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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서구파의 No3 김유석은 제종환의 실종으로 사실상 조직의 2인자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조직에 꼭 필요해서 모처에 파견 나가 있던 그의 최측근 범서구파의 중간 간부 조상국이 전화를 걸어왔다.
-형님. 축하드립니다.
“축하는 개뿔. 다신 그딴 소리 하지 마라. 안 그래도 그 때문에 눈치 보이는데 말이야.”
-눈치요?
“그 양반 실종 된 게 다 내가 뒤에서 작업해서 그런 줄 알잖아.”
-아닙니까?
“너 까지...... 하아. 아니야. 그 양반이 날 견제하고 있은 건 맞지만 난 2인자 자리엔 별 관심 없었다고. 보스 뒤치다꺼리 하는 것도 딱 질색이고 말이야.”
-근데 형님. 전 언제 조직에 복귀 합니까?
“왜? 거기 무슨 문제라도 있어?”
-문제는 없는데..... 자꾸 더러운 일을 시켜서 말이죠. 그러고 보면 재벌 놈들이 더 지독하고 나쁜 놈들이더라고요. 우리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이건 원.......
“그러니까 재벌이 된 거지. 정상적으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 그리고 확실히 해. 너 거기 간 거 놀라고 보낸 거 아니다. 그런 일 뒤처리 하라고 보낸 거지.”
-그래도 제가 이 생활 벌써 2년째잖습니까? 저도 이제 나와바리 관리나 하며 좀 편하게 지내봅시다.
“알았어. 안 그래도 내 뒤를 받쳐 줄 사람이 필요해서 널 부를까 생각 중이었다.”
-진짜요?
“그래. 근데 좀 더 있어야 할 거야. 그 양반 사라지고 뒷정리 하는데 이래저래 시간이 걸릴 테니 말이다.”
-그 정도야 저도 참아야죠. 그래도 가능한 빨리 불러 주십시오.
“근데 네가 지금 누구 뒤처리를 맡고 있었지?”
-형님도 참. 동생한테 관심 좀 가져 주십시오. 지금 삼정 그룹 둘째 아들 똥구멍 닦고 있잖습니까?
“아. 맞다. 삼정 쪽이었지. 똥구멍은 지랄 맞게. 말조심해. 그쪽에서 컴플레인 걸어오면 널 거기 보낸 나도 욕먹는다. 그쪽은 특히 뒷말이 많은 곳이니까 신경 더 써.”
-여긴 걱정 마십시오. 저도 그렇고 밑에 애들도 빠릿빠릿하니까. 그리고 지금껏 그쪽 실망시킨 적 한 번도 없습니다. 뭐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너야 믿지. 그래서 거기 보낸 거고. 암튼 네 자리 나는 대로 연락 줄게.”
-그럼 전 형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조상국과 통화를 끝내기 무섭게 김유석의 전화가 울렸다. 누구 전환지 확인한 김유석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또?”
김유석은 긴 한숨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
“네. 보스.”
-야. 이 전화는 내 전용 전화로 하라고 했지? 근데 왜 통화 중이야?
그 말을 김유석이 보스인 전규환에게 들은 건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았다. 성격이 급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심했다.
“죄송합니다. 지금 통신사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중으로 이 전화 보스 전용 핫라인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핫라인?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핫도그 같은 건가? 암튼 시킨 일은 바로 좀 처리해라. 제종환이는 안 이랬는데 말이야. 에이.
초등학교 중퇴 학력자 전규환의 무식함은 이미 김유석도 잘 아는 바였다. 근데 그게 다가 아니라 앞뒤가 꽉 막힌 융통성 없는 인간이 바로 범서구파 총 보스 전규환이었다.
“근데 무슨 일로 전화 하셨습니까?”
-아참. 내일 제주도 가기로 한 거 비행기 시간이 몇 시랬지?
“오전 11시 비행깁니다.”
-그거 오후로 바꿔. 내일 오전에 할 일이 생겼어.
김유석은 그 할 일이 뭔지 아예 묻지도 않았다. 그래봐야 욕만 더 얻어먹을 테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처리 하죠.”
전규환은 뭐든 시키는 대로 수하를 좋아했다. 그 때문에 제종환이 김유석을 제치고 NO.2가 될 수 있었고 말이다. 자신이 무슨 개인 비서도 아니고 김유석은 실종 된 제종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이 꼴을 안 보려면 은퇴를 하든지 아니면........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말이야.”
결심이 서면 반드시 해 내고 마는 성격의 김유석이었다. 안 그래도 최근 신세기파의 쿠데타에 대해서 김유석은 자신이 그쪽에 심어 둔 라인을 통해 자세한 소식을 전해 듣고 있었다.
“신세기파 행동 대장 노우진이 새로운 신세기파 보스가 됐다고 하던데.......”
김유석은 이 얘기를 범서구파 총보스인 전규환에게도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진 않았다. 괜히 전규환에게 경각심을 갖게 만들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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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과 전화 통화 후 조상국은 그들이 모시고 있는 분의 비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러니까 지금 삼정 백화점으로 가서 거기 부사장을 납치해 오란 얘기 아니오?”
-그렇죠. 단 거칠게 다루 되 눈에 띠는 외상 같은 건 있어선 안 됩니다.
“그 참. 그게 납치요? 모셔 오는 거지?”
-그 부사장이 누군지 알면 그쪽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삼정 백화점 부사장이 누군지 알아내는 건 조상국에겐 일도 아니었다. 조상국은 통화가 끝나면 바로 삼정 백화점 부사장이 누군 지부터 알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납치 후 어떻게 할까요?”
-제게 연락 주십시오. 그럼 그 분을 어디로 데려 올지 얘기해 드리죠.
조상국은 삼정 전자 대표이사 유희준의 비서가 납치할 여자를 그 분이라 칭하는 걸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럴 경우 최악은 같은 피붙이끼리의 싸움이었다. 만약 유희준이 납치하라고 시킨 삼정 백화점의 부사장이 삼정 일가의 일원이라면 문제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쪽에서도 가만있지 않을 테니 말이다.
유희준의 비서와 통화를 끝낸 조상국이 바로 삼정 백화점 부사장에 대해 알아봤다. 그리고 벌레 씹은 얼굴로 변했다.
“빌어먹을..... 하필 유씨라니.”
유혜란이란 이름을 본 순간 조상국은 똥 밟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유희준의 뒤치다꺼리를 하러 조직에서 보내진 처지였다. 어차피 그의 지시를 거부할 순 없었다.
“태식이하고 애들 3명 지금 즉시 삼정 백화점으로 보내. 여자 하나 납치할 테니까 차는 널찍한 승합차가 좋을 거다.”
“네.”
조상국의 지시를 받고 그 밑의 범서구파 조직원 4명이 승합차를 끌고 삼정 백화점으로 향했다.
그들은 삼정 백화점 지하 주차장에 승합차를 대 놓고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때 조상국이 직접 이번 일을 맡은 태식이란 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네. 형님.”
태식이 바로 전화를 받자 조상국이 말했다.
-좀 전 그쪽에서 연락이 왔다. 그 부사장이란 여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고 말이다.
아무래도 유혜란 곁에 그녀를 감시하는 사람이라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연락을 받은 유희준의 비서가 곧장 조상국에게 연락을 주었고 말이다.
-그 여자한테 얼굴 보여 봐야 너희한테 좋을 거 없으니 준비해 간 복면 쓰고 가능한 거칠게 다루진 마라. 귀하신 분이니까.
조상국의 말을 금방 이해한 태식이 대답했다.
“네. 형님. 아주 조심스럽게 납치 하겠습니다.”
-성공하면 바로 연락 주고.
조상국과 통화를 끝낸 태식이 밑에 애들에게 말했다.
“야. 저기 온다. 다들 복면 써.”
태식의 명령에 그 밑에 3명의 범서구파 조직원들이 황급히 복면을 썼다.
“가자.”
그걸 확인한 태식이 먼저 승합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고 그 뒤를 복면 쓴 3명의 조직원들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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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 백화점 부사장으로 취임한 유혜란은 그녀의 큰 오빠 되는 유희권의 부인, 그러니까 그녀에겐 올케 되는 삼정 백화점 사장과는 달리 백화점 경영에 깊게 개입했다. 그러니 당연히 할 일도 많았고 매일 야근은 기본이 되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저녁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8시까지 근무를 하고 퇴근에 나선 유혜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지하 2층 주차장에 부사장을 비롯한 백화점 임원 전용 주차장이 따로 있었다. 거기 자신의 차를 대 놓은 유혜란은 지하 2층에서 내려서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때였다.
웬 복면을 쓴 자들이 나타나서 유혜란을 포위 했다.
“뭐, 뭐....우웁!”
그녀가 무슨 말을 하기 전 그녀 뒤의 복면인이 달려들어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때 나머지 복면인들이 우르르 달려들어서 그녀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팔과 다리를 결박 지었다. 그런데 특이할 만 한 건 그녀를 묶은 끈이 부드러운 재질, 스카프였다.
“실어!”
복면인들이 팔 다리가 결박당한 유혜란을 가볍게 들고서 그들이 타고 온 승합차로 향할 때였다.
“어서 와.”
그들 보다 먼저 그들의 승합차 앞에 가 있는 자가 있었다.
“뭐, 뭐야?”
“저 새끼 빨리 치워.”
복면을 쓰고 있던 태식의 외침에 유혜란의 두 다리와 엉덩이를 받쳐 들고 있던 복면인 둘이 그녀를 내려놓고 그 자에게 달려들었다.
“우우웁!”
그때 입에 재갈이 물려 있던 유혜란이 그 자를 보고 흥분해서 뭐라 소리를 질렀다. 그런 그녀가 시끄럽다 여겼는지 태식이 손으로 그녀의 뒷머리를 내려쳤다.
퍽!
유혜란은 충격에 까무룩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그런 그녀의 등과 허리를 받쳐 들고 있던 태식과 나머지 복면인이 그녀를 바닥에 내려 놨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 바로 눈앞에 널브러져 있는 두 동료 때문이었다.
그들 앞에 나타난 훼방꾼을 처리 하러 나섰던 복면 쓴 두 동료들이 그 자를 향해 다가 갈 때 그자가 거의 날 듯 뛰었고 그 자의 공중 돌려 차기에 두 동료들이 멋진 폼으로 꼬꾸라졌던 것이다.
“태권도 배운 놈이다. 연장 꺼내.”
태식의 말에 옆의 복면인이 품속에서 잭나이프를 꺼냈다. 태식도 마찬가지였고 말이다.
차착!
태식과 복면인이 함께 칼을 꺼내서는 훼방꾼에게 접근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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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방꾼의 정체는 바로 현수였다. 그는 마법 아이템인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이용해서 삼정 백화점 지하 2층으로 공간이동을 했고 또 3서클 투시 마법인 오브젝트 페니트레이트(Object penetrate)를 사용해서 바로 유혜란이 납치 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현수는 곧장 그쪽으로 뛰었고 놈들이 납치한 유혜란을 승합차에 태우기 전 그들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덤벼드는 두 복면인을 향해 몸을 날렸다.
휘리릭!
퍼퍽!
현수는 공중에서 360도를 회전하며 돌려 차기를 시도했고 그 발차기에 두 복면인이 맞아 쓰러졌다. 보통의 발차기였다면 둘이 나눠 맞았으니 그 위력이 그다지 크지 않아서 쓰러진 두 복면인이 바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현수의 발차기에는 내공이 실려 있었다.
즉 내가중수법에 당한 두 복면인은 맞는 순간 뇌가 곤죽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그들이 다시 깨어날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 둘이 당하자 남은 복면인 둘이 잭나이프에 날카로운 칼날을 꺼내 들고서 현수에게 다가왔다.
현수는 저 둘을 어떻게 처리할까 잠깐 생각했다. 생각 같아서는 형의권으로 둘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싶었는데 그럼 피와 뇌수가 사방으로 튈 테고 치우는 게 예삿일은 아닐 터였다.
그래서 현수는 놈들을 깔끔하게 처리할 생각으로 상태 창을 열고 보유마법 중에 가장 강력한 공격 마법인 4서클의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을 준비했다.
이 마법을 사용하면 놈들은 바로 즉사를 면치 못할 터였다. 다행인 건 놈들이 알아서 유일한 목격자인 유혜란을 잠재워 놨단 점이었다.
‘그래서 내가 특별히 너희 둘은 자비를 베풀어서 고통 없이 죽게 해 주는 거야. 그러니 고마워들 하라고.’
현수는 그 생각 뒤 자신을 향해 잭나이프를 휘두르고 찔러 들어오는 두 복면인에게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을 선사했다.
파지지지직!
“으드드드드!”
두 복면인은 전기 충격 기에 당한 듯 부들부들 몸을 떨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터털썩!
그때 현수가 열어 둔 상태 창에서 아공간 부대자루를 꺼냈다. 그리고 먼저 근처 잭나이프를 쥐고 쓰러져 있는 두 녀석부터 아공간 부대자루 안에 욱여넣었다. 그 다음 나머지 그의 발차기에 맞아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녀석 둘도 마저 아공간 부대자루에 넣어서 깔끔하게 놈들을 치운 뒤 아공간 부대자루는 다시 인벤토리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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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현수는 복면인 중 하나에게 뒷머리를 강타 당해 기절해 있던 유혜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팔 다리에 결박 지워진 스카프부터 풀고 마지막으로 그녀 입을 막고 있던 재갈을 풀어내자 그녀가 정신을 차렸다.
“으으으으!”
뒷머리가 깨질듯 아팠던 유혜란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현수를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부터 내 쉬었다.
“넌 나의 히어로구나.”
“네?”
“내가 위험할 때면 항상 ‘쨘’하고 나타나서 날 구해 주니까 말이야.”
그러고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했다. 현수가 그녀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울 때였다. 그의 뇌리로 시스템의 목소리가 울려 왔다.
[띠링! 위기에 처한 유혜란을 구하라는 돌발 퀘스트를 완수하셨습니다. 이에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웬일로 빠른 보상 지급이 이뤄졌다.
[띠링! 1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1,203,890]
역시 유혜란은 현수를 실망 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때는 다 이유가 있었다.
[띠링! 돌발 추가 퀘스트! 납치당할 뻔한 유혜란의 심신을 안정시켜 주라. 이럴 때 따스한 남자의 품만큼 좋은 위로는 없을 것. 유혜란과 관계를 통해 그녀를 놀란 가슴을 진정 시켜 주기 바랍니다. 이를 충족 시 예상 보상 포인트 200,000포인트!]
‘20만 포인트!’
뭐 고민하고 자실 것도 없었다. 당연히 해야 할 미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