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출연 -->
현수는 이명신의 그런 속내를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만약 두 대회 모두 본선에서 바로 광 탈락 한다면 이명신의 감독직도 날아 갈 터였다.
‘확 그냥.....’
생각 같아서는 이쯤에서 휴학을 하던지 아님 자퇴를 하고 곧장 프로로 진출하고 싶었지만 현수는 아직 대학 생활을 더 즐기고 싶었다. 그게 이명신의 감독 자리가 잘리는 걸 막아 주었다.
“물론 아무 문제없습니다.”
현수의 그 대답에 이명신의 얼굴에 다시 환하게 미소가 번졌다.
“그래. 그럼 다음 주는 나오지 마라. 하지만 그 다음 주부턴 훈련에 꼭 참석해야 한다. 그땐 U리그 본선이 코앞이라 훈련을 빼 먹으면 곤란하거든.”
“걱정 마십시오. 그땐 꼭 훈련에 참석할 테니까요.”
“알았다.”
“그럼 전 이만....”
“그래. 가 봐.”
현수는 이명신에게 꾸벅 인사를 한 후 쪼르르 축구장으로 돌아갔다.
현수는 축구부원들과 같이 오전 훈련을 끝마치고 점심때가 되자 혜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점심때엔 핸드폰을 켜 두었기에 바로 그의 전화를 받았다.
-어. 왜?
“너도 참. 그래도 남친이 전화를 했는데 ‘어. 왜?’ 가 뭐냐?”
-남친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빨리 용건 말해. 나 지금 점심 먹으러 가야 해.
“나 오늘 이사했다.”
-뭐? 이사?
“아침에 후다닥 했는데 아무래도 뒷정리가 덜 됐거든. 네가 좀 도와주라.”
혜미는 손끝이 야무졌다. 특히 청소와 정리 정돈은 현수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열심을 넘어 악착같이 했다. 그런 그녀라면 이사 뒷정리를 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거 같았다.
-지금?
“응. 같이 가자. 짜장면 쏠게.”
-짜장면만?
“탕수육 추가. 콜?”
-콜! 지금 어딘데?
“체육관인데 본관 앞에서 보자.”
-본관 앞? 시계탑이 아니고?
현수는 체육관과 도서관의 중간 지점인 시계탑에서 주로 혜미를 만났다. 하지만 이제 뚜벅이가 아닌 현수였다.
그는 도서관과 가까운 본관 앞에서 그녀를 픽업해서 새로 옮긴 원룸으로 갈 생각이었다.
“본관 앞!”
-늦으면 알지?
혜미는 한 입에 두 말 안하는 스타일이다. 현수가 5분 이상 늦으면 그냥 가버릴 터였다.
“안 늦어.”
아니 오히려 그녀보다 더 빨리 갈 수 있었다.
-알았어. 그럼 본관 앞에서 봐.
전화를 끊고 현수는 곧장 체육관 옆에 주차 해 둔 자신의 차로 향했다. 시동 걸고 본관까지 가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현수가 본관 앞에 차를 정차시킨 체 2분쯤 기다렸을 때 혜미가 나타났다.
“헤이! 김혜미!”
현수가 차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그녀를 불렀다. 그녀는 차 안에 타고 있는 현수를 보고 좀 놀란 얼굴로 다가왔다.
“웬 차야?”
“내일 바다 보러 가려면 차는 있어야지.”
“아아! 친구 차 빌린 거야?”
오면서 본 듯 차량 넘버에 ‘허’자가 보이지 않자 그녀는 현수가 차를 렌트한 게 아니고 누구에게 빌린 거야 여긴 듯 했다. 현수는 이 차가 자기 차라고 말하려다 그만 뒀다. 그럼 그녀가 돈이 어디서 난 거냐고 물을 거고 그럼 현수가 또 구질구질하게 거짓말을 늘어놔야 할 테니 말이다.
그럴 바에야 그럼 친구한테 빌린 것으로 하는 게 나았다.
“어. 뭐. 빨리 타.”
현수의 재촉에 혜미는 그의 옆 자리에 올라탔다. 그러자 현수는 바로 차를 출발 시켰고 오늘 옮긴 원룸으로 향했다.
“여기야?”
현수의 원룸을 보고 혜미는 두 번 놀랐다. 처음은 그 위치가 강남이란 점이었고 두 번째는 새 건물이란 점이었다.
원룸 안에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이 다 구비 되어 있었다. 그것도 전부 새것으로 말이다.
원룸이지만 평수도 제법 커서 혜미의 오피스텔 정도는 되어 보였다.
“여기 비싸지 않아?”
혜미 다운 질문이었다.
“뭐 비싸긴 한데 그래도 편하잖아.”
“돈은 어디서 났고?”
“이거 왜 이래? 나 잘나가는 축구 선수거든. 프로 팀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줄을 섰.....”
“알았어. 쉰 소리 그만하고 빨리 짜장면이나 시켜.”
그녀는 현수에게서 예상 했던 대답이 나오자 별로 듣고 싶지 않은지 원룸 안을 훑어보며 자신의 할 일을 찾아 나섰다. 그녀는 먼저 원룸의 문은 다 열어 젖혔다. 그 다음 현수가 늘어 놓은 짐들부터 정리에 들어갔다.
딱 한 시간 동안 그녀는 현수의 짐을 다 정리했다. 사실 짐이래야 책과 옷가지가 다였지만 혜미는 현수의 옷을 다시 정갈히 개어서 옷장에 넣고 옷걸이에 걸었고 책은 책꽂이에 크기에 맞춰 꽂았다.
그때 현수가 시킨 짜장면과 탕수육이 배달되어 왔다.
“먹자.”
평소 점심 보다 식사 시간이 두어 시간 늦은 터라 현수도 혜미도 배가 고팠다. 그래서 말없이 짜장면과 탕수육을 흡입하기 시작했다.
“후루룹...쩝쩝쩝....”
그리고 식사가 막 끝났을 때였다.
“............”
현수와 혜미의 눈이 마주쳤고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우우웁....츠릅....쯥쯥.....”
혜미의 입안에서 알싸한 탕수육 소스와 양파 냄새가 났지만 현수는 개의치 않았다. 그의 가슴에 끓어오르는 정염은 그 딴 것에 식지 않았다.
둘이 한 순간 원룸 바닥을 나뒹굴었다. 두어 바퀴 돌 동안 둘은 겉옷을 벗었고 현수가 혜미의 팬티를 끌어 내릴 때 혜미가 벗기기 쉽게 허리를 들어 올렸다. 현수의 발가락 사이에 끼인 혜미의 팬티가 훌훌 날아 벽걸이 TV위에 걸렸다.
“헉!”
“아흐흑!”
둘은 하의만 벗은 체 급하게 결합했다.
퍽퍽퍽퍽퍽!
현수의 허리가 급격히 빠르게 율동했고 혜미는 그런 현수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꽉 틀어쥐고 현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대낮에 창문도 훤히 열려 있던 터라 그녀의 신음소리가 혹시 밖으로 새어 나갈까봐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입에서 조금씩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으으으응.....으으으윽......윽윽......하윽......아아아아...... 천천히......아흐흑.....”
혜미는 말로는 천천히 라고 했지만 현수의 율동에 그녀가 오히려 더 둔부를 흔들며 격렬히 반응을 했다. 그 덕분에 현수는 더욱 더 빠르게 절정으로 치달았고 사정감이 몰려오자 그걸 참아 보려 이를 꽉 깨물었다.
“크으으윽!”
어떡하든 사정감을 참으려는 현수에게 혜미는 허리를 위 아래로 흔들며 더 자극을 했고 결국 참지 못한 현수가 그녀 안에 파정을 하고 말았다.
“미, 미안.”
현수는 콘돔도 끼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 안에 사정한 걸 사과했다. 그런 현수에게 혜미가 쿨하게 대꾸했다.
“괜찮아. 임신 주기 아냐. 그리고 약 먹으면 돼.”
그 약이 여자 몸에 해롭다는 걸아는 현수는 괜히 더 미안해졌다. 자기가 조심하면 될 일인데 말이다.
현수는 동시에 혜미와 할 때 왜 인벤토리 안의 불끈 반지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되었다. 그랬다면 더 오래 혜미와 관계를 가졌을 테고 그녀를 더 만족 시켰을 건 물론 안에 사정하는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새로운 칭호에 대한 혜택도 받지 못했다. 혀끝의 마법사(the tip of the tongue magician)는 혀를 사용해서 그녀를 애무했을 때 효력을 발휘하는 데 오늘은 너무 급하게 욕정만 채우려다 보니 그것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상대를 2배 흥분 시키는 건 물론 정력 20% 상승효과까지 있었는데......’
현수는 혀끝의 마법사(the tip of the tongue magician) 칭호를 제대로 써 먹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그녀와의 관계에 더 이상 보상 포인트도 지급 되지 않는 게 의아했다. 전엔 그래도 몇 백 포인트라도 지급 되었는데 말이다.
[...............]
그에 대해서 시스템도 아무 대꾸도 없었다.
‘젠장. 흙수저는 흙수저 일 뿐인 건가?’
혜미 때문에 괜한 자괴감이 드는 현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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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옷을 챙겨 입을 동안 혜미는 화장실에서 대충 거기만 씻고 나왔다.
“야. 고개 돌려.”
혜미는 현수와 등을 진 체 벗어 놓은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고 다 먹은 짜장과 탕수육 그릇을 챙겨 문 밖에 내어 놓고 본격적인 청소에 들어갔다. 두 시간 여의 청소 끝에 현수의 원룸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해졌다.
“이제 좀 사람 사는 집 같네. 이제 다 끝났으니까 나 도서관으로 갈래.”
“어. 그래. 태워 줄게.”
그녀는 현수가 학교까지 차로 태워 준다는 호의는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가 일한 노력의 대가로 그 정도는 충분히 받아도 된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도와줘서 고마워.”
“뭘. 우리 사이에....”
“내일 8시 30분쯤 너희 오피스텔 앞에 갈게.”
“그래.”
“그때 전화하면 짐 챙겨서 나와.”
“알았어.”
현수는 혜미를 원래 태웠던 학교 본관 앞에서 내려 주고 새로운 보금자리 원룸으로 돌아갔다. 그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구지?”
확인하니 사지희였다.
“뭐지?”
그녀는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현수는 운전 중이지만 핸드폰의 핸즈프리기능으로 전화를 받았다.
“네. 지희씨.”
-현수씨. 오늘 좀 볼 수 있을까요?
“오늘이요?”
-네. 오늘 약속이 펑크가 났거든요. 그래서 혹시나 현수씨를 볼 수 있을까 전화 드린 건데......
현수는 지금 딱히 할 일이 없었다. 거기다 어차피 만나야 할 그녀라면 지금 만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월요일부터는 Sj엔터테이먼트에 가서 시트콤 촬영을 해야 하는데 그게 언제 끝날지도 몰랐고 말이다.
“그러죠. 지금 봐요.”
-어디세요? 제가 데리러 갈게요.
현수는 자신의 새로운 보금자리인 원룸의 위치를 사지희에게 설명했다.
-아아. 거기 잘 알아요. 제 친구도 거기 원룸에 살거든요. 지금 출발하면 30분 안에 거기 도착할 거예요.
그 말 후 현수는 사지희와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10분쯤 뒤 원룸 앞에 도착했고 차를 주차 시킨 뒤 원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지희를 만나기 전에 마음에 준비를 했다.
“드디어 오늘인가?”
현수는 그 동안 많은 포인트를 들여서 내공과 무공을 증진시켜왔다. 그걸 오늘 사지희의 보디가드이자 무공 고수인 양동호를 상대로 확인해 볼 요량이었다. 더불어 자신의 현 실력으로 사지희의 아버지인 사도철과 대적할 수 있는지 여부조차도 알아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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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머릿속으로 상태 창을 떠올리자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 창이 떴다.
[스테이터스]
이름: 강현수 (남, 22살)
칭호: 후기지수, 스위트 가이(Sweet guy), 혀끝의 마법사(the tip of the tongue magician)→ 호감도: 66/100, 성적 매력: 76/100
체력: 80/100
내공: 중급
격투기(Up): 도장 챔피언, 시도배 챔피언, 전국체전 챔피언, 유도 4단, 태권도 4단, 주짓수 (블루)
인지능력: 50/100
학습능력: 70/100
행운지수: 40/100
이성과의 친화력: 82/100
마법: 3서클
보유 마법
1서클- 록, 라이트닝 애로우, 다크실드, 네크로 그리스
2서클- 라이트닝 쇼크, 포커스 퓨플
3서클- 아이스 포그, 에어로 봄, 라이트닝 웨이브, 체인 라이트닝, 블러드 스웰, 무스트, 홀리큐어, 리커버리, 슬립(Sleep), 일루젼(Illusion), 언락(Unlock), 사일런스(Silence), 홀드(Hold), 스킨스톤(Stone skin)
인벤토리: 카멜레온 축구복, 날쌘 돌이 축구화, 신비의 물약(1회용)
보유 쿠폰: 아이템 20% 할인쿠폰
현수는 상태창의 격투기에서 현재 업그레이드 된 격투기 종류를 먼저 확인했다. 그 중에서 도장 챔피언, 시도배 챔피언, 전국체전 챔피언을 보고 생각했다.
‘복싱 챔피언이 굳이 3개 일 필요가 있을까?’
그러자 시스템이 바로 반응했다.
[도장 챔피언, 시도배 챔피언, 전국체전 챔피언 중 가장 상위의 챔피언 하나만 상태창에 등록 하시겠습니까? Y/N]
현수는 바로 예스를 선택했다. 그러자 시스템에서 재미있는 반응이 일어났다.
[띠링! 상태창의 오류에 대한 보상으로 아이템 30% 할인 쿠폰과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2개가 지급 됩니다.]
‘뭐? 상태창의 오류?’
그러니까 그 동안 3가지 챔피언이 상태창에 뜬 거 자체가 오류였단 소리였다.
‘호오. 이거 재미있는데?
그렇다는 건 이 시스템이 완벽하진 않단 소리였다. 어딘가 또 다른 오류도 있을 테고 말이다.
그때 시계를 본 현수는 사지희가 올 시간이 다 됐음을 확인하고 재빨리 격투기 중 복싱을 떠올렸다.
[복싱]
1. 도장 챔피언: 2,000포인트
2. 시도 배 챔피언: 8,000포인트
3. 전국체전 챔피언: 60,000포인트
4. 동양 챔피언: 130,000포인트
5. 세계 챔피언: 200,000포인트
현수는 그 중 동양 챔피언을 선택했다. 더 강해지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다.
[띠링! 13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43,390]
현수는 다음으로 바로 넘어갔다. 이번엔 격투기에서 태권도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태권도]
1단 승급: 1,000포인트
2단 승급: 2,000포인트
3단 승급: 4,000포인트
4단 승급: 8,000포인트
5단 승급: 20,000포인트
6단 승급: 40,000포인트
7단 승급: 50,000포인트
8단 승급: 100,000포인트
9단 승급: 175,000포인트
현수는 태권도를 5단, 6단을 한꺼번에 끌어 올렸다.
[띠링! 6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283,390]
포인트가 20만대로 확 줄었지만 현수는 그 포인트가 아깝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대신 그가 더 강해졌으니 그걸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