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20화 (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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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대 축구부원들이 U리그 우승 후 회식을 할 때 윤성찬은 연신대 근처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셨다.

“빌어먹을..... 결국 우승해 버렸네.”

강현수의 활약에 힘입어서 연신대는 대학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런데 그 자리에 윤성찬은 없었다.

이미 이명신 감독의 눈 밖에 몇 차례나 나 버린 윤성찬이었다. 이제 그가 전화를 걸어도 이명신은 받지도 않았다.

아마 축구부를 찾아가면 그만두란 소리가 나올 터였다. 그래서 요 며칠 계속 축구부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윤성찬이었다.

“현수 그 놈 때문이야. 씨발. 왜 갑자기 날 싫어하게 된 건지 그 이유라도 알고 싶다.”

강현수와 윤성찬은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강현수가 그를 벌레 보듯 하면서 관계가 틀어졌고 그 결과 지금 윤성찬의 신세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

“어쩔 수 없나?”

윤성찬은 결국 한해 꿇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내일이라도 당장 학교에 가서 휴학계를 제출하기로 작심을 한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없는 연신대가 지금보다 더 잘 나가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

“무슨 수가 없을까?”

그때 그와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연신대 공대 과 티셔츠를 입고 있는 걸로 봐서는 연신대 생인 거 같은데 말투에 욕설이 너무 많이 섞여 있었다.

‘저것들 혹시.....’

그래도 연신대면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명문대였다. 그렇다보니 연신대 생인 것처럼 행동하며 다른 여대나 일반 여자들을 꼬시고 다니는 녀석들이 있었다.

윤성찬은 바로 저 놈들이 그런 류란 생각이 들었다.

‘저놈들이라면......’

윤성찬은 내일 휴학하는 마당에 연신대 축구부에 좋은 선물 하나를 줄 수 있겠구나 싶었다.

윤성찬은 곧장 그쪽으로 향했다.

“어이. 공대생들.”

6명의 연신대 생들이 거친 욕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윤성찬이 끼어들자 그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그때 윤성찬이 그들 테이블 한쪽에 놓여 있던 계산서를 챙겨 들었다.

“여기 술값은 내가 내지.”

윤성찬의 그 말에 6명의 가짜 연신대 생들의 그를 쳐다보는 얼굴이 급 호감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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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찬은 자신의 진짜 연신대 학생증을 꺼내서 가짜 연신대생들 앞에 내 놓았다.

“이거면 학교 어디든 출입이 가능할 거야. 내일 말이야........................”

윤성찬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가짜 연신대생 중 하나가 그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그쪽이 말한 축구 선수 하나 족쳐 주면 내일 우릴 데리고 홍대 클럽 중에 제일 잘 나간다는 아레나에 가 준단 말이지?”

“그래. 거기 술값에다가 너희들 능력에 따라선 모텔비까지 내가 내어 줄 수 있다.”

윤성찬의 제안에 가짜 연신대생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다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 근데 누굴 족쳐 달란 건데?”

윤성찬은 먼저 가짜 연신대생들 중 우두머리 녀석이 누군 지부터 알아냈다. 그랬더니 역시 윤성찬의 말에 제일 먼저 나섰던 그 녀석이 일행 중 리더였다.

“강민수다.”

“학생증 보면 알겠지만 윤성찬이다.”

어차피 내일 휴학 신청하면 필요 없는 학생증이었다. 윤성찬은 그 학생증을 강민수에게 맡기면서 그들이 내일 누굴 다구리 놔야 할지 얘기했다.

“축구부에 강현수란 놈 있을 거다. 그 놈 조져 놔.”

그러면서 그들에게 언제 어떤 식으로 그를 조져 놓을지에 대해서도 윤성찬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윤성찬의 얘기를 다 경청하고 난 강민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쉽네. 그러니까 가능하면 그 강현수란 녀석의 다리 쪽을 손봐주면 된단 말이네?”

“그렇지. 그렇게만 해 주면...... 아레나 술값은 내가 다 내 준다.”

그 말 뒤 두 사람은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그럼 내일 연락 다오.”

윤성찬은 그 말 후 가짜 연신대생들이 먹은 술값 계산서를 들고 술집을 나섰다. 그리고 얼마 뒤 새로운 안주와 술들이 나왔다.

“어? 우리 시킨 적 없는데?”

“먼저 가신 친구 분께서 계산하시면서 추가로 안주와 술을 더 시켜 주고 가셨어요.”

술집 직원의 말에 강민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법 마음에 드는 녀석이네.”

“녀석은 아니지. 우리 보다 두 살 더 많잖아?”

“야. 두 살이면 친구 먹어도 돼.”

“근데 진짜 하려고?”

“당연하지. 너 클럽 아레나 가 봤어?”

“아, 아니. 거긴 워낙 사람이 많아서....”

“사람도 많지만 거기 술값 장난 아니거든. 그런데 그 술값을 대신 내주겠다잖아. 그것도 우리 전부를 말이야. 그 정도면 술값만 천만 원은 족히 나올 거다.”

“천, 천만 원?”

“거기다가 부킹 되면 모텔비도 준다는데 당연히 해야지. 왜? 넌 빠질래?”

“아, 아니. 당연히 해야지.”

그렇게 가짜 연신대생들이 일치단결해서 윤성찬의 제안을 받아드리기로 하고는 그가 시켜 준 술과 안주로 기분 좋게 술을 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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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가짜 연신대생들은 어제 윤성찬에게서 받은 학생증으로 그동안 그들이 가보지 못한 학교 모처를 다 돌아 다녀 봤다.

“야. 12시다.”

“빨리 가자.”

그들은 우르르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그때 그라운드의 축구부원들은 다들 점심 먹으로 학교 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기찬과 몇몇 선수들은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혹시 강현수 선수 어디 있습니까?”

강민수가 체육관으로 들어가던 축구 선수 중 한명을 붙잡고 물었다. 그러자 그 선수가 바로 대답했다.

“강현수 선수요? 오늘 훈련 하러 안 나왔는데.”

“네?”

강민수는 그가 손 봐줘야 할 강현수가 정작 없다는 사실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일단 윤성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얘기를 했더니 윤성찬이 아깝다는 듯 말했다.

-그럼 거기 주장인 이기찬이라고 있을 거다. 그 놈이라도 족쳐.

“이기찬?”

-그래. 그 다음 바로 연락 하고.

“알았다.”

잠시 뒤 체육관 라커룸을 들렀다 나오는 축구 선수 중 한 명에게 강민수가 또 물었다.

“이기찬 선수 어디 있습니까?”

“이 선배요? 저기 나오네요.”

그 선수가 뒤쪽에 걸어 나오고 있는 이기찬을 손짓으로 가리키곤 곧장 체육관을 나섰다.

“저놈이라네.”

“가자.”

6명의 가짜 연신대생들이 일제히 이기찬을 향해 걸어갔다.

툭!

그리고 일부러 이기찬과 부딪쳤고 그를 체육관 뒤로 끌고 갔다.

“이거 놔. 부딪친 건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이기찬은 굳이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놈들이 시비를 걸어 왔을 때 바로 사과를 했다. 하지만 놈들은 그런 이기찬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았다. 대신 그를 체육관 뒤편으로 억지로 끌고 왔다.

“누가 너한테 사과 받고 싶다고 했냐?”

“그럼 뭘 원하는데?”

“어쭈. 뭘 째려 봐.”

이기찬도 남자였다. 싸워야 한다면 싸울 줄도 알았다. 명백히 자신을 노리고 시비를 걸어온 상대와 이기찬은 주먹다짐을 했다.

퍽! 퍽!

“커억!”

“아악!”

“저 씹 새끼가.....”

하지만 상대가 무려 6명이었다. 두 명까지는 이기찬도 어떻게 싸웠는데 4명이 더 가세하자 일방적인 구타로 이어졌다.

퍼퍼퍼퍼퍽!

“죽어!”

“씨발. 턱이 다 얼얼하네.”

“축구선수라고 싸움 좀 하네.”

“야. 다리 꽉 잡아.”

강민수는 윤성찬이 요구한 대로 이기찬의 다리를 좀 못쓰게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팍!

“아아악!”

강민수는 윤성찬의 무릎을 강하게 짓밟았다. 강민수도 운동을 해 봐서 아는데 이 정도면 무릎 인대가 꽤 늘어났을 터였다. 한 달은 족히 기브스를 하고 살아야 할 터였다.

“됐다. 그만하고 가자.”

강민수가 아직도 이기찬을 걷어차고 있는 일행을 뜯어 말렸다. 하지만 일행 중 이기찬의 주먹에 맞은 두 녀석이 성질을 내며 계속 이기찬을 걷어찼다.

퍽! 퍽! 퍽! 퍽!

“야! 그만 해. 그러다 사람 잡겠다.”

강민수가 겨우 그 둘을 뜯어 말렸을 때 이기찬은 결국 뭇매를 견디지 못하고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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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이기찬이 더 다치기 전에 서둘러 상태창의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서 그걸 걸쳤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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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이기찬이 현재 있는 연신대 체육관 뒤를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연신대 체육관까지는 반경 48Km에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했다.

[띠링! 7,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1,613,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고 그가 감았던 눈을 떴을 때 5명에게 일방적으로 맞고 있는 이기찬의 모습이 보였다.

현수가 주위를 둘러보니 연신대 체육관 뒤편이었다. 그 때 나머지 한 명이 5명을 겨우 뜯어 말렸고 겨우 그들을 떼어 놓자 이기찬은 의식을 잃고 축 몸을 늘어트렸다.

그걸 본 현수의 두 눈이 살광이 번쩍거렸다.

“이 새끼들이.....”

현수가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때 놈들 중 하나가 현수를 발견했다.

“저 새끼는 뭐야?”

“어쭈. 이쪽으로 오는데?”

“씨발 새끼가 뒈지려고.”

녀석들은 이기찬을 구타하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다들 들떠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겁 없이 다가오는 현수를 보고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런 그들을 보고 현수가 더 빠르게 접근을 했고 놈들이 휘두르는 주먹을 가볍게 상체를 흔들며 피해냈다.

퍽!

그리고 별 힘들이지 않고 쭉 내뻗은 주먹에 녀석들 중 하나가 맞았다.

털썩!

녀석은 아무 기척도 내지 않고 그대로 뒤로 꼬꾸라졌다.

“영우야!”

“씨발. 제대로 맞았네.”

“개 새끼. 조져.”

다구리에 장사 없다고 남은 4명이 일제히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그런 그들에게 이기찬은 당했지만 현수는 아니었다.

퍽! 퍽!

현수의 주먹질 두 방에 녀석 중 두 명이 또 맥없이 픽 쓰러지자 남은 두 명이 움찔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아까 놈들이 이기찬을 일방적으로 구타 할 때 그들을 뜯어 말렸던 녀석에게고 뛰어갔다.

“민, 민수야.”

“저 새끼 싸움 좀 하는 놈 같다.”

그러자 민수라고 불렸던 녀석이 알아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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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딱 봐도 민수란 녀석은 싸움 좀 하게 생겼다. 주먹을 꽉 쥐고는 현수에게 다가 오는데 시종일관 현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언제든 현수가 달려들면 반격할 준비가 되어 있단 소리였다. 하지만 현수는 굳이 먼저 그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이미 이기찬은 놈들에게 맞아 혼절한 상태였고 그 다칠 일도 없으니 무리해서 나설 필요도 없었다. 단지 놈들이 왜 이기찬에게 몰매를 놨는지 정도는 알아 낼 필요가 있었다.

현수는 그걸 바로 정면에서 다가오고 있는 민수란 놈에게 들을 생각이었다. 아님 그 뒤에 두 녀석에게 들어도 상관없고 말이다.

휙!

현수와 거리를 좁혀 온 민수란 녀석이 갑자기 움직였다. 그리고 현수의 얼굴에다 주먹을 먹였다.

너무 빠른 몸놀림에 주먹이라 현수도 피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피하는 대신 손을 들었다.

척!

민수의 주먹이 현수가 들어 올린 손에 잡혔다.

“헉!”

민수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것이 무슨 무협 영화나 히어로 영화도 아닌데 그의 주먹질을 현수가 가볍게 한 손으로 잡아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현수는 잡고 있던 민수의 주먹을 가볍게 밀었다. 그러자 민수가 놀라며 연신 뒷걸음질을 쳤다.

파팟!

그런 녀석 앞으로 이번엔 현수가 움직였다. 눈 깜짝할 사이 현수가 민수의 코앞에 자신의 얼굴을 내밀었다.

“헉!”

놀란 민수가 뒤로 물러나려 할 때 현수의 손이 녀석의 멱살을 잡았다.

척!

그리고 자신에게로 확 당기면서 녀석의 얼굴에 현수의 이마가 틀어 박혔다.

콰작!

맞는 순간 민수는 의식을 잃었고 현수는 잡고 있던 손을 놨다.

털썩!

현수 앞에 민수가 맥없이 픽 꼬꾸라졌다. 그걸 본 뒤쪽의 두 녀석의 입이 떡 벌어졌다.

강민수가 누구던가? 합기도 3단에 복싱까지 배운 녀석이었다. 녀석이 저렇게 무기력하게 당하는 걸 처음 보는 두 녀석은 현수를 무슨 괴물 쳐다보듯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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