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출연 -->
일단 위축 되어 있는 사지희부터 진정 시킨 후 현수는 더 자세한 내막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희씨가 외출 후 돌아와 보니까 일기장이 뒤집혀진 채 꽂혀 있었던 말이죠?”
-네. 전 분명히 바로 꽂아 뒀거든요. 그리고 그때 아빠가 집에 계셨고요.
“혹시 아버님께 일기장 봤냐고 물어 봤습니까?”
-아뇨. 보나 마나 시치미를 뗄 텐데 물어 봐서 뭐해요.
그녀 역시 부친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잘하셨습니다. 일단 계속 모른 척 하십시오.”
현수는 그렇게 사지희와 통화를 끝낸 후 곧장 그녀의 보디가드인 양동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지?
“혹시 사도철, 아니 그쪽 보스가 내 얘기 안하던가요?”
-네 얘기? 보스가 널 어떻게 알고?
“실은..............”
현수는 좀 전 사지희와 통화한 내용을 그대로 양동호에게 얘기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난 양동호의 입에서 침음 성이 흘러나왔다.
-으음. 어제부터 보스가 날 보는 눈빛이 평소와 다르더니. 역시 촉이 온 모양이야. 그러니 지희의 일기장을 들춰 본 거겠지. 지희에게 물어 보지 말라고 한 건 잘했네. 그 양반 그랬으면 또 딴 쪽으로 잔머리를 굴렸을 거야. 내가 볼 때 아직 크게 염려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 지희가 일기장에도 너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며?
“네. 뭐 절 사랑꾼이라고 적은 모양인데 그게 오래 가겠습니까?”
-그렇긴 하지. 그 양반 집요한 면이 있으니까.
사도철이라면 며칠 안에 사지희가 일기장에 거론한 그 사랑꾼이 누군지 밝혀내고도 남았다.
-일단 나는 모르는 일로 하지. 지희도 입을 꾹 다 물테니까 당분간 연락은 하지 않는 게 좋겠네. 지희에게는 내가 얘기할 테니까 앞으로 자네가 먼저 연락하는 일은 없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무슨 일 생기면 바로 연락 주십시오.”
-그러지.
일단 사도철에 대해서는 양동호가 잘 알 테니 현수는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
현수는 양동호와 통화를 끝낸 후 욕실로 향했다. 욕실 안에는 욕조까지 갖춰져 있어서 현수는 욕조 안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그 안에 들어가서 그간 피로를 풀었다.
어떻게 씻고 나와서 침대에 꼬꾸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현수는 비몽사몽 지경이었는데 어째든 노크 소리에 현수가 벌떡 잠에서 깼다.
똑똑!
“네!”
“나와. 아침 먹자.”
백성조의 목소리를 듣고 현수는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자 베이컨과 굽는 냄새와 함께 계란 프라이를 냄새가 섞여서 났다.
“이리로 와.”
백성조가 부엌 쪽에서 그를 불렀고 식탁으로 가자 잘 구운 빵과 베이컨, 노른자위가 살아 있는 계란 프라이가 접시에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모락모락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는 커피 한잔.
“잘 먹겠습니다.”
현수는 눈앞의 음식을 게 눈 감추듯 금방 먹어치웠다. 백성조는 현수보다는 좀 더 여유롭게 신문을 보며 식사를 했다.
식사 후 백성조는 바로 집을 나섰다. 설거지나 청소는 일하는 아주머니가 와서 정리한다니 그가 따로 할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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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출장을 다녀 온 뒤 사도철은 집안에서 뭔가 찜찜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게 무엇 때문인지 사도철은 가만히 살펴봤는데 아무래도 딸인 지희에게서 수상쩍은 냄새가 났다.
“아빠. 저 학교 다녀올게요.”
“그래. 항상 차 조심 특히 남자 조심하고.”
“네에!”
이상하게 지희가 밝았다. 뭔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서 조용히 양동호를 불렀다.
“찾으셨습니까?”
“그래. 요즘 지희 어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평소와 똑 같은 양동호의 대답이었다. 그가 문제없다면 문제가 없는 건데 이상하게 이번만큼은 문제가 없어 보이지 않았다.
“알았다. 가서 일 봐.”
“네.”
양동호는 한 번 아니면 아닌 자였다. 그런 그를 더 캔다고 해서 나올 게 있을 리 없다.
그걸 아는 사도철은 양동호를 배제 시킨 체 딸의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양동호가 쳐 놓은 바리케이드는 견고했고 이상 한 점은 전혀 찾아 낼 수 없었다.
‘그렇다면......’
고민 끝에 사도철은 5년 전 보고 그 뒤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딸의 일기장을 훔쳐보았다. 그 일기장을 보던 사도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사랑꾼? 이건 뭐 하는 놈이야?”
사지희에게 남자가 있었다. 그것도 사랑하는 남자가 말이다.
“요 깜찍한 녀석 보게. 감히 나도 모르게 남자를 사귀어?”
그때 외출했던 사지희가 돌아왔고 사도철은 황급히 일기장을 원래 있던 책꽂이에 꽂아 두고 딸의 방을 나왔다. 자신이 일기장을 거꾸로 꽂은 것도 모른 체 말이다.
사도철의 예민한 촉을 그대로 물려받은 사지희였다. 그녀는 자기 방에 들어서자 누가 그녀 방에 들어왔음을 직감했다.
“이 냄새는.....”
사지희가 사도철 생일날 선물했던 남자 화장품 냄새가 방안에서 났던 것이다.
“아빠가 왔었나?”
그때 그녀 눈에 책꽂이에 거꾸로 꽂혀 있는 일기장이 보였다.
“설마?”
사지희는 일기장을 꺼내서 코를 벌름거렸다. 그러자 일기장에서 살짝 담배 냄새가 났다.
“이이....”
이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사람은 사도철 하나뿐이었다. 사도철은 건강을 이유로 자신의 집을 지키는 수하들 전부 담배를 끊게 만든 인간이었다.
실제로는 그의 딸인 사지희가 담배 냄새를 지독하게 싫어해서 내린 지시였지만 말이다. 하지만 정작 사도철 본인은 여전히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었다.
사지희는 곧장 아버지인 사도철에게 왜 허락도 없이, 아니 이건 허락이고 뭐고 그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면 절대 봐선 안 될 일기장이었다.
그걸 부친이 봤다는 것에 그녀는 분노를 넘어 혐오감마저 확 들었다. 그래서 당장 따지려는 데 막상 방문 밖으로 나가진 못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진실로 거짓으로 만들 수 있는 인간이었다. 하물며 거짓말 정도야.........
그런 아버지가 일기장 봤냐고 물어 보면 봤다고 할 리 없었던 것이다.
“어쩌지?”
보나 마나 아버지가 그녀의 사랑꾼에 대해 이제 알게 되었을 터였다. 그렇다면 강현수가 위험했다.
사지희는 고심 끝에 결국 강현수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실직고를 했다. 예상대로 강현수는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그녀를 진정 시키고 괜찮다는 말로 다정히 그녀를 다독여 주었다.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봤어.”
사지희는 자신과 강현수가 운명의 끈으로 단단히 엮여져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운명의 끈이 절대 아버지로 인해 끊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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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백성조와 같이 방송국에 가서 이 매니저를 만났다. 오늘이 벌써 4일 째로 스케줄 상 어제 오늘이 제일 바빴다. 당연히 오전부터 촬영이 있었다. 그런데 현수의 대사가 많았다.
“이거 진짜 제 대본 맞습니까?”
“작가가 현수씨 배역이 마음에 든 모양이야. 갈수록 대사가 늘어나는 게.”
이 매니저는 그걸 단순히 좋게만 받아드렸다. 그는 현수가 이번 주 촬영 이후에 다시는 방송국에 발을 들여 놓고 싶어 하지 않는단 걸 몰랐던 것이다.
하긴 요즘 세상에 누가 방송 출연을 꺼릴 까? 아니 더 못 나가서 환장이었다. 그래야 자신의 인지도가 그만큼 오르고 그게 곧 유명세와 연관 되고 유명세가 곧 광고 촬영과 같은 돈 되는 일을 물어 오는 법이니까 말이다.
“현수야. 진짜 배우하고 싶지 않냐?”
그때 스리슬쩍 백성조가 현수 옆에 다가와서 물었다.
“진영호 PD와 작가 모두 네가 마음에 드는 눈친데 말이야.”
잘만 하면 현수를 시트콤 영 프렌즈의 고정 멤버로 꽂아 넣을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현수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전 축구선수라고요. 그걸 하루도 잊은 적 없습니다.”
현수의 그 말에 백성조는 길게 한숨만 내 쉬었다. 방송하는 맛을 알게 되면 당연히 축구 따윈 접어두고 연기자가 되겠다고 나설 거라 확신했던 백성조는 현수의 고집이 보통이 아니란 걸 알고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현수는 축구에 관한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그걸 꺾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단 걸 백성조는 어제 오늘 사이 깨달았다.
“하아. 본인이 싫다는 데야......”
결국 백성조도 현수를 당장 배우나 가수로 키우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를 Sj엔터테이먼트에 데려 가는 걸 포기한 건 아니었다.
‘일단 스포츠 매니저먼트도 같이 겸하는 쪽으로 해서 에이전시로서 현수와 인연을 계속 이어 가는 거야.’
백성조는 Sj엔터테이먼트에서 배우와 가수, 모델, 개그맨 등 예능인 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까지 아우르는 종합 매니저먼트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이미 Sj엔터테이먼트의 이주만 회장에게 그 얘기를 했고 긍정적인 답변까지 들어 놓은 터였고 말이다.
‘오늘 내일 중으로 얘기를 꺼내 봐야지.’
백성조는 현수를 축구선수로 Sj엔터테이먼트와 계약을 맺을 생각이었다. 파격적인 대우로 영입할 계획이나 현수도 더 이상 거절하진 못할 터였다.
“자. 어서 점심들 먹으러 갑시다. 오후엔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야하니까.”
이 매니저의 말에 현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거길 또 간다고요?”
“대본 못 봤어? 오늘 축구하는 씬이 새로 생겼잖아. 작가가 현수씨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게 계속 기회를 주는 거 모르겠어? 한 마디로 고정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제스처잖아.”
현수는 이 매니저의 말에 좀 전에 받은 쪽 대본을 살폈다. 그랬더니 기가 찬 내용이 가득했다.
“허어. 제가 5명의 선수를 개인기로 제치고 골을 넣는 장면이네요.”
“어때? 진짜지?”
작가의 상상이 좀 과했다. 하지만 축구선수로 그 정도 못한다면 쪽팔릴 일이었다. 무엇보다 현수에게는 카멜레온 축구 복이 있었다. 거기 장착 된 축구 스킬을 쓴다면 5명 쯤 돌파해서 골을 넣은 건 일도 아니었다.
“배고프네요. 밥 먹으로 가죠.”
현수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 매니저와 백성조와 같이 방송국 식당으로 향했다. 어제도 먹었지만 방송국 구내식당의 밥은 먹을 만 했다. 적어도 연신대 구내식당의 밥보다는 한 수 위의 메뉴와 맛을 자랑했으니까 말이다. 물론 밥값은 조금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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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현수의 입이 떡 벌어졌다. 생각보다 일이 더 커져 있었던 것이다.
“저거 헬리 캠 아니에요?”
“맞아. 이거 방송 장비들이 예사롭지 않은데? 스포츠 중계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현수씨!”
이 씬을 촬영할 PD가 반갑게 현수를 맞았다.
“대본 봤죠? 진영호 PD님이 생동감 넘치는 축구 장면을 찍어 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현수씨가 상대한 선수들도 배우들 말고 진짜 선수들을 불렀어요.”
“네?”
현수가 그라운드를 쳐다보자 눈에 익은 축구복을 착용한 선수들이 보였다. 바로 안산대 축구 선수들이었다.
안산대는 U리그 예선전에서 연신대와 격전 끝에 아깝게 2대 1로 패한 팀이었다.
“그래도 주전은 못 데리고 왔어요. 그 뭐라더라 무슨 대회가 코앞이라면서 감독이 안 된다고 해서.”
“U리그 본선이겠죠.”
“아. 맞다. U리그.”
주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축구선수들이었다. 현수는 진영호 PD의 의중을 그대로 간파했다.
진짜 축구 선수들을 상대로 리얼한 축구 장면을 찍어 사람들에게 보여 주겠다는 뜻이었다. 아마도 이 장면이 TV로 나가게 되면 사람들은 현수를 메시나 호날두 같은 선수로 인식하게 될지 몰랐다.
“하아. 그 참.....”
축구 선수로서 자신의 인지도는 확실히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아니나 다를까? 시스템도 그와 같은 생각인 모양이었다.
[띠링! 돌발 퀘스트! 시트콤 영 프렌즈의 대본대로 축구 선수로서 멋진 모습을 선보여라. 당신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횝니다. 성공 시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그때 뒤이어서 시스템이 현수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해 왔다.
[띠링! 한혜영의 스캔들을 막아내셨습니다. 의뢰를 성공하셨으므로 보상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띠링! 200,000포인트 획득. 남은 포인트 510,390]
‘나이스!’
순식간에 포인트가 50만 포인트를 넘어섰다. 현수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웃음을 짓자 그걸 본 PD가 말했다.
“현수씨. 오늘도 멋진 모습 기대 해도 되겠죠?”
“네?”
“얘기 들었어요. 노래를 그렇게 잘하신다면서요? 뭐 축구선수시니까 축구야 더 잘하시겠죠 뭐.”
현수는 그렇게 한껏 부담감을 안고 라커룸으로 가서 축구복을 갈아입었다. 물론 방송국에서 제공한 축구복이 아닌 카멜레온 축구복을 인벤토리에서 꺼내 입었다.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으로 갈아입자 그 축구복이 알아서 방송국에서 제공한 축구복과 똑 같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현수는 거기다 인벤토리에서 날쌘 돌이 축구화까지 꺼내서 신었다. 그 다음 머릿속으로 카멜레온 축구복을 떠올리자 마법 아이템 창이 눈앞에 떴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인사이드 드리블, 마르세유 턴,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Farfusio, 대포 슛, 무 회전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바나나 킥, 타깃 맨 센터링, 타깃 맨 크로스, 정확한 얼리 크로스, 다이빙 헤딩, 몸싸움 뿌리치기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백숏(+10,000), 펜텀 드리블(+10,000), 플립플랩(+20,000), 크루이프 턴(+20,000), 시저스 킥(+20,000), 힐 스넵(+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스텝오브 백 힐(+10,000) ............... 정확한 힐 킥(+10,000), 라보나 킥(+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발리킥(+10,000).......정확한 땅볼 크로스(+10,000), 감각적인 뒷공간 패스(+10,000), 한방에 롱 패스(+10,000), 크로스 오버 턴(+10,000),원 바운드 헤딩(+10,000), 백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지저분한 몸싸움(+20,000) ............
현수는 20만 포인트나 생긴 기념으로다가 드리블 중 백숏과 펜텀 드리블을 구입해서 카멜레온 축구 복에 장착 시켰다.
[띠링! 2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490,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