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07화 (20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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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내일 혹시 시간이 나면 거길 찾아 가 보기로 하고 지하 주차장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백화점 앞 큰길가에서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자신의 보금자리인 원룸으로 향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5만원을 택시비로 건네고 잔돈도 받지 않은 채 현수는 자신의 원룸으로 들어갔고 바로 이부자리를 펴고 잠을 청했다. 피곤했던지 이내 잠이 든 현수는 다음 날 아침 9시에 깼다.

“학교!”

늦었다 싶었던 현수가 부랴부랴 옷을 갖춰 입고 있을 때 어제 U리그 우승을 한 터라 오늘은 일찍 학교 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머리에 뒤늦게 떠올랐다. 하지만 학교는 가야했다.

바로 다음 주부터 FA컵 본선이 시작 되니 말이다. 이명신 감독은 일단 대학리그 우승한 것에 만족한 상태지만 사람 욕심이란 것이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더 가지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보나마나 FA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려고 발악을 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모레 주말까지 현수는 나름 바쁜 일정이 있었다. 그러니 오늘 학교에 가게 되면 가능한 이명신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그의 양해를 구해 낼 생각이었다. 어차피 내일부터 주말이니까 훈련은 하지 않을 공산도 컸고 말이다.

현수는 즉석 밥을 데운 뒤 냉장고에서 반찬 몇 가지를 꺼내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 한 후 자신의 애마를 끌고 연신대로 향했다.

그가 연신대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30분쯤으로 그때 축구부원들이 하나 둘씩 체육관에 모습을 보였다.

11시가 되고 연신대 축구부원들이 축구장에 모여 있을 때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이명신 감독이 나타났다. 아마 대학리그 우승 때문에 총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에게 칭찬 좀 들은 모양이었다.

“다들 왔나?”

“네에!”

“어제는 정말 환상적인 날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만족해선 안 되겠지? 다음 주부터 FA컵 본선 경기가 시작 된다. 그리고 좀 전 FA컵 16강 전 대진표가 나왔다.”

이명신 감독에 따르면 FA컵 16강전은 8월 4일 그러니까 다음 주 목요일에 열린다고 했다. 16강전에 참가하는 팀들은 모두 K리그 1, 2부 리그 팀들이었다. 그 중 대학팀은 연신대가 유일했는데 연신대의 16강 상대는 바로 부산 아이파크였다.

FA컵은 16강전부터 토너먼트 단판 승부로 진행 되었다. 따라서 어떤 경기장에서 경기를 할 것인 가는 예선 성적과 골 득실차에 의해 정해졌다.

예선 성적이 연신대가 부산 아이파크 보다 우위에 있은 터라 경기는 부산 아이파크의 홈구장인 부산 연산구장이 아니라 연신대 홈인 연신대 축구장에서 열리게 되었다.

“하하하하. 이게 다 너희들이 예선전에서 열심히 뛰어 주어서 생긴 결과다. 이번 16강전에서도 가능한 많은 득점에 실점은 최소로 해서 다음 8강전도 우리 축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게 하자. 알았나?”

“네에!”

FA컵은 결승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토너먼트 경기는 그 전 경기 성적에 따라 홈에서 싸울지 어웨이(Away)로 상대 팀 홈구장에서 싸울지가 정해졌다.

따라서 성적만 좋게 나오면 계속 자신의 홈구장에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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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예상대로 이명신 감독은 4강까지 욕심을 내고 있었다. 대진표도 그리 썩 나쁘진 않았다.

첫날 8경기는 다음과 같이 치러졌다.

FA컵 16강전 대진표( 8월 4일 저녁 7시 )

FC서울 VS. 수원 삼성 (서울 FC 구장)

연신대 VS. 부산 아이파크

울산 현대미포조선 VS.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VS. 전북 현대

고양 국민은행 VS. 포항 스틸스

대구FC VS.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 상무 VS. 울산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VS. 성남 일화

연신대는 고양 국민은행과 포항 스틸스의 승자와 8강전에서 맞붙었다. 고양 국민은행은 2부 리그 중하위 팀이고 포항 스틸스는 1부 리그 소속이지만 현재 꼴지를 달리고 있었다.

두 팀 전력 모두 연신대가 16강에서 붙는 부산 아이파크 아래였다. 따라서 연신대가 16강을 이기면 8강도 무난히 이기고 4강에 진출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명신이 4강 진출을 노리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강현수와 주장은 날 따라 오고 나머진 몸들 풀고 개별 훈련 시작해.”

이명신 감독은 현수와 이기찬을 데리고 감독실로 향했다.

“자. 여기......”

이명신이 다음 주 목요일에 상대할 부산 아이파크에 대한 정보가 적힌 기록지를 현수와 이기찬에게 넘겼다.

“모 축구단의 전력 분석관인 내 친구가 한 달 전에 작성한 정보니까 비교적 정확할 거다. 그걸 보고 어떻게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할 지 연구 좀 해.”

그런 건 감독인 이명신이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현수나 이기찬이나 이미 이명신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주는 정보 기록지만 챙겨서 감독 실을 나왔다.

이기찬과 현수는 도서관으로 가서 그곳 근처 구내매점에서 기록지를 복사해서 몇 부를 더 만들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부는 현수가 챙기고 나머진 이기찬이 들고 축구장으로 향했다.

“집합!”

이기찬이 그라운드에서 개별 훈련 중인 선수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았다. 그때 현수가 연신대 축구부 주전 멤버 중에 비교적 전술적인 부분에 밝은 선수들에게 부산 아이파크의 정보 기록지 사본을 건네며 말했다.

“내일까지 살펴보고 점심시간 때 대충 분석한 걸 토론해 보는 것으로 하자.”

기록지를 받은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 뒤 점심때까지 개별 훈련이 이뤄졌다.

현수는 점심시간이 되자 이기찬과 같이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리고 어디서 연락 온 데 없는지 핸드폰부터 살폈다. 그랬더니 역시나 전화가 와 있었다. 바로 오늘 만나기로 되어 있던 사지희에게서 말이다.

현수가 전화를 받지 않자 사지희가 시간 나는 대로 전화 해 달라는 문자를 보내 놨다. 현수는 곧장 사지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현수씨.

“네. 지희씨.”

-언제 오실 거예요? 점심 준비는 다 되어 있는데.

그 말에 현수는 아차 싶었다. 오늘 현수가 직접 사지희 집에 간다고 했던 게 생각났던 것이다. 우승 뒷날이니 이명신도 하루 정도 선수들을 쉬게 해 줄 거란 생각에 그렇게 얘기했었다. 그런데 오늘 학교 나오기로 했단 얘기를 어제 듣고 그녀에게 연락을 해서 오늘 점심 약속을 취소시키려 한 걸 현수가 그만 깜빡한 것이다.

‘젠장.’

지금 와서 점심 먹으로 못 간다는 말은 차마 그녀에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현수는 거짓말을 했다.

“지금 가고 있습니다. 20분 뒤에는 도착할 겁니다.”

-네. 그럼 기다릴게요.

사지희와 통화를 끝낸 현수는 후다닥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체육관 근처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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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희 집은 연신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서 20분 만에 그곳에 도착을 했다. 현수가 초인종을 누르자 바로 인터폰에서 사지희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세요. 바로 들어오시면 돼요.

덜컹!

바로 대문이 열렸고 현수는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저택은 넓은 데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현수가 여기 왔을 때 저택 안에는 시커먼 정장남들이 득실거렸었다. 하지만 오늘 그들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사도철이 현수가 온다는 얘길 듣고 자기 밑에 얘들도 다 철수를 시킨 모양이었다.

현수가 마당을 지나 현관으로 다가갈 때 현관문이 열리고 사지희가 나왔다.

“빨리 들어와요. 국 올려놨어요.”

현수는 사지희와 같이 대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와아!”

현수의 입이 떡 벌어졌다. TV에서나 나오는 그런 호사스런 곳이었다. 왜 돈으로 처 발랐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그런 집 말이다.

“이쪽으로.”

현수는 사지희를 따라 식당으로 향했다. 사지희의 말처럼 식당엔 음식이 잔뜩 차려져 있었다. 그리고 일하는 아주머니 세 분이 열심히 더 음식을 갖다 나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무슨 재벌 집 같았다.

“앉으세요.”

사지희가 자리를 권하자 현수가 그 자리에 앉았다.

“부친께서는 안 계신가 보죠?”

“네. 아침에 제주도 가신다며 나가셨어요.”

“제주도요?”

“네. 제주도에 아빠 소유의 호텔이 있거든요. 거기 인수 한지 얼마 안 돼서 아직 문제가 많은 모양이더라고요.”

역시 스케일이 달랐다. 호텔이라니!

잠시 뒤 사지희가 직접 끓였다는 국이 나오고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현수는 차려진 음식을 가능한 먹어 보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많은 음식을 다 먹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사지희가 끓인 국은 다 먹었다. 그래선지 사지희의 얼굴이 아주 밝았다.

식사 후 사지희가 집 구경을 시켜 주었다. 알고보니 저택은 하나가 아니었다. 바로 옆 저택도 사도철 소유였고 그 집을 사지희는 별채라 불렀다. 그리고 그 뒤쪽에 있는 저택은 파티장과 헬스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과연 사도철답군.’

그는 서울에서도 비싸기로 소문난 곳에 저택을 3채나 쓰고 있었다. 현수는 집 구경을 하다가 사도철이 신은 것으로 보이는 슬리퍼를 보자 새벽에 그가 구입한 트래킹 스펠 오브젝트(Tracking spell object)마법이 떠올랐다.

‘어디 진짜 제주도에 있는지 볼까?’

현수는 그 생각을 하며 동시에 상태창을 열었다.

[스테이터스]

이름: 강현수 (남, 22살)

칭호: 후기지수, 섹스 머신(Sex machine) → 끝판 정력왕 (The finish Energy the king)호감도: 73/100, 성적 매력: 83/100

체력: 80/100

내공: 중급

격투기(Up): 동양 챔피언, 유도 4단, 태권도 6단, 주짓수 (블루), 권법(형의권 12성)

인지능력: 52/100

학습능력: 72/100

행운지수: 42/100

이성과의 친화력: 88/100

마법: 4서클

보유 마법

1서클- 록, 라이트닝 애로우, 다크실드, 네크로 그리스, 클리닝, 드링킹 어날먼트

2서클- 라이트닝 쇼크, 포커스 퓨플

3서클- 아이스 포그, 에어로 봄, 라이트닝 웨이브, 체인 라이트닝, 블러드 스웰, 무스트, 홀리큐어, 리커버리, 슬립(Sleep), 일루젼(Illusion), 언락(Unlock), 사일런스(Silence), 홀드(Hold), 스킨스톤(Stone skin), 오브젝트 페니트레이트(Object penetrate), 인덕스 매직 미사일(Induce magic missile), 스틸 실드(Steel shield), 히픈노우시스(Hypnosis), 퍼슨 퍼수트 서치(Person pursuit search),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 디그 웨이브 (Dig Wave), 소일 그리스(Soil Grease),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

4서클-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 루버스트 플레이트(Robust Plate), 기가 헤이스트 (Giga Haste), 페니트레이트 다크 아이(Penetrate dark eyes), 섹슈얼 테크닉 리인포스(Sexual technique reinforce), 매직 섹슈얼 에너지(Magic sexual energy), 멘탈 리커버리(Mental recovery), 피지컬 퍼티그 리스토어(Physical fatigue restore), 트래킹 스펠 오브젝트(Tracking spell object)

인벤토리: 카멜레온 축구복, 날쌘 돌이 축구화, 변강쇠 반지(+1시간 추가), 텔레포트 바바리코트(전국 전역 이용권 8매 보관 중), 매력 콘택트렌즈, 아공간 부대자루, 메모리 컨트롤 모자, 조루증 유발 아이템, 개 코(Baboon reul) 마스크, 진실의 안경(Spectacles of truth), 신비의 물약(1회용)-3EA,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

보유 쿠폰: 아이템 20% 할인쿠폰, 아이템 25% 할인쿠폰, 아이템 30% 할인쿠폰,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11EA

현수는 보유 마법 중 4서클의 트래킹 스펠 오브젝트(Tracking spell object)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그의 머릿속에 마법 음성이 울려왔다.

[서치(Search)할 물건을 손으로 잡아 주세요.]

현수는 사도철의 슬리퍼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다시 마법 음성이 들려왔다.

[슬리퍼의 주인이 오늘 하루 동안 한 시간 이상 머문 곳은...................................]

사도철이 하루 24시간 동안 한 시간 이상 머문 곳은 모두 네 곳이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이곳 집이었고 두 번째는 공항, 세 번째는 차 안, 그리고 마지막 네 번 째는 제주 한라 호텔이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제주 한라 호텔 스위트룸에 묵고 있었다.

“진짜 제주도에 가 있군.”

현수는 오늘 사도철을 만나긴 틀렸다는 걸 확인한 후 사지희에게 말했다.

“할 얘기가 있는데요.”

“그래요? 그럼 이쪽으로....”

사지희는 현수를 본채 응접실로 데려 갔다. 그리고 다과를 준비해 왔다.

“할 얘기가 뭔가요?”

그리고 현수에게 물었다. 현수는 사지희를 보고 차분한 어조로 얘기했다.

“사실 전 지희씨가 생각하는 그런 남자가 아닙니다.”

“네?”

“지희씨 말고 만나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 꽤나 깊은 관계죠.”

“그, 그게 무슨.....”

“저와 지희씨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저 같은 나쁜 남자 말고 더 괜찮은 남자 만나십시오.”

“현, 현수씨!”

“앞으로 제게 관심 갖지 마십시오. 그리고 다신 연락도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 후 현수는 자리를 일어났다. 현수의 말이 꽤나 충격적이었던지 사지희는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현수는 사지희의 저택을 빠져 나와서 자신의 차를 타고 연신대로 향했다.

사지희에게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한 것이 못 내 가슴 아팠지만 이게 최선이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점심시간이 끝나 있었다.

“지랄하겠네.”

이명신이 뭐라 구시렁거릴 테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현수를 나무랄 정도로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인간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까 굳이 연신대로 갈 이유가 없었다. 사실 훈련할 기분도 아니었고 말이다. 그래서 현수는 연신대로 향하던 차를 돌렸다.

“부암동 세종 빌딩이라고 했었지?”

오늘 시간 나면 가려 했던 곳이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났다. 현수는 일단 이명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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