들도 따라 전방으로 올라갔고 말이다.

“잡아!”

그걸 보고 연신대 측면 미드필더 김석진이 천안 시청 윙어를 쫒았지만 노련한 천안 시청 윙어는 김석진을 젖혀 내고 중앙으로 센터링을 올렸다.

그 공을 비교적 장신인 천안 시청 공격수가 머리로 떨어트렸는데 그 흐른 공을 천안 시청 중앙미드필더 윤재국이 뛰어 들어오면서 냅다 찼다.

뻥!

제대로 아웃 프런트에 걸린 공은 우측 골대로 휘어지며 들어왔고 연신대 골키퍼 방주혁이 놀라 다이빙을 했지만 코스가 너무 절묘했다.

골대 사각 지대로 빨려 들어간 공은 방주혁도 막을 재간이 없었다.

출렁!

“와아아아아!”

멋진 중거리 슛이 골로 연결 되면서 천안 시청 벤치에서 함성이 일었다.

“짝짝짝짝!”

경기를 관람 중인 관중석에서도 적잖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연신대 축구장이다 보니 관중 대부분이 연신대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절로 박수를 치게 할 만큼 훌륭한 중거리 슛이었던 것이다.

현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어쩔 수 없이 내 줄 수밖에 없는 골이었다.

“자자. 한 골 먹으면 한 골 넣으면 되지. 연신대 파이팅!”

현수의 외침에 다른 연신대 선수들도 일제히 파이팅을 외쳤다. 그 사이 공이 센터서클로 넘어왔고 연신대의 킥 오프로 경기가 재개 되었다.

-----------------------------

아직 전반 중반도 안 됐는데 3골이 터져 나올 만큼 연신대와 천안 시청은 둘 다 공격에 무게를 두었다. 때문에 오늘 시합은 화끈한 화력 대결로 끝날 공산이 컸다.

당연히 그런 시합은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고 그 소식을 들었는지 연산대 축구장 주위로 관중들이 점차 늘기 시작했다.

기습적인 중거리 슛에 한 골을 허용한 연신대는 이후 차분히 경기를 진행 시켰다. 현수가 호흡을 고르는 셈 치고 중앙에서 공을 돌렸던 것이다.

그걸 본 천안 시청 선수들이 바로 프레싱을 걸어왔고 현수는 자신에게 달려 든 천안 시청 공격수를 가볍게 젖혀 낸 뒤 그 공을 측면으로 달려 나가는 연신대 공격수 나진목에게 러닝 패스(Runnig Pass)했다.

러닝 패스는 자기편의 뛰는 속도와 방향에 맞춰서 찔러 넣어 주는 패스로 그걸 잘하는 선수가 어느 팀에서든 각광을 받았다.

현수는 그런 점에서 공격수에게 완벽한 러닝 패스를 넣어 주는 편이었다.

“좋고!”

나진목은 달리다가 자기 발에 딱 맞춰 들어오는 패스를 받고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강현수의 패스는 늘 이렇게 정확했다.

파팟!

나진목은 그 패스를 살짝 건드려서 방향을 바꿔 놓고는 툭툭 앞으로 차며 페널티에어리어로 진입해 들어갔다.

“어딜....”

그걸 보고 천안 시청의 측면 수비가 달려들었고 나진목도 개인기를 발휘해서 그 선수를 젖혀냈다.

파악!

하지만 측면 수비를 지원 나온 천안 시청의 센터백 최진만에게 공을 뺏기고 말았다.

“에이.....”

최진만까지 젖혀 냈다면 골을 넣을 절호의 찬스를 맞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진목이 아쉬워 할 때 최진만이 공을 앞쪽 중앙미드필더 윤재국에게 차 주었다. 그 공을 받은 윤재국이 다시 공을 측면으로 찔러 넣었을 때였다.

촤아아악!

누가 슬라이딩을 하면서 윤재국의 측면으로 가는 패스를 끊었다.

“저, 저런....”

그 공을 끊어 낸 것이 바로 강현수였다. 현수는 최진만이 윤재국에게 패스를 넣어 줄 때 재빨리 측면 윙어 쪽으로 뛰었고 그 공에 측면 윙어에게 가기 전에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끊는데 성공한 것이다.

현수는 인터셉트한 공을 앞에 두고 바로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오버헤드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장착 스킬에서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꺼내든 현수는 전방에서 수비수와 뒤엉켜 있는 연신대 공격수 말고 우측에서 엠프티 스페이스(Empty Spdce, 빈 공간), 즉 축구에서는 상대에게 마크 도지 않는 자유로운 장소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그때 그 빈 공간으로 연신대의 우측 미드필더 임호룡이 뛰어 들어갔다. 임호룡은 원 바운드 된 그 공을 발을 들어 올려 컨트롤 하며 볼 트래핑 후 천안 시청 우측 측면을 돌파해 들어갔다.

“여기....”

그걸 보고 연신대의 두 투톱 공격수 나진목과 고동찬이 페널티에어리어로 들어가며 손을 들었다. 그때 임호룡이 차분히 혼전 중인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센터링을 올렸다. 그런데 공이 날아간 방향은 연신대 두 공격수가 있는 곳과는 관계없는 좌측면 골에어리어 모서리로 날아갔다.

“헉!”

그때였다. 언제 움직였는지 현수가 공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뛰어 들어가서는 몸을 솟구쳐 올렸다. 공격수가 아닌 현수는 프리(Free)한 상태였다.

현수는 뛰어 들어온 탄력을 이용해서 높게 몸을 띄웠고 공은 정확히 그의 머리로 날아왔다. 현수는 그 공을 머리로 받아서 공격수 나진목에게로 슬쩍 방향을 틀어 놨다.

나진목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보고 몸을 띄우면서 발리 킥(Volley Kick)을 찼다.

빠앙!

퍽!

그런데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갔고 천안시청 골키퍼는 얼결에 펀칭으로 그 공을 걷어냈다. 하지만 그 공이 다시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혼전 중인 선수들 사이로 떨어졌고 이내 불리(Bully; 선수들이 한 곳에 모여서 볼을 서로 혼잡하게 몰고 있는 상황)상태에 빠졌는데 그 때 천안 시청의 센터백 최진만이 다급히 그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

터치라인을 달려 간 현수가 공을 받아서 직접 스로인을 했다. 현수는 공을 받으러 나온 나진목에게 공을 던졌고 나진목은 자신에게 달라붙는 천안 시청 수비수 때문에 재빨리 현수에게 공을 넘겼다.

현수는 그 공을 바로 찼다. 물론 그냥 차진 않고 연신대의 또 다른 공격수 고동찬을 보고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인 타깃 맨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정확히 고동찬에게 연결 되었는데 고동찬이 무리하게 수비수 둘을 돌파 하려다가 공을 뺏기고 말았다.

그 공을 천안 시청의 센터백 최진만이 넓은 시야로 중앙미드필더 윤재국을 거치지 않고 길게 전방으로 패스를 넣었다.

“젠장....”

현수는 그 공을 천안 시청 공격수가 잡는 걸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후다닥 연신대 진영으로 뛰어갔다.

최진만의 롱패스를 받은 천안 시청 공격수는 측면으로 돌아들어가는 윙어에게 공을 넘기고 자신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천안 시청의 측면 윙어는 그 공을 받아서 곧장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돌파해 들어 올 것 처럼 하다가 이내 방향을 틀어서 골라인쪽으로 공을 몰아갔다.

“붙어!”

그런 측면 윙어를 쫓아서 연신대의 왼쪽 수비수 이도영이 따라 붙었는데 골라인을 바로 앞두고 천안 시청의 측면 윙어가 센터링을 올렸다.

그 공은 어느 새 골에어리어 가까이 까지 진출해 있던 장신의 천안 시청 공격수에게로 날아갔다.

천안 시청 공격수는 몸싸움에서 연신대 수비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몸을 솟구쳤다. 이대로라면 헤더로 공이 터질 수도 있는 상황!

휙!

그때 천안 시청 공격수 앞에서 누가 솟구쳐 올라서는 날아 온 공을 옆으로 걷어냈다.

“아아!”

아쉬워하며 천안 시청 공격수가 그 선수를 쳐다보고 깜짝 놀랐다. 그럴 것이 분명 공격하느라 천안 시청 진영 깊숙이 내려 가 있었던 강현수가 어느 새 올라와서는 천안 시청에 있어 절호의 찬스를 무산 시켜 버린 것이다.

“하아!”

천안 시청 공격수는 기가 차서 웃음이 다 나왔다.

“전반인데 이렇게 죽어라 뛰면 후반엔 어쩌려고....”

하지만 자신이 상대팀 선수 걱정해 줄 처지가 아니란 걸 깨달은 천안 시청 공격수는 공이 연신대 쪽으로 넘어가자 그 공을 가진 선수에게 뛰어가서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