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리그 -->

연신대 선수들도 비록 한 골 앞서 있지만 이전처럼 자만하지 않고 바삐 몸을 움직이며 중앙대 선수들을 압박 하는 걸 결코 늦추지 않았다.

그런 노력이 통했던지 순간적으로 현수가 접근하는 것에 당황한 중앙대의 측면 미드필더가 패스 들어 온 공을 제대로 간수 하지 못하면서 공이 터치라인을 넘어가 버렸다.

삑!

선심이 바로 연신대 볼을 선언한 가운데 나진목이 터치라인에서 공을 들고 어디로 던질지 고개를 돌리고 있을 때 현수가 접근해 오는 걸 보고 바로 그쪽으로 공을 던졌다.

현수는 가슴으로 그 공을 트래핑 한 뒤 터치라인을 따라 뛰기 시작한 나진목을 향해 땅볼 패스를 연결했다.

나진목은 절묘한 볼 컨트롤로 그 공을 잡아서는 옆을 돌아보았는데 그때 표재욱이 큰 키로 슬금슬금 중앙대의 페널티에어리어에 들어서는 걸 보고는 바로 그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나진목을 쫓던 중앙대의 측면 미드필더가 발을 뻗었지만 공은 이미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나진목이 공을 차는 순간 표재욱은 중앙대 수비수들과 자리싸움을 하고 있었고 공이 날아오자 점프를 하려는 데 수비수 중 하나가 그의 팔을 잡아챘다. 그러자 표재욱은 오히려 등으로 수비수를 밀며 최대한 자기 앞에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공간으로 나진목의 크로스가 날아왔고 표재욱은 그 공을 향해 발을 내뻗었다. 그 발에 공이 맞고 골대로 날아갔다.

툭!

그때 그 공이 중앙대 선수의 무릎에 맞고 각도가 꺾이면서 아깝게 골대 밖으로 흘러 나가 버렸다.

표재욱은 아쉬워했지만 코너킥 상황이 남은 지라 바로 자리싸움에 들어갔다.

나진목도 페널티에어리어 안 깊숙이 침투한 가운데 현수가 코너킥을 차려 코너 모서리로 이동할 사이 연신대 미드필더들이 전부 내려왔다. 그리고 중앙대 선수들과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현수가 코너킥을 찼다.

현수는 중앙대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게 보이는 표재욱을 타깃으로 삼아서 그에게 공을 찼다.

표재욱은 자신을 마크 중인 중앙대 수비수들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점프를 했고 그 공을 머리에 맞췄다.

퉁!

하지만 중앙대 수비수들이 그를 밀고 잡아당긴 탓에 제대로 된 헤딩은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공이 나진목에게로 떨어졌고 나진목은 공을 보고 발리슛을 때렸다.

뻥!

하지만 공은 높게 떴고 골대를 훌쩍 넘겼다. 연신대 선수들은 다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둘러 자기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그때 중앙대 골키퍼 양병우가 드롭 킥(Drop Kick- 골키퍼가 차는 킥으로, 볼을 땅에 떨어뜨려 볼이 튀어 오르는 순간을 이용하여 차내는 킥 방법)으로 길게 전방을 향해 공을 찼다.

그 공을 중앙대 스트라이커 정진우가 원바운드 된 공을 가슴으로 떨어트려 놓고 간결한 볼 트래핑으로 공을 확보한 뒤 연신대 진영으로 돌파를 시도하려 했다.

촤아아악!

그때 연신대 선수 중 하나가 슉 하니 태클이 들어왔고 정진우는 별수 없이 공을 뺏기고 말았다.

“너, 너는.....”

태클을 시도한 주인공은 바로 강현수였던 것이다. 현수가 골키퍼가 길게 공을 차는 걸 보고 냅다 뛰었고 정진우가 공을 잡는 걸 보고 바로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스킬 중 하나인공만 살짝 터치 태클을 사용한 것이다.

현수는 뺏긴 공을 다시 찾으려고 득달같이 달려드는 정진우를 보고 옆의 동료 미드필더에게 공을 패스 해 버렸다. 그리곤 자신의 원래 자리로 이동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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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감독은 후반전에 5대 5 동점을 만드는 순간 우승 욕심이 났다. 하지만 연신대가 바로 골을 넣으면서 동시에 팀워크까지 살아나자 당황한 나머지  바로 터치라인 앞까지 다가가서 중앙대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렸다.

“정환아. 몰아 붙여.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다. 공격수들. 집중 해. 한 골이다. 한 골만 넣자.”

“이리로 차!”

그러자 중앙대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공을 요구했고 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윤정환이 좌측 윙어에게 빠른 땅볼 패스를 찔러 주었다.

좌측 윙어는 그 공을 왼발로 툭 건드려 먼저 속도를 줄인 뒤 툭툭 치면서 터치라인을 따라 연신대 진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연신대 측면 미드필더가 그를 쫓아 붙었는데 개인기로 젖히고 페널티에어리어로 진입해 들어왔다.

“막아!”

연신대의 좌측 풀백 장철우가 즉시 그 앞을 막아섰는데 중앙대 좌측 윙어는 돌파하는 척 하다가 공을 옆으로 내어 주었다. 그 공을 중앙대의 스트라이커 정진우가 잡아서는 중앙으로 드리블 해 들어갔다.

연신대 센터백 이기찬이 그를 마크하자 정진우는 공을 한번 접은 뒤 왼발로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대 옆으로 흘러 나갔고 정진우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에이....쩝쩝.”

그리고 자신에게 패스를 넣어 준 좌측 윙어에게 고맙다고 눈인사 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 뒤 연신대와 중앙대는 서로 치고 받으며 치열하게 공격을 하고 악착 같이 방어했다. 그렇게 후반전 시간도 절반이 흘렀을 때부터 강현수의 진가가 다시 한 번 발휘 되었다.

중앙대의 패스 루트를 거의 다 파악하고 있던 강현이 중앙대 미드필더에서 공격진으로 연결 되던 패스를 죄다 끊어 놨던 것이다.

“하아! 또냐?”

“이거 맥 빠지네.”

“저 자식은 대체 뭐야?”

현수는 끊어 낸 공을 툭툭 치고 하프라인을 넘었다. 그리고 그걸 본 연신대의 공격수 표재욱과 나진목이 중앙과 좌측면 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야! 잡아.”

“무조건 잡고 늘어져.”

이에 중앙대 수비들이 표재욱과 나진목을 밀착마크를 했다. 그러자 현수가 그걸 보고 그대로 중앙대 진영으로 공을 드리블해 들어갔다. 그런 현수 앞을 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윤정환이 막아섰다.

슬금슬금 공을 굴리면서 접근해 들어오는 현수를 보며 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윤정환은 이번엔 절대 현수를 통과 시켜 줄 수 없다며 그의 두 다리와 공에 시선을 집중했다. 그리고 현수의 발목이 살짝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재빨리 발을 내뻗었다.

파앗!

분명 공을 보고 발을 뻗었는데 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윤정환의 발은 괜히 잔디만 걷어찼다. 그 사이 현수는 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윤정환 옆을 통과해서 앞으로 쭉쭉 치고 나갔다.

돌파 당한 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윤정환은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려서 황급히 현수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현수는 벌써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중앙대 센터백과 마주치고 있었다.

현수는 상대 수비수 앞에서 순간적으로 축구공을 발로 멈춰 세웠다. 그리곤 공을 세운 발을 축으로 자신의 몸을 한 바퀴 회전시키며 그와 동시에 축구공을 반대 발 방향으로 끌어내서 반대 발로 축구공을 잡아서 간단히 수비수를 뚫었다.

그뿐 아니라 현수는 화려한 개인기로 센터백 뿐 아니라 그를 도우러 달려 온 우측 풀백까지 더불어 제쳐 냈다. 그러자 골키퍼만 덩그러니 남은 상황.

중앙대의 골키퍼가 그를 보고 각을 좁히며 달려드는 걸 보며 현수가 가볍게 공을 찼다.

툭!

“허억!”

중앙대 골키퍼 양병우가 경악성과 함께 두 다리를 오므렸지만 이미 공은 그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 나간 뒤였다.

데구르르!

공은 굴러서 골대 안으로 들어가서 골망에 걸려 멈췄다.

“와아아아!”

“그렇지! 하하하하.”

연신대 벤치에선 중앙대에 한 골 더 달아나자 환호성과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한 반면 그 옆의 중앙대 벤치는 분위기가 썰렁했다. 특히 동점골을 넣어야 할 상황에 더 달아나는 추가골을 허용한 게 중앙대로서는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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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좌측 풀백 자원 중 하나인 진석훈은 오늘 연신대와의 U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 하지 못했다. 어제 자체 청백전에서 실수 좀 했더니 박상철 감독이 컨디션이 나빠 보인다며 그를 선발 명단에서 빼버린 것이다. 물론 교체 명단에 이름은 올라 있었다.

“완전 펄펄 날아다니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진석훈은 윤성찬이 말한 그 강현수가 사실상 결승전 경기를 지배하고 있는 걸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물론 자신이 들어간다면 얘기가 달라 질 터였다.

그에 의해 저 날고 기는 선수는 다리가 부러지든 인대가 늘어나든 병원에 실려 가게 될 테니 말이다.

진석훈은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강현수를 작살내서 병원으로 보내고 자신도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축구부를 떠나기로 말이다.

진석훈의 축구 재능은 실업팀에 들어가기도 딱 턱걸이 수준이었다. 그럴 바에야 졸업과 동시에 취직을 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게 옳았다.

“석훈아. 몸 풀어라.”

후반을 채 20여분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박상철 감독이 드디어 진석훈을 콜했다. 진석훈은 바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노리는 먹잇감인 강현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기다려라.’

그런데 진석훈의 그 살기를 현수가 바로 감지했다.

‘뭐야?’

현수는 중앙대 벤치에서 몸을 푸는 선수 하나가 자신을 향해 대 놓고 살기를 내뿜자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결승전이라고 중앙대에서는 현수에게 일부러 거친 파울을 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현수도 그리 방어에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는데 유독 한 녀석이 대 놓고 노골적으로 현수에게 살기를 발출한 것이다.

“어쭈?”

게다가 그 선수가 교체로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중앙대의 왼쪽 수비수 자리로 이동한 그 선수는 여전히 현수를 향해 대 놓고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저 놈 뭐야?”

현수는 아무래도 저 선수가 무슨 짓을 벌일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예비 차원에서 상태 창을 열었다.

현수는 눈앞에 보이는 홀로그램 창에서 보유 마법 중 방어 마법인 스틸 실드(Steel shield)를 자기 몸에 둘렀다. 다크 실드가 쳐져 있던 현수의 몸에 한 꺼풀 더 방어막이 쳐진 것이다. 이제 축구장 내 어떤 물리적 충격에도 현수는 끄덕도 않게 되었다.

설사 권총으로 그를 쏜다고 해도 그 총알이 현수가 쳐 놓은 두 가지 방어막을 뚫을 순 없었으니 말이다.

‘어디 무슨 수작질을 부릴지 볼까?’

현수가 손을 들자 연신대 진영을 돌고 있던 공이 곧장 그에게로 굴러왔다. 현수는 그 공을 가볍게 볼 트래핑한 뒤 툭툭 치고 앞으로 움직였고 이내 하프 라인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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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교체 후 공격수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표재욱에게 손짓을 했다.

그걸 본 표재욱이 슬금슬금 중앙대 수비진을 따라 하프 라인을 넘었다.

뻥!

그때 하프 라인을 넘어서 중앙대 진영에 들어 선 현수가 표재욱을 보고 길게 공을 찼다. 순간 표재욱이 빠르게 앞으로 내달렸다.

“어엇!”

업사이드 라인이 붕괴되면서 순식간에 중앙대의 일자 수비진이 무용지물로 변하고 말았다.

그 공은 내달리던 표재욱 바로 앞에서 바운드 된 뒤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스핀 먹은 공이 앞으로 튀어 나가지 않고 위로 튕겨 오른 걸 표재욱이 헤더로 툭 앞으로 밀어 넣고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잡아!”

표재욱의 양 옆으로 중앙대 수비수들이 득달같이 달려 나왔고 표재욱은 그 수비수들 사이로 재빨리 공을 찼다.

그 공은 어느 새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침투 해 들어 온 현수에게로 향했다. 현수가 그 공을 막 잡으려 할 때였다.

“이야아앗!”

괴성과 함께 중앙대 좌측 풀백이 두 다리를 치켜들고 현수의 다리를 향해 태클을 넣었다. 공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현수의 다리를 노리고 말이다.

‘미친.....’

이미 피하기도 늦은 상황이라 현수는 몸만 살짝 위로 띄운 체 중앙대 좌측 풀백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퍽!

현수의 몸이 홱 옆으로 쏠렸다. 누가 봐도 살인 태클이었다. 중력의 법칙에 따라서 현수의 몸이 추락했는데 그게 하필 그에게 태클을 건 중앙대 좌측 풀백 위였다. 현수는 추락할 때 두 가지 마법을 걸었다.

하나는 상대에게 홀드 마법을 걸어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 뒀고 다른 하나는 스킨스톤(Stone skin)으로 자신의 몸뚱이를 돌덩이처럼 만드는 일이었다.

쿵!

“크아아악!”

그라운드에 처절한 비명성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