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귀 시스템 -->
현수는 집중해서 2, 3서클의 흑마법을 살폈다. 그 결과 쓸 만한 마법 몇 가지를 더 찾아냈다.
[포키스 퓨플(Focus pupil)- 2서클]
내부의 마력으로 눈을 자극 하여 일시적으로 시력을 상승 시킨다. 획득 포인트 +9,000
[블러드 스웰(Blood swell)- 3서클]
마력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육체의 피로를 잊게 만들어 준다. 획득 포인트 +12,000
[부스트(Boost power)- 3서클]
마력으로 순간 시전자의 체력을 3배로 UP 시켜 준다. 사용시간 10초. 획득 포인트 +12,000
현수는 이 3가지 마법을 바로 구입했다.
[띠링! 33,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는 602,610]
이후 현수는 3서클 이상의 흑마법은 쳐다보지도 않고 미련 없이 흑마법 창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마법 창으로 돌아가서 4번 특수 마법을 선택했다.
특수 마법 중 현수는 신성 마법과 보조 마법에서 두 가지 마법을 선택했다.
[홀리 큐어(Holly cure)- 3서클]
신성력으로 부상을 치료한다. 획득 포인트 +12,000
[리커버리(Recovery)- 3서클]
마력으로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 시켜 준다. 획득 포인트 +12,000
축구선수인 현수는 항상 부상의 위험을 안고 그라운드에 섰다. 하지만 치료 마법과 체력과 정신력을 동시에 회복시켜 주는 마법이 있다면 향후 부상 걱정 없이 축구에 전념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니 이 두 가지 마법을 구입하는 데 현수는 주저함이 없었다.
[띠링! 24,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는 578,610]
“이제 됐어.”
현수는 현재 자신이 보유한 능력으로 자기 몸 하나는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이 서자 타임리프 시스템을 과감히 중단 했다.
나머지 능력은 차차 필요에 따라 구입해서 필요한 만큼의 능력을 갖춰 나가면 될 일이었다.
“그만 잘까?”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새벽 2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내일, 아니 오늘 오전에 기말고사 시험이 있는 현수였다. 현수는 서둘러 이부자리를 깔고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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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핸드폰의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자 현수가 부스스 잠에서 깨어났다.
8시!
현수는 서둘러 세수를 하고 가방을 챙겨서 자취방을 나섰다. 근처 슈퍼에서 우유와 빵을 하나 사든 현수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그걸 다 먹어 치웠다.
학교로 가는 버스를 탄 현수는 10시 시험 시간보다 무려 30분이나 먼저 강의실에 도착했다.
현수는 이미 다 외운 책이지만 첫 시험 과목인 심리 기술 훈련 론 책을 책상에 펴 놓고 앉아 있었다.
“현수야!”
그때 현수와 같은 축구부 윤성찬이 나타났다.
“우와. 너 지금 공부하는 거야?”
“공부는.... 그냥 책 펴 놓은 거야.”
“하긴 네가 무슨.....”
윤성찬이 비웃듯 힐끗 현수를 쳐다보고는 바로 그의 뒷자리에 자리 잡고 앉았다. 평소의 현수라면 윤성찬이 그를 우습게보고 있단 걸 알지 못했을 터였다. 그만큼 강현수는 눈치도 없을 만큼 멍청한 게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이 보통 이상으로 향상 된 현수였다. 눈치 뿐 아니라 생각하는 것도 그 누구보다 빨랐다.
‘윤성찬! 너 이 새끼.....’
수비수인 윤성찬은 3학년이지만 팀 내 주전 멤버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감독의 총애를 받는 현수에게 자주 들러붙어서 아부를 했고 현수는 그런 윤성찬의 얘기를 감독에게 자주했다.
그 덕에 녀석은 올 들어 꽤 많은 대회에 선발 출장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현수의 은혜도 모르고 녀석은 현수가 멍청하다고 우습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가만 그러고 보니까 저 새끼 나한테 5천만 원 빌려가서 갚지 않았지. 거기다 내 덕에 고등학교 감독 자리를 꿰차 놓고 내 결혼식엔 오지도 않았고 말이야.’
현수는 윤성찬도 문세광이나 다를 바 없는 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친구랍시고 그를 이용만 해 먹고 결국엔 뒤통수를 치거나 나 몰라라 할 배은망덕한 놈 말이다.
‘넌 이제 끝이야.’
현수의 말 한마디면 윤성찬은 앞으로 졸업하기 전까지 벤치만 뜨겁게 달구게 될 터였다. 현수가 속으로 윤성찬을 곱씹고 있을 때 하나 둘씩 강의실 자리가 찼다. 그리고 시험 시작 5분 전에 드디어 그 놈이 나타났다.
“끄으응!”
머리를 붕대로 칭칭 감아 두 눈만 배꼼 보이는 상태로 최지만이 나타났다. 녀석은 여전히 살아 있는 매서운 눈으로 현수를 쬐려보고는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가 앉고 나서 이내 교수님이 시험지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왔다.
“다들 시험공부 열심히 했지?”
교수의 물음에 강의실 내 학생들이 죄다 교수와의 시선을 회피했다.
“쯧쯧. 아무리 체대 학생이라지만 그래도 시험 기간 중에 공부는 좀 하자. 학과, 학번, 이름만 달랑 적고 나갈 거 같으면 대학은 왜 왔냐?”
늘 하는 교수의 잔소리를 강의실 내 체대 학생들은 한귀로 듣고 바로 흘려버렸다.
딩동댕동!
10시 정각을 알리는 벨이 울리고 교수가 시험지를 배포했다.
현수는 시험지를 받자 평소 그가 하던 대로 학과와 학번, 이름을 적었다.
평소라면 그 다음 장면은 이러했다.
학과와 학번, 이름을 다 적은 강현수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빈 시험지를 교수에게 제출 한다.
그럼 교수가 백지 답안을 제출한 현수를 잔뜩 나무란 후에 보기 싫으니 나가라고 호통을 친다. 현수는 그 길로 휑하니 교실을 나간다. 뒤이어 다른 체대생들이 하나 둘씩 백지 답안지를 제출하고 강의실을 나간다.
현수는 강의실에 있는 다른 체대생들의 선봉장인 셈이었다. 그런데 그 선봉장이 어째 꿈쩍도 하지 않았다.
“왜 저래?”
“그러게.”
다른 체대생들이 일제히 현수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교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수도 이상한 눈으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헉!”
그때 현수 옆에 있던 체대생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현수가 시험지에 학과, 학번, 이름 말고 뭔가를 적은 것이다.
“뭘 보나? 똑 바로 앉아서 시험 보지 않고.”
교수가 호통을 친 뒤 슬그머니 현수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현수가 시험지에 뭘 적고 있는지 힐끗 살폈다.
“헉!”
교수는 기겁했다. 현수가 시험 문제를 읽고 제대로 된 답안을 작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정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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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50분 시험 시간 중 무려 40분 동안 열성적으로 답안지를 작성했다. 그 결과 시험지가 그가 적은 답안으로 빽빽했다.
그 답안지를 현수가 제출하자 교수는 넋 나간 얼굴로 현수를 쳐다보았다. 교수가 직접 옆에서 봤다.
강현수가 자신의 실력만으로 시험문제를 풀고 답안지를 작성하는 걸 말이다. 그 어떤 비리나 부정도 없었다.
“강현수. 자네 이제야 정신을 차렸군.”
현수의 답안지를 받던 교수가 감격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한 손으로 현수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장하다고 극찬을 늘어놓았다.
10분 쉬는 시간 후 바로 다음 과목인 스포츠 마케팅 시험이 시작 되었다. 현수는 첫 시험처럼 문제를 읽고 성실하게 답안을 작성했다.
이번에도 교수가 놀란 얼굴로 현수의 옆에서 그가 답안을 작성하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허어!”
현수의 답안은 교수가 봐도 완벽했다. 마치 오픈 북으로 현수가 책을 보고 답안을 작성한 것처럼 말이다.
스포츠 마케팅은 첫 시험 과목인 심리 기술 훈련 론에 비해서 서술할 것이 적었다. 그래서 10분 더 빨리 답안 작성을 마친 현수는 당당하게 답안지를 교수에게 제출하고 강의실을 빠져 나갔다.
“어이. 강현수!”
하지만 강의실 밖에 늑대들이 우글거렸다. 그 중에 깊게 상처 입은 늑대 한 마리가 곧 죽일 듯 살벌한 눈빛으로 현수를 쏘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늑대의 눈빛 따위에 기죽을 현수가 아니었다.
“뭐?”
오히려 반응하는 현수의 기세가 더 드셌다. 현수와 딱 눈이 마주친 순간 최지만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동시에 최지만의 뇌리에 현수에게 당하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최지만의 시선이 점차 밑으로 내려갔다.
다행히도 최지만의 시선이 바닥까지 내려가기 전에 그의 두 절친이 나섰다. 바로 유도부 3학년 이해식과 박종태였다. 그 중 이해식이 현수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네가 지만이를 이 꼴로 만들었다는 데 사실이냐?”
그러자 현수가 피식 웃었다.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최지만이 저렇게 된 건 알루미늄 배트에 얼굴을 뻑치기 당해서잖아?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얘길 하고 있어.”
현수의 뻔뻔한 대답에 붕대 밖으로 드러난 최지만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고 이내 이해식과 박종태를 보고 씩씩거리며 외쳤다.
“뭐해? 빨리 조져버리지 않고.”
하지만 뻘건 대낮에 그것도 강의실 밖 복도에서 유도부원들이 그것도 축구부 한명을 다구리를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박종태가 현수를 보고 말했다.
“따라 와라.”
박종태는 현수를 체육관에 데려가서 간단히 손을 봐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돌아 온 대답은 현수의 콧방귀였다.
“흥!”
현수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유도부원들 앞에서 등을 보였다. 그런 현수의 태도에 박종태가 발끈했다.
“저 새끼가....”
성격 급한 박종태는 말과 동시에 벌써 움직이고 있었다. 현수에게 득달같이 달려간 박종태가 막 현수의 뒷덜미를 잡아채려 할 때였다.
“너 이 새끼..... 허억!”
갑자기 발이 미끄덩거리며 박종태의 몸의 뒤로 크게 휘청거렸다. 그리고 중력의 법칙에 따라 두 발이 허공에 뜬 체 박종태의 몸이 그대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제법 큰 소리와 함께 박종태가 허리를 잡고 데구루루 맨바닥을 뒹굴었다.
“아악! 내 허리.....”
현수는 힐끗 뒤돌아서 그런 박종태를 보고 비릿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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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박종태가 그에게 달려 들 때 두 가지 마법을 차례로 시전 했다. 둘 다 간단한 1서클의 마법들이었다.
먼저 네크로 그리스로 박종태가 그에게 다다랐을 때 바닥의 마찰계수를 제로로 만들었다. 그러자 박종태가 벌러덩 뒤로 미끄러졌고 이때 다시 록(Rock) 마법으로 박종태의 두 팔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때문에 박종태는 미끄러져 넘어질 때 팔을 사용한 낙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면서 허리를 크게 다친 것이다.
“씨팔! 허리 부러진 거 같아. 빨리 119 불러!”
유도부원들이 호들갑을 떨 때 현수는 유유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 현수를 보고 최지만이 발을 동동거렸지만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친 박종태 때문에 차마 유도부원들에게 뭐라 말을 하지 못했다.
결국 박종태는 119 구급차에 실렸고 이해식이 보호자로 같이 병원에 따라가면서 두 사람 때문에 모였던 유도부원들은 이내 뿔뿔이 흩어졌다.
“박종태. 병신 같은 새끼. 하필 그때 허리가 부러질 건 뭐람.”
최지만은 씩씩거리며 집으로 향했는데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강현수에게 당한만큼, 아니 그 이상의 복수를 할지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랬기에 최지만은 누군가 그를 노리고 있단 사실을 알지 못했다.
“저 새끼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되겠어.”
현수의 감이 최지만은 살아 있는 한 두고두고 그에게 화근이 될 거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어차피 연쇄 살인마가 될 녀석이잖은가? 저런 놈은 살아 있어봐야.....’
현수는 좀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무엇보다 내일 시험 볼 때 또 저 놈을 봐야 한단 사실이 싫었다. 그때 최지만이 분수대에 앉아 잠깐 쉬는 모습이 보였다. 마침 그의 근처에 사람도 없었고 말이다.
그걸 지켜보고 있던 현수의 머리가 여전과는 다르게 빠르게 돌아갔다. 그의 시선이 최지만과 그의 뒤쪽 분수대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뭔가 추론하고 계속 생각했다.
“전격 마법에 직격 당하면 한 동안 몸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지. 그렇다면 어떻게 그게 가능할 것도 같은 데.....”
현수는 그 사이 최지만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자 작정한 듯 그를 향해 재빨리 2서클의 전격 마법인 라이트닝 쇼크를 시전 했다.
치명적인 수준의 고압 전류가 최지만 주위에 생성 되었다. 그리고 그의 몸에 직격했다.
파지지직!
“으드드드드!”
갑자기 감전이라도 듯 바르르 몸을 떨던 최지만이 벌러덩 뒤로 넘어지며 분수대에 빠졌다.
첨벙!
하지만 분수대의 깊이는 어른 무릎 정도로 거기에 빠져 죽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걸 본 사람들은 재미있다는 듯 웃기만 할뿐 그걸 심각하게 받아드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감전 되어 몸이 뻣뻣하게 굳어 버린 최지만은 달랐다.
‘우우우욱! 아, 안 돼.... 이렇게 죽을 수는......커으으윽....’
잠시 뒤 최지만의 머리가 물속을 향한 상태로 분수대 안에서 둥둥 떠올랐다.
“저, 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사람들이 우르르 최지만에게 달려와서 그의 몸을 뒤집고 그를 분수대 밖으로 끄집어냈다.
하지만 최지만은 운이 없었다. 그를 구한 사람들 중 제대로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신고는 빨리 한 탓에 10분 만에 119 구급대가 왔다. 그리고 부랴부랴 최지만에게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실시했지만 구급대원들이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결국 구급대원은 최지만에게 강심제를 투입한 후 그를 구급차에 싣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날 최지만은 죽진 않았다. 하지만 심 정지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 된 탓에 심각한 뇌손상을 입은 최지만은 더 이상 정상인의 삶을 살 수 없었다.
“에헤헤헤헤.”
멍청이가 되어 버린 최지만이 현수에게 복수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