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101화 (101/712)

<-- 방송 출연 -->

현수는 오디션 탈락 후 침울해 있는 이지혜에게 다가갔다.

“지혜야. 실은..............”

현수가 백성조와 합의 본 내용을 이지혜에게 설명하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니까 오빠랑 저랑 듀엣으로 제 노래를 부르면 회사측에서 싱글 앨범을 내 주겠단 거예요?”

“응. 하지만 그만한 기량이 된다는 걸 무대에서 증명하는 게 우선이겠지.”

“오빠랑 듀엣하면 자신 있어요.”

이지혜는 갑자기 어디서 생겨난 건지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에 오빠 노래하는 거 들었는데 저랑 목소리가 매치 되면 환상적일 거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실은 오빠 노래하는 거 듣고 그 날 이 곡도 만들었거든요.”

“그래?”

현수는 자신이 그녀가 만든 노래의 모티브란 사실에 좀 감동을 받았다. 하지만 현수에겐 노래를 부르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었다.

“나 잠깐 화장실 좀....”

“네. 천천히 갔다 오세요.”

어차피 이지혜랑 현수는 나머지 사람들이 오디션 무대에 다 오르고 난 뒤에 다시 오디션을 보기로 되어 있었다.

갑자기 결정 된 듀엣이라 가사 숙지가 어려운 만큼 가사를 보고 노래 불러도 좋다는 말을 백성조에게 들은 터였다. 하지만 이지혜랑 같이 듀엣으로 몇 번 노래를 불러 봐야했기에 현수는 뛰어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서 현수는 바로 기억을 더듬었다.

“학습능력→게임→몸 쓰는 게임→노래방→단기 가수→가수였었지?”

현수가 생각을 하자 그의 앞에 차례로 그가 생각한 창들이 뜨기 시작했다.

[학습능력]

이름: 강현수

학습능력: 70/100

1. 공부(지식 능력 향상): 전체 50/100, +1 상승 2,000포인트(단, 60까지)

2. 게임(놀이 능력 향상): 전체 80/100, +1 상승 12,000포인트(단, 90까지)

3. 상상(잠재 능력 향상): 전체 80/100, +1 상승 12,000포인트(단, 90까지

4. 애정(연애 능력 향상): 전체 90/100, +1 상승 17,000포인트(단, 100까지)

5. 모략(음모 능력 향상): 전체 50/100, +1 상승 2,000포인트(단, 60까지)

[게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놀이]

1. PC 게임

2. 몸 쓰는 게임

[몸 쓰는 게임]

술래잡기, 비석치기, 윷놀이, 포커, 고스톱...... 공놀이, 자치기........ 장기, 바둑.......노래방, 보도방, 스크린 골프방..........

[노래방]

1. 초보 -노래방에서 갓 마이크를 잡은 상태

2. 좀 하는 수준 -노래방 점수 80점 이상

3. 잘 하는 수준 -노래방 점수 90점 이상

4. 곧 잘 하는 수준 -노래방 점수 100점

5. 가수 뺨쳐 -준 가수 수준의 단계

6. 가수 - 가수 수준의 단계

7.단기 가수 - 하루 동안 가수 수준으로 노래를 부르게 해 준다.

[단기 가수]

1. 가수 뺨쳐 - 하루 동안 가수 뺨칠 실력의 노래 수준 유지. +1,000포인트(쿠폰 이용 시 공짜)

2. 가수 - 하루 동안 가수 실력의 노래 수준 유지. +5,000포인트 (쿠폰 이용 시 +1,000)

3. 전설의 가수 - 하루 동안 전설급 가수의 노래 수준을 유지. +10,000포인트(쿠폰 이용 시 +3,000)

‘뭔 전설의 가수까진 필요 없으니까.’

현수는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을 사용했고 이어서 +1,000포인트를 써 가수를 선택했다.

[띠링! 1,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843,890]

결제창이 뜬 후 바로 시스템의 목소리가 현수 머리를 울렸다.

[띠링! 귀하는 하루 동안 노래를 부르실 때 가수처럼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기 가수 사용 중.]

가수 실력을 갖춘 현수는 곧장 화장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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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영은 이지혜에게 다시 기회를 만들어 준 현수에게 고마워했다.

“역시 널 여기 데려 온 건 잘한 일인 거 같아.”

“근데 바쁘지 않아요?”

“바쁘지. 하지만 나도 사람인데 일만하고 살 수 있나. 오늘 오후부터 내일 아침까진 자유야.”

“네?”

“왜? 안 믿겨?”

“아니요. 그게 아니라 그런 소중한 시간을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되는 겁니까?”

한혜영처럼 밤낮없이 바쁜 여배우에게 자유 시간이란 게 그리 흔히 주어질리 없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을 자신의 코디 뒷바라지나 하고 있다니.....

“이게 뭐 어때서. 내게 지혜는 여동생이나 마찬가지야. 내가 이렇게라도 그 애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것만 도 내겐 행운이야. 그 행운을 즐기고 있는 지금 보다 소중한 시간이 어디 있겠어?”

그 말을 하는 한혜영이 왠지 오늘 따라 대단해 보였다. 현수는 스타가 달리 스타인 게 아니란 생각을 하면서 이지혜에게 다가갔다.

“자. 노래 맞춰 보자.”

“네. 여기.....”

이지혜가 자신의 노래 악보를 현수에게 건넸다. 현수는 악보를 볼 줄은 몰랐지만 이지혜의 노래는 잘 알았다.

실제 미래에서 자신의 아내와 같이 듀엣으로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말이다. 그래서 이지혜와 바로 듀엣으로 노래를 불러냈다. 그런데 그게 좀 들을 만 한 모양이었다.

“와아. 현수씨. 쩌는 데?

한혜영이 그 노래를 듣고 감탄하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작사, 작곡자에 메인 보컬 이지혜도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오빠 진짜 대단하신 거 같아요. 악보만 보고 저와 이렇게 호흡을 딱 맞추시다니 말이에요.”

현수는 서브 보컬이었지만 목소리가 감미로워서 이지혜의 목소리에 녹아들었는데 듀엣으로 부르니 확실히 그녀의 노래가 확 살아났다.

듀엣은 어울림이 중요한데 현수의 목소리는 확실히 이지혜와 잘 어울렸고 그녀의 보컬의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그래서 현수와 이지혜가 세 번째 노래를 맞췄을 때 주위 시선이 그들에게로 쏠렸다.

“이정도면 되겠어요.”

이지혜는 현수와 딱 3번 같이 노래를 불러보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수가 봐도 더 연습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녀와 그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그 사이 빠르게 오디션이 진행 되었고 마지막 연기자 지망생이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는데 어째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리고 그 연기자 지망생은 Sj엔터테이먼트의 연습생이 되는 데 실패했다.

“자. 그럼 진짜 마지막으로 이지혜 양과 강현수 군의 듀엣곡을 들어 보겠습니다.”

강우동의 말이 끝나자 현수와 이지혜가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그 둘에게 각자 마이크가 돌아가고 현수는 긴장해 보이는 이지혜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러자 이지혜가 웃으며 떨리던 손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그렇게 둘이 마주보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준비한 MR의 음악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둘의 목소리가 하나가 되면서 환상적인 하모니를 연출했다.

“오오! 지저스!”

“완벽해!”

“이건 연습생 수준이 아니야.”

“백 실장님의 말이 사실이었어. 기가 막히는 듀오로군.”

둘의 노래가 끝났을 때 심사위원들 모두 일어나서 기립 박수를 쳤다. 그리고 그 중에 한 심사 위원이 말했다.

“당장 앨범을 내도 될 정돕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백성조의 입가에 미소가 더 짙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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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는 당연히 오디션에 합격을 했고 현수와 같이 듀엣으로 싱글 앨범을 내기로 했다.

“데뷔시기는 조절하겠지만 올해를 넘기진 않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지혜는 곧 울 거 같은 얼굴로 백성조에게 거듭 머리를 조아렸다.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가수 데뷔를 이렇게 빨리 할 줄 몰랐던 것이다.

“앨범 녹화는 언제 할까?”

백성조가 현수를 보며 물었다.

“주중엔 밤, 주말엔 시합 없을 때 가능합니다.”

현수의 대답에 백성조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엔 이지혜를 보고 물었다.

“언제 가능하죠?”

“그, 그게.....”

그때 그녀 뒤에 있던 한혜영이 대신 대답했다.

“언제든 좋아요. 지혜. 너 오늘부로 해고야.”

“언, 언니.”

“가수로 꼭 성공해라.”

“하지만 제가 없으면 언니가.....”

“난 괜찮아. 그리고 너보다 훨 예쁘고 똑똑한 코디 구할 거거든.”

이지혜은 그저 눈물만 주르르 흘리며 한혜영을 껴안았다. 그런 이지혜를 안은 한혜영은 묵묵히 그녀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이지혜는 진정이 되자 백성조 실장과 본격적인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하아. 내가 어쩌다.....”

거기에 현수도 추가 계약서를 작성해야 했다. 싱글 앨범에 대한 계약 사항들을 다시 체결해야 했던 것이다.

“타고 가.”

“하지만 언니는요?”

“난 갈 데가 있어. 그리고 거긴 현수씨가 태워 줄 거고.”

한혜영은 싫다는 이지혜에게 기어코 자신의 벤을 내어 주었다.

“내가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 해.”

결국 이지혜는 한혜영의 벤을 타고 집으로 갔다. 그걸 지켜보던 한혜영이 힘없이 말했다.

“또 내 곁에서 소중한 사람 하나가 떠나가네.”

“괜찮겠어요?”

현수가 걱정이 되어 한혜영에게 묻자 그녀가 싱긋 웃었다.

“안 괜찮으면 또 어쩌게. 사람은 어떻게든 살게 되어 있어. 그 보다 가자고.”

“네?”

“집에 안가?”

“지금 제 집에 따라 가겠단 겁니까?”

“왜 싫어?”

싫을 건 없었다. 단지 그녀 같은 스타가 선뜻 자신이 사는 집에 가겠다니 좀 놀랐을 뿐.

‘원룸으로 옮기길 잘했군.’

예전 자취방이었다면 한혜영을 데려가기 뭐 했을 테니 말이다.

“타세요.”

그래도 그의 원룸은 최신 시설을 자랑했다. 좁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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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의 차가 그가 원룸에 도착했을 때 벌써 해가 기울고 있었다.

“여기야?”

“네. 들어가 보실래요?”

“먹을 건 있어?”

“아뇨.”

“그럼 저녁 먹고 들어가자. 다시 나오려면 귀찮은데.”

“그러세요. 근데 뭐 드실래요?”

“으음. 찹쌀 탕수육에 짬뽕 먹고 싶어.”

“먹어도 돼요? 여배우들은 보통 식단 관리를 하는 걸로 아는데?”

“안 그래도 매일 풀떼기만 먹었더니 입에서 풀냄새가 펄펄 나. 그리고 목소리도 왠지 염소 목소리가 나올 거 같고. 뭐 오늘은 내 마음대로 실컷 먹고 싶어. 그래 봐야 저녁 한 끼일 뿐이지만.”

“좋아요. 갑시다. 근데 찹쌀 탕수육 잘하는 곳이 어딘지 아세요?”

“당연하지. 내가 가자는 대로만 가.”

현수는 다시 차에 올랐고 한혜영의 지시에 따라 차를 몰았다.

“저기서 좌회전. 그리고 쭉 직진..................”

찹쌀 탕수육을 잘하는 중국집은 현수의 원룸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저기야. 황제관.”

현수는 중국집 근처에 차를 대고 한혜영과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혜영씨!”

한혜영을 발견한 카운트의 주인이 쪼르르 그녀 앞으로 뛰어나왔다.

“이모!”

“이게 얼마만이야?”

“자주 못 와서 미안해요.”

“혜영씨 바쁜 거 다 아는 데 뭘.”

현수는 딱 봐도 이곳 역시 한혜영의 단골집임을 알 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방 비어 있어.”

주인은 중국집의 홀이 아닌 방으로 그녀와 현수를 안내했다.

“탕수육하고 짬뽕이지?”

“네. 그리고 고량주 2병요. 참 현수씨는 뭐 먹을래?”

“저도 같은 걸로 먹죠 뭐.”

“이모. 탕수육 대자하고 해물 짬뽕 2개 주세요. 오늘은 국물이 더 시원한 짬뽕이 댕기네요.”

“알았어. 금방 가져 올게.”

주인이 방을 나가자 현수가 한혜영에게 물었다.

“대체 단골집이 얼마나 많은 겁니까?”

“글쎄? 서울에 있는 단골집만 100여개는 될 걸. 드라마다 영화다 촬영하러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골집이 생기게 되어 있어.”

10여분쯤 기다렸을까? 주문한 탕수육과 해물 짬뽕이 나왔다. 그런데 그 양이 엄청났다.

“허어! 이거 다 곱빼기 아니에요?”

현수의 말에 한혜영이 생글 거리며 웃었다.

“이게 연예인의 좋은 점이지. 하지만 주는 대로 먹었다간 금방 살이 쪄 버리거든.”

그 말 후 한혜영은 딱 탕수육 10개만 따로 덜었다.

“여기.....”

뒤이어 주인이 고량주 2병과 서비스로 음료수 한 병을 건넸다. 한혜영은 고량주를 따서 소주잔에 따른 다음 먼저 탕수육을 한 점 입에 넣었고 오물오물 씹더니 고량주 한잔을 단숨에 비웠다.

그리곤 숟가락으로 짬뽕의 국물을 떠먹었다.

“크으. 좋다. 받아.”

그 다음 그녀가 현수에게 고량주 한 잔을 따라주었다. 현수도 그녀처럼 찹쌀 탕수육을 먹고 나서 고량주 잔을 비웠다. 그리고 짬뽕 그릇을 들어서 국물을 들이켠 뒤 젓가락으로 짬뽕부터 먹기 시작했다.

“후루룹! 쩝쩝쩝!”

한혜영이 단골로 삼을 만 하게 찹쌀 탕수육과 짬뽕 맛은 기가 막혔다. 하지만 그 양이 너무 많았다.

현수는 열심히 먹는다고 먹었는데 짬뽕 반 그릇에 탕수육은 반도 채 먹지 못했다.

그때 한혜영은 눈앞의 탕수육 10개와 짬뽕은 국물만 떠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대신 고량주 2병은 그 새 다 비워져 있었다. 둘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한 병씩 마신 것이다.

“알딸딸하게 취했네. 딱 좋아.”

한혜영이 현수를 보고 실실 웃었다. 그때 현수도 더는 배가 불러 못 먹겠어서 들고 있던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걸 보고 한혜영이 현수에게 물었다.

“다 먹었어?”

“네. 양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그럼 그만 일어나자. 밤은 생각 보다 짧거든.”

한혜영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현수를 보고 그렇게 말하면서 몸을 일으켰다. 술기운 때문인지 살짝 비틀 거리던 그녀가 주인을 불렀다.

“이모!”

잠시 뒤 중국집 주인이 오자 그녀가 주인에게 대리 운전기사를 불러 달라고 했다. 더불어 계산까지 그녀가 했다.

대리 기사가 자꾸 백미러를 통해 뒤를 흘깃거렸지만 현수와 한혜영은 모른 척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다 왔습니다.”

“여기요.”

대리 운전비는 현수가 계산했다. 대리 기사가 차에서 내려서 떠나고 현수와 한혜영은 잠시 차 안에 그대로 있었다. 그때 한혜영이 현수에게 불쑥 물었다.

“차에서 해봤어?”

현수는 사실대로 얘기했다.

“아뇨.”

“그럼 지금 해 봐.”

한혜영이 현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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