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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입구에서 하나 처리 했으니까 창고 안에 남은 동구파 조직원은 6명.
그 중 가장 눈빛을 예리하게 빛내고 있는 저 녀석이 우두머리일터.
현수가 곧장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조직원 네 명이 현수 앞으로 걸어 나와서 그 앞을 막아섰다.
“뭐냐?”
그들 뒤, 녀석들의 우두머리가 현수를 향해 물었다. 그런 그에게 현수가 말했다.
“그건 내가 하고 싶은 질문인데. 너희들 누군데 날 납치하려 하는 거야?”
“납치?”
현수의 말에 우두머리가 그 말을 잠깐 곱씹으며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두 눈을 크게 떴다.
“너 혹시 강현수?”
“빙고!”
현수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우두머리가 소리쳤다.
“잡아!”
4명의 동구파 조직원들이 일제히 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현수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끝내 놓은 상태였다.
휘리릭!
퍼퍽!
현수의 몸이 허공에서 360도 회전을 했고 그의 발차기에 앞선 두 조직원이 맞아 쓰러졌다. 그러자 나머지 둘이 움찔했는데 그 사이 현수의 주먹이 두 차례 허공을 갈랐다.
퍽! 퍽!
터털썩!
현수의 주먹에 턱과 관자노리를 맞은 두 조직원이 픽 꼬꾸라졌다. 순식간에 4명의 조직원이 쓰러지자 남은 동구파 조직원이 위기감이라도 느꼈는지 품에서 잭나이프를 꺼냈다. 동구파 보스인 김동구도 거기에 예외는 아니었다.
차착!
김동구와 조직원이 든 잭나이프에서 날카로운 칼날이 튀어 나왔다. 현수는 그걸 보면서 히죽 웃었다.
“이제부터 좀 시끄러워지겠네.”
현수는 그 말과 함께 준비 해 둔 사일런스 마법을 창고 안에 걸었다. 그 다음 먼저 김동구와 조직원에게 다가갔다.
“이 씨팔. 오지 마!”
김동구와 조직원이 크게 잭나이프를 휘두르며 현수의 접근을 막았다. 그러면서 김동구가 힐긋 자신이 차고 있던 손목시계를 봤다.
5시 30분!
아직 일 나간 조직원들이 돌아오려면 30분이나 남았다. 김동구는 시간도 벌 겸 강현수에게 물었다.
“학교에 널 잡으러 간 우리 애들은 어떻게 됐어?”
“어떻게 되긴. 벌써 경찰에 넘겼지.”
현수의 경찰이란 말에 김동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물론 교육은 되어 있지만 노련한 형사라면 그들로부터 금방 자신에 대한 정보를 빼냈을 터였다.
‘하필.....’
아직 조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의 주목을 받게 된 게 김동구는 하나도 달갑지 않았다.
싸움 실력을 보니 하용태와 조직원 셋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김동구는 좀 더 상대에 대해 알아보고 움직이지 않은 자신의 실책을 탓했다.
‘제종환 그 인간이 달랑 대학생 하나 처리 해 달라고 할 때 알아 봤어야 했어.’
저런 놈이니까 제종환도 김동구에게 서울 변두리 나와바리를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저 놈이야 이 자리에서 처리해 버리면 되니까.
김동구는 오히려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놈이 제 발로 이렇게 그 앞에 나타나 주었으니 말이다.
휙휙!
김동구의 들린 잭나이프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그의 두 손에서 춤추며 놀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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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구는 칼을 귀신처럼 잘 다뤘다. 그래서 광주에선 그를 ‘칼귀’라고도 불렀다.
무술을 배운 자들도 칼에 맞서진 못한다. 무조건 피해야지. 아니면 베이거나 찔리니까. 무술 고수라고 칼에 안 베이고 안 찔리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그 동안 싸움 좀 한다며 자기 앞에서 깝죽대던 자들에게 김동구는 칼침을 정말 많이 찔러 주었다.
눈앞에 저 놈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칼에 몇 군데 베이고 찔리고 나면 얼굴이 창백하게 질릴 테고 그 다음은 그 앞에 살려달라고 애원하게 될 터였다.
김동구는 옆에 조직원에게 턱짓을 했다. 먼저 공격하라고 말이다.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곧장 덤빌 기세다. 김동구가 가장 잘 써 먹는 수법을 써먹기 위해서 녀석이 나서줘야 했다.
“이야앗!”
제법 기합이 들어간 소리와 함께 조직원이 현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현수 정면으로 말이다. 그리곤 현수의 배를 향해 잭나이프를 찔렀다.
대개의 경우 이럴 때 무공 좀 한다는 자들은 흉기를 든 상대의 손목이나 팔을 잡고 제압하려 든다.
김동구는 바로 그 타이밍에 조용히 돌아가서 상대의 빈틈에 칼질을 먹였다.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파팟!
서걱!
‘됐다.’
김동구는 분명 강현수의 빈 옆구리를 잭나이프로 베었다. 그리곤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그의 입가의 득의의 미소가 번졌다.
퍽!
그때 둔탁한 타격 음과 함께 그보다 먼저 강현수에게 달려들었던 조직원이 그에게로 날아왔다.
“헉!”
김동구는 재빨리 몸을 피했고 그 조직원이 김동구 옆에 널브러졌다. 그런데 두 눈을 까뒤집은 채 입에서 게거품을 내물더니 이내 몸을 축 늘어트렸다. 그때 맞은편의 강현수가 중얼거렸다.
“이런..... 너무 세게 쳤나?”
그리곤 자신의 옆구리 쪽을 힐끗 쳐다보다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에이. 옷 찢어졌잖아?”
그런데 반응이 그게 다였다.
“뭐, 뭐야?”
당연히 옆구리가 베였으니 피가 나야 정상인데 녀석의 옆구리는 멀쩡했다. 강현수가 보란 듯 김동구 앞에 자신의 옆구리를 보여 준 것이다. 그런데 옷은 베여서 찢어졌는데 그 안의 속살은 아무 이상이 없었다.
“말도 안 돼.”
김동구는 분명 잭나이프로 현수의 옆구리를 뱄고 손에 감촉도 확실히 왔었다. 김동구는 믿기지 않는 듯 자신의 잭나이프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그의 잭나이프엔 묻어 있어야 할 강현수의 피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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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자신을 향해 냅다 잭나이프를 휘두르는 조직원을 보고 분노가 치밀었다.
그가 간단히 그 조직원의 흉기를 쥔 손목을 잡아챘을 때 그 사이 현수의 옆으로 돌아서 움직인 조직의 우두머리 녀석이 현수의 빈 옆구리를 향해 잭나이프를 휘둘렀다.
현수는 재빨리 자신의 몸에다 다크 실드를 걸었다. 그러자 잭나이프가 그의 옷은 벴지만 그의 옆구리 살은 베지 못했다.
‘이 새끼들이....’
순간 욱한 현수가 냅다 정면의 조직원의 가슴에다 주먹을 내뻗었다. 그리고 그 주먹에 맞은 조직원은 5미터는 훌쩍 날았다. 그 조직원은 그대로 날아서 우두머리에게 향했다.
우두머리가 슬쩍 그 조직원을 피한 탓에 그 조직은 그대로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리곤 게거품을 내물다 이내 몸을 축 늘어트렸다. 아무래도 죽은 거 같았다.
마약 조직이 쳐 놓은 함정에 쳐들어갔을 때 현수는 이미 살인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때는 총을 쏴대는 자들을 상대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내공의 힘을 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 틈만 나면 언제든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눌 놈들이기에 현수는 단매에 그들을 족족 죽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히 손을 너무 과하게 쓴 건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죄책감 같은 것은 전혀 들지 않았다. 어차피 현수를 칼로 찌르려 한 놈이었다. 그 칼에 찔렸으면 죽는 건 자신 일 수 있었다. 현수의 기준에 그런 놈은 죽어도 쌌다. 감히 자신을 죽이려 했으니 말이다.
‘상대가 나를 죽이려 하는 데 나는 죽이면 안 된다? 개소리 마라. 내가 무슨 정의의 사도나 경찰도 아니고 말이야.’
현수는 자신의 살인을 바로 정당화 해버렸다. 나를 죽이려 들면 그 놈도 죽을 수 있다는 게 현수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너 이 새끼....”
수하의 죽음 앞에 김동구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수하가 죽었는데 자신도 죽지 말란 법은 없었던 것이다. 그 때문인지 김동구의 눈에 두려움이 깃들었다. 그런 김동구에게 현수가 물었다.
“누가 시켰는지 말해. 그럼 죽이지 않으마.”
현수가 무슨 선심 쓰듯 말했다. 하지만 저 놈은 감히 자기 몸에 칼집을 내려했다. 때문에 그냥 두진 않을 생각이었다. 앞서와 같이 실수로 놈을 죽이진 않겠지만 말이다.
“우, 웃기지 마. 내가 순순히 말할.....헉!”
김동구가 말하는 사이 눈 깜짝 할 사이 현수가 그 앞으로 짓쳐 들어갔다. 김동구와 딱 한 걸음 앞에 선 현수가 기겁해서 놀란 얼굴의 그에게 말했다.
“처 맞고 불 생각이라면 그렇게 해 주지.”
현수의 그 말에 김동구가 들고 있는 잭나이프를 휘둘렀다. 그것도 치명적인 급소인 현수의 목을 향해서 말이다. 현수는 뒤로 물러나며 그 칼을 피했지만 녀석의 칼질을 보고 눈빛이 싸늘해졌다.
“너 이 새끼 사람 여럿 죽여 본 놈이구나?”
“흥!”
현수의 그 말에 김동구가 코웃음을 쳤다. 순간 현수의 머릿속에서 자비란 단어가 사라졌다.
“뒈져!”
김동구가 잽싸게 잭나이프를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옮겨 쥐면서 현수의 허벅지를 그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터라 현수도 맥없이 당하고 말았다.
서걱!
“흐흐흐흐!”
김동구가 비릿하게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이내 사라졌다. 분명 허벅지를 베었는데 현수의 바지만 잘려 나가고 그 안은 멀쩡했던 것이다.
현수의 몸에 걸려 있는 다크 실드가 또 다시 현수를 위기에서 구해 준 것이다.
“너 칼질 참 좋아하는 구나. 그럼 일단....”
파앗!
현수가 손을 뻗었고 그의 손에 김동구의 옷깃이 잡혔다. 순간 현수의 유도 기술이 바로 들어갔다.
휘릭!“어!”
현수의 빗겨 당겨치기에 김동구가 맥없이 바닥에 꼬꾸라졌고 순간 현수의 주짓수 테이크다운 기술이 들어갔다. 김동구가 잭나이프를 쥐고 있던 팔과 손목을 잡고 크로스 암바에 들어간 것이다.
우두둑!
“으아아악!”
현수는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김동구의 팔을 꺾어 버렸다. 그러자 김동구도 끔찍한 고통에 쥐고 있던 잭나이프를 놓쳤다.
툭!
현수는 바로 자기 눈앞에 떨어진 김동구의 잭나이프를 발로 툭 차서 구석으로 보낸 뒤 김동구의 반대 팔과 손목을 잡았다.
“안, 안 돼!”
김동구가 발악적으로 외쳤지만 사일런스 마법이 걸려 있는 그의 목소리는 창고 안에만 맴돌 뿐 밖으로 새어 나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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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여유 있게 김동구의 멀쩡한 쪽 팔을 두 다리사이에 끼워 넣었다. 그리곤 눈물까지 흘리며 애원하는 김동구를 무시하고 무정하게 그 팔을 꺾었다.
우두두둑!
“크아아악!”
두 팔이 다 꺾인 김동구는 고통에 겨워 울부짖었다. 그런 그의 손목을 현수가 다시 잡았다. 그리고 잔인하게 말했다.
“앞으로 다시 칼 쓰는 일은 없을 거야.”
우두둑!
손목까지 꺾어 버리자 그 고통에 김동구는 두 눈을 까뒤집고 기절해 버렸다.
짝! 짝!
현수는 그렇게 기절한 김동구의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그러자 녀석도 이내 정신을 차렸는데 그때 현수가 자백 마법인 히픈노우시스(Hypnosis)를 걸었다.
“나를 납치하라고 누가 시켰어?”
“납치? 죽여서 조용히 묻으라고 했다.”
“뭐? 하아.”
현수는 기가 찼다. 하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계속 물었다.
“그래. 날 죽이라고 한 그 놈이 누구야?”
“제종환!”
“제종환? 그게 누군데?”
“범서구파의 2인자.”
“범서구파라. 참. 아까 싸울 때 시계는 왜 본거야?”
“6시에 일 나간 애들이 돌아온다.”
“너희들 그 동안 얼마나 사람을 죽인 거야?”
“한 백여 명 넘는다. 헉!”
정확히 20초 만에 김동구는 최면에서 깨어났다. 그 사이 김동구의 자백을 듣고 난 현수가 기가 차다는 듯 녀석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은 살아 있을 이유가 없는 놈들이구나.”
현수의 주먹에 곧장 내공이 실렸다.
뻑!
현수의 분노의 주먹이 김동구의 안면에 박히는 순간 침투경이 녀석의 뇌를 휘저어 버렸다.
털썩!
즉사한 김동구가 바닥에 널브러지는 걸 보고 현수가 말했다.
“지옥가거든 반성 많이 해라.”
현수는 곧장 창고 입구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 널브러져 있는 녀석을 창고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너도 마찬가지야.”
뻑!
현수는 그 놈을 시작으로 살아 있던 나머지 5명의 조직원들도 내공이 깃든 주먹으로 단매에 다 때려 죽였다.
“6시에 온다 이거지?”
시간을 확인하니 5시 45분이었다. 현수는 여전히 분기탱천한 얼굴로 나머지 동구파 놈들이 오기를 창고 안에서 기다렸다.
그때 현수 눈에 동구파 우두머리를 비롯한 조직원들의 주검이 보였다. 순간 현수는 저것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에 휩싸였다.
“그대로 둬?”
하지만 그랬다간 며칠 안에 신문 일면이나 방송으로 조폭들의 떼죽음 소식이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만들게 분명했다.
“문제는 시체들인데....”
시체를 처리할 방법을 생각하던 현수가 중얼거렸다.
“하나 둘도 아니고.....”
현수는 좀 이따 올 14명의 동구파 조직원들도 다 죽일 생각이었다. 사람을 무슨 파리 목숨처럼 죽이고 땅에 묻어 버리는 그런 놈들은 살려 둘 이유가 없었다.
그럼 시체가 20구도 넘는데 그걸 어떻게 다 치운단 말인가? 당장 시체를 여기서 실어 나갈 방법부터 문제였다.
“트럭 같은 걸 가져 와서 싣고 가야 하나? 포대 같은 데 넣어서..... 가만. 넣는다?”
그때 현수의 뇌리에 떠 오른 게 바로 인벤토리였다. 현수의 생각을 읽은 듯 시스템에서 바로 반응이 왔다.
[띠링! 인벤토리 안에 시체를 넣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공간을 쓸 수 있는 마법 아이템 안에는 넣을 수 있습니다.]
“젠장. 지금 나보고 그 비싼 마법 아이템을 사라고?”
[띠링! 아공간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시체 처리용으로 쓰기에 가장 저렴한 아공간 마법 아이템은 +50,000포인트에 구입하실 수 있으십니다.]
“5만 포인트!”
현수는 그것도 사실 아까웠다. 하지만 시체를 처리하는 데 그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을 거 같아서 그걸 구입 해야겠다고 생각할 때였다. 시스템이 현수를 웃게 만들 소식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