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132화 (13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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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환에게 현수를 죽이라고 사주 한 자. 평창동!

그 평창동이 누군지 알아내야 하는 데 아는 건 가명인 평창동과 달랑 전화번호 뿐.

“이걸로 알 수 있으려나?”

현수는 보유 마법 중에서 사람 찾아 주는 마법인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를 사용했다. 그러자 현수 머릿속에 찾을 사람에 대한 정보 기입란이 떴다.

“평창동. 010-2277-XXXX”

현수는 자신이 아는 정보를 기입했다.

[.............]

그런데 추적 마법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무래도 그 두 가지 정보만으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어쩐다?”

잠깐 고심하던 현수는 그렇다면 직접 전화를 걸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제종환의 전화로 전화를 걸기도 그렇고 자신의 전화로 전화를 걸기도 좀 그랬다. 그래서 고심 끝에 현수는 차에서 내려서 길가는 사람에게 접근 핸드폰 좀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 부탁하는 사람이 혹시 현수를 알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현수는 중년의 아주머니를 타깃으로 삼았다.

“저기 누님. 죄송한데 전화 한통만 쓸 수 없을까요?”

“누, 누님? 호호호호. 동생 보는 눈이 있네. 그래. 자 얼마든지 써.”

중년 아주머니는 잘 생긴 현수가 마음에 든 듯 현수에게 흔쾌히 핸드폰을 건넸다. 현수는 그 핸드폰으로 곧장 평창동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중년의 중후한 남자 목소리가 핸드폰 스피커를 통해 현수의 귀에 꽂혔다.

“네. XX택밴데요. 주소지가 잘 안 보여서......”

현수는 가장 흔하게 써먹을 수 있는 택배 핑계를 댔다. 현수가 일부러 말을 늘어트리자 답답했는지 상대가 자신의 주소를 똑바로 불러주었다.

-종로구 평창동 43-11

“아네. 43-11 이군요. 알겠습니다.”

현수는 속으로 쾌재를 외치며 전화를 끊었다.

“고맙습니다.”

현수는 핸드폰을 빌려 준 중년 아주머니께 고개 숙여 인사를 한 후 자기 차로 쪼르르 뛰어갔다.

차에 들어간 현수는 다시 보유 마법 중에서 사람 찾아 주는 마법인 퍼슨 로케이션 서치 (Person location search)를 사용했다. 그러자 현수 머릿속에 찾을 사람에 대한 정보 기입란이 떴다.

“010-2277-XXXX, 종로구 평창동 43-11”

그러자 추적 마법이 바로 현수가 찾고 있는 평창동의 정체를 말해 주었다.

“이름은 양태구. 유정만의 처 이일화의 집사.”

“유정만이라면. 설마 삼정그룹 유정만 회장을 말하는 건가?”

순간 현수의 머릿속에 유혜란이 떠올랐다.

“역시.....”

백화점에서 유혜란 모녀를 구한 게 그 원인인 모양이었다. 그 일로 인해 현수는 아무래도 유정만 회장의 처인 이일화란 여자에게 제대로 찍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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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잘 치는 시스템이 또 뒤늦게 현수에게 보상 포인트를 지급했다.

[띠링! 범서구파의 2인자 제종환과 그 밑에 조직원 3명을 처리하셨습니다. 사회악인 그들을 처리하므로 인해 세상이 꽤 정화 되었습니다. 이를 만족해하는 후원자들께서 보상 포인트를 지급합니다.]

[띠링! 2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444,890]

‘2만 포인트나?’

현수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그때 양반은 못 되는 모양이었다. 유혜란이 현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네. 혜란 누나.”

-어디야?

“강남 쪽에 있습니다.”

-강남? 클럽이라도 간 거야?

“아뇨. 개포동 쪽에 볼일이 있어서요.”

-시간 되지?

‘당연하죠. 당신과 같은 포인트 노다지라면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 내야죠.’

현수는 속으로 생각한 걸 그대로 말할 뻔했다.

“네. 시간 됩니다.”

-그럼 좀 만나. 여기가 어디냐 하면 중구 소공동, 아니 삼정 백화점 알지?“네. 압니다.”

-그 맞은편에 보면 유로피아란 빌딩이 있어 그 10층에 오면 파라다이스란 빠(Bar)가 있어. 거기로 와. 택시비 줄 테니까 빨리 와.

“알겠습니다.”

현수는 유혜란과 통화를 끝내자 바로 차에 시동을 걸고 중구로 차를 몰았다. 그렇게 20여분 만에 소공동 사무소까지 간 현수는 교차로에서 신호를 받고 삼정 백화점 맞은 편 도로로 진입해 들어갔다.

“저기군.”

현수는 유혜란이 말한 유로피아 빌딩을 찾아서 그곳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지하에 차를 주차 시킨 현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올라갔다.

빌딩은 꽤나 규모가 컸는데 10층 안에만도 가게가 십 여 곳이 넘었다. 현수는 그 중 한 곳인 파라다이스란 빠를 찾아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유혜란은 혼자서 빠의 긴 카운터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그녀의 늘씬한 뒤태 때문인지 벌써 파리가 들끓고 있었다.

“혼자 오셨으면 저희랑 같이 마시죠? 저쪽입니다.”

유혜란 옆으로 약간 경박스럽게 생긴 남자가 다가가서 그녀에게 말했다. 유혜란은 힐끗 그 남자가 가리킨 그 테이블 쪽을 봤는데 꽤 비싼 양주가 세팅 되어 있었다. 유혜란은 그제야 그 남자를 자세히 살폈다.

걸치고 있는 옷도 전부 명품에다가 손에 차고 있는 시계는 천만 원씩 한다는 그 롤렉스로 진품이 맞았다.

보아하니 어디 졸부 집 아들 녀석인 모양인데 자신의 외모가 떨어지니 여자 꼬실 때 돈으로 꼬시는 모양이었다.

“됐어요. 일행 있어요.”

“에이. 그러지 마시고......”

그 남자가 경박스럽게 유혜란의 손목을 잡아챘다.

“뭐하는 거야?”

짝!

유혜란의 다른 손이 바로 그 남자의 뺨을 때렸다. 어찌나 세게 때렸던지 남자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더불어 그 소리도 커서 빠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렸다.

“아아!”

남자는 유혜란에게 뺨을 맞아서 한쪽 볼이 빨갛긴 했는데 얼굴이 전체적으로 시뻘게졌다. 하긴 여자에게 맞았으니 쪽팔릴 만도 했다.

“이 씨팔년이.....”

안 그래도 잘 생긴 얼굴도 아닌데다 찡그리기까지 한 한 남자의 얼굴은 흉악스러웠다. 그런데다 더 우스운 건 여자인 유혜란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단 점이었다. 유혜란은 갑작스럽게 달려든 남자가 자신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걸 보고 질끈 두 눈을 감았다.

그런데 아무 느낌이 없었다.

“아아악!”

되레 그 남자의 비명소리가 울리자 유혜란이 눈을 떴다. 그때 그녀 눈앞에 당당한 체구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특히 그 뒷모습이 유혜란의 눈에 아주 익었다. 그녀의 얼굴에 어느 새 화사하게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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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유혜란을 때리려는 녀석의 얼굴에 손바닥을 처발랐다. 괜히 주먹 썼다가 경찰서 불려 가기 싫었던 것이다.

녀석은 현수의 손바닥 세례에 벌러덩 뒤로 자빠졌다.

“현수야!”

그때 그 뒤에서 유혜란이 그를 불렀다.

“아. 누나.”

현수가 뒤돌아서 그녀를 보고 미소를 지을 때였다.

“이 개새끼가.”

퍽!

웬 놈 하나가 현수의 얼굴에 주먹을 먹었다. 덕분에 현수의 입술이 찢어지며 피가 나왔다. 하지만 현수는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현수의 얼굴에 주먹을 먹인 녀석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딱 봐도 싸움과는 거리가 먼 녀석이었다. 주먹도 제대로 못 휘둘러서 정작 현수의 얼굴에 한 방을 먹여 놓고 손가락을 접질렸는지 팍팍 아픈 인상은 녀석이 다 쓰고 있었다.

스윽!

현수가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손으로 살짝 훔치고 그 녀석에게 말했다.

“네가 먼저 쳤다.”

그 말 후 현수가 그 자에게 다가갈 때였다.

“종훈아!”

빠(Bar) 안으로 들어오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를 보고 현수에게 얼굴이 처 발린 경박스럽게 생긴 녀석이 쪼르르 달려갔다. 그리고 그 정장 남에게 방금 일을 미주알고주알 일러바칠 때 현수는 어느 새 자신에게 주먹질을 한 녀석 가까이 다가섰다. 그리고 막 주먹을 그 녀석에게 휘두르려 할 때 정장 남이 외쳤다.

“멈춰!”

현수는 그 소리에 움찔하며 고개를 정장 남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그 정장 남이 현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 주먹 휘둘렀다간 감방에 들어가는 수가 있다.”

그 말에 현수는 재미있다는 듯 들고 있던 주먹을 내렸다.

“현태야. 이리 와.”

그가 거만하게 손짓을 하자 현수에게 주먹을 휘둘렀던 녀석이 또 그 녀석에게로 쪼르르 쫓아갔다.

그럴 보고 현수가 말했다.

“자. 그럼 이건 어쩔 거야?”

현수가 정장 남을 향해 자신의 피나는 입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정장 남이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좀 전 자기에게 온 녀석을 쳐다봤다. 그러자 그녀석이 히죽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귀찮다는 얼굴로 한 손을 정장 상의 안쪽에 넣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지갑에서 수표 몇 장을 꺼내서 현수 앞에 던지며 말했다.

“병원비하고 합의금이다.”

현수는 10만 원짜리 수표도 아니고 100만 원짜리 수표를 자기 앞에 5장이나 뿌린 정장 남을 보고 기가 차다는 얼굴 표정을 짓다가 이어 말했다.

“이건 내 병원비고 합의금이라고 치고. 저기 계신 여자 분에겐 뭐로 보상할 거지? 쪽팔리게 저쪽 분이 여자 분에게 주먹질을 하려 하셨든.”

현수가 유혜란에게 찝쩍대다가 싸다구를 맞고 자신에게 얼굴이 처 발린 녀석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정장 남은 또 찌푸린 얼굴로 그 녀석을 쳐다봤고 그 녀석이 다른 녀석처럼 히죽 웃자 긴 한숨과 함께 유혜란 쪽으로 걸어갔다.

그때 녀석의 눈에 유혜란의 핸드백에 살짝 삐져나와 있는 사원증이 보였다. 그걸 보고 녀석이 피식 웃었다.

“삼정 백화점 다니시나 봐요?”

“..........”

정장 남의 말에 유혜란은 대답 대신 그만 째려 봤다.

“제 친구 녀석이 좀 짓궂었나 보네요. 제가 대신 사과드리죠. 아아! 저는 경영지원부 인사팀 대리 이종훈이라고 합니다.”

녀석이 자신 있게 유혜란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그리고 농담까지 곁들이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즉 뭔가 배경이 있는 녀석이란 소리였다.

“우리 백화점에 이런 미인께서 계신 줄 몰랐네요. 진즉 알았다면 제가 먼저 대쉬 했을 텐데 말입니다.”

이종훈은 삼정 백화점 전무인 이재구의 아들이었다. 작년 정기 채용을 통해 삼정 백화점에 입사한 이종훈은 불과 1년 만에 대리를 달았다. 그리고 내년에는 인사팀장이 될 게 유력한 소위 말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녀석이었다.

그는 오늘 취직하기 전 친하게 지냈던 두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뭔가 보여 주긴 해야겠고 해서 회사 앞으로 그 둘을 불러냈다. 그리고 상품본부에 일하는 여직원들 중 빼어난 외모의 여직원 3명과 약속을 잡았다.

오늘 밤 그녀들과 퍼질러지게 놀아 볼 생각으로 말이다. 인사팀의 실세나 마찬가지인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상품본부 여자들은 뭐든 다 하게 되어 있었다.

“이 대리님!”

그 여직원들이 나타났다. 그런데 지금 그의 눈앞의 여자와 비교하니 그녀들의 외모가 어째 평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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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은 일단 백화점 여직원들을 친구들의 테이블로 안내 했다. 그리고 잠깐 그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유혜란에게 다시 다가갔다.

그때 현수는 유혜란 옆 카운터에 떡하니 앉아 있었다. 그게 이종훈의 눈에 많이 거슬렸다. 그런 현수의 손에는 이종훈이 좀 전 뿌린 수표가 들려 있었다. 그걸 보고 이종훈이 비릿하게 웃었다. 딱 봐도 돈으로 해결 될 녀석으로 보였던 것이다.

“저희 회사 직원 분 같으신데 저도 명함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이종훈의 말에 유혜란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그를 쏘아만 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종훈은 유혜란이 명함이 없는 인턴직원이거나 파견 직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러니 내가 몰랐겠지.’

이종훈은 백화점에 예쁘다는 여직원은 한 번씩 다 건드려 본 플레이 보이였다. 그의 부친인 이재구 전무는 대표이사 바로 밑의 2인자였다.

그런 그에게 백화점에서 두려운 존재는 딱 한 명 대표이사뿐인데 그 대표이사는 삼정 그룹 며느리로 일주일에 한두 번, 아니 한 달에 한두 번 백화점에 나올까 말까했다. 그러니 백화점에서 그의 신경을 거스를 존재는 사실 상 없다고 보면 됐다.

오늘 갑자기 삼정그룹 본사에서 백화점으로 부사장을 발령 내면서 부친이 백화점 내 3인자로 밀려났지만 별 상관없었다.

그 부사장도 삼정가의 일원이라니까 삼정그룹의 며느리처럼 백화점 일에 전혀 관여치 않을 테니 말이다.

‘그래. 처음엔 다들 그렇게 도도한 눈으로 날 쳐다보지. 하지만 내가 누군지 알고 나면.....’

이종훈은 오늘 밤 눈앞의 저 미녀를 자신의 품에 안기로 작정했다. 그녀가 삼정 백화점에 다니는 한 그녀는 어차피 그의 손에서 벗어 날 수 없었다.

“명함이 없으신가 보군요?”

그렇게 말하며 이종훈이 슬그머니 유혜란의 다른 한쪽, 카운터의 옆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인턴사원? 아님 파견 직?”

이종훈의 말이 갑자기 확 짧아졌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 또한 더 음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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