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03화 (203/712)

<-- U리그 -->

전화는 백성조에게서 걸려왔다. 현수는 바로 그 전화를 받았다.

“네. 실장님.”

-우승 축하 해.

“고맙습니다.”

-네 경기 녹화해 온 걸로 봤는데 너 축구 진짜 잘 하더라?

“에휴. 그게 에이전시가 할 소립니까? 당연히 자기 선수니까 못해도 잘한다고 해야죠.”

-그런 건가? 아무튼 나 다음 주에 유럽 들어가니까 그때 유럽 축구 구단 좀 찾아다닐 거야. 참 미숙이에게 듣자하니 네가 뛰는 경기 더 녹화해서 메일로 보내 줄 수 있다면서?

“가능할 거 같습니다.”

동영상 촬영이야 연신대 축구부 후배를 시켜도 될 테니 말이다.

-그럼 다음 경기 있으면 촬영해서 그 비디오 파일 내 메일로 보내 놔.

“알겠습니다.”

-그리고 모레 예능 출연하는 거 잊지 않았지?

“그게 모렙니까?”

-시간 잘 가지? 모레 아침 9시까지 회사로 나와.

“그러죠.”

어차피 이번 주말까지 현수는 얼마든지 시간을 낼 수 있었다. 이명신 감독에게 U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겨 줬으니 그도 현수가 뭘 하든 상관은 하지 않을 터였다. 대학리그 우승 정도면 감독직 재계약은 확정 적이니 말이다.

현수가 백성조와 통화를 끝낸 후 머리를 거의 다 말려 갈 무렵 욕실 문이 열리고 혜미가 나왔다. 그런데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다.

“왜?”

현수가 묻자 그녀가 한숨과 함께 말했다.

“휴우. 터졌어.”

현수는 혜미의 터졌단 말에 슬그머니 옷을 챙겨 입었다. 여자는 원래 생리가 시작 되면 예민하기 마련이다. 혜미는 그게 좀 더 심하고 말이다. 그녀도 그걸 알기에 현수가 지금 튀려는 걸 이해했다.

“그럼 가 볼게.”

“그래. 오늘 수고 많았어.”

혜미가 생리가 시작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현수를 배웅 할 정도면 오늘 섹스가 아주 만족스러웠단 소리였다. 현수는 혜미의 오피스텔을 나서자 곧장 연신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거기 체육관 옆 주차장에 그의 차가 주차 중이니 말이다.

현수가 학교 정문이 마주 보이는 사거리 횡단보도에 서 있을 때였다.

“어라?”

현수의 눈에 구은하가 포착 되었다. 그런데 그녀 옆에 웬 놈팡이 하나가 달라붙어 있었다. 번지르르하게 생긴 녀석이 계속 구은하에게 치근덕거렸다. 구은하는 그에게 짜증을 냈는데 그 놈은 실실 거리며 그녀의 복장만 긁어댔다.

그때 신호가 바뀌었고 구은하가 횡단보도를 건너왔다. 그런 그녀 옆에 날파리 한 마리가 웽웽 거렸고 말이다. 현수는 일단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기다렸다.

구은하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전면에 현수를 발견했다. 현수가 웃으며 그녀에게 한 손을 들어 보이자 그녀가 쪼르르 그에게 뛰어가더니 대뜸 그의 팔짱을 꼈다.

“자기야!”

누구 보란 듯 구은하가 다정하게 현수를 보고 말했다. 현수도 대충 상황이 짐작이 가서 맞장구를 쳐 주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 보고 싶었잖아.”

“호호호호. 나도 자기 많이 보고 싶었어.”

그러면서 구은하가 현수를 상가 쪽으로 이끌었고 그 둘이 다정히 팔짱 끼고 가는 모습을 보고 놈팡이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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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짱 끼고 웃으며 걷던 현수가 구은하에게 물었다.

“뭐하는 놈인데?”

“우리 과 선배. 졸부 아들인데 어찌나 질기던지.”

구은하가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연신대 퀸카인 구은하는 남자들에게 대쉬 받는 게 일상화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남자 중에 가끔 감당이 안 되는 미친놈들이 있는데 그런 놈들에게 걸리면 구은하도 욕을 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 미친놈이 같은 과 선배라면 이건 재앙이었다.

“그 동안 별 문제 없었잖아? 근데 어디서 저런 미친놈이 나타난 거야?”

“이번에 복학할 선배야. 미국에 어학연수 갔다 온 모양인데 귀찮아 죽겠어.”

그때였다. 그 미친놈이 죽으려고 환장을 했는지 현수와 구은하게 있는 쪽으로 뛰어왔다. 그리곤 버젓이 그들 앞을 가로 막았다.

“구은하. 누구야?”

미친놈이 턱짓으로 현수를 가리키며 구은하에게 물었다. 당연히 턱짓을 당한 현수야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구은하가 뭐라 말하기 전에 먼저 나섰다.

“이봐. 딱 보면 모르겠어?”

현수가 팔짱 끼고 있는 걸 미친놈한테 보란 듯 보여 주며 말했다.

“근데 넌 뭔데 내 앞을 가로 막고 지랄이야?”

이어 현수가 눈알을 부라리며 살벌하게 말하자 미친놈도 흠칫 거렸다.

“나, 나는 구은하 같은 과 선밴데.....요.”

“같은 과 선배가 뭐? 할 말 있으면 빨리 하고 아님 비키시지?”

현수가 강하게 나가자 미친놈은 쭈뼛거리며 구은하 눈치를 보다가 옆으로 비켜섰다. 그때 현수가 구은하에게 짐짓 진지하게 물었다.

“아까 보니까 저 선배란 작자가 널 귀찮게 하던 거 같은 데 아냐?”

그러자 구은하가 한 술 더 떠서 얘기했다.

“아, 아냐. 또 무슨 사고 치려고 그래. 저번에 코뼈 주저앉혀서 합의금 물어 준 거 기억 안 나?”

미친놈은 현수가 코뼈를 주저앉혔단 말에 얼굴이 사색이 되어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 미친놈이 달아나는 걸 보고 구은하게 한 동안 웃음을 참느라 키득거릴 때 현수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아주 날 깡패로 만드네.”

“미안. 근데 이 시간에 학교엔 웬일?”

축구부인 현수는 훈련이 끝나면 보통 학교를 떴다. 그걸 알기에 구은하가 물은 건데 현수가 바로 대답했다.

“근처 친구 집에서 좀 놀다가 이제 집에 가려고.”

“차 가져 왔지?”

“응.”

“나 저기 정류장에서 기다릴 테니까 차가져 와.”

“뭐?”

“왜? 하나는 집까지 잘 태워 주더니 난 안 돼?”

“그야..... 아니다. 그래. 태워 줄게.”

현수는 구은하를 두고 곧장 학교로 들어갔고 잠시 뒤 자신의 애마를 몰고 학교를 나왔다. 그리고 구은하가 있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그녀를 픽업해서 그녀 집으로 향했다.

“고마워. 집에 잠깐 들를래?”

“아니. 괜히 민폐 끼치고 싶진 않다.”

“그래. 그럼. 잘 가.”

현수는 구은하를 집 앞에 떨궈주고 곧장 원룸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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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막 원룸 근처에 도착했을 때였다. 마침 딱 한 곳에 차 댈 곳이 있어 그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원룸 입구에 들어섰는데 시스템에서 반응이 왔다.

[띠링! 돌발 퀘스트! 삼정 백화점 부 사장 유혜란을 구하라. 현재 야근 중인 유혜란을 노리는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로부터 유혜란을 구하세요.]

현수에게 매번 막대한 보상 포인트를 안겨 주는 유혜란이었다. 그녀가 위험하다니 바로 구하러 가야 했다. 현수는 먼저 상태 창부터 열었다.

[스테이터스]

이름: 강현수 (남, 22살)

칭호: 후기지수, 섹스 머신(Sex machine) → 끝판 정력왕 (The finish Energy the king)호감도: 73/100, 성적 매력: 83/100

체력: 80/100

내공: 중급

격투기(Up): 동양 챔피언, 유도 4단, 태권도 6단, 주짓수 (블루), 권법(형의권 12성)

인지능력: 52/100

학습능력: 72/100

행운지수: 42/100

이성과의 친화력: 88/100

마법: 4서클

보유 마법

1서클- 록, 라이트닝 애로우, 다크실드, 네크로 그리스, 클리닝, 드링킹 어날먼트

2서클- 라이트닝 쇼크, 포커스 퓨플

3서클- 아이스 포그, 에어로 봄, 라이트닝 웨이브, 체인 라이트닝, 블러드 스웰, 무스트, 홀리큐어, 리커버리, 슬립(Sleep), 일루젼(Illusion), 언락(Unlock), 사일런스(Silence), 홀드(Hold), 스킨스톤(Stone skin), 오브젝트 페니트레이트(Object penetrate), 인덕스 매직 미사일(Induce magic missile), 스틸 실드(Steel shield), 히픈노우시스(Hypnosis), 퍼슨 퍼수트 서치(Person pursuit search),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 디그 웨이브 (Dig Wave), 소일 그리스(Soil Grease),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

4서클-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 루버스트 플레이트(Robust Plate), 기가 헤이스트 (Giga Haste), 페니트레이트 다크 아이(Penetrate dark eyes), 섹슈얼 테크닉 리인포스(Sexual technique reinforce), 매직 섹슈얼 에너지(Magic sexual energy)

인벤토리: 카멜레온 축구복, 날쌘 돌이 축구화, 변강쇠 반지(+1시간 추가), 텔레포트 바바리코트(전국 전역 이용권 8매 보관 중), 매력 콘택트렌즈, 아공간 부대자루, 메모리 컨트롤 모자, 조루증 유발 아이템, 개 코(Baboon reul) 마스크, 진실의 안경(Spectacles of truth), 신비의 물약(1회용)-3EA,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

보유 쿠폰: 아이템 20% 할인쿠폰, 아이템 25% 할인쿠폰, 아이템 30% 할인쿠폰,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11EA

시스템이 현재 그녀의 상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현수는 그것부터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보유 마법 중에 추적 마법인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를 사용했다. 그러자 현수 머릿속에 찾을 사람에 대한 정보 기입란이 떴다.

“이름은 유혜란. 삼정백화점 부사장.”

잠시 뒤 그녀가 현재 있는 위치의 지도가 현수 눈앞에 펼쳐졌다.

“강남구 삼성동 삼정백화점 지하 2층 주차장?”

더불어 그녀에게 접근하려는 자들 4명이 감지되었다.

“젠장!”

급했다. 당장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현수는 바로 인벤토리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서 그걸 걸쳤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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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삼정백화점의 위치를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삼정백화점 반경 45Km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하면 됐다.

[띠링! 7,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1,103,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다. 그리고 머리가 아찔한 순간 현수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현수는 삼정 백화점 지하 2층 주차장에 있었다.

현수는 바로 3서클 마법 중 투시 마법인 오브젝트 페니트레이트(Object penetrate)를 사용해서 투시안으로 주위를 살피며 유혜란을 찾았다.

“저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4명의 복면 남들에게 막 유혜란이 납치당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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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 삼정그룹 유정만 회장이 기거하는 본가의 안방에 노부인이 상석에 앉아 있고 그 주위로 중년의 남녀가 두 쌍이 방석 위에 앉은 체 서로 심각한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노부인은 70살이나 되었음에도 50대 초중 반으로 보일 정도로 젊어 보였다.

“집사도 쫓겨나고 사실상 어머니 손발이 다 잘린 상태 아닙니까? 그러니까 제가 나서겠다는 겁니다.”

두 중년 남자 중 하나가 말하자 다른 중년 남자가 바로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가 나서는 건 아직 시기상조다.”

“형! 그럼 그년이 주주총회 때 거들먹거리며 나타나는 꼴을 볼 거란 소리야? 난 그 꼴 못 봐.”

두 중년 남자 중 하나가 벌떡 자리를 박차가 일어났다.

“희준아!”

삼정그룹 유정만 회장의 장남 유희권이 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그 동생인 유희준은 휑하니 안방을 나갔고 눈치를 살피던 그의 아내도 덩달아 일어났다.

“어, 어머님. 그럼 저도 이만.....”

유희준 부부가 사라지고 나자 유정만 회장의 정부인이자 두 아들의 모친인 평창동 사모님이 장남인 유희권에게 말했다.

“넌 나서지 말고 그냥 희준이 하는 냥을 지켜 보거라.”

“하지만 어머니.....”

“괜찮아. 희준이도 이제 애가 아니다. 그런 되바라진 년 하나 처리 못할까? 만약 그 일로 그 양반이 나서면..... 그땐 나도 가만있진 않을 거다.”

장남 유희권은 모친에게 뭐라 말을 하려다 참았다. 그리고 잠시 뒤 안방을 나선 그가 그의 부인에게 물었다.

“혜란이 그 얘의 회사 생활은 어떻소?”

그러자 삼정 백화점의 사장인 유희권의 아내가 바로 대답했다.

“부사장 노릇 제대로 하고 있어요. 그 덕에 백화점 임원들이 모두 힘들어 하지만.....그게 얼마나 가겠어요? 안 그래도 임원들이 잔뜩 벼르고 있더라고요. 곧 조직의 쓴 맛을 보게 될 테죠. 물론 그 전에 도련님 손에 작살나게 생겼지만.”

“희준이 선에서 해결 되어 준다면야 상관없지만...........그게 아니라면..........”

유희권은 오늘따라 유난히 불길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의 동생인 유희준이 이런 식의 일처리를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때 평창동 저택을 나서던 유희준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의 부인은 벌써 자신의 차를 타고 떠나고 없었다.

“그년 거기로 데려 와. 쥐도 새도 모르게. 알지? 그래.”

그 전화 후 유희준을 태운 차가 곧장 강남의 한 최고급 룸살롱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유희준이 룸살롱에 도착하자 그곳 마담이 밖에까지 그를 마중 나와 있었다. 유희준은 그 마담을 다정하게 안아주고는 그녀를 안고 룸살롱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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