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148화 (148/712)

<-- U리그 -->

2선의 광운대 중앙 미드필더가 버럭 소리쳤다. 그리고 동시에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막앗!”

파앗!

현수가 자신에게 달려 나온 광운대 중앙 미드필더를 빠른 스텝과 방향 전환으로 가볍게 제쳤다.

“어딜!”

그때 그 뒤로 협력 수비에 나선 광운대의 측면 미드필더가 거칠게 현수의 다리를 보고 태클을 걸었다.

휙!

현수는 살짝 두 다리를 들어서 광운대 측면 피드필더의 태클을 피한 뒤 가볍게 그라운드에 착지해서는 달려 온 탄력을 잃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파파파팟!

광운대의 중앙을 두텁게 장악하고 있던 두 미드필더가 붕괴 되자 광운대 진영이 뻥 뚫렸다. 하지만 광운대 수비수들도 호락호락하진 않았다.

비록 쓰리백이지만 스피드와 체력을 고루 갖춰서 포백 못지않은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광운대였다.

그 중 센터백 오유진은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으로 경기를 보는 시야가 제법 넓었다. 오유진은 화려한 개인기로 중앙을 돌파 해 오는 현수에 모든 시선이 집중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좌우를 봤다.

아니나 다를까? 연신대 공격수들이 좌우로 침투해 들어오고 있었다.

“사람 잡아!”

오유진이 좌우 풀백 양명선과 구자운에게 손짓과 함께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외침에 양명선과 구자운은 현수에게 향하고 있던 시선을 좌우로 돌렸고 연신대 공격수들을 발견하고 그들을 대인 마크했다.

현수는 광운대의 수비수들이 자신에게 집중 되면 바로 좌우로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공격수에게 킬 패스를 찔러 주려했다. 하지만 그걸 상대 센터백이 간파하고 좌우 풀백들이 연신대 공격수들을 커버해 버리자 살짝 놀랐다.

‘제법이군.’

하지만 그뿐이었다. 중앙의 수비수는 하나. 그 정도 돌파하는 건 현수에게 어렵지 않았다.

파파팟!

현수가 공을 치고 앞으로 달려 나가자 그걸 보고 오유진도 현수를 향해 달렸다. 이내 둘이 강하게 부딪쳤다.

퍼억!

오유진의 강한 어깨 차징에 현수는 밀리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였다.

‘뭐, 뭐가 이리 강해?’

오유진은 마치 벽에 부딪친 듯 자신이 뒤로 튕겨나가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189센티에 100킬로그램인 오유진은 지금껏 누구에게도 힘에서 밀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자기보다 왜소해 보이는 강현수에게 밀리고 있었다.

‘이대론 뚫린다.’

자신이 뚫리면 바로 골키퍼와 1대 1 상황이었다. 다행히 페널티 에어리어 밖이었다. 오유진은 강현수의 유니폼을 잡으며 슬쩍 현수의 다리를 발로 걸었다. 뚫리느니 반칙으로 끊으려 한 것이다.

팍!

하지만 현수는 여기서 경기 흐름이 끊기는 걸 원치 않았다. 현수가 팔로 자신의 유니폼을 잡고 있던 오유진의 손을 뿌리쳤다. 동시에 폴짝 뛰며 자신의 다리를 걸어오는 오유진의 발을 피했다.

파파팟!

계속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은 현수는 공을 보고 뛰었다. 오유진이 뚫리자 골키퍼 이철호 다급히 뛰어나왔다.

현수가 바로 공을 차려하자 이철호가 팔다리를 크게 벌리고 현수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현수는 공을 차지 않고 한 템포 죽인 뒤 공의 밑 부분을 발 앞부분으로 짧게 킥하여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슛을 시도했다.

“헉!”

현수 앞에 주저앉은 골키퍼가 다급한 두 팔을 뻗었지만 공은 골키퍼의 키를 넘어갔다.

통통통!

공은 세 번 바운드 되며 공대 안으로 들어갔다.

“와아아아!”

연신대 벤치에서 크게 함성이 일었다. 이명신은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면 생난리를 피웠다.

“그렇지. 잘했다. 강현수. 하하하하.”

반면 그걸 지켜보는 광운대 벤치의 시선은 싸늘했다.

“삐익!”

공이 센터 서클로 향할 때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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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이 종료 되자 양 팀 선수들이 벤치로 향했다.

광운대의 윤명수 감독은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듯 굳은 얼굴로 돌아오는 광운대 선수들을 보고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자자. 다들 잘 뛰었다. 너희가 약한 게 아니라 상대가 강한 거다. 비록 전반에 3골을 내 줬지만 후반엔 만회골을 넣을 수 있을 거다. 이리 모여 봐.”

윤명수 감독은 선수들을 자기 주위로 모아놓고 얘기를 시작했다. 거리 상 윤명수 감독의 목소리는 연신대 벤치에 있는 선수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현수의 귀에는 윤명수 감독의 목소리가 잘 들렸다.

“........계속 게겐 프레싱을 건다. 3골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너희가 4골, 5골 넣으면 이기는 거니까. 그래서 수비를 쓰리 백으로 하고 유진이 네가 미드필더로 올라가서..................”

‘후반에도 압박 축구를 구사하겠단 건가?’

전반전에 3골을 먹었으니 후반전에 더 공격으로 나가서 3골 이상을 넣겠다는 의도였다.

‘그게 뜻대로 될까?’

하지만 현수가 있는 한 그건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이었다. 전 후반을 풀로 뛰어도 별로 지치지 않는 체력에다 마법 아이템까지 보유하고 있는 현수였다.

게다가 미드필더로서 광운대의 공격의 흐름을 끊어 놓는 건 그에겐 일도 아니었다. 개인 기량에서 광운대 선수들은 현수의 상대가 되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맥이 끊긴 상태에서 광운대에서 골을 넣기란 어려웠다.

그런 사실도 모른 체 윤명수 감독의 작전 지시를 듣는 광운대 선수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그때 현수가 있는 연신대 벤치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잘했다. 후반전도 전반전처럼만 뛰어라. 현수야! 제발 공을 너무 오래 가지고 있지 마라. 그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바로바로 패스해라. 알았지?”

“네.”

연신대에서 현수의 없어선 안 될 선수였다. 이명신의 생각에는 연신대에 강현수가 있는 한 U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은 연신대거나 마찬가지였다.

연신대 선수들도 그걸 알기에 이명신 감독이 유독 현수를 챙기는 거에 대해 불만을 갖는 선수는 없었다.

“오늘 공격수들 컨디션이 좋아 보이던데 후반전에 추가골을 기대해도 되겠지?”

“네!”

공격수 고동찬과 나진목과 동시에 큰 소리로 대답했다. 현수가 이명신이 특별히 그를 위해 준비한 바나나 하나를 까서 그걸 천천히 다 먹고 나자 하프 타임이 끝났다.

연신대는 전반전에 뛴 선수 그대로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섰다. 서로 진영이 바뀌고 광운대의 선축으로 후반전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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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이 시작 되자마자 광운대가 강하게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해 왔다. 하지만 연신대는 전해 놀란 기색 없이 차분하게 패스로 압박의 사슬을 풀어냈다. 그 중심에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 강현수가 있었고 말이다.

현수는 한참 공을 돌리다가 광운대 선수들이 지쳤다 싶을 때 전방으로 기습적으로 공을 찔러 넣었다. 고동찬은 마치 그 패스를 기다렸다는 듯 공과 같이 페널티에어리로 침투해 들어갔다.

파파파팟!

현수와 고동찬의 사전 약속 된 플레이가 효과를 발휘 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고동찬의 슛은 골대 안의 골망이 아닌 옆 그물을 때렸다.

“아아아아!”

아쉬운 듯 고동찬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러다 물러 날 때 연신대 진영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현수가 찔러 넣어 준 킬 패스에 대한 고마움의 성의 표시였다. 하지만 그 공격 이후 연신대는 바로 수세로 내몰렸다.

광운대가 점차 선수들 간의 패스가 정교하게 이뤄지면서 전반전과 다른 유기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광운대 중앙 미드필더의 얼리 크로스가 좌우 윙어들에게 연결 되자 광운대의 공격의 활로가 활짝 열렸다.

“못 올라오게 막아!”

“젠장. 뚫린다. 이쪽으로 협력 수비 좀 와.”

연신대는 그런 광운대의 공세를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현수와 연신대의 수비진이 워낙 견고하게 수비를 했기에 광운대의 공격은 번번이 막혔고 골을 터트리지 못했다.

광운대는 전반전과 같이 연신대의 역습에 대비해서 수비수를 공격으로 빼지 못했다. 그 만큼 광운대가 후반엔 수비에도 역점을 둔 것이다.

그 결과 연신대의 역습이 죄다 광운대 수비진에 막혀서 연신대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후반전도 절반의 시간이 흘렀다.

이때부터 연신대와 광운대에서 선수를 교체하기 시작했다. 이명신 감독은 센터백을 제외 한 좌우 풀백을 교체했고 전방의 공격수 중 고동찬을 빼고 장신의 공격수인 2학년 표재욱을 넣었다.

표재욱은 최근 연신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였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에 가담해서 가장 많은 공을 걷어냈는데 그걸 보고 현수가 과감히 그를 공격수로 써 봤는데 의외로 현수와 궁합이 잘 맞았다. 그래서 이명신 감독에게 혹시 제공권을 갖춘 공격수를 투입하고 싶으면 표재욱을 넣으라고 추천 했는데 이명신이 그걸 잊지 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좋은 타이밍의 교체다.’

현수도 오랜 만에 이명신 감독의 선수 교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안 그래도 광운대에서 현수가 공만 잡으면 반칙을 가해 오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후반전에 세트피스 상황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을 터였다.

그때 장신의 공격수인 표재욱을 이용한다면 연신대로서는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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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광운대 윤명수 감독은 과감히 미드필더 둘을 빼고 공격수 둘을 넣고 공격 라인을 확 끌어 올렸다. 남은 시간 동안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현수가 연신대의 미드필드 진을 같이 끌어 올리면서 맞부딪치자 하프 라인에서 두 팀 간의 치열한 각축이 벌어졌다.

이때 현수가 처음 마법 아이템인 카멜레온 축구복을 생각했다. 그러자 그의 눈앞에 마법 아이템 창이 떴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인사이드 드리블, 백숏, 마르세유 턴, 펜텀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바나나 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발리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현수는 그 중에 ‘공만 살짝 터치 태클’ 스킬을 꺼내서 사용했다.

촤아아악!

“헉!”

현수가 광운대 중앙 미드필더의 공을 슬라이딩 태클로 끊어냈다.

파파팟!

그리고 그 공을 몰아서 하프라인을 훌쩍 넘어 광운대 진영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때 현 수 앞을 광운대 센터백 오유진이 가로 막았는데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의 드리블 스킬인 펜텀 드리블로 그를 제쳤다.

“헉!”

순식간에 돌파를 당하자 놀란 오유진이 다급히 손을 뻗었고 현수의 유니폼을 붙잡았다. 그 때문에 현수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비틀거리자 그걸 보고 주심이 바로 휘슬을 불었다.

삐이익!

골대 정면에서 30미터 지점에서 연신대가 프리킥 찬스를 맞았다. 현수가 주심이 지정해 준 곳에 공을 놓고 뒤로 물러나자 연신대 공격수들이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며 분주히 움직였다.

그 중에서 광운대 수비수들이 특히 신경을 쓴 연신대 공격수는 표재욱이었다. 장신인 그의 앞뒤로 두 명의 광운대 수비수가 들러붙어서 그의 움직임을 방해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수는 표재욱을 보고 프리킥을 찼다.

물론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된 ‘타킷 적중 프리킥’을 사용했기 때문에 공은 정확하게 표재욱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그때 표재욱이 두 명의 상대 수비수들 사이에서 몸을 띄웠다. 그리고 공을 머리에 맞췄는데 광운대 수비수들이 그의 몸을 밀쳤기 때문에 정확하게 공을 컨트롤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현수가 원한 건 그가 현수가 찬 프리킥을 바로 헤딩골로 연결하는 게 아니었다.

툭!

표재욱은 공을 살짝 뒤로 넘겼고 어느 새 표재욱의 뒤로 돌아 들어가 있던 연신대의 또 다른 공격수 나진목이 그 공을 발리슛으로 연결 시켰다.

뻥!

철썩!

공은 나진목의 발에 맞는 순간 빨랫줄처럼 뻗어나갔고 광운대 골키퍼 이철호는 아무 반응도 못하고 멍하니 선 체 공이 골망을 가르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 만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터진 슛이었기에 골키퍼도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야아호!”

골을 넣은 나진목이 폴짝폴짝 뛰며 자신에게 공을 넘겨 준 표재욱에게 달려가서 그를 껴안았다.

“절묘한 패스였다.”

“선배의 논스톱 발리슛도 대단했어요.”

그 사이 몰려든 연신대 선수들이 다시 두 선수를 껴안으며 어시스트와 골을 기록한 두 선수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스코어가 4대 0으로 4골 차로 벌어지자 연신대 벤치의 이명신도 더 이상 상대 벤치를 자극할 만한 세레머니는 하지 않았다. 대신 기분 나쁘게 웃으며 옆 벤치를 힐끗 쳐다봤는데 마침 옆을 돌아보던 광운대 윤명수 감독과 딱 눈이 마주쳤다.

“크음!”

이명신은 재빨리 고개를 돌리며 헛기침을 했다. 윤명신 감독은 그런 이명신을 보고 부글부글 화가 끓어올랐지만 참았다. 지고 있는 패장이 무슨 할 말이 있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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