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201화 (201/712)

<-- U리그 -->

다들 그 비명은 강현수가 내질렀을 거라 여겼다. 살인 태클을 당한 당사자가 강현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으으윽!”

현수는 눈살을 찌푸린 체 살짝 다리를 절며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 밑에 깔린 중앙대 좌측 풀백은 사정이 달랐다.

그는 그라운드에 드러누워서 꼼짝도 못했다. 그럴 것이 돌덩이로 변한 현수가 추락하면서 짓눌러 놨으니 그의 몸이 성할 리 없었다. 우선 목뼈부터 시작해서 척추에 이상이 왔고 또 갈비뼈 몇 대가 부러졌다. 거기다 팔과 다리 골절도 심각했고 말이다. 당연히 안 아픈 데가 없으니 입에선 계속 고통에 겨운 비명성을 내질렀다.

“으으으아아악!”

결승전인 만큼 대회 운영위에서 의료진이 대기 중이었는데 중앙대 좌측 풀백의 몸 상태를 살핀 의사가 바로 고개를 내저으며 119를 부르게 했다. 그리고 그 선수는 들것에 실려서 경기장을 나왔다.

그 상황에서 심판은 실려 나가는 중앙대 좌측 풀백에게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크게 다친 건 안 됐지만 그의 비신사적인 플레이는 명백한 퇴장감이었던 것이다.

“아아!”

박상철 감독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수비수 하나의 정신 나간 플레이 하나가 연신대를 추격하려던 중앙대 전체에 찬물을 확 끼얹은 것이다. 박상철 감독은 후반 수비수 교체를 감행 한 걸 뼈저리게 후회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한 명 퇴장 당한 걸로 중앙대의 사기는 급 추락했고 그 좋던 팀워크도 엉망으로 변했다.

무너져 내리는 중앙대를 보며 박상철 감독이 고개를 내저었다.

“틀렸다.”

아무래도 올해는 대학리그 준우승에 만족해야 할 모양이었다.

스코어 7대 5!

중앙대는 연신대의 견고한 수비벽에 가로 막혀서 디 이상 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오히려 괜히 공격에 나서며 무모하게 공격 라인을 끌어 올린 게 중앙대엔 화근으로 작용했다.

빵!

멀리 골킥으로 이어진 공이 전방에 나가 있던 공격수 나진목에게 이어졌고 나진목은 자신을 마크하던 중앙대 수비수의 태클을 피하고는 그대로 페널티에어리어를 넘어갔다.

다른 수비수가 득달같이 달려오고 골키퍼도 뛰어 나올 때 나진목은 가볍게 공 밑을 찍어 찼고 허공에 떠 오른 공은 골키퍼를 넘어서 골대를 향해 굴러갔다.

그걸 보고 수비수가 다급히 골대 안으로 슬라이딩을 하며 발을 뻗었지만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고 수비수와 같이 골망을 갈랐다.

8대 5!

후반전 남은 시간이 5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었다. 그래도 중앙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연신대를 골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현수가 가담한 연신대의 수비라인은 더 이상 중앙대에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삐이익!

후반전의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울려 퍼졌다. 연신대와 중앙대의 U리그 결승전은 무려 13골이 터지는 난타전으로 끝에 결국 연신대의 승리하면서 대학리그 최강자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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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확정 되자 연신대 벤치 선수들의 우르르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오늘 시합에 뛴 연신대 선수들과 부둥켜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시합 후 바로 시상식이 있었다. 대학리그 운영위의 위원장이 우승한 연신대 감독인 이명신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축하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날 현수는 최우수 선수와 득점왕 타이틀을 같이 거머쥐었다. 그리고 일약 대학 팀 선수 중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가 되었다. 이례적으로 시스템에서도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U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한 당신에게 당신의 축구 후원자들이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띠링! 5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1,080,890]

물론 이게 다는 아니었다.

[띠링! 대회 MVP와 득점왕에 빛나는 당신에게 당신의 축구 후원자들이 격려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띠링! 3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1,110,890]

거기다 현수에게 늘 우호적이었던 축구 후원자들의 선물까지 더 해졌다.

[띠링! 사실상 혼자 U리그 우승을 일궈 낸 거나 마찬가지인 당신에게 일부 축구 후원자들이 신비의 물약(1회용)-2EA와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2EA, 그리고 한 가지 마법 아이템이 주어집니다. 그 마법 아이템을 지급 보시겠습니까? Y/N]

현수는 과연 자신을 지지해 주는 축구 후원자들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딱 필요한 신비의 물약과 게임 단기 무료 이용 쿠폰을 선물해 줬으니 말이다. 단지 하나 걱정 되는 건 선물로 받게 될 마법 아이템이 저번 조루증 유발 아이템처럼 쓸모없는 건 아니었으면 싶었다.

현수가 예스를 선택하자 그의 눈앞에 바로 마법 아이템 창이 떴다.

[마법 아이템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

착용 시 체력 +20 향상, 점프력 +20 향상

축구를 후원해 주는 자들답게 축구와 관련 된 마법 아이템을 선물했다. 그 선물은 간결하게 체력과 점프력 두 가지를 날쌘 돌이 축구화에 비해 2배나 향상 시켜 주는 제법 쓸 만한 아이템이었다.

현수는 그 선물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고 이내 마법 아이템 창이 사라지면서 현수 눈앞에 상태 창이 떴다. 현수는 그 홀로그램 창을 자세히 살폈다.

[스테이터스]

이름: 강현수 (남, 22살)

칭호: 후기지수, 섹스 머신(Sex machine) → 끝판 정력왕 (The finish Energy the king)호감도: 73/100, 성적 매력: 83/100

체력: 80/100

내공: 중급

격투기(Up): 동양 챔피언, 유도 4단, 태권도 6단, 주짓수 (블루), 권법(형의권 12성)

인지능력: 52/100

학습능력: 72/100

행운지수: 42/100

이성과의 친화력: 88/100

마법: 4서클

보유 마법

1서클- 록, 라이트닝 애로우, 다크실드, 네크로 그리스, 클리닝, 드링킹 어날먼트

2서클- 라이트닝 쇼크, 포커스 퓨플

3서클- 아이스 포그, 에어로 봄, 라이트닝 웨이브, 체인 라이트닝, 블러드 스웰, 무스트, 홀리큐어, 리커버리, 슬립(Sleep), 일루젼(Illusion), 언락(Unlock), 사일런스(Silence), 홀드(Hold), 스킨스톤(Stone skin), 오브젝트 페니트레이트(Object penetrate), 인덕스 매직 미사일(Induce magic missile), 스틸 실드(Steel shield), 히픈노우시스(Hypnosis), 퍼슨 퍼수트 서치(Person pursuit search),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 디그 웨이브 (Dig Wave), 소일 그리스(Soil Grease),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

4서클- 기가 라이트닝(Giga Lightning), 루버스트 플레이트(Robust Plate), 기가 헤이스트 (Giga Haste), 페니트레이트 다크 아이(Penetrate dark eyes), 섹슈얼 테크닉 리인포스(Sexual technique reinforce), 매직 섹슈얼 에너지(Magic sexual energy)

인벤토리: 카멜레온 축구복, 날쌘 돌이 축구화, 변강쇠 반지(+1시간 추가), 텔레포트 바바리코트(전국 전역 이용권 8매 보관 중), 매력 콘택트렌즈, 아공간 부대자루, 메모리 컨트롤 모자, 조루증 유발 아이템, 개 코(Baboon reul) 마스크, 진실의 안경(Spectacles of truth), 신비의 물약(1회용)-3EA,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

보유 쿠폰: 아이템 20% 할인쿠폰, 아이템 25% 할인쿠폰, 아이템 30% 할인쿠폰,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11EA

신비의 물약과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이 기존 보다 각각 2개 씩 늘어났고 인벤토리 안에 축구와 관련된 아이템인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가 들어가 있었다.

현수는 당장이라도 그 신 가드(Shin guard, 정강이 보호대)를 인벤토리에서 꺼내 착용해 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우승 트로피를 그가 들고 있은 터라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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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수줍게 자기 앞에 꽃다발을 내미는 사지희를 보고 무슨 말을 하려다 결국 못하고 꽃다발을 받았다.

“우승 축하드려요.”

“고마워요.”

사지희는 전에 말 했듯이 3시부터 현수가 뛰는 U리그 결승 경기를 고구려대 축구장에서 직접 관람했다. 그녀는 현수가 골을 넣을 때 마다 흥분해서 소리를 빽빽 질렀는데 그 소리 때문에 현수도 그녀가 오늘 시합을 보러 온 줄 알게 되었다.

“오늘 뵙기는 어려울 거 같고 내일 시간 어떠세요?”

“네. 좋아요. 내일 만나도록 해요.”

원래 현수는 더 이상 사지희를 보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열성적으로 응원할 줄 몰랐다. 그 만큼 사지희가 현수를 진짜 좋아한다는 게 현수도 느껴졌다. 아무래도 내일 사지희를 만나서 둘 관계를 명확하게 해 둘 필요가 있을 거 같아 현수는 그녀가 만나자는 제의를 받아드렸다.

“이제 제가 현수씨 데리러 가지 않아도 돼요. 어디서 볼까요?”

사지희는 완전히 사도철에게서 자유로워 진 모양이었다. 하긴 그걸 그렇게 만들어 준 장본인이 바로 현수 자신이 아니던가?

“그럼 제가 지희씨 데리러 집으로 가겠습니다.”

현수는 사지희를 핑계로 내일 그녀의 집에 한 번 찾아 가 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거기 사도철이 있다면 어떻게 부서진 단전을 치료 했는지 물어 보고 싶었다. 물론 내일 그와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사도철 같이 영악한 자가 다시 현수를 만날 이유가 없을 터였다. 괜히 만났다가 현수에게 당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몇 시에 오실 생각이세요?”

“언제 갈까요? 낮에도 괜찮습니까?”

“그럼 저희 집에서 점심 드실래요?”

“점심이요?”

“네. 뭐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시면 다 말하세요. 제가 만들어 드릴게요.”

“지희씨까요?”

“네. 저 이래봬도 한식 조리사 자격증 가지고 있거든요. 요리라면 자신 있어요.”

아무래도 사지희는 내일 현수에게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 동안 사도철의 눈치를 보느라 하지 못했던 그녀의 장기를 이젠 현수에게 마음껏 다 보여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 듯 했다.

“당장 먹고 싶은 건 없고..... 뭐든 다 잘 먹어요.”

“그래도 드시고 싶으신 거 있으면 문자 주세요. 제가 내일 점심상에 준비해 좋을 테니까요.”

그렇게 현수는 사지희로부터 내일 점심 초대를 받은 뒤 그녀와 헤어졌다. 그 사이 현수의 경기 장면을 녹화했던 Sj엔터테이먼트에서 나온 사람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현수는 고생한 그 Sj엔터테이먼트 직원에게 저녁이라도 대접하려 했는데 그가 사라지고 없자 많이 아쉬워했다.

우승 팀에 대한 시상식이 전부 끝나고 연신대 축구부원들은 다시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어제 이명신이 약속한 고기 집으로 향했다.

이명신은 연신대 앞에서 가장 고기가 저렴한 식육 식당으로 연신대 축구부원들을 데리고 갔다. 그리고 쇠고기가 아니 돼지고기를 쐈다.

연신대 축구부원들은 그게 어디냐며 질보다는 양을 선택해서 열심히 먹었다. 현수도 열심히 구은 삼겹살을 된장에 찍고 그 위에 마늘 조각 하나와 새우젓갈을 조금 올려서 상추에 싼 후 맛있게 씹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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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한참 돼지고기를 먹고 있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김혜미였다. 현수는 시끌벅적한 식육점에서 나와서 그녀의 전화를 받았다.

“어. 혜미야.”

-얘기 들었어. 우승했다며? 거기다 네가 상은 다 휩쓸고 말이야?

“뭐 그렇게 됐네. 알다시피 내가 워낙 잘 났잖아.”

-그놈의 자뻑은 어째 안 하나 싶었다. 아무튼 축하 해.

“고마워.”

-지금 어딘데?

“학교 앞 식육식당.”

-우승 회식하는 거야?

“그래. 그런데 고기는 돼지다.”

-너네 감독도 참 지독하다. 분명 우승 격려금도 나왔을 텐데 선수들 소고기 좁 먹일 것이지.

“그러게. 그래도 이거라도 어디냐? 좋게 생각해야지. 넌 저녁 먹었고?”

-응. 나도 막 학교 구내식당에서 저녁 먹었어. 회식 언제 끝나?

“왜? 더 할 말이라도 있어?”

-아니. 그건 아닌데......

“나 보고 싶구나? 그렇지?”

-후후. 그래. 네가 우승 했다니까 그게 좀 댕기네.

혜미가 먼저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자니 현수도 가운데로 피가 쏠렸다.

“한 시간 안엔 네 오피스텔로 갈 수 있어.”

-그럼 지금부터 한 시간 뒤에 오피스텔에서 봐.

현수는 혜미와 통화를 끝내자 바로 식당으로 들어가서 남은 돼지고기를 다 구워 먹어 치웠다. 그 뒤 조용히 식당을 나섰는데 현수가 회식 중 튄다는 걸 알면서도 이명신 감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현수 뿐 아니라 다른 연신대 축구 부원들도 하나 씩 회식장을 빠져 나갔는데 이명신은 그들에게도 별 말은 안 했다. 회식장에 선수들이 적을수록 회식비로 적게 나올 테니 말이다.

현수는 돼지고기를 구워 먹을 때 같이 몇 잔 마신 술이 깨게 걸어서 혜미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어차피 시간은 넉넉했다.

그때 현수의 핸드폰이 다시 울렸다. 호주머니에서 꺼내 확인하니 양미라였다.

“며칠 더 기다려.”

현수는 핸드폰에게 그렇게 얘기하고는 미련 없이 호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양미라는 좀 더 애가 타 봐야 했다. 그래야 현수란 늪에 더 깊게 빠지게 될 것이고 그녀가 현수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될 때 현수의 복수도 본격적으로 시작 될 터였다. 그때까지 현수는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

“뭘 좀 사서 가 볼까?”

현수의 눈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혜미가 다른 군것질은 싫어해도 아이스크림은 좋아했던 기억이 났다.

현수는 곧바로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갔다. 그리고 가장 큰 통에 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가득 담아서는 그걸 챙겨 들고 발걸음도 가볍게 혜미의 오피스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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