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컵 (본선) -->
양쪽 벤치의 소란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5번째 골을 내어 준 용성대의 킥 오프로 경기가 재개 되었다.
후반전 들어 빠른 시간 내 첫 골을 노렸던 용성대는 되레 골을 내주자 그 페이스가 크게 흔들리며 선수들도 동요하는 기색이 컸다. 특히 수비에서 늘 그 중심을 잡아 주던 조재훈의 부재로 인해 수비진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현수는 그게 훤히 들여다보였다. 단지 아쉬운 점은 현재 연신대의 공격 라인으로는 저 흔들리고 있는 용성대 수비진을 완전히 붕괴 시키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결국 현수가 나서야 하는데 그의 옆에는 껌 딱지처럼 조재훈이 붙어 있었다. 현수가 공만 잡으면 발을 높이 쳐들고 태클을 들어오는 조재훈이었다. 때문에 현수는 공을 받아도 바로 동료에게 내어 주기 바빴다.
반면 후반전에 골을 넣고 기세등등해진 연신대는 비록 현수가 막혔지만 그들 나름대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삐이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앞서보다 더 좋은 자리에서 반칙을 얻어 냈다. 역시나 문제는 조재훈 대신 들어간 센터백 이희석에게 있었다.
이희석은 돌파해 들어오는 연신대 공격수를 상대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반칙을 저질렀다. 경험 부족이 역력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현수가 주심이 가리키는 곳에 공을 놓고는 호흡을 고르며 그 앞에 섰다. 공의 위치는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3미터 정도 떨어 진 골대에서 우측으로 살짝 벌어진 곳이었다.
“아깝다. 쩝!”
그걸 보고 이명신 감독이 입맛을 다셨다. 그럴 것이 키커인 현수는 오른발잡이였다. 반칙당한 위치가 골대에서 왼쪽에 기울어진 곳이었다면 현수가 감아 차서 얼마든지 득점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반대라서 키커인 현수가 할 수 있는 건 정면으로 직접 슛을 때리는 거뿐인데 그쪽에는 벌써 용성대 선수들이 벽을 세우고 있었다.
그렇다면 믿을 건 연신대 공격수들 밖에 없었다. 골대로 쇄도해 들어가는 그들의 머리나 흐른 공이나 수비에 맞고 굴절 된 공을 공격수들이 주워 먹거나 그게 아니면 수비수의 몸 맞고 골인이 되는 행운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이명신 감독이나 연신대 선수들 모두 현수가 빠르게 센터링을 올릴 거라 여겼다. 그런데 공을 놓고 뒤로 물러난 현수가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현수 저거 왜 저래?”
“그러게요."
오른발잡이인 현수가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서 있는 걸 보고 이명신 감독과 벤치의 나머지 연신대 선수들이 의아해 할 때 현수는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할 새로운 스킬 하나를 구입하고 있었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기본형(시스템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스킬): 인사이드 드리블(무료 이용),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무료 이용), 대포 슛(무료 이용), 타킷 적중 프리킥(무료 이용), 공만 살짝 터치 태클(무료 이용)
2. 프리미엄 : V자 드리블(+10,000), 백숏(+10,000), 펜텀 드리블(+10,000), 마르세유 턴(+10,000), 힐 스냅(+10,000), 스텝 오브 콤보(+20,000), Farfusio(+20,000)............... 무 회전 슛(+20,000), 불꽃 슛(+10,000), 바나나 킥(+10,000)........ 타깃맨 센터링(+10,000), 타깃맨 크로스(+10,000)........ 원 바운드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에 새로운 스킬을 구입하겠다는 의사가 있음을 안 시스템이 바로 현수 앞에 홀로그램 창을 띄웠다. 현수는 그 중 바나나 킥을 선택했다.
[띠링! 10,000 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44,190]
그때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현수는 그대로 공을 보고 달려갔다. 그리고 카멜레온 축구복에 새로 장착한 바나나 킥 스킬을 사용했다.
뻥!
현수가 달려 든 탄력을 그대로 발에 실으면서 공을 감아서 찼다. 그 공은 크게 휘어지면 용성대 선수들의 벽을 넘어 골포스트 우측 하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출렁!
골이 들어갔는데 현수는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당연히 들어 갈 골이 들어 갔다는 듯 태연했다.
반면 현수가 센터링을 할 거라 확신하며 골대로 쇄도해 들어갔던 연신대 선수들과 그들을 마크하던 용성대 선수들은 다들 허탈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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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
“말도 안 돼!”
벤치의 이명신 감독과 연신대 선수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럴 것이 좀 전 현수가 환상적으로 감아 차서 골을 터트린 그 발이 오른발이 아니라 왼발이었기 때문이었다.
“현수가 양발 잡이였어?”
“........”
이명신 감독의 물음에 연신대 선수들이 일제히 침묵했다. 반면 그 옆의 용성대 벤치의 선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우와! 대체 얼마나 휜 거야?”
“저거 바나나 킥이지? 기막히게 차네.”
“저런 괴물을 무슨 수로 막아.”
용성대 벤치의 선수들은 이미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감독인 유태식도 더는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강현수란 축구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스코어 6대 0!
후반전에 내리 두 골을 먹은 용성대가 센터서클에서 킥 오프로 시합을 재개하며 공을 미드필더 쪽으로 돌렸다.
용성대의 중앙 미드필더 여운국은 현수로 인해 경기 내내 그 존재감이 지워졌었다. 그런데 지금 공을 돌리면서 자신이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건 다른 용성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연신대는 의도적으로 경기 템포를 늦추려 공을 돌렸다. 하지만 용성대는 더 이상 골을 먹지 않고 시간을 끌어 경기를 끝내려고 공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니 어찌 처량한 기분이 들지 않겠는가?
하지만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연신대 다른 선수들은 몰라도 한 선수만은 여전히 골에 굶주려 있었다.
그 선수가 하필 연신대의 중앙 미드필더인 강현수란 게 문제였다. 그는 공격진은 물론 2선 허리 라인을 이끌고 아예 하프 라인을 넘었다.
그런 강력한 연신대의 압박에 용성대가 바로 말려들면서 공을 빼앗겼다. 그 공이 곧장 현수에게 넘어왔고 연신대 사령관이 직접 공을 몰고 용성대 진영으로 움직였다.
당연히 그런 현수에게 마크맨인 조재훈이 붙었다. 현수는 즉시 그 공을 옆으로 패스하고 작정하고 용성대 진영으로 내달렸다.
센터백 자원인 조재훈은 스피드에서 현수를 따라 잡지 못했다. 오히려 그 간극이 더 벌어졌다.
휘이익!
그때 현수의 머리 위로 패스가 넘어왔고 현수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듯 앞발을 쭉 뻗어서 공이 튀어 나가지 않게 잘 받은 뒤 빠르게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공을 치고 들어갔다.
“막아!”
용성대의 센터백과 풀백들이 일제히 현수를 제지하고 나섰다.
툭!
현수의 시선은 정면을 향한 체 감각적으로 공을 옆으로 패스를 했다. 공이 굴러 간 곳에 어느 새 연신대의 공격수 나진목이 있었다.
“가라!”
뻐엉!
현수에게 수비수가 집중 된 탓에 노마크 찬스를 맞은 나진목이 시원하게 슛을 때렸다. 하지만 그 공을 골키퍼가 미친 선방하며 막아냈다. 그러나 원체 강한 슛이다 보니 골키퍼의 몸에 막고 튀어 나왔는데 그 공을 향해 누군가 몸을 날리고 있었다. 수비수 셋을 뚫고 현수가 몸을 날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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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대의 센터백 이희석이 패스 후 골에어리어 안으로 들어가려는 현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현수는 그런 이희석을 끌고 우직하게 골에어리어로 들어갔다.
주심도 그걸 봤지만 현수가 공에 관여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갔다. 현수는 자신의 허리를 붙잡은 이희석을 두 손으로 뜯어냈다. 그러자 나머지 두 수비수가 그의 양팔을 붙잡았다.
그야말로 처절한 육탄방어였다. 또한 상대 선수를 잡아선 안 되는 축구에서 명백한 반칙에 해당되는 행위였지만 주심은 그쪽이 아닌 공에 시선이 가 있었다.
현수는 나진목의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걸 보고 골대로 쇄도했다. 그때 그를 붙잡고 늘어지던 두 수비수를 가볍게 털어 내며 말이다. 둘이나 달라 붙었지만 힘에서 수비수들은 현수를 감당해 내지 못했다. 그리고 현수는 눈앞에 보이는 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퉁!
공은 현수의 머리에 맞고 역모션에 걸린 골키퍼 옆으로 날아갔다.
“아!”
다급히 골대로 뛰어든 수비수가 발을 뻗었지만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출렁!
“젠장!”
공과 같이 골대 안으로 들어간 수비수가 신경질적으로 공을 걷어찼다. 뭐 그런다고 들어간 공이 노골이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라운드에 엎드려 있던 현수는 골이 들어간 걸 보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일체 골 세레머니이 없이 뒤돌아섰다. 그때 현수의 머릿속으로 시스템의 목소리가 울려왔다.
[띠링! 축하합니다. 용성대와의 연습시합에서 해트트릭(Hat trick)을 달성하셨습니다. 후원자께서 아주 기뻐하십니다. 보너스 포인트가 지급 됩니다.]
‘오예!’
시스템의 보너스 포인트란 말에 현수는 속으로 쾌재를 외쳤다.
[띠링! 보너스 10,000 포인트 지급. 남은 포인트 354,190]
하프 라인으로 걸어가는 현수 앞에 홀로그램 창이 떴다. 현수가 카멜레온 축구복에 새로운 스킬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던 것이다.
[마법 아이템- 카멜레온 축구복(스킬 장착형)]
축구 기술이 장착 가능한 아이템이다.
1. 장착 스킬: 인사이드 드리블, 라보나 페이크(Ravona fake), 대포 슛, 타킷 적중 프리킥, 공만 살짝 터치 태클, 바나나 킥
2. 유료 스킬(프리미엄): 언제든 구매 가능.
V자 드리블(+10,000), 백숏(+10,000), 펜텀 드리블(+10,000), 시저스 킥(+20,000), 마르세유턴(+10,000), 힐스냅(+10,000), 스텝오브콤보(+20,000), Farfusio(+20,000)............... 무 회전 슛(+20,000), 불꽃 슛(+10,000), 뒤에 눈 달린 힐 킥(+10,000), 정확한 발리킥(+10,000)........ 타깃 맨 센터링(+10,000), 타깃 맨 크로스(+10,000)........ 원 바운드 헤딩(+10,000), 사각지대 헤딩(+20,000)......... 순식간에 공 뺏기(+20,000), 패스 가로채기 태클(+10,000), 파워 태클(+10,000), 태클로 공만 쏙 빼내기(+20,000) ....................
현수가 바나나 킥을 구매하면서 카멜레온 축구복의 창에 변화가 생겼다. 현수는 그 중에서
타깃 맨 센터링과 타깃 맨 크로스를 선택했다.
[띠링! 20,000 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334,190]
타깃 맨이라면 현수가 지정한 선수를 말하는 것일 테니 앞으로 보다 더 정교한 센터링과 크로스가 가능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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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0!
상대로 하여금 충분히 추격의지를 잃게 만들 스코어였다. 용성대의 유태식 감독은 기권을 할 수 있으면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건 연습 시합이었다.
면밀히 말해서 연신대의 모레 있을 FA컵 26강전에 대비한 실전과 같은 경기로 연습 시합 상대는 전 후반 다 뛰어줘야 했다. 그래야 실전에 대비한 연습 시합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후반전 3번째 실점 후 용성대의 킥 오프로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오늘 현수는 그야말로 펄펄 날아다닌다고 해도 좋을 만큼 컨디션이 좋아보였고 그 만큼 많이 뛰었다.
“헥헥헥!”
그런 현수를 그림자처럼 쫓던 용성대 조재훈은 후반을 10여분 남겨 놓고 완전 녹초가 됐다.
조재훈은 수비수로 체력이 좋은 편이었지만 지속적으로 뛰자 빠르게 지쳤다. 수비수는 같은 편 공격수가 공격에 나설 때 쉴 타이밍이 있었다. 하지만 미드필더인 현수는 중간에서 거의 쉬지 않고 상하 좌우로 움직였다.
조재훈은 그런 현수를 따라 쉼 없이 뛰어야 했고 말이다.
“감독님. 재훈이 아무래도 교체 해 줘야겠는데요.”
“그래야겠군.”
지친 기색이 완연한 조재훈은 누가 봐도 안쓰러울 정도의 모습으로 현수 꽁무니를 쫓고 있었다.
“여기.”
조재훈은 좀 전에 거의 전력으로 뛰었던 현수가 같은 편이 공을 잡자 그쪽으로 휑하니 뛰어 가는 걸 보고 고개를 내저었다.
‘저 새끼는 인간도 아냐.’
그러면서도 조재훈은 이를 악물고 현수를 쫓았다. 패스를 받은 현수는 용성대 진영을 향해 툭툭 공을 차며 올라갔다.
저대로 두면 또 한 골 먹을 가능성이 큰 터라 조재훈은 악착같이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현수의 팔과 유니폼을 잡아챘다. 하지만 주심은 그 상황에서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주심의 눈에도 조재훈의 안돼 보이긴 한 모양이었다. 호루라기를 입에 갖다 댔다가 그걸 불지 않는 주심을 힐끗 쳐다 본 현수는 그대로 조재훈을 달고 뛰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주심의 입이 떡 벌어졌다. 심판이 된지도 어느 덧 10여년. 국제 심판 자격에 도전 중인 오늘 주심은 이런 경우는 처음 보았다.
현수는 그때부터 조재훈을 달고 뛰면서 연신대의 플레이 메이커로 좌우로 패스를 했고 또 그 패스를 받아서 전방으로 킬 패스를 찔러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현수가 용성대 진영 깊숙이 들어가서 연신대 선수들과 짧고 빠르게 패스를 주고받자 그에게 달라붙어 질질 끌려 다니는 조재훈이 오히려 같은 편 수비에 방해가 되었다.
조재훈의 그런 악착같은 투지는 상을 줘도 모자람이 있을 지경이지만 더 이상 현수를 마크 하는 건 그만 둬야 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용성대 유태식 감독이 조재훈을 수비수와 교체를 했다.
이로써 용성대도 연신대와 같은 4-4-2 포메이션으로 전술을 바꿨다. 수비를 강화해서 더 이상 실점은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용성대가 선수 교체로 수비 위주로 나오자 오히려 연신대에서 파상적인 교세를 펼쳤다. 그 중심에는 역시 강현수가 있었다.
강현수는 해트트릭으로 시스템의 후원자에게 1만 포인트를 보너스 포인트까지 받았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현수는 연습 시합이 끝난 뒤 있을 것으로 예상 되는 후원자의 축구 장려 포인트를 좀 더 많이 받아 내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뛰고 있었다.
‘그래. 한 골이라도 더 넣으면 그 만큼 포인트도 더 주겠지.’
현수를 기점으로 시작 된 연신대의 파상적인 공세에 용성대는 정신이 하나 없었다. 오로지 수비만 하던 용성대가 중앙에 빈틈을 드러냈다. 그걸 그냥 둘 현수가 아니었다.
파팟!
현수가 가볍게 페이크(Fake)동작으로 자기 앞의 수비수를 제친 후 지체 없이 슈팅을 때렸다. 바로 카멜레온 축구복에 장착 되어 있던 스킬 중 인사이드 드리블 후 대포 슛을 날린 것이다.
슈아아앙!
현수의 중거리 슛이 절묘하게 골대의 사각지로 날아갔다. 그래서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그대로 용성대의 골망을 갈랐다.
출렁!
“하아!”
“빌어먹을.....”
그라운드의 용성대 선수들의 어깨가 축 쳐졌다. 개중에는 철퍼덕 그라운드에 주저 않는 선수도 있었다. 뛰고자 하는 의지마저 상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