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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쓰는 미드필더-45화 (45/712)

<-- 고수 -->

혜미는 미친놈처럼 실실 웃다가 갑자기 대 놓고 크게 웃는 현수를 보고 결국 참지 못하고 한 소리 했다.

“뭐가 그렇게 우스워?”

“응?”

“왜 웃냐고?”

현수는 혜미의 얼굴이 심상치 않음을 보고 그녀가 오해하지 않게 차분히 말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래. 그 생각만 하면 웃음이 났고 그걸 못 참고 웃은 거뿐이야.”

“그 기분 좋은 일이 뭔데?”

현수는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시스템이 포인트를 많이 줘서 웃었다고 얘기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때 현수의 뇌리에 오늘 점심 때 일이 떠올랐다.

“실은 우리 팀 감독이 오늘 이겼다고 총장님께 특별 격려금을 주셨거든. 그런데 그 돈이 말이야.....................”

현수는 자신이 자기 팀 감독을 엿 먹인 이야기를 하며 웃자 그제야 혜미도 오해를 푼 듯 표정이 풀렸다.

“그런 일이 있었네. 그런데 너 감독과 사이가 좋지 않았어?”

“좋았지. 그 일이 있기 전까지.”

“그 일?”

현수는 윤성찬과의 일을 사실대로 혜미에게 얘기했다. 혜미는 현수가 자기 이야기를 이렇게 구체적으로 한 적은 처음 있는 일인지라 신기해하며 그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경청했다.

그리곤 현수 편도 들어 주었다.

“그 윤성찬이란 녀석 진짜 나쁜 놈이잖아? 그런 놈하곤 다시 만나지도 마.”

현수도 혜미가 자기편을 들어 주자 그게 싫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혜미를 똑바로 쳐다 보았는데 혜미가 그런 현수의 시선에 살짝 얼굴을 붉혔다.

“뭘 그렇게 봐.”

“예뻐서.”

“무, 무슨 소리야.”

스윽!

현수의 팔이 혜미의 가는 허리를 휘감았다. 그러자 혜미의 늘씬한 몸이 현수에게 안겨 들어왔다.

“왜, 왜 이래?”

혜미는 좋으면서 괜히 현수의 가슴을 두 손으로 밀며 그의 품에서 빠져 나가려 했다. 그런 게 오히려 남자의 정욕을 들끓게 한다는 걸아는 것처럼 말이다.

현수는 시스템에게, 아니 후원자들에게 받은 포인트로 뭘 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지금은 그의 불타오르는 욕구부터 풀고 봐야겠다는 생각에 혜미의 한쪽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앙! 아파!”

혜미가 야릇한 신음과 함께 진짜 아픈지 아미를 살짝 일그러트렸다. 현수는 그 모습까지 섹시해 보여서 황급히 그녀의 입술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혜미와는 성관계를 많이 한 탓에 그녀의 성감대에 대해 현수도 훤히 꿰고 있었다. 먼저 그녀와 가볍게 키스 겸 혀끝으로 서로 타액을 교환한 뒤 현수는 바로 그녀의 귀로 입을 가져갔다.

혜미는 귓불을 핥아 주는 걸 좋아했다. 현수가 입술로 살짝 귀를 깨물고 혀로 그녀의 귓불을 핥아주자 그녀의 두 볼이 이내 빨갛게 상기 되었다. 동시에 그녀의 입술이 절로 열리고 그 안에서 짧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아아아!”

그때 현수는 그녀의 다음 성감대인 턱과 목 사이를 혀로 핥았다.

“아아아앙!”

혜미의 입에서 본격적인 신음이 흘러나올 때 현수는 혜미의 옷을 벗겨 내기 시작했다. 먼저 그녀가 입고 있던 흰 티셔츠를 밑에서부터 한 번에 벗겨 냈다. 그러자 그녀의 상체가 드러났는데 두 가슴을 예쁘게 모아주고 있는 살색 브래지어를 현수는 능숙하게 벗겨 냈다. 그러자 출렁거리며 그녀의 유방이 드러냈다.

봉긋하니 젖꼭지가 솟구친 게 흥분한 티가 확 났다. 그녀도 그동안 관계를 맺지 않아 섹스에 많이 굶주렸음을 현수는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현수는 현재 자기가 아는 여자 중 그에게 가장 호감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바로 김혜미란 걸 시스템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왠지 오늘 따라 혜미가 더 좋았다.

왜 남자도 자기 좋다는 여자가 있으면 알게 모르게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가? 그것처럼 현수도 지금 혜미에게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이 있었다.

현수에게 호감이 많은 만큼 혜미도 섹스에 적극적이었다. 현수가 그녀의 옷을 벗기자 그녀도 바로 현수의 몸에 하나 남은 수건을 벗겨 내고 과감히 손을 뻗어 현수의 물건을 한 손에 움켜쥐었다.

“으으으!”

이때 혜미의 목선을 핥고 있던 현수의 입에서 절로 신음성이 흘러 나왔다. 현수는 혜미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 중 한 곳인 젖꼭지를 베어 물었다.

“아하아악!”

혜미가 달뜬 신음과 함께 고개를 뒤로 젖히자 현수가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로 그녀의 등을 받쳤다. 그 다음 살짝 몸을 일으킨 현수가 다른 손으로 그녀의 두 다리를 감아서는 번쩍 들어 올렸다.

이어 후다닥 침대로 달려간 현수는 그녀를 침대에 던져 놓고 그 위를 덮쳤다.

“아아아앙!”

그는 혜미의 유방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입으로 돌아가며 젖꼭지를 베어 물고 빨았다. 그러자 혜미가 찌릿한 쾌감에 몸을 뒤틀었고 그때 현수의 한 손이 그녀의 척추 밑을 훑으며 내려가서 입고 있던 레깅스 팬츠를 밑으로 끌어 내렸다.

레깅스는 팬티와 함께 그녀의 가랑이 사이까지 끌어 내려졌고 현수는 재빨리 몸을 밑으로 빼면서 그녀의 가랑이 사이 검은 음모와 함께 불룩하니 돋아 오른 불두덩에 그대로 머리를 박았다.

“아아아악!”

혜미가 퍼뜩 거리며 동시에 격한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럴 것이 현수가 입으로 장악한 그녀의 동굴 위 음핵이 바로 혜미의 가장 예민한 성감대였기 때문이었다.

현수는 음핵을 혀끝으로 자극하면서 동시에 두 손으로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끼어 있던 레깅스와 팬티를 한 번에 벗겨 냈다. 그러자 그녀 역시 현수처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변했다.

현수는 음핵을 핥던 혀를 그 밑으로 내렸고 그녀의 동굴 주위를 혀와 입술로 애무했다. 그러자 혜미의 가는 허리가 활처럼 휘며 연신 신음성을 토해 냈다.

“아하아아악!..... 아흐흐흑...... 아아아아..... 좋아...... 미칠 거 같아...... 현, 현수야..... 나 좋아하지? .....응?...... 그치?..... 아아아.......”

혜미가 지금처럼 질문을 던질 땐 생각보다 빨리 절정에 치닫고 있단 소리였다. 현수는 그 템포를 늦추기 위해서 그녀의 동굴에서 머리를 빼냈다. 그리고 다시 몸을 위로 끌어 올려서 그녀의 두 유방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젖꼭지 주위를 탐했다.

혀로 계속 젖꼭지를 자극하자 그 끝에서 하얀 물이 흘러 나왔는데 현수는 그걸 보고 혜미와 결합할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안 그래도 혜미의 한 손이 현수의 물건을 움켜쥐고는 그녀의 동굴 쪽으로 이끌고 있었다.

이미 충분히 젖어 있던 혜미의 동굴에 현수의 양물이 잇대어지자 미끄덩거리다 그래도 쑤욱 그 안으로 절반가량이 들어가 버렸다.

현수는 그 촉촉하고 따스한 느낌에 척추가 찌릿하니 녹아내릴 것 같았다. 그런 현수의 엉덩이를 혜미의 두 손이 꽉 틀어쥐더니 빠짝 당겼다. 동시에 그녀의 둔부도 덩달아 움직이고 말이다.

그러자 현수의 양물이 혜미의 동굴 안에 뿌리 끝까지 박혀 들었고 현수는 그 짜릿한 느낌에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쳐들었다.

반면 혜미는 현수의 두 엉덩이를 끌어당기면서 머리와 허리를 들었고 자연 그녀의 이마가 현수의 가슴팍에 박혔다.

그렇게 깊숙이 삽인 한 상태에서 두 사람은 잠시 움직임 없이 그대로 있었다. 그러다 먼저 움직인 건 현수였다.

그는 남자의 본능에 따라 허리를 진퇴 시켰고 혜미는 몰려드는 쾌감에 진저리를 치며 다시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 그리곤 두 손으로 침대 시트를 잡고 연신 고개를 흔들며 현수의 움직임에 따라 밀려들어오는 쾌감을 주체하지 못해 교성을 내질렀다. 그럴수록 현수의 허리 놀림은 더 빠르고 강해졌고 침대의 스프링이 삐꺽 거리는 소리를 내며 당장이라도 내려앉을 것 같았다.

격한 몸놀림에 현수의 머리에서는 뚝뚝 땀이 떨어졌고 그의 허리 골로 맺힌 땀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그런 가운데 현수의 튼실한 두 허벅지가 잔 경련이 일기 시작하더니 현수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그때 혜미도 쫙 벌리고 있던 두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건 그녀의 몸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생겨난 현상이었다. 혜미의 몸이 먼저 오르가슴에 다다랐던 것이다. 현수는 그런 혜미의 반응을 보고 자신의 사정감을 조절했다.

가장 이상적인 섹스는 두 사람이 함께 절정에 오르는 것이었다. 현수도 그러기 위해서 좀 더 템포를 빠르게 했고 혜미의 몸이 뻣뻣하게 경직 되자 그녀를 끌어 안으면서 강하게 허리를 튕겨 올리면서 그녀 안에 뜨거운 용암을 분출 시켰다.

“아아아악!”

“크으으윽!”

둘의 입에서 동시에 절정을 예감케 하는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둘은 한 동안 빈틈없이 밀착된 상태로 그대로 있었다.

“헉헉헉헉!”

두 사람이 동시에 내뱉은 거친 호흡 소리가 점점 안정되게 변하자 혜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현수야.”

“응.”

“무거워.”

“알았어.”

현수가 안고 있던 혜미를 풀어주고 몸을 빼내자 그녀 안에 있는 그의 양물이 빠져 나왔고 동시에 동굴 안에서 하얀 정액이 흘러나왔다. 그것이 침대 시트에 묻기 전에 현수가 휴지로 그 밑을 받쳤다.

그걸 보고 혜미가 싱긋 웃었다. 혜미는 현수가 거길 닦아 주는 걸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몸을 일으켜서는 쪼르르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때 그녀의 허벅지 아래로 흘러내리는 자신의 정액을 보고 현수의 양물이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한 번으로는 만족 못한 건가?”

현수가 사정을 한 후임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고개를 한껏 천장을 향해 치켜 들고 있는 자신의 물건을 보고 몸을 일으켜서 혜미가 들어간 화장실 쪽으로 향했다.

화장실 안에서 씻고 있는 혜미와 한 번 더 섹스를 할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때 그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현수는 잠시 고민했다. 전화를 받지 말고 화장실로 가서 아직 해소하지 못한 욕구를 혜미에게 풀어 낼 것인가? 아니면 전화를 받을 것인가?

그 답을 화장실 안의 혜미가 내려 주었다.

“아이 씨. 또 시작이야?”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현수는 화장실로 가던 몸을 돌려 핸드폰을 올려 둔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 혜미는 생리주기가 불순했다. 그래서 지금처럼 갑자기 생리기 시작 될 때가 있는데 이때 혜미는 딴 사람 같았다. 건드리면 폭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그녀에게서 멀리 있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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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희는 현수와 만난 그 다음 날 인터넷을 통해 연신대 축구부가 내일 어디와 시합을 하는 지 알아보았다.

“아아! FA컵 26강전에서 대전 시티즌과 시합하는구나.”

하지만 그뿐 더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연신대에 전화를 해서 연신대 축구부 일정에 대해 문의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그걸 가르쳐 줄 리 없었고 결국 그녀는 다른 수단을 사용했다.

바로 흥신소에 연락을 취한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 덕에 그녀도 아는 흥신소가 꽤 되었던 것이다.

사채업을 하는 사도철이야 돈 떼어 먹고 도망친 사람을 찾는 게 일이다 보니 전국적으로 흥신소들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

사지희는 그 많은 흥신소 중에 한 곳을 통해서 연신대 축구부의 일정은 물론 축구부 선수들과 감독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다 알아낸 사지희는 대전으로 직접 찾아가서 연신대의 경기까지 보려 했다.

“그건 안 된다.”

하지만 그것까지는 양동호도 허락지 않았다.

“왜요?”

“경기장처럼 탁 트인 공간과 사람이 많은 곳에선 나라도 널 지키기가 어렵다.”

“쳇!”

토라진 사지희를 보고 양동호가 말했다.

“대신 오늘 그 녀석을 만나러 갈 때 나만 동행하겠다.”

“진짜요?”

“그래.”

“야호!”

사지희의 만약을 위해 5인 체제로 경호가 이뤄졌다. 그래서 그녀는 사생활이 없었다. 하지만 양동호 혼자 그녀를 경호 한다면 얘기는 달랐다. 양동호는 보통 사람과 달랐다.

기공술을 쓸 줄 아는 양동호는 혼자서 10사람은 너끈히 해치울 수 있는 무술 고수였다. 그래서 근접 경호를 하지 않아도 사지희를 지켜 줄 수 있었다.

그 말은 사지희가 현수와 함께 있을 때도 경호 문제로 인해 전혀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단 소리였다.

언제 토라졌냐는 듯 사지희가 기분이 좋은 지 방방 뛰기까지 하는 걸 보고 양동호가 흐뭇한 얼굴로 물었다.

“그렇게 좋으냐?”

“당연하죠. 처음이잖아요.”

“처음?”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이성과 하는 데이트요.”

그 말에 왠지 양동호는 가슴 한편이 아렸다. 보통 가정에 태어났다면 여러 남자와 연애를 해 봤을 사지희였다. 얼굴 예뻐 몸매 착해 남자라면 누구나 사귀어 보려고 대시(Dash) 할 만큼 사지희는 매력이 있었다. 단지 그 아버지가.......

‘보스도 이제 그만 지희에 대한 그 집착을 버리셔야 할 텐데......’

양동호가 사지희의 부친인 사도철을 걱정하고 있을 때 사지희는 내일 현수와 만나면 뭘 할지 고민했다.

“극장에 갈까? 같이 팝콘도 먹고..... 아니면 남산 타워? 한강 유람선이 좋으려나?”

사지희의 행복한 고민은 잠들기 전까지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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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오전 사지희는 초조한 기색으로 거실을 왔다 갔다 했다. 사지희가 사는 집은 평창동의 330평 저택으로 이곳에 이사 올 때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만 10억이 넘었다.

그런 호사스런 집 안에서 사지희는 뭐가 불만인지 입이 툭 튀어 나와 있었다.

“아니 TV로 중계가 안 되면 라디오라도 방송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현수가 소속된 연신대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는 FA컵 예선 경기였기에 방송은 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경기가 어떻게 진행 되고 있는지 직접 가서 보지 않고서는 알 길이 없었다.

현수가 뛰는 시합인데 왜 방송을 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그녀를 보고 양동호가 물었다.

“그 녀석이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너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잖느냐?”

“네? 왜 상관이 없어요?”

“어차피 시합 끝나고 그와 만날 테니 말이다.”

“그게 아니죠. 그가 시합에서 져 봐요. 기분이 좋겠어요?”

“그야 나쁘겠지.”

“그럼 나하고 만날 때 기분 나빠 올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왕이면 이겨서 기분 좋게 날 보로 오는 게 좋단 거죠.”

사지희의 말에 설득력이 있었던지 양동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지희는 12시가 넘어서 대전에 의뢰한 흥신소 직원으로부터 경기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야호! 오빠. 그 사람이 뛰는 연신대가 이겼데.”

“잘 됐네.”

양동호는 사지희가 좋아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오빠. 우리 점심으로 짜장과 탕수육 어때요?”

“좋지.”

양동호는 사지희와 중화요리를 시켜 놓고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한 시간 쯤 지났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왔다.”

사지희는 희색을 띠며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이내 풀이 죽었다. 현수에게서 걸려온 전화가 아니었던 것이다. 같은 과 친구 혜선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는데 그녀는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가 자신과 현수를 연결 시켜 준 건 맞지만 당시 그녀도 현수를 좋아해서 꼬리를 친 걸 사지희가 모를 리 없었다.

“걸레 같은 게 어디서 현수씨를 넘봐.”

사지희은 더 이상 혜선과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전화도 받지 않았다. 그 뒤 시간이 흘렀다.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이 흘렀다.

“왜 전화가 안 오지?”

5시가 다 되어 가자 사지희가 걱정스런 얼굴로 자신의 핸드폰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런 사지희를 보고 양동호가 답답하다는 듯 얘기했다.

“그러지 말고 네가 먼저 전화 해 보는게 어떻겠니?”

“내가 먼저?”

“그래. 꼭 그 녀석이 먼저 너에게 전화하란 법은 없잖아?”

“그, 그렇긴 하지. 좋아. 까짓 내가 먼저 전화해 보지 뭐.”

그렇게 말해 놓고서 사지희는 무려 30분을 망설이다 겨우 강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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