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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119화 (11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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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그룹 비서실장 김한철은 씨큐리티 대표 윤명철의 전화를 받고나서 바로 회장실을 찾아갔다.

유정만 회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보통 7시까지 회장실에 있었다. 그 때문에 김한철의 퇴근 시간도 항상 7시 이후 이뤄졌다.

♫♩♬♪~ ♩♬♪♫~

유정만 회장은 클래식 음악을 특히 좋아했는데 그래서 회장실 안에는 진공관 오디오와 앰프가 설치되어 있었다. 회장실은 절반가량 불이 꺼져 있었다. 유정만 회장은 약간 어두운 회장실 안에서 푹신한 소파에 등을 기댄 체 두 눈을 감고 클래식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 유정만 회장 곁으로 김한철이 다가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회장님!”

그 소리를 들은 듯 유정만 회장이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곤 손에 쥐고 있던 리모컨으로 오디오 전원을 껐다.

“무슨 일인가?”

편하게 기대고 있던 소파에서 살짝 몸을 일으킨 유정만 회장이 김한철에게 물었다.

“혜란양과 가깝게 지낸다는 그 남자 말입니다.”

“아아. 이름이 강현수라고 했었지. 그래. 그 자가 왜?”

“오늘 조폭들에게 당할 뻔 했답니다.”

“조폭?”

유정만 회장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정재계와 어둠 속에 기생하는 조폭들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었다. 하지만 유정만 회장은 그걸 딱 싫어했다. 특히 젊은 시절 그는 경쟁 업체가 고용한 조폭들에 의해 납치를 당한 적이 있었고 그때 당한 일로 인해 조폭이라면 진저리쳐지게 싫어했다.

“여기서 왜 조폭 얘기가 나오는 건가?”

“송구스럽게도 평창동과 연관이 있는 거 같습니다.”

“뭐? 이런 미친.....”

유정만 회장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그는 서둘러 소파 옆 가구서랍장에서 혈압 약을 꺼내서 먹었다. 그 다음 마음을 진정시키려 복식 호흡을 했다. 그러자 시뻘게졌던 얼굴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가 지시한 건 어떻게 됐나?”

“평창동 사모님의 수족들을 잘라내는 거라면 이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결과는 빠르면 다음 주중에 나올 거로 봅니다.”

“그걸 로는 모자라.”

“네?”

“둘째에게 넘기기로 되어 있던 삼정 제약 주식을 혜란에게 넘기게.”

“네? 그럼 진짜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회장님.”

“괜찮아. 싸우려면 공평해야지. 안 그래도 늦었는데 첫째 둘째가 가진 지분만큼은 그 애 손에 쥐어줘야 하지 않겠나?”

김한철은 도저히 유정만 회장의 의중을 알 수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해도 결국 회장 자리는 첫째 아니면 둘째 아들이 앉게 될 터였다. 유정만 회장이 우긴다고 유혜란이 회장이 될 수는 없었다. 이사회에서 가만있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미 이사회는 유정만 회장의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의 인맥이 장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건 확정적이라 유정만 회장이라고 해서 뒤집어엎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정만 회장은 무슨 자신 감인지 유혜란을 대 놓고 밀어 주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유정만 회장의 충복인 김한철 비서실장은 회장이 시킨 대로 무조건 따를 인사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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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철과 헤어지고 원룸에 들어간 현수는 간단히 손만 씻고 저녁 먹을 준비를 했다. 구하나의 모친인 안영미가 해 준 반찬이 냉장고에 있었기에 현수는 즉석 밥 하나를 전자레인지에 데웠다.

“냠냠....쩝쩝....”

그리고 게 눈 감추듯 금방 먹어치운 뒤 그 걸로는 부족해서 즉석 밥 하나를 더 데워 먹었다. 그러자 배가 좀 불렀고 현수는 반찬을 다시 냉장고에 넣고 뒷정리를 했다. 그 뒤 물을 끓여서 인스턴트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을 때였다. 현수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지?”

확인하니 혜미였다.

“어. 혜미야.”

현수가 바로 전화를 받자 혜미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너 왜 그렇게 멋있게 나온 거야?

“뭔 소리야?”

-너 지금 시트콤 영 프렌즈 안 봐?

“어. 방금 밥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왜?”

-하아. 기가 막혀서. 오늘부터 네가 TV에 나오잖아?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현수는 뒤늦게 TV리모컨을 찾아서 전원을 켰다. 그리고 MBS채널을 선택했다.

시트콤 영 프렌즈는 저녁 7시에 시작해서 40분간 방송 했다. 그런데 현수가 TV를 틀었을 때는 7시 38분이었다.

-야. 다 끝났어.

혜미의 그 말 뒤 바로 엔딩 장면이 나오면서 시트콤이 끝 나 버렸다.

“어땠어?”

-뭐가?

“내 연기 말이야.”

-연기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대사도 없었는데 무슨.

“아! 그렇지. 첫 회에는 대사 없지.”

-그런데 멋있었어.

“응?”

-표정 연기가 좋았어. 특히 우수에 찬 눈빛은...... 아무튼 여자들이 꽤 난리 치겠어.

“에이. 그 정도는 아니다.”

-그건 내일 두고 보면 알겠지. 아무튼 TV 첫 출연 축하한다.

“고맙다. 일부러 전화까지 해 주고.”

그렇게 현수가 혜미와 통화를 끝냈을 때였다. 바로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이번엔 구하나였다.

“어. 하나야.”

-오빠. 혹시.....

그때 핸드폰 너머로 구은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라니까 그러네. 현수가 TV에 왜 출연해?

-현수 오빠 맞다니까. 아니면 현수 오빠 쌍둥이든지.

그렇게 핸드폰 너머로 티격태격 거리다가 구하나가 현수에게 물었다.

-오빠. 시트콤 영 프렌즈 알죠?

“알지?”

-그거 오늘 보셨어요?

“아니. 못 봤는데. 왜?”

-저.... 거기에 현수 오빠랑 똑 같이 생긴 남자가 나오거든요. 그래서 말인데 오빠 혹시 쌍둥이 형이나 동생 있지 않나요?

구하나가 생뚱맞게 현수보고 쌍둥이가 아닌지 물었다.

“나 쌍둥이 아닌데.”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오빠랑 똑 같단 말이에요.

“나하고 똑같으면 나네.”

-네?

“시트콤 영프렌즈에 출연한 날 닮았다는 그 남자가 나 맞다고.”

-..........

잠시 핸드폰 너머가 정적에 휩싸였다.

-진, 진짜요? 오빠가 시트콤 영 프렌즈에 출연하셨다고요?

“그래. 어쩌다 그렇게 됐다. 촬영은 저번 주에 했고.”

-지저스! 맙소사. 오 마이 갓! 언니. 현수 오빠가 시트콤 영 프렌즈에 출연한 거 맞데.

-뭐? 말도 안 돼. 강현수. 너 뻥이지?

현수는 시트콤 영 프렌즈에 출연한 게 현수 자신이 맞다는 걸 증명하라는 구은하의 말에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증명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내가 맞다면 맞는 거지.”

구하나와 통화를 끝내기 무섭게 또 핸드폰 벨이 울렸다.

“하아. 이번엔 또 누굴까?”

현수가 전화를 확인하니 한혜영이었다.

“허어. 이러다 아는 여자들한테 전화 다 오겠다.”

현수는 괜히 기분 좋으면서 아닌 척 한혜영의 전화를 받았다.

“네. 혜영씨.”

-TV봤어?

“그게 오늘 제가 TV나오는 걸 깜빡해서....

-내 그럴 줄 알았지. 내가 봤는데 화면은 잘 나왔더라. 진PD님께 전화 드려서 고맙다고 해.

“그 정돕니까?”

-아마 내일부터 시끄러울 거야. 널 알아보는 사람도 생길 거고. 축하해. 유명인이 된 거.

현수는 한혜영의 말이 영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냥 현수 듣기 좋으라고 해 주는 소리가 아닐까 싶었다.

“어디세요?”

-어디 긴. 촬영장이지. 그런데 영 재미없다.

“왜요?”

-왜긴. 네가 없으니 그렇지. 그러지 말고 축구 때려치우고 연기해라. 응?

“하아.”

현수는 구은하처럼 확 전화를 끊어 버리려다 참았다. 상대는 대한민국 최고 톱 배우였다. 그리고 현수의 섹스 파트너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니 당연히 그녀는 바빴다.

-나 연기 하러 가야해. 또 전화 할게.

알아서 그녀가 먼저 전화를 끊어 주었다. 그 뒤로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는데 현수는 그 전화는 받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전화가 오자 현수는 아예 핸드폰 배터리를 빼버렸다. 그리고 편하게 누워 TV를 시청 하다 꾸벅 졸았는데 깨어 보니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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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잔 탓에 늦잠은 자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 운동할 시간은 없었다. 현수는 내일 부터는 핸드폰에 알람을 맞춰 놓고 자기로 다짐하고 애마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그러다 중간에 편의점에 잠깐 들러서 우유와 샌드위치로 아침을 해결하고 있을 때였다.

“닮지 않았어?”

“그렇지? 그런데 분위기가 좀..........”

편의점 안에 있던 여학생들이 현수를 힐끗힐끗 쳐다보고 쑥덕거렸다. 현수는 그게 자신 때문인지도 모르고 세 번에 샌드위치를 다 먹어치우고는 우유도 깔끔히 원샷을 했다. 그리곤 편의점을 나설 때였다.

“저기요!”

갑자기 누가 그를 불러서 뒤를 돌아보니 편의점 알바녀가 현수 앞에 노트와 펜을 내밀었다.

“네?”

현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알바녀가 내민 노트와 펜을 쳐다 볼 때 그녀가 말했다.

“시트콤 영 프렌즈에 나오는 그 축구선수죠?”

“네. 그렇긴 한데.......”

현수는 자신을 알아보는 알바 녀에 좀 놀라 경황 중 그만 맞다고 대답하고 말았다.

“꺄아아악!”

“그 축구선수 맞데.”

“대박! 무조건 사인, 아니다. 인정 사진 박아야 돼.”

현수를 힐끔 거리든 여학생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현수에게 몰려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현수는 어제 한혜영이 말한 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현수는 일단 알바 녀부터 사인을 해 줬다. 사인이라기보다 그냥 자기 이름을 흘려서 써서 줬는데 좋아 죽는다.

“저도요!”

“전 여기 해 주세요.”

하얀 교복 와이셔츠에다 사인을 해 달라는 여학생도 있었다. 현수는 그녀들이 해 달라는 데로 다 해줬다. 그랬더니 일이 더 복잡해졌다. 눈덩이가 구르다보면 커지듯이 편의점 쪽으로 사람들이 점차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축구선수다!”

“축구선수?”

“왜 어제 시트콤 영 프렌즈 나온 그 과묵한 축구선수 말이야.”

“아아! 그 축구선수. 어디 보자. 이야. 실물도 괜찮다.”

현수는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겨우 그 편의점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한혜영이 해 준 말이 무슨 소린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내가 진짜 유명해졌구나.”

현수는 하루아침에 유명해 진 자신이 신기하면서도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걱정은 현실로 다가왔다.

“야! 저기 봐.”

“뭐?”

체육관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체육관으로 가는 도중에 벌써 그를 보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다 현수가 축구복 까지 입고 나오자 사람들이 더 잘 알아봤다.

“영 프렌즈에 그 축구선수 맞죠?”

“아네.”

“거 봐. 맞대잖아. 사인 좀 해주세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대학생들이 현수를 더 빨리 알아봤다. 시트콤 영 프렌즈를 가장 많이 보는 팬 층이 20대 초반으로 바로 대학생들이었으니 말이다.

순식간에 현수 주위로 대학생들이 몰렸다. 현수는 정신없이 사인을 해주다가 동료 축구선수들의 도움으로 겨우 그곳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그라운드에 발을 내 디딘 현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 쉴 때 이명신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야?”

이명신 감독은 갑자기 축구장 주위로 학생들이 북적거리자 의아해 했다.

“저기 감독님.”

현수는 그냥 이명신 감독에게 이실직고를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저번 주에 네가 빠진 게 그 시트콤에 출연하기 위해서였단 말이지?”

현수의 고백을 들은 이명신 감독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하긴 집안에 급한 일이 생겨서 훈련 못한다고 해 놓고 TV출연이나 하고 왔다니 기분 좋을 감독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도 아닌 강현수이기에 이명신 감독은 제대로 화도 못 냈다.

“뭐 그렇게 된 걸 어쩌겠니? 근데 무슨 프로라고?”

“MBS 시트콤 영 프렌즈요.”

“오늘도 하냐?”

“네. 매주 월화수목금요일 저녁 7시에 합니다.”

“오늘도 나오고?”

“네. 이번 주 내내 나옵니다.”

“그럼 봐야겠네. 다들 들었지? 강현수가 TV에 나온단다. 다들 꼭 보도록.”

그 말 후 이명신은 주장인 이기찬에게 훈련을 맡기고 유유히 체육관으로 사라졌다. 이명신이 사라지고 나자 축구부원들이 우르르 현수 주위로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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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제종환이 눈을 떴을 때 제일 먼저 그의 눈에 띤 것은 바로 여자의 하얀 등이었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하던 제종환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강남에 새로 오픈한 룸살롱을 찾은 제종환은 그곳 마담으로부터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그곳 에이스 아가씨와 같이 이곳 호텔로 왔다. 그리고 어젯밤 제종환은 꽤나 아가씨를 괴롭혔고 그녀로부터 결국 아저씨가 아닌 오빠란 소릴 들었다.

“아직 살아 있지. 흐흐흐흐.”

40살을 넘기고 머리가 희끗희끗 해졌지만 그의 정력은 여전히 20대 못잖았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여지없이 텐트를 쳤던 것이다. 그런데다 옆에 늘씬한 미녀가 누워 있었으니 그의 물건이 터질듯 부풀어 오르는 건 당연했다.

스윽!

그의 손이 여자의 둔부를 쓰다듬다 사타구니 사이로 들어가자 여자의 입에서 앓는 듯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으으응!”

제종환의 손가락이 그녀의 동굴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자 여자가 살짝 가랑이를 벌려 주었다. 제종환의 손가락이 그 안을 휘젓기 시작하자 이내 그녀 안이 축축해졌다.

“꿀꺽!”

제종환은 마른 침을 삼키고는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자신의 몸을 바짝 밀착 시켰다. 그리고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성난 자신의 물건을 밀어 넣으려 할 때였다.

♩♬♪♫~ ♬♪♫♩~

핸드폰이 울렸다. 그런데 하필 꼭 받아야 하는 핸드폰이 울렸다.

“젠장....”

제종환은 평소 핸드폰을 두 개 들고 다녔다. 그 중 하나는 일상적인 통화에 쓰이는 핸드폰으로 받기 싫으면 받지 않아도 되는 폰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핸드폰은 중요한 사람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로 반드시 받아야 했다.

제종환은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성난 그의 물건이 뻣뻣하게 고개를 쳐 든 체 그가 움직이자 흉물스럽게 덜렁거렸다.

제종환은 짜증이 났지만 최대한 밝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왜 이렇게 늦게 전화 받아?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종환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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