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귀 시스템 -->
현수는 맨손 격투기 창에서 마지막 5번 합기도를 선택했다.
[합기도]
1단 승급: 1,000포인트
2단 승급: 2,000포인트
3단 승급: 4,000포인트
4단 승급: 8,000포인트
5단 승급: 20,000포인트
6단 승급: 40,000포인트
7단 승급: 50,000포인트
8단 승급: 100,000포인트
9단 승급: 175,000포인트
합기도 역시 태권도와 유도와 같은 승급 포인트가 같았다. 맨손 격투기 창을 다 확인한 현수는 무공 창으로 되돌아가서 이번엔 병장 격투기를 클릭했다.
[병장 격투기]
1. 검술(劍術): 태극검법, 매화검법, 대라삼검, 무형살검, 섬전십삼검.........................
2. 도술(刀術): 오호단문도, 전륜도법, 회풍무류도, 혈마도법...............
3. 창술(槍術): 관일창, 양가창법, 팔극창, 언가창법, 탈혼마창....................
4. 기타기술(활, 봉, 암기 등등): 탄환신궁, 벽라신궁, 봉마편법, 만천화우, 혈사난무.........
현수는 그 중 1번 검술에서 대라삼검을 클릭했다.
[대라삼검]
1성 성취: 2,000포인트
2성 성취: 3,000포인트
..........
12성 성취: 120,000포인트
대라삼검 역시 마스터 하는데 40만 포인트가 필요했다. 현수는 검술 다음으로 검술과 도술, 기타기술을 확인했는데 검술과 비슷했고 그 각기의 절기를 마스터 하는 데는 40만 포인트가 필요한 건 같았다.
“쳇! 100만 포인트로 내공심법과 맨손 격투기 하나 마스터하면 끝이겠군.”
현수는 다시 창을 되돌려서 무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4번 보법을 클릭했다.
[보법]
1. 표홀신보, 청운신법, 능파미보, 칠성둔형, 궁신탄영...............
보법은 구분 없이 바로 나열 되어 있었는데 현수는 그 중 청운신법을 클릭했다.
[청운신법]
1성 성취: 500포인트
2성 성취: 1,000포인트
..........
12성 성취: 52,000포인트
“호오! 그래도 보법은 좀 싸군.”
보법의 경우 마스터 하는데 20만 포인트보다 조금 적게 나왔다.
“내공심법에 맨손 격투기, 보법까지 마스터하면 딱 맞겠군.”
현수는 남은 자신의 포인트를 생각하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현수가 본 건 무공뿐이었다.
아직 마법은 확인도 안한 상태였다. 현수는 무공 뒤로 돌아갔다.
[초능력]
1. 무공
2. 마법
현수가 마법을 확인하려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였다.
“이런.....”
돌발 퀘스트를 수행하려면 지금 바로 나서야 했다. 현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피스텔을 나섰다.
오피스텔에서 그와 혜미가 다니는 연신대학까지는 걸어서 10여분, 생활관 까지는 빨리 걸어가면 30분 안에 갈 수 있었다.
강현수가 성큼성큼 걸어서 생활관 앞에 도착하자 바로 김혜미가 나타났다.
“현수야!”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강현수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런데 그녀가 워낙 큰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른 탓에 주위 시선이 그에게 집중 되었다.
“쪽팔리게....”
강현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녀를 향해 가볍게 한 손을 들어 보였다. 잠시 뒤 그녀가 그에게 바짝 다가와서는 팔짱을 끼며 닭살스럽게 말했다.
“자기. 언제 왔어? 나 오래 기다린 건 아니지?”
“금방 왔다.”
“혜미야!”
그때 생활관에서 낯익은 얼굴의 여자가 그들에게로 뛰어왔다. 혜미와는 달리 키가 작고 통통해 보이는 굵은 뿔테 안경의 여자가 강현수에게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우리학교 축구부 강현수 선수죠?”
“아네.”
“반가워요. 혜미 친구 이미숙라고 해요.”
“우리 자기가 나보고 같이 점심 먹자는데 어쩌지?”
“그래? 그럼 같이 가요. 제가 쏠게요.”
이미숙의 말에 혜미가 바로 현수에게 부연 설명을 했다.
“미숙이가 주식으로 재미를 좀 봤데. 그래서 오늘 나한테 거하게 한턱 쏘기로 했거든.”
“학교 앞 스테이크 집 어때요?”
고기가 곧 진리!
게다가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게 우리 한민족이 아니던가?
“좋죠. 갑시다.”
현수가 혜미와 나란히 팔짱을 낀 체 앞장서자 이미숙이 짧은 다리로 발 빠르게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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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대 정문에 위치한 스테이크 전문점 통나무 아저씨는 인기가 좋아 평소 점심시간에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딱 정각 12시라 비어 있는 자리가 몇 군데 되었다.
그 중에 한 곳에 강현수와 김혜미, 이미숙이 자리 잡고 앉았다.
절친한 사이인 김혜미와 이미숙은 앉기 무섭게 떠들어댔고 강현수는 그런 그녀들을 맞은편에서 지켜보았다.
“......이 주식 투자, 자산관리 원칙이잖아.”
“맞아. 나도 알아.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거잖아.”
“잘 아네. 그래서.............”
강현수는 둘의 대화를 듣고 있다가 강하게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고? 하아! 이런 멍청한 놈. 무공을 꼭 마스터 할 필요는 없잖아?’
그랬다. 내공심법도 6성정도 만 익히고 그에 맞춰 맨손 격투기와 보법도 그 정도나 그보다 낮은 수준에 익히면 됐다. 그럼 얼추 50만 포인트가 남을 것이고 그것으로 마법이나 시스템의 다른 능력에 투자할 수 있을 터였다.
아니 굳이 무공을 익힐 필요도 없었다.
현중일의 보디가드에게 맥없이 당한 것 때문인지 강현수는 현재 자신이 강해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게 자리 잡은 상태였다.
그래서 무공을 익혀 강해질 생각만 하다 보니 우물 안 개구리 신세처럼 생각의 폭도 좁아 진 것이다.
지금이라면 시간은 강현수의 편이었다. 느긋하게 무공 외에 마법편도 살펴보고 타임 리퍼 시스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 후 그에게 필요한 능력을 포인트로 구입해서 강해지면 될 일이었다.
“현수야! 강현수!”
강현수가 의문의 회귀 시스템에 대해 골똘히 생각 중일 때 맞은 편에 앉은 혜미가 그를 불렀다.
“어? 왜?”
“점심 먹고 뭐할 거냐고?”
“영화 어때?”
보통 연인끼리 데이트 코스가 그렇지 않은가? 같이 점심 먹고 영화보고 뭐......
“난 3시에 수업이 있어서 안 되겠다.”
이미숙이 아쉽다는 듯 말하자 혜미가 잘 됐다며 현수에게 말했다.
“영화는 됐고 나하고 어디 좀 같이 가 줘.”
“어디?”
“가 보면 알아.”
그 말 뒤 바로 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왔고 생각보다 훨씬 조용한 가운데 식사가 시작 되었다.
현수는 이미숙이 점심 값을 계산하자 커피는 자신이 쏘겠다며 근처 스타빅스로 갔다.
그곳에서 혜미와 이미숙은 한 시간 넘게 수다를 떨었다. 물론 현수는 떨거지 신세로 있었다.
“어머!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네. 그럼 난 수업 들으러 이만....”
“어. 그래 가 봐.”
그녀들의 수다는 이미숙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끝이 났다. 이미숙과 같이 스타빅스를 나온 혜미가 현수를 보고 말했다.
“따라 와.”
혜미는 현수를 데리고 스타빅스가 입점해 있던 건물 뒤쪽으로 돌아 들어갔다. 그곳에서 건물과 건물 사이의 으슥한 골목으로 혜미가 들어갔다. 그걸 보고 현수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골목 끝에 다다른 혜미가 걸음을 멈추더니 뒤돌아섰다. 그런 혜미 옆으로 현수가 다가서자 그녀가 골목 바깥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야! 나와.”
그러자 잠시 뒤 덩치가 산만한 녀석 하나가 어슬렁거리며 골목에 나타났다.
“어! 넌 최지만!”
강현수는 한 눈에 골목에 나타난 녀석을 알아봤다. 바로 연신대 야구부의 4번 타자 최지만이었던 것이다.
‘가만! 그러고 보니......’
지금으로부터 3년 뒤 2010년 가을 쯤 인가?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가 자신과 사귀던 여자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한 사건이었다.
그 살인범이 바로 최지만이었다. 당시 최지만은 사이코 패스로 정신이상판정을 받았지만 재판에서 그 죄질이 무겁다며 무기징역이 선고 되었다.
‘그러니까 저 새끼가 이때부터 살인을 저지른 모양이군.’
최지만은 혜미 옆에 강현수가 있는 걸 보고 살짝 움찔했다. 하지만 키는 둘이 비슷해도 덩치에서 최지만이 강현수보다 더 컸다.
그 때문일까? 최지만은 성큼 골목 안으로 발걸음을 내 디뎠다. 그때 혜미가 옆에 있던 강현수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봤지? 나 사귀는 남자 있어. 그러니 나한테서 그만 관심 좀 꺼주라.”
하지만 그녀의 말에 최지만이 피식 웃었다. 그리곤 고개를 꺾으면서 강현수와 현미 앞으로 빠르게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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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수의 기억이 맞다면 최지만은 중학교 때 유도선수 생활을 했었다. 아마 공인 2단이라고 했던가?
강현수는 187센티에 85kg으로 피지컬 적으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최지만은 그와 비슷한 188센티에 몸무게가 120kg이 넘었다.
그런 녀석과 싸운다?
아마 1분 안에 강현수는 너덜너덜한 신세로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을 터였다. 그때 강현수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타임 리퍼 시스템이었다.
‘빌어먹을.... 무공!’
그러자 강현수 앞에 무공 창이 떴다.
[무공]
1. 내공심법
2. 맨손 격투기
3. 병장 격투기
4. 보법
강현수는 재빨리 내공심법을 클릭하고 초급심법인 삼재기공을 선택한 후 1성 경지를 1,000포인트에 획득했다.
[띠링! 1,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 998,900]
강현수는 바로 창을 되돌려서 무공에서 맨손 격투기를 선택하고 그 중 복싱을 클릭했다. 그리고 바로 도장 챔피언과 시도 배 챔피언을 바로 이어서 구입했다.
[띠링! 2,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는 996,900]
[띠링! 8,000포인트 결제. 남은 포인트는 988,900]
최지만은 자신이 강현수에게 질 거란 생각은 추호도 하고 있지 않은 듯 망설임 없이 다가왔다. 반면 강현수는 녀석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싸움은 선방이지.’
비록 1성에 불과하지만 팔에 내공이 실리자 그 위력이 배가 된 것 같았다. 안 그래도 시도 배 챔피언의 돌주먹을 갖게 된 강현수였다. 거기다 내공으로 주먹의 위력이 더 강해졌으니 한 방에 최지만을 쓰러트릴 수도 있을 터였다.
강현수와 혜미에게서 두어 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서 최지만이 거만한 얼굴로 강현수를 향해 말했다.
“넌 꺼져!”
휙!
그때 강현수의 몸이 앞으로 쏠리며 최지만을 향해 몸을 날렸다.
부웅!
이어 강현수의 팔이 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파공성을 일으켰고 동시에 그의 주먹이 최지만의 안면에 틀어 박혔다. 방심하고 있던 최지만은 두 눈을 치켜 뜬 체 주먹을 맞았다.
뻐억!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그 육중한 최지만의 몸이 고목나무 쓰러지듯 그대로 뒤로 쓰러졌다.
쿠웅!
제법 큰 소리와 함께 땅바닥이 울렸다.
“와우!”
원 펀치에 최지만을 기절시켜 버린 강현수가 신기하다는 듯 자신의 주먹을 쳐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혜미가 그를 덮쳤다.
“뭐, 뭐야? 왜 그....우우웁!”
강현수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아 챈 그녀가 터프하게 그의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그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덮었다.
곧장 강현수의 입술을 헤치고 혜미의 가늘고 긴 혀가 그의 입안으로 침투해 들어왔다.
이어서 그의 혀와 만나 설왕설래를 하면서 둘의 몸이 빈틈없이 밀착 되었다.
잠시 뒤 격정적인 딥(deep)키스를 끝낸 혜미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강현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너 오늘 좀 멋있다.”
“그, 그랬나?”
“따라 와.”
혜미가 강현수의 팔을 억지로 잡아채서는 황급히 골목을 빠져 나갔다.
그들이 사라지고 골목 안에는 거구의 젊은 남자가 홀로 대자로 뻗은 체 쌍코피를 주르르 흘리며 계속 기절해 있었다.
골목을 빠져 나온 혜미는 주위를 둘러보다 뭔가를 발견한 듯 미소를 지으며 강현수를 끌고 갔다.
혜미가 강현수를 끌고 간 곳은 근처 모텔이었다. 그녀가 그 안으로 그를 끌고 들어가려하자 강현수가 버티며 말했다.
“야! 네 오피스텔이 저긴데 여긴 왜가?”
강현수가 턱짓으로 가리킨 쪽에 김혜미의 오피스텔이 있었다. 하지만 혜미는 그의 말을 간단히 씹고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아니. 거기까진 내가 못 참아.”
혜미는 결국 모텔 안으로 강현수를 억지로 끌고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