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48화 (48/712)

<-- 고수 -->

현수는 사지희에 이끌려 복합 쇼핑몰 여기저기로 끌려 다녔다.

“이거 예쁘죠?”

“네. 뭐....”

그녀는 뭐가 그리 좋은지 입가에 웃음 끼가 떠나지 않았다.

“우리 이거 사요.”

“아니. 계산은 제가....”

그런데 주로 사지희가 사는 건 현수의 옷과 가방, 그리고 운동화, 구두였다. 한 시간 쇼핑했는데 현수의 양손에 쇼핑 가방이 가득했다. 사지희가 다 현수에게 사준 것들이었다. 당연히 현수는 부담스러워했지만 사지희는 거침없이 자신의 카드를 긁어댔다.

“괜찮아요. 어차피 아빠 카드니까요.”

그러니 더 괜찮지가 않았다. 현수는 그녀와 헤어지는 대로 그녀가 사 준 것들을 다 환불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양동호가 말했다.

“받아도 돼.”

이곳 복합 쇼핑몰에서 현수와 양동호가 가까이 있을 때는 이렇게 엘리베이터를 탈 때뿐이었다. 양동호가 10층에 위치한 씨푸드 전문점으로 올라 갈 때 현수에게 한 말이었다.

씨푸드 전문점은 그야말로 바다에서 나는 건 다 있었다. 뷔페식이었는데 현수는 대게와 초밥을 배터지도록 먹었다.

사지희는 현수가 맛있게 먹는 걸 지켜보면서 한시도 현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양동호도 10여 미터 떨어진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그러다 음식을 가지러 나간 현수와 양동호가 서로 마주쳤다.

그때 서로를 마주 쳐다보았는데 양동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군. 바뀌었어.”

“네?”

“아니. 혼자 한 말이다. 신경 쓸 거 없다.”

그 말 후 양동호는 현수 옆을 스쳐 지나갔다. 현수는 양동호가 바뀌었다는 게 뭔지 알거 같았다. 그건 바로 현수의 기도였다.

시스템을 통해 초급 내공을 12성 대성하고 거기다 중급 내공을 5성까지 성취한 현수가 아니던가? 이전과 뿜어져 나오는 기도 자체가 달라진 건 당연했다.

“역시 고수는 다르군.”

바뀐 현수의 변화를 양동호가 바로 알아차리는 걸 보고 현수도 그가 고수란 걸 확실히 인정했다. 그리고 그의 인정을 받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거란 것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양동호가 현수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갑자기 현수를 보는 눈빛이 날카로워 진 것이다.

씨푸드 전문점에서 저녁 식사 후 라운지 커피숍에서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신 현수와 사지희는 영화를 보러 복합 쇼핑 몰을 나섰다. 도로 하나 두고 바로 맞은편에 극장이 있었던 것이다.

사지희는 현수를 위해 액션 영화표를 끊으려 했는데 현수가 괜찮다며 잔잔한 멜로 영화를 보자고 했다.

“그래도 돼요?”

아마 사지희가 그 영화를 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현수는 괜찮다고 했고 그녀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멜로 영화표를 3장 끊었다.

그때 처음 양동호가 현수를 쬐려 보았다. 양동호는 아마도 액션 영화가 보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이것 좀....”

“네.”

사지희가 현수에게 가방을 맡기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현수가 여자 화장실 앞에 멍하니 서 있을 때 양동호가 다가왔다. 그리고 현수를 보고 물었다.

“너 혹시 무공..... 아니다.”

양동호가 돌아설 때 현수가 말했다.

“저 무공 익히고 있습니다. 내공도 쓰고요.”

“뭐?”

그 말에 양동호가 두 눈이 동그래져서 현수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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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호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네가 무공을 안다고?”

“네.”

현수가 대답하자 양동호가 움직였다.

파팟!

현수는 양동호의 잔상을 봤다.

“컥!”

이어 그가 현수의 목을 한 손에 움켜쥐고 있었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순간이었다. 그런 그의 손에는 내공이 깃들어 있었다. 내가중수법! 내공을 주입시키면 손에 쥔 돌멩이도 바스러트린다. 그가 그대로 힘을 준다면 현수의 목뼈는 그대로 맥없이 부러질 터였다.

하지만 양동호는 잡은 손에 힘을 쓸 수 없었다. 언제 움직였는지 현수의 손이 그의 가슴께 닿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현수의 손에도 내공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현수 역시 중급 내공을 5성까지 습득했기에 내가중수법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

현수는 손에 형의권의 4성 공력을 주입 시켰다. 양동호가 그의 목을 꺾으려 들면 즉시 그 공력이 양동호의 가슴으로 침투해 들어가서 그의 심장을 터트려 버릴 터였다.

“진짜군!”

현수의 손에 감도는 내공의 기운을 감지한 양동호가 놀랍다는 눈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그때 화장실에서 누가 나오는 기척이 들리자 양동호가 먼저 잡고 있던 현수의 목을 풀었다. 그러자 현수도 양동호의 가슴에 대고 있던 손을 떼어냈다.

또각또각!

화장실에서 나온 건 사지희였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현수에게서 자신의 가방을 받아 챙겼다. 그리곤 스스럼없이 현수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시간 다 됐어요. 그만 들어가요.”

현수와 사지희는 나란히 극장 상영관으로 들어갔고 그런 그 뒤를 양동호가 바로 뒤따랐는데 그의 눈이 평소와 달리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뭔가 심적으로 동요가 일어난 모양이었다.

이때 현수는 영화가 재미없으면 시스템에서 무공에 대해 좀 더 살펴 볼 생각이었다. 양동호와 좀 전 대치했을 때 현수는 그보다 자신이 좀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공에서도 그렇고 무공에서도 모두 말이다. 하지만 그 갭(gap)은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내공과 무공의 수준을 좀 더 끌어 올리면 그를 능가할 수준이 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영화는 재미가 있었다.

“호호호호!”

“하하하하!”

현수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고 유쾌하게 스크린 화면에 빠져 있을 때였다.

스윽!

갑자기 사지희가 손을 내밀어서 현수의 손을 잡았다. 현수는 그걸 그냥 내버려 뒀다. 어차피 팔짱까지 끼도 다니는 사인데 손 좀 잡는 게 뭐 대수겠는가?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녀는 현수의 손을 그냥 잡고 있는 게 아니라 깎지를 꼈다. 그러더니 잠시 뒤 조심스럽게 현수의 귀에다 속삭였다.

“저.... 우리 키스하면 안 돼요?”

현수는 이게 무슨 개풀 뜯어 먹는 소리냐는 듯 놀라 그녀를 똑바로 쳐다 보았다. 그때 그녀가 현수의 입술에다 기습적으로 그녀의 입술을 갖다 댔다.

쪽!

키스라기 보단 뽀뽀라고 보면 됐다. 현수가 황당한 표정을 짓자 사지희는 목표한 바를 이뤘다는 듯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옹알거렸다.

“아싸!”

그걸 보고 현수도 피식 웃었다. 그때부터 영화가 끝나 갈 때까지 어째 사지희는 조용했다. 현수는 그걸로 그녀의 애정 행각은 끝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진짜 오리지널 애정행각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오를 때였다. 사람들이 막 몸을 일으킬 때 갑자기 사지희가 옆에 앉아 있던 현수의 입에 자신의 입을 갖다 붙였다. 그리고 현수의 입술을 헤치고 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그렇다. 사지희는 현수에게 진짜 키스를 시도한 것이다. 그것도 혀 끼리 서로 뒤엉켜서 서로의 타액을 교환하는 프렌치 키스를 말이다. 어둡던 극장에 불이 밝혀지면서 그 둘의 모습이 주위 사람들의 눈에도 띠었다.

“오오오!”

“와우!

휘이이익!

짝짝짝짝!

상영관을 나서다 그 광경을 본 관객들이 키스 중인 그들을 보고 탄성과 휘파람, 그리고 박수를 쳤다.

“이이....”

당연히 그 모습을 양동호도 봤다. 그는 영화 상영 중에 사지희가 현수의 입에 뽀뽀하는 걸 보고 피가 거꾸로 솟은 것 같았지만 참았다. 하지만 이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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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양동호가 22살이었을 때 사지희의 엄마가 죽었다. 뺑소니 교통 사고였는데 사도철에 원한을 가진 자의 소행이었다.

그 뒤 양동호는 사지희의 엄마 대신 곁에서 그녀를 챙겼다. 경호 및 보모의 역할을 그가 10년 가까이 해 온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에게 사지희는 딸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딸이 웬 놈과 키스를 하고 있는 걸 봤을 때 부모의 심정이 어떨까? 양동호는 당장 현수를 때려 죽여도 시원찮을 거 같았다.

물론 사지희가 더 적극적이긴 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키스도 한쪽이 거부하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었다. 즉 현수가 받아 주니까 저렇게 키스가 되는 것이다.

키스 후 사지희는 더 노골적으로 현수에게 몸을 붙였다. 앞서는 팔짱을 껴도 어느 정도 떨어져서 걸었는데 이제 착 달라붙어 그의 어깨에 머리까지 기낸 체 걸어 다녔다.

현수는 뒤통수에 찌릿찌릿하니 살기가 감지되었지만 그냥 모른 척했다. 사실 사지희처럼 미인이 들이대는데 그걸 참을 젊은 남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현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좋다는 데 현수도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단지 그녀가 대단한 집안의 여자 같아서 최대한 조심은 하고 있지만 말이다.

현수는 이때까지 사지희가 사채꾼 사도철, 아니 OK캐쉬의 사장인 사도철의 딸이란 걸 알지 못했다.

현수와 사도철은 구하나의 부친인 한성 정밀 구진모 사장과의 일로 한번 본적이 있었다. 물론 그때 사도철은 자기 방에 있다 살짝 얼굴만 내민 상태였고 현수는 구진모 사장과 동행한 터라 사도철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만약 사지희가 OK캐쉬의 사장이란 걸 미리 알았더라면 현수도 사지희를 만나진 않았을 터였다. 그 만큼 현수는 OK캐쉬라는 대부업체와 그 악질 사장을 나쁘게 봤던 것이다.

“현수씨. 집이 어디에요? 태워 드릴게요.”

영화를 보고 다시 복합 쇼핑몰로 가면서 사지희가 말했다.

“아뇨. 그냥 여기서 헤어지도록 하죠. 저 지하철 타고 가면 됩니다.”

현수가 사양하자 사지희의 입이 삐죽 튀어 나왔다.

“현수씨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은데......”

그때 양동호가 다가와서 말했다.

“태워 줄 테니 타고 가라.”

그러면서 현수를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동시에 현수에게 대 놓고 살기를 흘렸다. 그냥 좋게 말할 때 타고 가란 일종의 협박이었다. 현수도 아직 시스템에게 받은 돌발 퀘스트를 수행하지 못한 터라 일단 양동호가 운전하는 차에 타기로 했다.

“그럼 그럴까요?”

“야호!”

현수가 자신과 같이 차를 타고 간다고 하자 아이처럼 기뻐하는 사지희였다.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서 그곳에 주차 되어 있던 차를 타고 복합 쇼핑몰을 나왔다. 그리고 그 차는 곧장 사지희의 집으로 향했다. 사지희도 차가 집으로 가는 걸 금방 알아챘다.

“오빠. 우리 집부터 가면 어떡해요? 현수씨는 어쩌고?”

사지희의 말에 양동호가 차분히 대답했다.

“그는..... 널 내려 준 뒤 내가 집까지 태워 줄 테니까 염려 마렴.”

“그래? 역시 동호 오빤 친절해. 그렇죠. 현수씨?”

“네. 뭐....”

사지희는 모르고 있지만 양동호는 현수에게 유감이 많은 모양이었다. 사지희를 먼저 집에 보내 놓고 현수와 볼 일이 있단 소리였다.

현수는 아무래도 대비를 해 둬야겠다는 생각에 시스템을 떠올렸다. 그러자 그 눈앞에 홀로그램창이 떴다.

[스테이터스]

이름: 강현수 (남, 22살)

칭호: 후기지수→ 무공 습득 시 50% 할인

스위트 가이(Sweet guy)→ 호감도: 64/100, 성적 매력: 74/100

체력: 80/100

내공: 중급

격투기(Up): 도장 챔피언, 시도배 챔피언, 전국체전 챔피언, 유도 4단, 형의권

인지능력: 50/100

학습능력: 70/100

행운지수: 40/100

이성과의 친화력: 82/100

마법: 3서클

보유 마법

1서클- 록, 라이트닝 애로우, 다크실드, 네크로 그리스

2서클- 라이트닝 쇼크, 포커스 퓨플

3서클- 아이스 포그, 에어로 봄, 라이트닝 웨이브, 체인 라이트닝, 블러드 스웰, 무스트, 홀리큐어, 리커버리, 슬립(Sleep), 일루젼(Illusion), 언락(Unlock), 사일런스(Silence), 홀드(Hold), 스킨스톤(Skin stone)

인벤토리: 불끈 반지, 신비의 물약(1회용)

보유 쿠폰: 아이템 20% 할인쿠폰, 게임 단기 무료이용 쿠폰

그 사이 체력은 완전히 80 정상으로 채워졌다.

‘어라? 호감도와 이성과의 친화력이 한꺼번에 +1 됐네?’

[사지희의 당신에 대한 애정이 호감도와 이성과의 친화력을 +1 끌어 올렸습니다.]

시스템의 그 소리에 현수는 지금 자기 옆에 앉아있는 사지희가 진짜로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다음 추가 된 칭호에 후기지수가 있었다. 그리고 내공도 중급, 격투기도 Up, 즉 업그레이드되었고 복싱의 전국체전 챔피언과 유도 4단 승급, 그리고 중급의 내가중수법을 사용할 수 있는 형의권까지 확인했다.

그 다음 현수는 내공을 선택했다.

[건곤심법-중급]

5성 성취 중.

1성에서 10성 성취: 각 5,000포인트

11성: 25,000포인트

12성: 50,000포인트

현수는 한 번에 1성만 더 올리려다가 그냥 안전 하게 2성 더 올리기로 했다. 그래서 현수는 7성까지 건곤심법을 성취했다.

[띠링! 10,000포인트. 할인 적용, 5,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50,590]

그 다음 현수는 격투기에서 형의권을 선택했다.

[형의권-4성 성취 중.]

내가 중수법이 기본적으로 사용 된다. 형의권(形意拳)은 밖으로 드러나는 동작(형形)과 내부 의식(의意)의 통일을 중시하는 권법으로 내가3권(태극권, 팔괘장, 형의권)중 하나이다.

1. 1성 성취: +3,000포인트

2. 2성 성취: +5,000포인트

3. 3성 성취: +8,000포인트

4. 4성 성취: +16,000포인트

5. 5성 성취: +40,000포인트

6. 6성 성취: +80,000포인트

7. 7성 성취: +100,000포인트

8. 8성 성취: +300,000포인트

9. 9성 성취: +700,000포인트

10. 10성 성취: +1,000,000포인트

11. 11성 성취: +5,000,000포인트

12. 12성 성취: +10,000,000포인트

5성부터는 포인트가 너무 많이 올라 포기했는데 양동호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었다. 현수는 눈 딱 감고 형의권을 5성 성취했다.

[띠링! 40,000포인트. 할인 적용, 20,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3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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