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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특급 호텔에서 소란을 떨었다는 이유로 그들은 호텔에서 쫓겨났다. 호텔 보안팀이 뜨자 별 수 없이 현수와 양미라, 주진성이 자발적으로 걸어서 호텔을 나섰다.
“따라 와.”
작정한 듯 주진성이 현수를 호텔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주위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현수를 똑바로 쏘아보며 말했다.
“미라는 내 여자다. 당장 헤어져.”
그 말에 현수가 콧방귀부터 날렸다.
“흥! 웃기지도 않는 군. 너도 들었잖아. 너하고 끝이란 그녀 말을 말이야.”
“그, 그건..... 잠깐 오해가 있어서.....”
“오해가 아니라 사실일 거다. 당장 확인 시켜 줘?”
현수가 좀 떨어진 거리에서 이쪽을 초조한 얼굴로 지켜보고 있는 양미라를 부르려고 할 때 주진성이 외쳤다.
“닥쳐! 너만 사라지면 우린 아무 문제없어. 그러니 좋은 말로 할 때 그녀와 헤어져라. 아니면...... 널 가만 두지 않을 테다.”
주진성이 살기등등한 얼굴로 현수에게 말했다. 현수는 그런 주진성을 보고 히죽 웃었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
“협박? 아직 네 주제를 모르는 구나. 감히 너 따위가 내 여자를 건드려?”
주진성이 씩씩거리며 두루두루 화가 나는 듯 살벌한 얼굴로 현수를 쬐려보았다. 그런 그에게 현수가 결정타를 먹였다.
“건드리기만 했을까? 아주 좋아 죽던데. 어제 너하곤 별루였다며?”
“이런 씹 새끼.....”
꼭지가 홱 돌아버린 주진성이 미친 들소 마냥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현수 얼굴에다 주먹을 휘둘렀다.
휙!
물론 현수가 그런 어설픈 주먹에 맞을 리 없었다. 슬쩍 허리를 뒤로 빼며 주진성의 주먹을 피한 현수가 가볍게 발을 들어서 주진성의 비어 있는 옆구리를 찼다.
퍽!
“크윽!”
현수에게 옆구리를 발로 차이는 순간 주진성은 허리가 끊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에 잠시 숨을 쉴 수 없었다.
돌발 퀘스트의 당사자인 주진성이었다. 그에게 내공을 쓸 수는 없는 노릇. 현수는 살살 봐줘 가며 그를 상대했다.
비틀거리며 주저앉은 주진성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하지만 주진성도 악에 받쳐선지 그 고통 속에서도 이를 갈며 현수를 노려봤다. 그러다 고통이 가시자 바로 몸을 일으켜서는 재차 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휙! 휙! 휙!
주진성은 현수를 향해 마구 잡이로 주먹을 휘둘러댔다. 하지만 현수는 허리만 좌우로 흔들며 간단히 주진성의 주먹세례를 피했다. 그리고 뒤늦게 다시 발을 들어 올렸다.
퍽!
“크으윽!”
이번엔 현수가 앞서 찬 주진성의 반대쪽 허리를 반대 발로 찼다. 주진성은 또 다시 비틀거리며 주저앉아서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때 쪼르르 현수 옆으로 양미라가 다가왔다.
“현수씨. 그만해요. 괜히 다쳤다고 진단서 끊어 경찰 데려 오면 현수씨만 귀찮아져요. 저 인간 법대 다닌단 말이에요.”
양미라의 그 말이 주진성의 가슴을 후벼 팠다. 현수에게 발로 차여 아픈 것 보다 그녀의 그 말이 더 아팠다.
“양미라.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소릴......”
“닥쳐. 너하고 끝이라고 했잖아. 왜 자꾸 구질구질하게 굴어? 그만 가요. 현수씨.”
양미라가 현수의 팔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이번엔 현수도 순순히 그녀를 따라가지 않았다.
“잠깐만요. 미라씨. 이건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겠어요.”
그 말 후 현수가 양미라가 보란 듯 주진성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미라씨는 내 여자다. 다시 한 번 그녀를 귀찮게 하면......”
현수가 대뜸 주진성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켜 세웠다.
“커헉!”
그런데 단순히 일으켜 세운 게 아니라 아예 그를 들어 올렸다. 바닥에서 30센티나 말이다.
현수의 그런 무지막지한 힘에 주진성은 발버둥을 치면서 동시에 덜컥 겁에 질렸다. 현수는 그런 주진성을 짐짝 내던지듯 휙 앞으로 던졌다. 그러자 주진성이 엉덩방아를 찧은 뒤 벌러덩 뒤로 넘어졌다.
“가요. 미라씨.”
그런 그를 뒤로하고 현수가 양미라와 함께 호텔 쪽으로 걸어갔다. 호텔에서 쫓겨는 났지만 차가 그곳 주차장에 주차 되어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젠장.....”
초라하게 땅바닥을 뒹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주진성이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양미라와는 이제 끝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쪽 다 팔아 놓고 다시 양미라를 볼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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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자신의 차에 막 도착했을 때 시스템에서 반응이 왔다.
[띠링! 주진성이 드디어 양미라와 헤어졌습니다. 돌발 퀘스트를 완수했기에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띠링! 5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897,890]
5만 포인트면 썩 괜찮은 퀘스트였다. 현수가 흡족해 하며 차에 오르자 양미라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죄송해요. 저런 찌질 한 인간인 줄도 모르고 그 동안 만났다니.....”
양미라는 항상 당당했다. 그만큼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너 아니라도 날 원하는 남자는 널려 있다 뭐 이런 식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생각은 틀린 것도 아니었다.
실제 그녀가 사귀자고 하면 남자 10명 중 9명은 사귀자고 할 테니까 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자신이 현수를 두고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단 사실에 대해 미안해 한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 다른 남자가 현수와 자신을 귀찮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하여튼 너란 여자는.......’
양미라는 외모지상주의가 만든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을 현수가 지금 잡으려 하고 있었고 말이다.
“우리 내일도 만날 거죠?”
양미라는 이제 현수가 자신의 남친이라도 된 듯 자연스럽게 굴었다. 당연히 현수는 내일 그녀를 만날 생각이 없었다. 아니 한 동안 그녀를 만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야 그녀가 더 그에게 안달이 날 테니 말이다.
“어쩌죠? 내일은 선약이 있는데......”
“정말요? 우웅......”
현수의 대답에 양미라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웬만한 남자라면 그런 그녀의 얼굴만 보고 약속도 취소해 해 버릴 정도로 그녀는 그런 모습까지 예뻤다. 하지만 현수는 그녀의 껍데기뿐인 외모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럼 모레는요?”
“내일 모레에 중요한 시합이 잡혀 있어요. 그런데 전날 미라씨를 만난다는 건 좀......”
“그럼 내일 모레 시합 끝나고 만나요.”
“그땐 우승 축하 파티에 참가해야 해서.....”
“그럼 우리 언제 만나요?”
“제가 시간 날 때 연락드릴게요.”
현수에게 양미라는 늘 갑이었다. 하지만 이제 바뀌었다. 둘 관계에서 아쉬운 쪽은 이제 양미라였다. 현수를 만나고 싶으면 이제 그녀가 기다려야 했다.
“알았어요. 그럼 빨리 연락 줘야 해요.”
“당연하죠. 저도 미라씨와 이렇게 같이 있는 게 좋거든요.”
남녀 관계에서 이런 식의 밀당은 기본이다. 현수는 양미라의 오피스텔 앞에서 그녀를 내려주었다. 그리고 휑하니 원룸으로 출발했다. 그런 그의 차가 사라질 때까지 양미라가 지켜보다 긴 한숨을 내 쉬었다.
“휴우....”
그녀도 왜 이렇게 자신이 강현수란 남자에게 목을 매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젠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현수를 먼저 사랑하게 되어 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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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차를 타고 원룸으로 가는 길에 핸드폰을 확인했다. 양미라와 관계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현수는 아예 핸드폰을 차 안에 뒀었다.
“지희씨 한데서 전화가 왔었군.”
현수가 전화를 받지 않자 사지희가 문자를 보내 놨다. 현수는 바로 그 문자를 확인했다.
[결승전에 진출하신 거 축하드려요. 그리고 결승전은 직접 가서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아마도 사지희도 사도철의 압제에서 해방이 된 모양이었다. 현수는 굳이 사지희에게 답 문자를 하지 않았다. 아니 이제 그녀와의 인연도 이쯤에서 끊는 게 옳았다. 그녀와 자신은 어울리지 않았다.
사지희는 자신보다도 더 그녀를 아껴주고 사랑해 줄 착한 남자를 만나는 게 옳았다. 자기처럼 무책임한 남자는 그녀에게 상처만 줄 뿐이었다. 그래서 현수는 앞으로 사지희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을 생각이었다.
“결승전에 찾아오면 그때 잘 얘기 해 봐야겠지.”
실연의 상처야 받겠지만 그건 어차피 그녀가 겪어야 할 몫이었다. 애초부터 현수는 사지희와 사귈 생각이 없었으니 말이다.
현수가 거의 원룸에 다 와 갈 때였다. 시스템이 또 반응을 했다. 현수는 자신과 양미라의 관계를 보고 그의 축구 후원자들이 또 보너스 포인트라도 준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띠링! 돌발 퀘스트!]
“뭐? 또? 그것도 이 시간에?”
시간이 새벽 한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 시간에 무슨 돌발 퀘스트란 말인가?
현수가 황당해 할 때 시스템의 설명이 이어졌다.
[신세기파 행동대장 노우진을 또 구하라. 현재 노우진은 위험에 처해 있다. 그를 구해서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 주어라. 퀘스트 완수 시 예상 보상 포인트 +100,000]
현수는 바로 의구심을 재기했다.
“아니 어째서 조폭 새끼를 자꾸 구하라는 거야?”
그러자 시스템에서 바로 답을 해 주었다.
[띠링! 노우진은 내년에 감옥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 종교에 심취해서 훗날 성직자로 거듭납니다. 조폭 신부님으로 불리며 여러 범죄자들을 교화 시키게 되는 그가 지금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빨리 그를 구하세요.]
“그것 참. 개과천선 하는 사람도 많군 그래.”
양미라의 남친이었던 주진성이란 인간도 그렇고 조폭인 노우진이란 자 역시 미래에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미친 다니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었다.
“근데 이 인간이 지금 어디 있는 거야?”
현수는 일단 차를 갓길에 대고 노우진이 어디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 먼저 상태 창부터 열었다. 이내 현수의 눈앞에 홀로그램창이 떴다.
현수는 상태 창에 보유 마법 중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을 선택했다.
그러자 현수 머릿속에 찾을 사람에 대한 정보 기입란이 떴다.
“이름은 노우진. 신세기파 행동대장.”
전에도 이런 식으로 노우진을 찾았던 현수였다. 정보 기입을 마치자 이내 그가 있는 위치의 지도가 현수 눈앞에 펼쳐지면서 그곳의 정확한 주소가 눈앞에 떴다.
“노원구 상계동 유진 통상?”
그곳은 신세기파의 아지트였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현재 노우진은 그곳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가 그곳에 있는 노우진의 패거리 수도 표시해 주었다.
“10명이라.....”
그런데 그 주위로 모여 드는 자들의 수가 100여명에 달했다. 노우진은 지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포위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젠장. 차타고 가긴 틀렸고.....”
당장 가지 않으면 노우진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 바로 텔레포트로 그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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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눈앞에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 창의 인벤토리 안에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를 꺼내 입었다. 그러자 눈앞에 상태창이 바로 바뀌었다.
[마법 아이템- 텔레포트 바바리코트(포인트 소비형)]
일정 포인트 사용으로 텔레포트가 가능한 아이템이다.
1. 반경 10Km이내 텔레포트(+5,000)
2.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7,000)
3. 반경 100Km이내 텔레포트(+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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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울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20,000)
8. 각 도별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15,000)
9. 대한민국 전역 텔레포트 사용권- 10장 당 (+50,000). 단 섬 제외. 섬은 별도 구매
현수가 머릿속으로 노우진이 있는 곳의 위치를 떠올리자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현 위치에서 상계동 유진통상까지는 반경 27Km 안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하면 됐다. 현재 현수에겐 텔레포트 전국 전역 이용권 8매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하는 텔레포트에 전국 전역 이용권을 쓰는 건 좀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반경 50Km이내 텔레포트를 선택했다.
[띠링! 7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890,890]
결제 창이 뜨고 나자 바로 현수의 몸이 하얀 빛에 휩싸였다. 잠시 뒤 현수가 감았던 눈을 뜨자 정수기 물통이 잔뜩 쌓여 있는 유진 통상 창고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때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고 현수는 곧장 정수기통이 잔뜩 적재 되어 있는 곳 뒤로 숨었다.
“네. 네. 지금 완전히 포위 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죽이진 않고 목숨만 붙여서 데려 가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조폭으로 보이는 자가 그 옆에 있던 조폭에게 지시를 내렸다.
“입구부터 봉쇄하고 애들 안으로 진입 시켜.”
“네. 형님.”
지시를 받은 조폭이 사라지고 혼자 남은 조폭이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그리고 불을 붙였는데 바람 때문에 불이 잘 안 붙었다.
화륵!
그때 누가 그 앞에 불을 갖다 댔다. 엄청 성능 좋은 라이터였다. 바람에도 불꽃이 전혀 흔들림 없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고맙...헉!”
조폭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럴 것이 누가 내민 손끝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