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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54화 (5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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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26강전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윤성찬은 자신의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어 주고는 눈앞이 캄캄했다. 다행히 연신대가 이겨서 망정이지 졌다면 역적으로 내몰려서 더 이상 연신대 축구부에 남아 있을 수 없었을 터였다.

주위 눈치는 있었지만 윤성찬은 입을 꾹 다물고 없는 사람처럼 선수들에 끼어 있다가 버스가 연신대에 도착하자 그 무리에서 빠져나와 조용히 사라졌다.

연신대 선수들 중 누구도 윤성찬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다들 해산하고 나서도 그가 없어진 걸 모를 정도였다.

하여튼 그렇게 사라진 윤성찬은 집에 전화를 걸어서 ‘모’ 백화점 상품권을 구해 놓게 했다. 이번엔 5천만원정도 준비케 했는데 그의 집 재력이라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집으로 가서 그걸 챙겨 들고 윤성찬은 곧장 연신대 축구부 감독인 이명신의 집으로 향했다.

“어머. 학생 또 왔어?”

이명신의 아내는 윤성찬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런 그녀에게 윤성찬은 3천만 원어치 상품권을 건넸다.

“뭘 이런 걸 다.....”

이명신의 아내는 싫은 내색은커녕 탐욕스런 눈빛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모’ 백화점 상품권을 날름 챙겼다.

“그럼 전 이만.....”

“그냥 가서 어째? 차라도 한잔 하고 가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명신의 아내는 벌써 백화점으로 쇼핑 갈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었다.

아마 윤성찬이 가는 즉시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백화점으로 달려 갈 터였다.

“마신 것으로 하죠 뭐.”

윤성찬은 부랴부랴 그 집을 나왔고 그 집 근처에 숨었다. 그러자 그가 나온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서 이명신의 아내가 허겁지겁 집을 나와서는 택시를 잡아탔다. 그녀가 향한 곳이 어딘지는 불을 보듯 뻔했다.

“휴우. 이걸로 어떻게 한 고비는 넘길 수 있게 됐네.”

윤성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결 편안 발걸음으로 그곳을 떠났다. 윤성찬의 꿈은 축구 감독이었다. 그것도 국가 대표 감독 말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윤성찬은 중학교 때부터 열심히 축구를 했다. 하지만 그의 뛰어나지 못한 재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도 국가 대표 팀의 감독을 맡으려면 적어도 국가대표는 되어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의 실력으로 대표 팀에 승선하는 건 사실상 어려웠다. 그렇다고 그 꿈을 포기할 수 없었던 윤성찬은 원래 공격수였던 자신의 포지션을 수비로 바꿨다.

그나마 수비적인 능력이 더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무래도 공격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축구였지만 그는 안 유명해도 괜찮으니 대표 팀에만 들어가면 됐다.

능력은 좀 떨어지더라도 어떻게 인맥과 돈으로 연신대에 들어오게 된 윤성찬은 자신의 꿈을 이뤄 줄 녀석을 발견했다.

녀석은 자신과 달리 타고난 피지컬과 천부적인 실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그 녀석과 함께라면 그의 꿈도 이뤄 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껏 그 녀석의 비위를 맞춰왔고 덕분에 연신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그랬는데 갑자기 요 사이 그녀석이 무슨 이유에선지 그를 벌레 보듯 했다. 그리고 감독에게 얘기해서 그의 주전 자리를 뺏었고 말이다. 어떻게든 그 녀석과 관계를 예전으로 돌려 보려 노력 했지만 녀석의 완강한 태도에 틀렸다는 걸 깨달은 윤성찬은 또 다시 자신의 인맥과 돈을 활용해서 연신대에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여기서 끝날 거 같아? 난 절대 축구를 그만 두지 않아.”

윤성찬은 다음 연신대 축구부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무처장의 집으로 향했다. 그의 주머니 속엔 여전히 2천만 원 상당의 상품권이 남아 있었다. 감독과 교무처장의 비호를 받는다면 그가 제 발로 축구부를 나기지 않는 한 그 누구도 그를 축구부에서 자를 수 없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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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느긋하게 8시 30분쯤 기상한 현수는 씻고 간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자취방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사이 동네 슈퍼에서 빵과 우유를 사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한 현수는 버스를 타고 연신대로 향했다.

그때 핸드폰 벨이 울렸다. 누군지 확인하니 구하나의 집 전화번호였다.

“여보세요.”

현수는 일단 그 전화를 받았다.

-오빠. 저 하나에요.

“어. 하나야.”

아침부터 걸 그룹 멤버로부터 전화를 받는다고 생각해 보라. 물론 아직 구하나는 데뷔는커녕 소속사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말이다.

-승리하신 거 축하드려요.

“어. 그래. 근데 어떻게 알았어?”

-신문 스포츠난에 나왔던데요?

“그랬구나. 암튼 고맙다.”

-에? 그게 다예요?

“그럼 뭐?”

-이겼으니 한 턱 쏴야죠.

“그, 그럴까?”

-오늘 언제 시간 되세요?

“오늘? 으음. 오늘은 훈련이 있으니까 5시나 돼야 끝날 텐데?”

-그럼 6시에 신촌에서 만나서 저녁이나 같이 먹어요.

구하나는 성격이 시원시원했다.

“그래. 그러자.”

그가 동경해 마지않았던 걸 그룹 멤버와 저녁 식사라? 현수는 벌써부터 저녁이 기대가 대며 살짝 흥분까지 되었다.

구하나와 신촌 어디서 만날지 정확히 약속 장소를 정한 뒤 통화를 끝내고 두 어 정거장을 더 가자 연신대가 나왔다. 현수는 연신대 정문 맞은편에서 내려 횡단보도로 걸어갔다.

“현수야!”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축구부 주장 이기찬이 생글거리는 얼굴로 그에게 성큼 다가왔다.

“어젠 푹 좀 쉬었냐?”

‘쉬기는 개뿔! 싸우느라 바빴다.’

속으로 그 대답을 하면서 실제론 다른 말이 현수의 입에서 튀어 나왔다.

“응. 자취방에 가서 꼬꾸라져 잤는데 깨어보니 아침이더라고. 너는?”

“나도 잘 쉬었어. 어! 녹색불이다. 건너자.”

현수는 이기찬과 같이 서둘러 잰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러자 이기찬이 현수를 돌아보며 말했다.

“참. 어제 나 퀸가 봤다.”

“퀸카?”

“우리 학교 퀸카 구은하 말이야.”

“아아! 그 녀석!”

“그 녀석? 우와. 너 퀸카 구은하와 녀석 할 정도로 친한 사인 거냐?”

“친하긴. 잘 아시는 분 딸이야. 나하고 동갑이니 녀석인 게 맞고. 근데 어떻게 은하를 만난거야?”

“그게 실은............”

이기찬의 말에 따르면 녀석은 올 초에 헤어졌던 여친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여친의 친한 친구가 구은하고 말이다.

어제 승리 한 이기찬은 여친인 이재은을 불러내서 만났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구은하가 나타났고 본의 아니게 두 명의 미녀들 사이에서 행복에 겨웠던 이기찬이었다.

그 자리에서 구은하는 주로 현수에 대해 물었다. 이기찬은 자신이 아는 현수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하면서 그녀가 현수에게 호감이 있음을 바로 눈치 챘다.

“근데 구은하가 너에 대해 계속 묻더라.”

“나에 대해?”

“응. 내가 보기에 널 좋아하는 눈치였어.”

그 말에 현수가 피식 웃었다.

“에이. 말이 되는 소릴 해라. 퀸카가 나 같은 놈을 좋아할 리 없잖아.”

연신대 퀸카 구하나를 노리는 수컷들은 바글바글 했다. 좋은 집안에 잘난 놈들로 말이다. 연신대에는 그런 놈들이 넘쳐났다. 구은하가 그런 놈들을 두고 현수 같이 있는 거라곤 부알 두 쪽뿐인 그를 좋아할 리 없었다.

현수는 간단히 이기찬의 말을 일축해 버렸다. 현수가 그렇게까지 말하니 이기찬도 더는 그에 대한 말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확신했다. 구은하가 현수에게 관심이 있는 건 맞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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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와 이기찬은 곧장 체육관으로 갔고 그곳 라커룸에서 축구복으로 갈아입었다. 현수는 훈련인데 굳이 카멜레온 축구복까지 갖춰 입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제 새로 장착한 마르세유 턴과 정확한 얼리 크로스를 시험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그건 훈련 때보다 시합 때 직접 써 보는 게 나았다.

현수는 그냥 라커룸 안에 있던 연신대 유니폼으로 환복 한 후 이기찬과 같이 그라운드로 향했다.

먼저 와 있던 선수들이 몇 명 보였는데 그들이 현수와 이기찬을 보고 먼저 아는 척을 하고 다가왔다.

현수와 이기찬이 그들과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반갑지 않은 녀석이 나타났다. 바로 윤성찬 말이다.

“어이!”

윤성찬이 아는 척을 하며 다가오자 현수가 먼저 그 자리를 피해 버렸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도 흩어지면서 주장인 이기찬만 그 자리에 남았다.

웃으며 다가오던 윤성찬이 그 모습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왔냐?”

그런 윤성찬에게 이기찬이 아는 척을 하자 윤성찬이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

“어. 그래.”

“어제 일은 잊어라. 사람이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거니까.”

이기찬이 위로랍시고 하는 말이 윤성찬을 더 짜증나게 만들었다. 윤성찬이 나타나고 뒤이어서 나머지 선수들이 우르르 한꺼번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정각 10시가 되자 감독인 이명신이 나타났고 말이다.

“어젠 정말 잘 해 주었다. 하지만 나흘 뒤 우린 숙적 고구려대와의 U리그 마지막 예선전을 앞두고 있다. 거기서 이길 경우 우린 편하게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질 경우에는....... 경우대학과 한 장 남은 티켓을 두고 단판 데스 매치를 치러야 한다.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 더욱이 이번 시합은 홈인 우리 연신대에서 치러지는 만큼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그래서 오늘 어제 시합 뒤 제대로 쉬지 못한 너희들을 이렇게 불러내게 된 것이다. 그런 만큼 다들 집중해서 훈련에 임해 주기 바란다. 주장. 훈련 시작하도록.”

이명신은 이번 U리그 예선 상대인 고구려대를 숙적이라고 표현했다. 그 만큼 두 대학은 오랜 기간 대한민국 명문사립대의 양대 라이벌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시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연신대가 고구려대에 패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축구부원들은 한 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할 터였다.

흥분한 학생들이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야 할 테니 말이다. 그 나마 다행인 건 방학 기간 중이란 점이었다. 그래도 연신대에서 치러지는 만큼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대거 시합을 관람할 공산이 컸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서 주장인 이기찬이 선수들을 대형을 갖추게 줄을 세운 뒤 그 앞에 나서며 말했다.

“가볍게 축구장 5바퀴 돌고 체조 후 리프팅 훈련에 들어간다. 출발!”

이기찬의 외침에 축구부원들이 줄지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축구장 외곽을 뛰기 시작했다.

오전이라고는 하지만 10시가 넘어가면 뜨거워지기 시작할 타이밍이었다. 푹푹 찌기 시작한 그라운드를 선수들은 땀을 흘려 가며 뛰었다.

축구장 달리기 후 가볍게 체조로 몸을 푼 선수들은 리프팅 훈련을 시작했다. 축구선수들답게 다들 축구공을 잘들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 30분 정도 몸풀기 식으로 리프팅 훈련을 마친 축구부원들은 각자 짝을 맞춰서 패싱 게임을 시작했다.

그들은 기본적인 인사이드 패스와 아웃사이드 패스를 주고받았다. 현수도 자신과 같은 미드필더인 조용식에게 패스를 하고 또 패스를 받았다.

그 뒤 주전들만 따로 소집 되어서 드리블과 슈팅을 점검한 후 각 포지션 별 훈련을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점심시간이 되었다.

땀에 절은 선수들은 우르르 체육관 내 샤워실로 가서 몸을 씻고 트레이닝복을 갖춰 입고 학생 식당으로 향했다.

오전에 빡세게 훈련 한 만큼 배가 고팠던 선수들은 식판의 음식을 게 눈 감추듯 금방 먹어치우고는 체육관으로 향했다.

체육관의 축구부실은 빵빵하게 에어컨이 돌아갔기 때문에 그 안에 고학년, 즉 3학년 이상 선수들이 들어가서 쉬었다. 현수도 그 고학년에 속한 터라 축구부실에서 시원하게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2시가 되자 선수들은 다시 그라운드 땡볕 아래 집합해야 했고 그들 앞에 감독이 나타났다.

이명신은 자신의 모자라는 전술적인 취약점을 이렇게 빡센 훈련으로 커버하는 타입의 감독이었던 것이다.

“공격수들은 표적 맞추기 훈련을 실시하고 미드필더들은 패스 연습, 수비수들은 공 뺏기 연습을 실시한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오전 끝에 했던 포지션별 훈련이 다시 이어서 하기 시작했다. 땡볕에서 선수들이 뻘뻘 땀을 흘리면 뛸 때 이명신은 시원한 축구부실 내 딸린 감독실 안에서 선수들이 훈련하는 걸 팔짱을 낀 체 창 너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역시 가장 많이 띠는 건 강현수였다. 군계일학이라고나 할까? 훈련하는 연신대 선수들 중에서 현수는 가장 돋보였다.

공을 간수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패싱, 드리블 뭐 하나 나무랄 때가 없었다. 그에 비해 윤성찬은 굼뜬 게 확연히 느껴졌다. 나름 노력은 하는 듯 보였지만 저 정도 실력으로 주전 멤버에 끼긴 어려웠다.

그 동안이야 현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그의 모자란 부분을 커버해 줬기에 주전에서도 뛸 수 있었지만 현수와 틀어진 이상 윤성찬에게 왼쪽 수비를 맡기는 건 사실상 어려웠다.

“하아. 저 새끼를 확 자르지도 못하고.....”

어제 FA컵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녀석이 보여 준 환상적인 백패스를 생각하면 지금도 열이 치받는 이명신이었다. 생각 같아선 당장이라도 녀석을 축구부에서 쫓아내고 싶었지만 이제 그럴 수도 없었다.

어제 3천만 원을 보태서 이제 4천만 원이나 녀석에게 갚아야 하는데 그가 타고 다니는 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도 4천만 원은 어림도 없었던 것이다.

이제 어떡하던 저 녀석은 보듬고 가야 했다. 그러려면 녀석의 기량을 좀 더 끌어 올릴 필요가 있었다.

“에이. 귀찮은 새끼.”

이명신은 모자를 눌러쓰고 축구부실을 나섰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들어서며 수비 자원만 따로 불러 모았다.

이명신은 그들을 상대로 공 뺏기와 태클 훈련, 그리고 롱 패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그 수비 자원 속에는 윤성찬도 끼어 있었고 그는 입에 단내가 날 때까지 빡세게 훈련을 받아야 했다.

“자.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4시 40분! 오늘 훈련이 드디어 끝났다. 선수들을 집합 시킨 이명신이 그들에게 말했다.

“내일은 10시에 한서대와 연습 시합이 잡혀 있다. 그래서 내일은 오전 연습 시합 후 오후엔 쉬면서 전술 교육을 할 테니 그런 줄 알고 이만 해산.”

감독의 해산 명령에 기력을 다 쇠진한 선수들이 체육관 샤워실로 좀비처럼 움직였다. 그들 중에 유일하게 인간다운 모습을 보인 사람은 현수뿐이었다.

현수도 체력 소비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실제 훈련 때문에 80이었던 그의 체력이 74까지 깎여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체력지수 74라면 예전 현수가 베스트 컨디션일 때 더 체력이 좋았다. 그 만큼 현재 현수의 모든 능력은 예전에 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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