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컵 (본선) -->
그때 현수 눈앞에 새로운 학습능력 창이 떴다.
“하아! 당한 내가 바보지.”
현수는 시스템이 권고하는 것에 대해 다음부터는 좀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기로 하고 눈앞의 바뀐 학습능력 창에 집중했다.
[학습능력]
이름: 강현수
학습능력: 60/100
학습능력 향상: +1 상승 1,000포인트(단 한계치 50까지. 50이상 60까지는 4,000포인트. 60이상 70까지는 10,000포인트. 70이상 80까지는 30,000포인트. 80이상 90까지는 50,000포인트. 90이상 100포인트까지는 70,000포인트 필요. 단, 단기로 학습능력 향상이 가능함. 위 포인트의 1/1,000 )
[띠링! 학습 능력이 60에 오르며 세부 능력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습니다.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 Y/N]
이미 4만 포인트나 투자한 일이었다.
“끝까지 가 보자고. 예스!”
현수가 업그레이드에 동의하자 시스템에서 바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거기에 걸린 시간은 1초 정도로 금방 새로운 학습능력 창이 현수 앞에 나타났다.
[학습능력]
이름: 강현수
학습능력: 60/100 (업그레이드 성공)
1. 공부(지식 능력 향상): 전체 30/100, +1 상승 10포인트(단, 50까지)
2. 게임(놀이 능력 향상): 전체 80/100, +1 상승 12,000포인트(단, 90까지)
3. 상상(잠재 능력 향상): 전체 80/100, +1 상승 12,000포인트(단, 90까지
4. 애정(연애 능력 향상): 전체 90/100, +1 상승 17,000포인트(단, 100까지)
5. 모략(음모 능력 향상): 전체 20/100, +1 상승 10포인트(단, 50까지)
현수는 업그레이드 된 학습능력을 살피다 공부와 모략의 낮은 수치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 만큼 그가 바보 멍청이란 소리였으니 말이다.
공부능력이 낮다는 건 그가 그 만큼 바보란 거고 모략 능력이 낮다는 건 그가 아무 생각 없이 사람을 잘 믿는 멍청이란 거니 말이다.
“이건 좀 올려놓자.”
전체적인 학습능력이 60/100인데 그에 비해 공부와 모략 능력이 너무 떨어졌다. 그래서 현수는 공부와 모략을 각각 50까지 끌어 올렸다. 그래봐야 쓰이는 포인트도 얼마 되지 않았고 말이다.
[띠링! 5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407,690]
바로 학습능력 창에 변화가 생겼다.
[학습능력]
이름: 강현수
학습능력: 70/100
1. 공부(지식 능력 향상): 전체 50/100, +1 상승 2,000포인트(단, 60까지)
2. 게임(놀이 능력 향상): 전체 80/100, +1 상승 12,000포인트(단, 90까지)
3. 상상(잠재 능력 향상): 전체 80/100, +1 상승 12,000포인트(단, 90까지
4. 애정(연애 능력 향상): 전체 90/100, +1 상승 17,000포인트(단, 100까지)
5. 모략(음모 능력 향상): 전체 50/100, +1 상승 2,000포인트(단, 60까지)
세부 항목인 공부와 모략의 능력을 50까지 향상 시키자 전체 학습능력 평균이 +10이나 향상 되는 결과가 나왔다.
원래 전체적으로 학습능력을 60이상 70까지 +1 상승 시키려면 10,000포인트가 필요했다. 따라서 전제적으로 60의 학습능력이 70이 되려면 100,000포인트가 필요했는데 현수는 가장 떨어지는 공부와 모략만 학습능력을 끌어 올려서 500포인트로 학습능력을 전체적으로 +10향상 시킨 것이다.
이것으로 시스템에서 무조건 평균적인 수치를 올리는 건 멍청한 짓이란 게 증명 된 셈이었다.
이는 현수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세부 능력을 향상 시키는 게 이 시스템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주 중요한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획득한 현수는 500포인트를 쓴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좋았어. 계속 가보자.”
현수는 학습능력 창에서 2번 게임을 클릭했다.
[게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놀이]
1. PC 게임
2. 몸 쓰는 게임
현수는 시스템의 지시에 따라 몸 쓰는 게임을 선택했다.
[몸 쓰는 게임]
술래잡기, 비석치기, 윷놀이, 포커, 고스톱...... 장기, 바둑........
현수는 갖은 몸 쓰는 게임 중 겨우 바둑을 찾아내서 선택했다.
[바둑]
1. 기초 -바둑돌을 처음 들고 배우는 단계
2. 초급 -바둑을 처음부터 끝까지 둘 수 있는 단계
3. 중급 -바둑을 두고 나서 복기가 가능한 단계
4. 고급 -바둑을 둘 때 10수 까지는 내다 볼 수 있는 단계
5. 아마기사 - 준 프로 수준의 단계
6. 프로기사 - 프로 수준의 단계
7.단기 프로기사 - 프로 기사 수준의 바둑을 둘 수 있게 해 준다.
현수는 빠르게 바둑 창을 훑고는 7번 단기 프로기사가 보이자 바로 클릭했다.
[단기 프로기사]
1. 초단 - 하루 동안 초단 실력을 유지한다. 1,000포인트
2. 2단 - 하루 동안 2단 실력을 유지한다. 5,000포인트
3. 3단 - 하루 동안 3단 실력을 유지한다. 10,000포인트
.
.
.
9. 9단 - 하루 동안 9단 실력을 유지한다. 10,000,000포인트
그런데 시스템이 선택하라고 한 초단이 되려면 1,000포인트를 또 써야 했다.
“썩을....”
그렇다고 지금 까지 진행 시킨 걸 무효화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현수는 이를 꽉 물고 질끈 두 눈까지 감고서 단기 프로기사 초단을 선택했다.
[띠링! 1,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406,690]
그때 안방에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구진모가 바둑판과 바둑알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현수는 일단 일어나서 구진모에게 가서 바둑알이 든 통 두 개를 챙겨 들었다. 그러자 구진모가 흐뭇한 얼굴로 현수를 쳐다보더니 들고 있던 바둑판을 거실 테이블 위에 올리며 말했다.
“내가 백을 잡아도 되려나?”
“네. 그러세요. 전 바둑을 둔지가 좀 돼서.....”
그렇게 구진모와 현수가 서로 마주보고 앉아서 각기 백색 바둑알을 든 통과 흑색 바둑알이 든 통을 자신의 오른편에 놓았다.
탁! 탁!
그리고 경쾌한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대국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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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진모와 현수가 바둑을 둔지 30여분쯤 지났을까? 장보러 시장에 갔던 안영미와 구은하, 구하나가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 당신 손님 모셔 놓고 이게 무슨 실례에요?”
안영미는 현수가 구진모에게 붙잡혀서 바둑을 두고 있다고 판단한 듯 남편에게 화부터 냈다.
“아, 아니야. 내가 먼저 바둑 두자고 한적 없어. 현수군이 바둑을 둘 줄 안다기에 그럼 한 판 두자니까 좋다고 해서 이렇게 바둑을 두고 있는 거라고.”
구진모가 다급히 화를 모면하기 위해 변명을 늘어놓았고 그 말을 듣고 난 안영미는 의심스런 눈으로 남편을 쏘아보다 현수에게 물었다.
“진짜에요?”
“네. 맞습니다. 제가 오랜만에 바둑 두고 싶어서 아버님께 한수 지도 부탁 드렸습니다.”
“크음. 그 봐. 내 말 맞잖아.”
그때 구은하가 투덜거렸다.
“쳇! 언제 봤다고 아버님이야.”
그런 구은하를 구진모와 안영미가 도끼눈으로 쬐려보자 그녀가 바로 꼬리를 내리고는 후다닥 부엌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그런 그녀를 따라 안영미와 구하나도 이내 장 본 걸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덩치만 저렇게 컸지 아직 애야. 자네가 이해하게.”
구진모가 미안해하며 말하자 현수가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제가 어릴 때 아버님께서 돌아가셨거든요. 그래서 아버지가 많이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아버님이라고 지칭하게 됐네요.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그런 일이 있었군. 뭐 이것도 인연이면 인연이니까 앞으로 날 아버지라 부르게.”
“네?”
“왜 싫은가?”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그럼 됐네. 자네 둘 차례지?”
그 말 뒤 구진모가 시선을 바둑판으로 돌려 버리자 현수도 어쩔 수 없이 두던 바둑을 계속해서 뒀다.
현수의 단기 프로 기사 초단의 실력으로 보건데 구진모는 아마 3-4단 정도 실력이었다. 현수보다는 확실히 몇 수 아래라 여유 있게 바둑을 뒀는데 구진모는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표정이 굳어갔다.
“자네 실력이 대단하군. 이거 내가 괜히 백을 잡았어.”
바둑이 중반으로 넘어가자 흑집의 세력이 너무 컸다. 반면 백집은 좌하 변과 중앙이 다였다.
더 둬봐야 이길 수도 없는 판세였다. 그래서 구진모는 조용히 바둑판 한가운데 돌을 놓으며 말했다.
“내가졌네. 한판 더 하세.”
“그럴까요?”
현수는 자신을 바라보는 구진모의 얼굴에서 강한 호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스템의 말처럼 바둑 한판 둔 것으로 현수는 구진모로부터 강한 신뢰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엔 내가 흑을 잡지.”
구진모와 현수는 바둑알을 교환하고 다시 대국을 벌였다. 그 사이 부엌에서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겨왔다.
현수는 꿀꺽 마른 침을 삼켰는데 그걸 보고 구진모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 아내라서가 아니라 집사람 음식 솜씨는 진짜 최고야. 냄새도 좋지만 그 맛은 더 기가 막히지. 있다가 먹고 놀라지 말게나.”
“그 말 들으니 더 배가 고파지는데요.”
둘은 기분 좋게 웃으며 계속 바둑을 둬 나갔다. 현수의 실력을 알게 된 구진모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바둑을 뒀다. 현수가 사정을 봐 준 탓에 백돌과 흑돌의 세력은 비슷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싸움에 들어가자 실력에서 차이가 확 났다.
“이거 좌변이 다 죽었군. 휴우!”
구진모가 긴 한숨과 함께 이번에도 돌을 던졌다. 연이어 불계패를 당한 구진모의 얼굴이 그리 좋진 않았다. 그때 부엌에서 구하나가 나와서 말했다.
“아빠! 오빠! 식사 하세요.”
현수는 그 소리에 입이 귀에 걸렸다. 그가 제일 좋아하던 스타 구하나에게 오빠 소리를 들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르네.’
현수는 구진모와 같이 부엌에 잘 차려진 식탁으로 향했다.
“여기 앉게.”
구진모가 권하는 식탁의 자리에 현수가 앉자 안영미가 커다란 냄비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그 냄비를 식탁 한 가운데 놓았다.
“우와! 꽃게탕이네요?”
큰 냄비 속에는 싱싱한 꽃게가 가득했다.
“시장에 가니까 꽃게 좋은 게 나왔더라고. 그래서 한번 끓여 봤는데 맛이 있으려나 모르겠네.”
구진모가 먼저 수저를 들고 꽃게탕의 국물 맛을 봤다.
“크윽! 죽이네.”
그 말에 현수도 재빨리 수저를 들고 꽃게탕의 국물을 퍼서 입속에 넣었다.
“카아! 진짜 시원하네요. 칼칼한 것이 청양 고추가 들어간 모양이네요.”
“맞아. 맛이 어때?”
“최곱니다.”
현수가 안영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시작한 현수는 밥을 3공기나 먹었다. 꽃게탕도 맛있었지만 밑반찬도 그 맛이 기가 막혔다. 구진모가 충분히 자랑할 만큼 안영미의 음식 솜씨는 좋았다.
“더 줄까?”
“아뇨. 됐습니다.”
“흥! 거기서 더 먹으면 그게 돼지지 사람이냐?”
구은하가 식탁에서도 현수가 못 마땅한지 투덜거렸다. 하지만 안영미의 쌍심지에 구은하는 깨갱거리며 바로 고개를 숙였다.
반면 구은하와 달리 구하나는 현수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아까부터 계속 웃으며 현수를 쳐다보는 게 말이다.
“오빠. 체대 다닌다고 했죠?”
“응.”
“무슨 운동하세요?”
“축구.”
“네? 축구선수셨어요?”
“왜? 축구 좋아해?”
“물론이죠. 저 축구 되게 좋아해요.”
그때 구은하가 초를 쳤다.
“웃기시네. 그저께 농구 좋다고 빠순이들이랑 장충체육관에 간 게 누구더라?”
“언니!”
“어쭈! 어딜 쬐려 봐? 확 그냥....”
“너희들 당장 그만 못 둬!”
“이것들이 손님들 있는데....”
그녀들의 싸움은 부모님들로 인해 시작도 못하고 초장에 끝이 났다. 하지만 둘 다 매섭게 쏘아보며 눈싸움은 계속 했는데 그걸 보고 그 살벌함 현수도 움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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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석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서울로 상경한 후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그러다 삐끼 생활 중 하는 조폭 형을 만났고 그 형의 소개로 조직원 생활을 시작했다.
조직원은 생활은 영화나 TV에 나오는 것처럼 멋있지 않았다. 한 달에 1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는 생활하기에도 빠듯했다.
그나마 그건 정식 조직원이 되고 나서 받을 수 있는 돈이지 그 전에 따까리 생활을 했을 때는 위에 형님들이 주는 몇 만원 용돈이 다였다.
그런 배고픈 시절을 견뎌 내고 정식 조직원이 된 김우석은 성공하기 위해서 모든 걸 버렸다. 오욕칠정을 다 끊자 더 이상 쪽팔릴 것도 못할 짓도 없었다. 들개처럼 날 뛰었고 그게 눈에 띠었는지 조직의 행동대장인 노우진이 그를 주목했다. 그래서 노우진이 시키는 건 뭐든 다 했다. 사람을 죽이는 것 까지 말이다. 그러자 그에게도 드디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듯 했다.
“이제 다 와 간다.”
김우석도 그 성공으로 가는 길 앞에 자신이 다다랐음을 요즘 느끼고 있었다.
이제 곧 그가 관리하게 될 가게들이 생길 것이고 그 가게가 늘어 가면 그곳이 곧 그의 나와바리가 될 터였다.
차로 이동 중 보조석에 탄 김우석의 수하 녀석이 앞쪽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긴 거 같습니다.”
2층 주택이 김우석의 눈에 띠었다.
“세워.”
그의 명령에 그를 태운 차가 2층 주택 맞은 편 공터에 주차를 했다. 그리고 그 차에서 김우석과 4명의 조폭들이 우르르 내렸다.
김우석이 2층 주택이 노우진이 알려 준 그 주소지가 맞는 지 확인할 때 그 수하들이 트렁크에서 각종 연장들을 꺼냈다.
“맞네. 한성 정밀 구진모 사장!”
김우석은 집 앞에 붙어 있는 명패에 구진모란 이름을 확인하고는 바로 수하들에게 고개 짓을 했다. 그러자 수하 중 하나가 초인종을 눌렀고 동시에 다른 수하들이 그 집 철제 대문을 두드렸다.
쾅! 쾅! 쾅!
좀 거칠게 발로 차면서 말이다.
-누구세요?
“문 열어!”
-당, 당신들 누구야? 여보.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란 말에 김우석이 눈을 찡그렸다. 그리곤 턱짓을 하자 수하 중 하나가 다른 수하의 도움을 받아서 훌쩍 담장을 넘어 들어가 안에서 대문을 열었다.
철컹!
김우석은 연장을 든 4명의 수하들과 함께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막 주택 1층 현관문 앞에 다다랐을 때였다.
덜컹!
안에서 누가 나왔다. 새파랗게 젊은 녀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