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25화 (225/712)

<-- FA컵 -->

어디서 정보를 들었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연신대 축구장 주위로 몰려와 있었다. 그들은 편하게 자리를 잡고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연신대 축구부원들과 천안 시청 소속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양분하고 몸들을 풀기 시작할 때 야간 조명이 불을 밝혔다.

그 사이 심판진이 도착했다. 이명신도 이번 연습 경기엔 돈을 아끼지 않은 모양이었다.

6시 55분 쯤 심판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 가고 주심이 센터서클에서 양 팀 주장들을 불렀다. 그리고 동전 던지기로 자리 선택과 선축을 결정지었다. 천안 시청 주장이 앞면을 맞췄고 그는 현 자리를 고수했다.

연습 경기 시작 직전 이명신이 연신대 선수들에게 말했다.

“부산 아이파크는 천안 시청보다 더 강하다. 그러니까 이 정도 팀은 쉽게 이겨줘야겠지?”

“네!”

이명신이나 연신대 선수들이나 U리그 우승 팀답게 여유가 넘쳤다. 연신대 선수들이 파이팅 후 필드로 뛰어 나갈 때 이명신이 현수에게 말했다.

“강현수. 오늘도 잘 부탁한다.”

“........”

현수는 대답대신 가볍게 고개만 끄덕여 보인 뒤 자신의 보직인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들어갔다.

삐익!

주심의 휘슬과 함께 천안 시청의 선축으로 전반전 시합이 시작 되었다. 이명신이 사전 분석한 대로 천안 시청은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3-4-3 전술을 들고 나왔다.

이명신도 오늘 연습 경기가 신경 쓰였는지 주장인 이기찬에게 천안 시청에 대한 분석 자료를 줬던 모양이었다. 현수는 오늘 점심 먹고 휴식을 취할 때 그 자료를 봤었다.

연신대는 늘 쓰던 4-4-2 전술로 시작을 했다.

“야야! 저쪽!”

“빨리 패스 해.”

천안 시청은 제법 시끄럽게 떠들며 축구를 시작했다. 시끄러웠지만 팀 워크가 좋은 듯 패스가 정확하고 선수들의 움직임도 확실히 여태 연신대가 상대 해 온 대학 팀들보다 훨씬 나았다.

그들은 두터운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서서히 연신대 진영을 압박해 들어왔다.

툭!

하지만 연신대도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야야. 뺏어!”

“더 착 달라붙어야지.”

포워드와 미드필더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며 천안 시청의 패스를 끊었고 바로 역습을 가하자 더는 미드필더 진이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

“역시 대학리그 우승팀답군.”

천안 시청의 코치가 팔짱을 낀 체 눈썹을 모았다. 연신대를 초반부터 압박해서 확실히 기선을 잡으려 했는데 그게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경기는 이제 시작 되었고 천안 시청은 꺼내 보여 줄 카드가 많았다.

천안 시청 코치가 그라운드를 향해 손바닥을 ‘쫘악’ 펼쳐 보였다. 천안 시청 선수들은 그걸 보고 눈빛을 강하게 빛냈다.

특히 천안 시청의 중앙 미드필더인 윤재국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현수는 전반전이 시작 되자 가볍게 뛰며 자기 자리를 지켰다.

파파파팟!

“헉!”

뭔 자신감인지 대 놓고 중앙을 돌파하려는 천안 시청의 공격수의 공을 간단히 뺏어 낸 현수는 한 번의 킬 패스로 천안 시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 뒤로 현수는 천안 시청 진영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 할 수 있었다.

특히 천안 시청의 패스가 중앙 미드필더 쪽으로 집중 되는 걸 보고 현수는 좌우 미드필더들에게 간격을 더 벌리라고 지시를 내렸다.

연신대 중원의 사령관인 현수의 지시에 양쪽 미드필더들이 세 걸음 더 좌우로 간격을 벌렸다. 그렇다면 중앙이 비게 되는 데 그 정도는 현수가 얼마든지 커버 할 수 있었다.

예전에도 이 정도 체력은 됐지만 지금은 마법 아이템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까지 끼고 있어서 체력 상태가 더 좋아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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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시청의 중앙 미드필더 윤재국은 좌측 윙어가 빠르게 터치라인 옆을 따라 달리는 걸 보고 그쪽으로 공을 찼다.

그 공은 정확히 달리는 윙어 오른발에 터치 되었다. 공을 받은 윙어는 툭하니 앞으로 공을 차 놓고 코너 쪽으로 내달렸다.

파악!

그때였다. 연신대의 미드필더 강현수가 언제 움직였는지 윙어 옆에 나타나서 간결하게 태클로 공을 끊었다.

공은 터치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천안 시청의 기습 공격이 끊겼다. 천안 시청이 스로인으로 공격을 이어가려 했지만 현수가 재빨리 수비에 가담해서 간단히 공을 뺏어냈다.

현수는 연신대 공격수들에게 올라가라고 손짓을 하며 툭툭 공을 몰아서 하프라인 쪽으로 움직였다.

그걸 보고 천안 시청의 미드필더들과 풀백들은 침투해 오는 연신대 선수들을 재빨리 마크했다.

현수가 아무리 정확한 패스를 한다 해도 그 패스를 받을 연신대 선수들을 마크해 버리면 그 패스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하지만 현수는 패스를 하지 않았다. 계속 공을 치고 올라갔다. 그러면서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의 마법 아이템 창을 열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폭발적인 전진 드리블, 폭발적인 대시(Dash),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플립플랩,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패스 가로채기 태클, 바나나 킥, 정확한 발리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진흙탕에서 드리블, 진흙탕에서 헤딩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수중 드리블(+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오버헤드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현수는 눈앞에 열린 마법 아이템 창을 힐끗 쳐다보면서 빠르게 앞으로 공을 치고 나아갔다.

“저, 저....”

그렇게 현수가 하프라인을 훌쩍 넘어서 빠르게 공을 치고 천안 시청 진영으로 돌파해 들어가자 천안 시청 선수들이 당황하며 즉각적으로 그를 저지하며 나왔다.

“막앗!”

파앗!

현수가 자신에게 달려 나온 천안 시청 미드필더 하나를 빠른 스텝과 방향 전환으로 가볍게 제쳤다.

“어딜!”

그때 그 뒤로 협력 수비에 나선 천안 시청의 중앙 미드필더 윤재국이 거칠게 현수의 다리를 보고 태클을 걸었다.

휙!

현수는 살짝 두 다리를 들어서 윤재국의 태클을 피한 뒤 가볍게 그라운드에 착지해서는 달려 온 탄력을 잃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천안 시청의 중앙을 두텁게 장악하고 있던 두 미드필더가 붕괴 되자 천안 시청 진영이 뻥 뚫렸다. 하지만 천안 시청 수비수들도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비록 쓰리백이지만 스피드와 체력을 고루 갖춰서 포백 못지않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천안 시청이었다.

그 중 센터백 최진만 몸싸움에 능했고 경기를 보는 시야도 넓었다. 최진만은 화려한 개인기로 중앙을 돌파 해 오는 현수에 모든 시선이 집중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좌우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연신대 공격수들이 좌우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 잡아!”

최진만이 좌우 풀백에게 손짓과 함께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외침에 천안 시청의 좌우 풀백들이 현수에게 향하고 있던 시선을 좌우로 돌렸다. 그리곤 연신대 공격수들을 발견하고는 그들을 대인 마크했다.

현수는 천안 시청의 수비수들이 자신에게 집중 되면 바로 좌우로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공격수에게 킬 패스를 찔러 주려했다. 하지만 그걸 상대 센터백이 간파하고 좌우 풀백들이 연신대 공격수들을 커버해 버리자 좀 놀라긴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중앙의 수비수는 하나 쯤 돌파하는 건 현수에게는 일도 아니었다.

파파팟!

현수가 공을 치고 앞으로 달려 나가자 그걸 보고 최진만도 현수를 향해 달렸다. 이내 둘이 강하게 부딪쳤다.

퍼억!

최진만의 강한 숄더 차지(Shoulder charge)에 현수는 밀리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 자식 뭐야?’

최진만은 마치 벽에 부딪친 듯 자신이 뒤로 튕겨나가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190센티에 100킬로그램의 거구인 최진만은 지금껏 누구에게도 힘에서 밀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자기보다 왜소해 보이는 최현수에게 밀리고 있었다.

‘이러다 뚫리고 만다.’

자신이 뚫리면 바로 골키퍼와 1대 1 상황이었다. 다행히 페널티에어리어 밖이었다. 최진만은 최현수의 유니폼을 잡으며 슬쩍 현수의 다리를 발로 걸었다. 뚫리느니 반칙으로 끊으려 한 것이다.

팍!

하지만 현수는 여기서 경기 흐름이 끊기는 걸 원치 않았다.

‘어떻게 여기까지 뛰어 왔는데.....’

그가 흘린 땀만큼 본전을 뽑아야 했다.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기술인 몸싸움 뿌리치기를 사용해서 자신의 유니폼을 잡고 있던 최진만의 손을 여유롭게 뿌리쳤다. 동시에 폴짝 뛰며 자신의 다리를 걸어오는 최진만의 발도 피했고 말이다.

파파팟!

계속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은 현수는 공을 보고 뛰었다. 최진만이 뚫리자 천안 시청 골키퍼가 다급히 골에어리어 밖으로 뛰어나왔다.

현수가 바로 공을 차려하자 천안 시청 골키퍼가 팔다리를 크게 벌리고 현수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현수는 공을 차지 않고 한 템포 죽인 뒤 공의 밑 부분을 발 앞부분으로 짧게 킥하여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로빙 슛을 시도했다.

“헉!”

현수 앞에 주저앉은 골키퍼가 다급한 두 팔을 뻗었지만 공은 골키퍼의 키를 훌쩍 넘어갔다.

투 바운드 된 공은 골대 안의 골망에 가서 멈춰섰다.

“와아아아!”

주위 관중석과 연신대 벤치에서 크게 함성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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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골을 허용하고 나자 천안 시청은 비록 연습 시합이지만 실업팀으로서 대학팀엔 질 수 없다는 듯 바로 허리 라인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연신대는 그냥 대학팀이 아니었다. 대학 리그를 우승한 강팀이었다. 게다가 여긴 연신대의 홈 그라운드였고 말이다.

“자자. 한 골 넣자. 천안 시청. 파이팅!”

천안 시청은 한 골 먹자 오히려 더 기세 등등했다. 그게 현수는 꼴 보기가 싫었다. 그래서 앞서 공격으로 벌써 땀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강현수가 다시 움직였다.

파파팟!

중앙 미드필더인 현수가 갑자기 하프라인을 넘어서 천안 시청 진영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때 현수를 등지고 패스를 받던 천안 시청 미드필더의 다리 사이로 현수의 발이 들어갔다.

쑤욱! 툭!

그 발이 공을 건드렸고 공이 흐르자 현수가 바로 그 공을 차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헉!”

놀란 그 미드필더가 다급히 손을 내뻗어 현수의 유니폼을 잡아채려 했지만 이미 현수는 그 보다 한 걸음 더 훌쩍 달아나 있었다.

앞서와 달리 이번엔 현수의 돌발 플레이였던 터라 좌우로 쇄도해 들어오는 연신대의 공격수들은 없었다. 그래서 천안 시청의 쓰리백이 동시에 현수를 막아섰다.

“야아앗!”

그 중에 특히 센터백 최진만이 앞서 달려 나와서 현수에게 거칠게 정면 태클을 시도했다. 그의 뒤쪽에 두 명의 풀백이 더 있으니 안심하고 과감하게 태클을 시도한 것이다.

현수는 최진만의 태클 타이밍을 보고 공을 두 발에 끼우고 훌쩍 뛰었다. 거친 태클이 그라운드를 쓸고 지나가고 나자 다시 안착해서 유연하게 공을 차고 앞으로 나아갔다.

“젠장!”

자신의 정면 태클이 실패하자 최진만이 애꿎은 잔디를 뜯어 그라운드에 뿌렸다. 그 사이 천안 시청의 두 풀백들이 현수의 앞을 막아섰다.

“이얏!”

먼저 좌측 풀백이 현수에게 뛰어 들었다. 현수는 좌측 풀백이 발을 내미는 타이밍을 보면 바로 반대 방향으로 드리블해서 그 풀백을 따돌렸다. 그러자 바로 우측 풀백이 자세를 낮추고 두 팔을 벌린 채 현수의 앞을 막았는데 현수는 그를 두고 인스텝으로 공을 감아서 찼다.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 중 타킷 적중 프리킥을 찬 것인데 타깃을 골포스트로 정해 찬 것이다.

때문에 공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올 가능성이 높았지만 혹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한 번 차 본 것이다. 공은 현수가 그리 세게 차지 않아서 빠르진 않았지만 정확히 왼쪽 골포스트로 날아갔다.

“헉!”

골키퍼가 갑자기 날아온 공에 반응해서 몸을 날렸다.

텅! 툭!

그런데 골포스트를 때린 공이 골키퍼가 내 뻗은 팔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골키퍼가 막아 보겠다고 나서지 않았다면 골대 맞고 나왔을 공인데 말이다.

“으아악!”

화난 천안 시청 골키퍼가 골망에 걸려 있는 공을 신경질적으로 찼다. 뭐 그런다고 들어간 공이 골이 아닌 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현수는 운 좋게 자신이 찬 공이 골로 연결 되자 기분 좋게 웃으며 적진에서 뒤돌아서 하프라인 쪽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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