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리그 -->
양미라는 현수와 같이 살 때도 항상 양보다 질을 우선시 했다. 뭐든 최고급이 아니면 손도 대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가 쓰는 돈이 상당했는데 현수는 그걸 남자의 의무로 여기고 열심히 벌어서 충족 시켜 주었다.
물론 그녀는 거기에 만족하지 못했을 테고 그래서 재벌인 HK그룹의 현중일과 꾸준히 관계를 맺어 온 걸 테고 말이다.
“현수씨.”
“네.”
“보고 싶었어요.”
저번에 현수가 선사한 짜릿한 쾌감을 잊지 못한 그녀에게서 벌써부터 끈끈한 욕정의 기운이 풍겨왔다.
“저도요.”
현수가 대충 형식적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현수에게 푹 빠진 그녀에겐 그 소리도 진심으로 들릴 터였다.
무공 형의권을 12성 대성한 탓인지 몰라도 요즘 들어 현수는 사람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더 잘 감지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구든 딱 봐도 그 사람이 자신에게 호의적인지 아닌지를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양미라는 지금 현수에게 완전 빠져 있는 상태였다. 아마 지금이라면 현수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터였다.
“어머. 여긴.....”
현수가 최고급 레스토랑의 전용 주차장으로 들어가자 양미라의 얼굴이 환해졌다. 여긴 어제 만난 그녀의 남친 주진성과 한 번 와 본 곳이었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어서 그녀가 다시 오자고 했는데 주진성이 계속 다른 핑계를 대며 오지 않았던 곳으로 알고 보니 가격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주진성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그녀와는 같이 섹스만 하면 끝인데 굳이 이런 비싼 델 데려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마침 예약 손님이 없었던지 창가 자리가 났다. 현수는 그곳에 양미라와 같이 마주보고 앉았다.
“미라씨 데리고 꼭 한 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어떠세요?”
현수의 물음에 양미라는 그가 자신을 이렇게 신경 써 준다는 사실 자체에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정말 좋아요. 무엇보다 현수씨랑 같이 이렇게 근사한 곳에서 식사할 수 있어서 그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현수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도 다 알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따로 묻지도 않고 주문을 했다. 현수가 주문하는 걸 보고 양미라의 두 눈이 동그래졌다.
“어머. 제 식성은 어떻게 아셨어요?”
“제가 좀 무뚝뚝해 보여도 정말 사랑하는 여자에 관한 뭐든 관심 있게 보고 듣는 편입니다. 전에 미라씨가 제게 말해 주지 않았습니까?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서 말이죠.”
“그, 그랬던가요? 암튼 그럼 제가 한 얘기를 다 기억하고 계신단 거네요?”
“당연하죠. 미라씨 같은 미인의 말을 어떻게 허투루 듣겠습니까?”
현수는 양미라가 듣기 좋아할 말만 골라서 했다. 그러니 그녀가 어떻게 현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호호호호. 현수씨는 바람둥이 같아요. 어쩜 그렇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지.....”
그 말에 현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제 딴 놈 하고 떡 쳐 놓고 오늘 나하고 또 하려고 나와서는 이렇게 가증스럽게 웃고 있는 네가 바람둥이겠지.’
현수는 그 말을 진짜 그녀에게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먼저 그녀에게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그 절망감부터 맛보여 줄 터였다. 그러고 나서 그녀에 대한 처분은 천천히 결정해도 늦지 않았다. 물론 살려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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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와의 식사가 즐거웠던지 양미라의 얼굴에 시종 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호호호호. 너무 재미있어요. 아! 참 아까 현수씨가 오늘 시합 있었다는 건 무슨 얘기에요?”
“사실 저는 진짜 축구 선숩니다. 연기는 어쩌다 방송 쪽에 아시는 분이 계셔서 하게 된 거고 말이죠.”
“그렇구나. 전 현수씨가 연기자인 줄 알았어요.”
그녀는 살짝 실망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기분 좋게 해 줄 말을 현수가 바로 했다.
“곧 프로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게 될 건데 그때 꽤 큰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프로에서 실력을 검증 받으면 더 많은 연봉에 외국 구단으로 진출도 할 수 있을 테고 말입니다.”
“박지성 선수처럼요?”
양미라가 반짝 눈을 빛내며 말했다. 이때 박지성은 맨유로부터 51억 정도 연봉을 받았다.
“네. 사람들이 절보고 기대주라고 하니까 저도 내년에 잘만 뛰면 맨유 같은 구단으로 이적해서 그 정도 연봉은 받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의 현수라면 박지성의 연봉 정도 못 받아 낼 이유가 없었다.
“와아. 축구 진짜 잘하시나 봐요?”
“네. 좀 합니다.”
양미라는 못해도 잘한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남자를 더 좋아했다. 남자가 가오(かお[顔])가 있어야 한다나 뭐라나. 현수는 지금 양미라의 입맛에 딱 맞는 남자 연기를 하고 있었다.
실제도 K리그 클래식에서 현수는 최고 미드필더로 자리 매김 했었고 말이다.
“자신감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언제 현수씨 경기 보러 가야겠어요.”
“언제든 오십시오. 그럼 미라씨를 위해서 꼭 골을 넣어 보이겠습니다.”
“호호호호. 그럼 매 경기 골을 넣게 제가 매번 시합 보러 가야겠네요.”
“네? 정말 오시려고요?”
“호호호호호! 농담이에요. 농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양미라는 살짝 레스토랑 안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일 정도로 경박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그 소릴 듣고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 남자가 한 명 있었다.
“저, 저년이 어떻게 여길.....”
바로 어제 양미라와 섹스 후 그녀에게 버림받은 그녀의 남친 주진성 말이다. 오늘 주진성은 선을 봤다.
올해 용산대 법학과 4학년인 그는 올해 사법 고시 1차를 쳐 놓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물론 공부는커녕 양미라와 섹스 하기 바빴던 그였던지라 이번 시험에 떨어질 게 확실했지만 그의 부모님들은 그걸 몰랐다.
아직 사시 시험 결과 발표도 나지 않았는데 부모님들이 가문끼리 아는 사이라며 숙대 무용과에 다니는 여자와 선 자리를 잡아 놓은 것이다.
물론 주진성은 내키지 않는 자리지만 나가지 않으면 당장 부모님께 받던 지원이 끊길 판이라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되었고 그 곳이 바로 이 레스토랑이었던 것이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던 길에 양미라를 발견한 주진성은 일단 그를 기다리는 선 본 여자에게로 갔다.
여자는 참, 참하게 생겼다. 무용과라서 몸매는 평균 이상은 되었는데 문제는 얼굴이었다. 양미라와 비교해서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진성씨. 그럼 이번에 사법고시 합격하는 거예요?”
“네? 아. 뭐 그렇죠.”
“그럼 바로 2차 준비하셔야겠네요. 그리고 2차 합격하면 저희 바로 날 잡는 건가요?”
여자는 어지간히도 주진성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하긴 고시생 하면 굵은 안경테에 왜소한 몸에 볼록 나온 배, 그리고 신경질스럽게 생긴 얼굴을 떠올릴 텐데 주진성은 그와는 완전 반대 외모를 지녔으니 말이다.
안경도 쓰지 않을 뿐더러 매일 2시간 씩 헬스를 한 그의 몸은 누가 봐도 감탄할 만큼 좋아 보였고 거기다 얼굴도 꽤 잘 생긴 편이었다.
‘보는 눈은 있어서....’
상대 여자는 꽤 큰 병원 원장의 딸이었다. 진성이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언제든 변호사 사무실을 차려 줄 준비가 되어 있는 소유 말해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여자였다. 그런 만큼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
‘대체 뭐하는 놈이기에.....’
주진성은 여자를 보고 웃고 있었지만 그의 신경은 온통 양미라와 그녀와 여길 같이 온 남자에게 쏠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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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막 식사를 끝내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을 때였다. 시스템에서 뒤 늦게 반응이 왔다.
[띠링! U리그 4강전에서 멋지게 활약한 당신에게 축구 후원자들께서 박수와 함께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띠링! 3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847,890]
적당한 보상 포인트에 현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였다.
[띠링! 돌발 퀘스트! 양미라의 남친 주진성을 그녀와 헤어지게 하라. 주진성은 현재 당신과 같은 레스토랑에 있습니다. 그는 향후 무료 인권 변호사로 꽤나 명성을 날리게 될 인물인데 양미라에 빠져서 이번 사법 시험도 망쳤습니다. 그가 정신 차려서 공부를 할 수 있게 양미라를 그에게서 완전히 떨어트려 놓으세요.]
‘주진성이 여기 있다고?’
현수는 일단 티 나지 않게 레스토랑 안을 살폈다.
‘저기 있다.’
다행히 양미라와는 등진 자리에 주진성과 웬 여자가 같이 앉아 있었다. 그러니까 현수와는 마주 보는 자리임에도 주진성 역시 현수와는 등을 지고 있었다. 그러니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양미라와 주진성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주진성이 유명한 변호사가 된다고?’
뭐 사람은 언제든 달라 질 수 있는 문제니까 지금 그를 평가하는 건 뭐 하긴 했다.
‘양미라의 실체를 깨닫게 해 줘라? 뭐 못할 것도 없지.’
현수는 일부러 디저트를 천천히 먹으며 양미라와 제법 길게 얘기를 했다. 그러다 저쪽이 일어날 분위기자 그제야 몸을 일으켰다.
“우리 이만 나가죠.”
“그럴까요?”
양미라와는 벌써 얘기가 끝나 있었다. 다음 코스로 어디를 갈지 말이다. 양미라는 돌려 얘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현수가 그녀와 하고 싶다고 옆 특급 호텔로 가자고 한 것이다.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 양미라가 좋다고 대답했고 말이다. 현수는 일부러 타이밍을 조절해 가며 양미라와 같이 움직였다. 누가 보란 듯 말이다. 그리고 실제 그걸 보고 분노에 치를 떠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저, 저년이.....”
주진성은 옆에 선 본 여자가 있은 탓에 한 동안 티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계산을 끝내고 주차장에서 양미라가 어떤 놈과 같이 차를 타고 향한 곳을 보고 결국 이성을 잃고 말았다.
“네? 저년이라뇨?”
그때 주진성 옆의 오늘 선 본 여자가 도끼눈으로 주진성을 째려보고 있었다. 주진성은 그런 그녀에게 버럭 화를 냈다.
“당신은 알 거 없어. 그리고 집엔 알아서 가.”
주진성은 선 본 여자를 주차장에 내버려 둔 채 곧장 차를 몰아서 양미라가 탄 차를 쫓았다. 호텔 지하 주차장에 들어선 주진성은 양미라를 찾았다. 하지만 벌써 호텔 안으로 들어갔는지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젠장!”
주진성은 황급히 차에서 내려서 호텔 1층의 프런트 데스크로 향했다. 하지만 거기에도 둘은 없었다.
“앗!”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고 있는데 거기 그 놈과 양미라가 있었다.
“양미.....”
주진성은 황급히 그녀 이름을 부르려다 주위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그냥 모른 척 1층 로비 내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씨팔년놈들. 어디 나오기만 해라.”
주진성은 바득 이를 갈며 엘리베이터를 마주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주문해 놓고 엘리베이터 만 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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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주진성의 동선을 확인하면서 양미라에겐 들키지 않게 교묘하게 특급 호텔로 이동했다. 그리고 주진성이 자신과 양미라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 객실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주 미치고 환장할 노릇일 거다.”
현수는 피식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의 옆에는 누가 봐도 고개가 돌아갈 만한 미녀인 양미라가 살포시 그의 품에 안겨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두 사람 뿐이다 보니 양미라가 대범하게 행동을 취한 것이다.
현수는 한 팔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휘감았다. 그리고 그녀의 나긋나긋한 몸을 홱 자신에게로 끌어 당겼다.
“아앙!”
현수의 그런 터프한 면이 좋은지 그의 품에 안긴 양미라가 살짝 앙탈 음을 냈다.
띵!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도착 음이 울리고 문이 열렸다. 현수는 카드키를 들고 그들이 묵을 객실로 향했다. 그런 그의 팔에 매미처럼 양미라가 매달려 있었다. 마치 절대 떨어질 수 없다는 듯 꽉 자신의 몸을 밀착 한 채 말이다.
띠리링!
현수가 카드키로 체킹을 하자 객실 문이 열렸다. 현수는 문을 열고 호텔 방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 그와 나란히 들어 선 양미라가 방 안 현관에서 갑자기 현수의 목을 끌어안고 그의 입에 키스를 했다. 현수는 그런 적극적인 그녀의 허리를 한 팔로 감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뒷목을 잡았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나눴다.
“우우웁.....츠릅....쩝쩝.....할짝...할짝....”
두 혀가 뒤엉킨 체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기에 여념이 없을 때 현수가 머릿속으로 상태 창을 떠올렸다. 그러자 양미라와 키스 중인 뒤쪽 현관 벽에 홀로그램창이 떴다.
현수는 인벤토리 안에서 매력 콘택트렌즈를 꺼내서 손에 쥐고는 그녀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어 냈다. 그리고 그녀의 주요 성감대 중 하나인 그녀의 귓불 좌우로 번갈아가며 혀로 핥았다.
"아으응!"
그때 매력 콘택트렌즈도 번갈아 가며 양쪽 눈에 착용했고 말이다.
매력 콘택트렌즈의 착용이 끝나자 현수의 손이 대범하게 그녀의 앞가슴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의 손에 한가득 그녀의 가슴이 꽉 잡히자 그녀의 입에서 달뜬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아아아아!”
매력 콘택트렌즈의 효과가 바로 발휘 된 듯 그녀는 벌써 흥분이 되는 지 두 볼이 붉게 상기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