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믿고 쓰는 미드필더-8화 (8/712)

<-- 회귀 시스템 -->

마침 라커룸이 있던 체육관에서 나오던 연신대 감독 이명신과 딱 마주쳤다.

“현수 네가 여긴 왜 왔어?”

주장 잘못 불러서 왔다는 핑계를 대자니 좀 그렇고 해서 현수는 바로 공부 핑계를 댔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잠깐 들렀습니다.”

“그래. 학생이니까 공부도 등한시해선 안 되지. 그래 시험이 언제까지지?”

그래도 감독은 주장과 달리 현수가 스포츠 레저 학과로 체육교육과보다 빨리 시험을 본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모레까집니다.”

“그럼 시험 끝나고 팀 훈련에 바로 합류해라.”

이명신 감독은 평소와 달리 좀 초조해 보였다.

그럴 것이 올 봄에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것부터 시작해서 지금껏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올 FA컵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감독 경질 얘기가 나올 게 틀림없었다.

‘내년에 경질 당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거리는 가운데 현수는 일단 대답을 했다.

“네. 시험 끝나는 대로 바로 합류하겠습니다.”

“그래. 공부 열심히 하고.”

현수의 시원시원한 대답이 마음에 들었든지 이명신 감독이 희미하게 웃으며 현수의 등을 다독여준 뒤 그라운드로 향했다.

실제 이명신 감독은 강현수가 갑자기 학교를 중퇴하고 일본 J리그로 진출하면서 바로 올해 경질을 당했다.

연신대 축구부의 주축이었던 중앙 미드필더 강현수가 빠지면서 팀의 전력이 바로 밑으로 곤두박질 쳤던 것이다.

그 여파로 FA컵 예선에서 연패로 광속 탈락하면서 학교에서 이명신 감독을 자른 것이다.

현수는 자퇴 후 바로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현지 적응하기도 바빠서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현수는 학교에 온 김에 실제 도서관을 찾았다.

딴 과에서는 시험 기간 중 전공 서적을 도서관에서 찾아 볼 수 없다는 데 스포츠 레저 학과는 예외인 모양이었다.

현수는 모레 시험 치기로 되어 있던 레크리에이션 경영 전략, 스포츠 레저 카운슬링을 빌렸다. 시험 기간이다 보니 도서관의 열람실에는 당연히 자리가 없었다. 빈 강의실 중 한 군데에 들어가서 두 책을 탐독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고 레크리에이션 경영 전략을 시험 범위까지 다 읽고 나자 낮 12시가 다 되어 있었다.

“밥 먹고 하자.”

현수는 책을 챙겨서 학생 식당으로 향했다. 거기서 식권을 끊어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누가 아는 척을 하며 그 앞에 식판을 두고 마주 앉았다.

현수가 고개를 들자 혜미와 그녀의 단짝 미숙이 생글거리며 그를 보고 웃고 있었다. 그때 혜미가 현수의 식판 옆에 놓여 있는 책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설마 시험 공부하러 학교 온 거야?”

“뭐 그렇지.”

“우와! 오늘 진짜 해가 서쪽에서 뜬 거 아냐? 천하의 골통 강현수가 공부를 다 하다니 말이야.”

“얘! 그래도 남친에게 골통이 뭐니?”

“남친은 무슨..... 섹파라니까.”

혜미의 그 말에 미숙의 얼굴이 시뻘게졌고 현수도 눈살을 찌푸렸다.

혜미는 가끔 현수와 자신의 사이를 섹파라고 얘기했었다. 그래서 현수는 그 섹파란게 섹스 파트너의 준말이란 걸 알고 있었다.

현수는 고개를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몰라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이미숙도 혜미가 말한 섹파를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현수는 더 있어봐야 좋을 게 없다 싶어서 얼마 남지 않은 밥을 입에 쑤셔 넣은 뒤 바로 책과 식판을 들고 먼저 일어났다.

“열심히 해.”

뒤에서 혜미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현수는 생 까고 바로 식판을 퇴식구에 넣고 학생 식당을 나섰다.

현수는 다시 오전에 공부했던 빈 강의실로 가는 도중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서 마셨다.

강의실에서 두어 시간 공부하자 모레 있을 마지막 시험 과목인 스포츠 레저 카운슬링도 시험 범위까지 전부 읽을 수 있었다.

단기 학습능력을 80까지 습득한 현수는 읽은 책의 내용이 고스란히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걸 확인하고 흡족해 했다.

“이젠 필요 없지.”

현수는 대출했던 책도 바로 도서관에 반납하고는 두 손 가볍게 학교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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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가 막 대학 정문을 나갈 때 연신대 야구복을 입은 선수 둘이 정문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 뻑치기를 당했다지 뭐야.”

“진짜? 그 선배 유도 유단자라고 하지 않았어? 덩치도 씨름 선수만 하고.”

“말도 마라. 알루미늄 배트에 정타로 얼굴을 가격 당했다잖아.”

“우와. 진짜 무서운 세상이다. 어떻게 퍼런 대낮에 그런 짓을 저지를 수가 있지? 그러니까 범인이 누군지 모른다는 거네?”

“워낙 순식간에 당했다더군. 하필 그 근처에 CCTV도 없어서 범인을 찾기도 어려운가 보더라고.”

현수는 가능한 천천히 걷다 그들 근처에서 괜히 서성거리며 그들의 얘기를 계속 들었다. 그 결과 뻑치기 당한 야구부 선배가 바로 최지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이 새끼가.....’

그리고 졸지에 강현수는 백주대낮에 알루미늄 배트로 뻑치기나 하는 파름치한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녀석이 병원에 입원 중이며 완전 주저앉은 코뼈를 재건하는데 10시간 이상 수술을 받았다는 얘기에 끓어오르는 화를 삭였다.

“다행히 수술도 잘 됐고 뇌에도 큰 문제가 없다나 봐. 들리는 얘기로는 내일 시험 보러 학교에 올 거라던데?”

“뭐? 우와. 완전 괴물이네. 혹시 오우거나 트롤 아냐?”

현수는 최지만이 내일 학교에 나올 거란 얘기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런데 더 골치 아픈 얘기를 두 야구 선수들이 했다.

“지만 선배도 우리랑 같은 스포츠 레저 학과지?”

“응! 3학년!”

‘지랄 맞을.....’

강현수는 벌써 3년 째 연신대를 다니고 있지만 최지만이 그와 같은 스포츠 레저 학과란 사실을 오늘 알았다.

내일 시험시간에 녀석을 볼 생각을 하니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험을 보지 않으면 유급 될 테니 안 칠 수도 없고 말이다.

“근데 오늘 오전에 내가 지만 선배 병문안을 갔는데 유도부 선배들이 와 있던데?”

“유도부? 아아! 해식이 형하고 종태 형 말이구나. 그 형들 지만 선배와 중학교 때 같이 유도 했었던 선배들이야. 지만 선배하고 아주 친해.”

“아아. 그랬구나.”

최지만의 두 후배 야구 선수들은 별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지만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이 향상 된 현수의 귀엔 그게 결코 예사롭지가 않게 들려왔다.

“유도부 친구라.....”

현수의 생각엔 그들이 야구부보다 빨리 최지만을 문병 갔다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역시 그 놈이 그들을 부른 거야. 왜? 나한테 당한 복수 때문에. 하긴 그렇게 당했으니 그냥 있으면 불알 달린 사내도 아니지. 게다가 놈은 사이코 패스! 그러고도 남을 놈이지.’

현수는 아무래도 자신이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시스템을 더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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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곧장 자취방으로 향했다. 가던 중 역시 슈퍼에 들러서 라면과 파, 계란을 구입했다.

옥탑 방 주위엔 다행히 문세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취방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현수는 책상 의자에 앉으며 타임리퍼 시스템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러자 어제 현수가 마지막에 획득한 단기 학습능력 창이 떴다.

현수는 계속 창을 되돌려서 맨 처음 포인트 사용처 창에서 1번 체력을 선택했다.

[체력]

1. 기본 체력

2. 초능력

체력 창이 뜨자 현수는 1번 기본 체력을 바로 클릭했다.

[기본 체력]

이름: 강현수

체력 수치: 69/100, 100 포인트 결제 시 체력 +1 향상. 단 70/100까지.

체력 수치는 변동 없이 어제와 똑 같았다. 현수는 바로 창을 되돌려서 이번엔 2번 초능력을 클릭했다.

[초능력]

1. 무공

2. 마법

초능력 창에서 현수는 2번 마법을 선택했다.

[마법]

1. 마나 서클

2. 백 마법

3. 흑마법

4. 특수 마법(신성 마법, 보조 마법, 언능 마법, 융합 마법 등등)

마법도 그 구성은 무공과 엇비슷해 보였다. 현수는 1번 마나 수련법을 클릭했다.

[마나 서클-마법을 구성하는 에너지 근원 마나를 서클화해서 모든 마법에 사용 가능.]

1. 1서클 획득: +10,000 포인트

2. 2서클 획득: +50,000 포인트

3. 3서클 획득: +100,000 포인트

4. 4서클 획득: +500,000 포인트

5. 5서클 획득: +1,000,000 포인트

6. 6서클 획득: +5,000,000 포인트

7. 7서클 획득: +10,000,000 포인트

8. 8서클 획득: +50,000,000 포인트

9. 9서클 획득: +100,000,000 포인트

“헉! 9서클은 1억 포인트!”

현수의 입이 떡 벌어졌다. 현재 현수가 소유한 포인트로는 5서클의 마나 서클을 획득 할 수 없었다.

보아하니 마나 서클만 획득한다고 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말이다.

현수는 바로 창을 뒤로 돌려서 마법에서 백 마법을 선택했다.

[백 마법- 일반 마법]

1. 1서클 마법: 파이어 볼트(Fire Bolt), 아이스 애로우(Ice Arrow), 아쿠아 애로우(Aqua Arrow), 윈드 미사일(Wind Missile), 록(Rock) 등등.

2. 2서클 마법: 파이어 볼(Fire Ball), 아이스 볼(Ice Ball), 라이트닝 쇼크(Lightning Shock), 라이데인(Lighthein) 등등.

3. 3서클 마법: 파이어 웨이브(Fire Wave), 프로즌 웨이브(Frozen Wave), 윈드 피스트(Wind Fist),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등등.

4. 4서클 마법: 블레이즈(Blaze), 아이스 월(Ice Wall), 파이어 월(Fire Wall), 라이트닝 블레이드(Lightning Blade) 등등.

5. 5서클 마법: 파이어 캐논(Fire Cannon), 윈드 캐논(Wind Cannon), 에너지 필드(Energy Field), 썬더 크로스(Thunder Cross) 등등.

6. 6서클 마법: 익스플로전(Explosion), 플레임 캐논 (Flame Cannon), 문라이트(Moon Light), 트윈 싸이클론(Twin Cyclone) 등등.

7. 7서클 마법: 플레어(Flare), 블리자드(Blizard), 파이어 스톰(Fire Storm), 소닉 바이브레이션(Sonic Vibration)

8. 8서클 마법: 헬파이어(Hell Fire), 누클리어 블라스트(Nuclear Blast), 디스파이어 오브 스톰(Despair Of Storm), 퓨리 오브 더 헤븐(Fury Of The Heaven) 등등.

9. 9서클 마법: 메테오(Meteor), 파이어 퍼니쉬먼트(Fire Punishment), 어스 퍼니쉬먼트(Earth Punishment), 라이트닝 퍼니쉬먼트(Lightning Punishment) 등등.

현수는 9서클까지 엄청나게 많은 마법들을 보다 그 중 1서클 마법인 파이어 볼트를 클릭해 보았다.

[파이어 볼트(Fire Bolt)- 1서클 마나 필요]

화염계 마법, 불꽃의 구슬을 날린다. 획득 포인트 +3,000

1서클의 마나를 획득하면 3,000포인트에 파이어 볼트 마법을 쓸 수 있단 소리였다. 현수는 그걸 확인하고 바로 2서클의 마법 중 파이어 볼을 클릭했다.

[파이어 볼(Fire Ball)- 2서클 마나 필요]

화염계 마법, 화염의 구를 만들어 공격한다. 획득 포인트 +9,000

2서클의 마법 역시 2서클의 마나가 필요하다고 되어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1서클의 마나를 획득하지 않고 바로 2서클의 마나를 얻을 순 없을 터였다.

즉 1서클의 마법을 획득하지 않고는 2서클의 마법도 쓸 수 없단 소리다.

그걸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혹시나 해서 현수는 2서클의 마나와 2서클의 파이어 볼 마법을 포인트로 구입해 보았다.

[띠링! 2서클의 마나 획득에 실패하셨습니다. 1서클의 마나를 먼저 획득하신 연후 2서클의 마나를 구입해 주십시오.]

[띠링! 2서클 마법 파이어 볼(Fire Ball) 획득에 실패하셨습니다. 1서클 마법을 먼저 획득하신 연후 2서클의 마법을 구입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그의 생각대로였다.

그래서 현수는 1서클의 마나를 먼저 포인트로 구입했다. 어차피 그가 강해지는 데에는 마법도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일고의 망설임도 없었다.

[띠링! 10,000 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923,610]

만 포인트를 들여서 1서클의 마나를 획득한 현수는 잠시 1서클의 마법 창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무슨 마법을 선택하지?”

1서클의 마법에도 속성별로 다양한 마법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들 너무 화려하고 티가 났다.

당장 파이어 볼트만 하더라도 불꽃 구슬을 날린다는 데 그걸 다른 사람들이 혹시라도 보게 된다면......

무슨 히어로물의 주인공이 되는 건 현수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록(Rock)?”

그때 현수의 눈에 들어 온 1서클의 마법이 있었다.

[록(Rock)- 1서클]

구속형 마법, 신체의 일부를 돌처럼 굳게 만든다. 획득 포인트 +3,000

“호오! 이게 좋겠군.”

전혀 티 나지 않고 상대를 구속할 수 있는 마법이었다. 현수는 바로 그 마법을 구입했다.

[띠링! 3,000 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9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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