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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166화 (16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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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아이는 현수를 보고는 황급히 소매로 눈물을 닦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황급히 휴게실을 나가려다 살짝 현수와 부딪쳤다.

툭!

그때 그 여자아이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던 핸드폰을 떨어트렸는데 그녀는 그것도 모르고 휑하니 뛰어갔다.

“어라?”

현수가 뒤늦게 핸드폰을 보고 그녀를 부르려 했을 때 그녀는 이미 복도를 꺾어 뛰어 간 듯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쩌나? 뭐..... 하나보고 주인 찾아 주라고 하지 뭐.”

현수는 먹을 분식을 휴게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하나에게 전화 오기를 기다렸다. 어째든 현수가 전화를 했으니 그걸 확인하면 그녀가 현수에게 전화를 걸어 올 테니 말이다.

현수가 그렇게 10여분 기다렸을까? 구하나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혹시 진짜 여기 오신 거예요?

“그래. 지금 3층 휴게소에 있다.

-금방 갈게요.

전화 끊고 구하나는 1분 만에 휴게소에 나타났다.

“헉헉헉! 오빠!”

“뭐 하러 뛰어와. 천천히 와도 되는 데.”

“그게 20분 있다가 댄스 트레이닝 받으러 가야 하거든요. 그 전에 오빠가 사온 거 먹으려면 빨리 와야죠.”

구하나가 후다닥 테이블 위에 올려 둔 분식을 향해 달려들었다.

“냠냠냠....쩝쩝쩝....”

“천천히 먹어.”

현수는 구하나와 같이 맛있게 분식을 먹었다. 그때였다.

“저, 저기....”

현수는 누가 나타났는지도 몰랐다. 그 만큼 기척도 없이 조용히 나타난 여자 아이가 현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헉! 놀래라.”

“죄, 죄송해요. 근데 저 혹시 제 핸드폰 못 보셨어요?”

그 여자 아이의 말에 현수가 막 뭐라 말을 하려 했는데 그때 구하나가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 보라 언니 아니세요?”

‘보라? 설마 그 아시아의 별 성보라?’

그제야 현수가 자세히 여자 아이를 쳐다보니 진짜 성보라였다. 아니 성보라는 현수보다 2살 어렸으니까 이때 20살이었다. 그러니 여자 아이는 아닌 그냥 여자였다.

키가 좀 작고 얼굴이 앳된 성보라다 보니 현수가 그녀를 구하나 정도 나이로 본 것이다.

“연습생?”

“네. 언니. 언니 팬이에요. 저 같이 분식 드실래요?”

“아니. 식단 조절 중이라 기름진 음식은 먹을 수 없어.”

“근데 언니 일본에 가 계신 거 아니셨어요?”

“어제 귀국했어. 며칠 있다 다시 가야 돼.”

성보라는 탑 스타지만 구하나의 질문에 전혀 귀찮은 티를 내지 않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아아. 참. 여기....”

현수가 호주머니에 넣고 있던 성보라의 핸드폰을 꺼내서 그녀에게 건넸다.

“고마워요. 근데 누구세요?”

성보라가 핸드폰을 챙기곤 현수를 쳐다보고 물었다.

“네. 저도 여기 식굽니다. 강현수라고.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어째든 성보라는 이곳 Sj엔터테이먼트 안에서 최고참 연예인이었다. 그녀 나이 12살부터 가수 생활을 했으니까 말이다.

현수는 자기보다 빨리 계약한 Sj엔터테이먼트 소속 연예인은 자기 선배로 인정하기로 했다. 물론 구하나 같이 연습생 계약한 거 말고 정식 계약한 진짜 연예인에 한해서 말이다. 현수가 먼저 내민 손을 황송하게도 성보라가 잡아 주었다.

“네. 성보라에요. 그런데 모델? 연기 지망생이세요?”

“아뇨! 오빠는 Sj엔터테이먼트 최초 에이전시 계약을 맺은 스포츠 선수에요.”

구하나의 그 말에 성보라도 뭔가 들은 게 있는 지 바로 아는 척을 했다.

“아아! 백 실장님께 들었어요. 돈 되는 스포츠 스타 하나 발굴 해 냈다고 말이에요.”

성보라의 말에 현수가 얼굴을 구겼다.

‘하여튼. 그 인간, 돈 밖에 몰라. 말을 해도 꼭.......’

현수가 백성조를 속으로 욕하고 있을 때 성보라가 그에게 말했다.

“안 그래도 백실장님이 시간 내서 현수씨와 만나게 해 준다고 했는데 여기서 뵙네요. 정말 반가워요.”

현수와 성보라는 이때까지 계속 손을 잡고 있었다. 사실 현수가 성보라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던 것이다. 성보라가 손을 빼려하자 그제야 현수가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놓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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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성보라와 친해지고 싶었다. 하긴 20대 초반의 남자라면 누구나 성보라와 친해지길 희망할 터. 하지만 정작 성보라와 친해 진 것 구하나였다.

“호호호호. 언니. 그럼 같이 가면 되겠네요. 저도 댄스 트레이닝 받으러 댄스실로 가려던 참이었거든요.”

“그래? 잘 됐다. 그럼 같이 가자.”

성보라와 구하나는 현수를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어 넣고 휑하니 휴게실을 나갔다.

그런 그녀들은 현수는 넋 놓고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쩝쩝!”

현수가 입맛을 다시고 있었을 때였다. 시스템이 반응을 보였다.

[띠링! 돌발 퀘스트!]

‘또?’

[아시아의 별 보라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폭발적입니다. 그런데 그녀의 일본 팬 중에 비뚤어진 자들이 그녀를 납치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들로부터 보라를 보호하세요.]

“어쭈? 이 쪽바리 새끼들이 감히.....”

현수는 당연히 이 돌발 퀘스트를 받아드렸다. 그런데 문제는 그녀를 보호하려면 그녀 옆에 있어야 하는 데 지금 꼬락서니를 봐선 그게 어려울 거 같았다.

“강현수!”

그때 그를 구원해 줄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

현수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Sj엔터테이먼트 기획실장 백성조에게 다가갔다.

“너 임마. 여긴 어쩐 일이야? 오늘 시합 있다고 하지 않았어?”

“시합이야 벌써 했고 이겼습니다.”

“이겼어? 휴우. 잘 됐다. 너 경기 하는 거 찍으려고 오늘 사람 보내려 했는데 일이 좀 꼬여서 못 보냈거든. 다음 시합이 언제야?”

“내일 모레요.”

“어디서 하는 데?”

“건국대 축구장요.”

“몇 시?”

“3시 요.”

백성조는 꼼꼼하게 그걸 들고 있던 수첩에 적었다. 그러고 나서 현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눈이 진짜 여긴 왜 왔냐고 묻고 있었다. 그래서 현수가 먼저 대답했다.

“구하나 보러 왔어요. 간식 좀 사가지고.”

“혹시 취향이 로리타?”

“무슨 개소리에요.”

현수가 발끈하려 하자 백성조가 손사래를 쳤다.

“하긴 깊은 관계인 연인도 있는 네가 그럴 리 없지. 한혜영씨가 안 그래도 너 보고 싶다고 전해 달라더라. 요즘은 너한테 전화할 틈도 없이 바쁘시단다.”

그 말에 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현수 자기 코가 석자였다. 눈앞에 없는 여자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현수는 퀘스트 완수를 위해서 백성조에게 슬쩍 성보라 얘기를 꺼냈다.

“좀 전에 성보라를 봤는데....

“보라를 봤다고? 아! 맞다. 어제 귀국했지. 그래 인사는 했어?”

“네. 뭐. 근데......”

현수의 표정이 심각해지자 그걸 본 백성조가 눈살을 찌푸렸다.

“뭔데 그래?”

“그게..... 휴게소에서 봤는데 울고 있더라고요.”

“울어? 성보라가?”

백성조의 얼굴도 심각해졌다.

“아무래도 뭔 일이 생길 거 같아요. 백실장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감이 좋지 않습니까?”

백성조를 몇 번씩이나 위기에서 구해 준 현수였다. 그가 말하는 감을 백성조도 무시하진 못했다.

“그래서?”

“아무래도 오늘 그녀 곁에 제가 좀 있어야겠습니다.”

“네가?”

“밤새 쭉 그녀와 같이 있겠단 건 아니고 그녀가 집이나 숙소에 들어 갈 때까지 제가 그녀와 동행하던지 아니면 따라다니던지 하려고요.”

“동행은 어려워. 그녀의 매니저가 워낙 성질이 개떡 같아서. 하지만 따라다니는 건 상관없어.”

그러면서 백성조가 현수에게 물었다.

“차 가지고 왔어?”

“아뇨.”

“자. 여기.”

그리고 현수에게 자기 자동차 키를 넘긴 뒤 그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했다.

“자. 그럼 성보라 양을 부탁해요. 강현수 선수.”

백성조가 묘한 웃음을 지으며 현수 옆을 스쳐 지나갔다. 백성조가 말한 선수란 게 현수가 축구 선수라서 선수라고 한 건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지는 백성조 본인만이 알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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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결국 발품을 팔면서 Sj엔터테이먼트를 돌아다니다가 겨우 성보라가 있는 곳을 알아냈다. 그녀는 개인 연습실에서 혼자 안무 연습 중이었다. 그 앞에서 현수는 자신의 멍청함을 탓하고 있었다.

“이런 바보 같은 놈. 마법 아이템은 엿 바꿔 먹으려고 가지고 있냐?”

그럴 것이 마법 아이템 중 개 코(Baboon reul) 마스크만 사용했어도 금방 성보라를 찾아 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때 성보라가 연습을 멈추고 전화 통화 하는 게 보였다.

“뭐라는 거야?”

하지만 현수의 예민한 청력으로도 방음 시설이 완벽한 연습 실 안의 통화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이거 도청 마법 같은 거라도 구입해야 하나?”

현수의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스템이 반응했다.

[띠링! 본 시스템에는 도청 마법과 도청 마법 아이템이 구비 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포인트 지출이 가장 적은 도청 마법을 보시겠습니까? Y/N]

현수는 도청 마법이 앞으로도 쓸모가 있을 거 같아서 예스를 선택했다.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 - 3서클]

기타 마법. 어떤 대화 내용도 귀로 들을 수 있다. 획득 포인트 +12,000

현수는 바로 도청 마법인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을 구입했다.

[띠링! 12,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58,890]

결제 창이 뜸과 동시에 현수가 구입한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 즉 도청마법은 상태 창으로 옮겨졌다. 그래서 현수가 바로 상태 창을 머릿속에 떠올리자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떴다.

현수는 바로 보유중인 3서클 마법 중에 매직 와이어테이핑 (Magic Wiretapping)을 꺼내서 사용했다.

그러자 그의 귀로 연습실 안 성보라의 전화 통화하는 목소리가 들여왔다.

[................잖아. 몰라. 오빠랑은 이제 끝이야. 다신 연락 하지 마.]

하필 도청 마법을 시전 하자 그녀의 전화통화도 끝나 버렸다. 하지만 전화 끊기 전 그녀는 분명 오빠라고 했다. 그 말은 통화한 상대가 남자란 소리고 연락하지 말란 뉘앙스로 봐서는 아시아의 별 보라에게 남자가 있은 듯 보였다.

[흑흑흑흑......]

뒤이어서 한쪽 구석으로 간 그녀의 흐느껴 우는 소리가 도청 마법을 통해 현수의 귀에 들려왔다. 아무래도 아시아의 별 성보라가 실연의 상처를 입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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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철은 살짝 흥분한 상태였다. 그럴 것이 어떤 빌어먹을 놈이 그에게 제대로 엿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사도철은 바로 그 놈이 자신의 차를 몰고 달아나는 걸 한 동안 멍하니 지켜보았다. 그 꼴이 흡사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거 같았다.

띵!

뒤이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변태섭과 사도철의 수하 네 명이 나타났다.

“뭐, 뭐야? 설마 놓친 거야?”

변태섭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사도철을 쳐다보았다. 사도철은 그 말엔 대꾸도 안하고 그의 수하들 중 하나에게 말했다.

“멀리 달아나진 못했을 거다. 차량 조회 시키고 인근병원에 연락해서 피 토하는 응급 환자 있는 지 알아 봐.”

그때 변태섭이 씩씩거리며 사도철에게 다가왔다.

“이봐. 노우진을 놓치면 어떡해? 그 놈이 여기서 살아나가면 우리 조직은......컥!”

사도철의 손이 언제 움직였는지 변태섭의 굵직한 목을 쥐고 있었다. 그런데 사도철은 별로 세게 쥐고 있는 거 같지 않은 데 변태섭의 얼굴을 시뻘게지고 두 눈도 붉게 충혈 되었다. 그런 변태섭에게 사도철이 말했다.

“잘 들어. 네 똥구멍은 네가 닦아. 대신 노우진을 데려 간 그 놈은 내가 처리해 주지.”

그 말 후 사도철이 변태섭의 목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커허헙!”

그제야 숨통이 트인 변태섭이 거칠게 호흡을 할 때 사도철은 그의 수하들이 타고 온 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가 떠나고 나자 승합차 5대가 지하 주차장에 나타나서 변태섭 앞에 줄줄이 멈춰 섰다.

그 승합차 안에서 연장을 든 조폭들이 우르르 내려서는 변태섭 앞에 머리를 숙였다. 그 조폭들에게 변태섭이 신경질 적으로 외쳤다.

“노우진이 튀었다. 빨리 찾아내.”

그 말에 조폭들이 다시 우르르 승합차에 올랐고 휑하니 지하 주차장을 빠져 나갔다. 하지만 만약을 위해서 변태섭을 보호할 호위 조직원 10명은 남아 있었다.

“캬악! 퉷!”

변태섭은 걸쭉한 가래를 바닥에 뱉으며 중얼거렸다.

“사도철 이 개새끼. 지가 싸움 좀 할 줄 안다고 기고만장하는데. 어디 장대인이 오고도 그럴 수 있나 두고 보자.”

변태섭은 그 말 후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희수가 걱정하겠군. 빨리 가야지.”

변태섭은 자기보다 무려 28살이나 어린 그의 새로운 여자의 뽀얀 속살에 탱글탱글한 피부, 거기다 아직 많이 하지 않아선지 그의 똘똘이를 꽉 조여 주는 그 쫄깃쫄깃한 거기가 머릿속에 떠오르자 아랫도리에 불끈 힘이 들어갔다. 그래서 어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서 자신의 새 여친과 와인이나 같이 마시면서 빨리 떡이나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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