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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235화 (235/235)

〈 235화 〉 즐거운 휴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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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스크, 헌터들 사이에서 취급되는 양주의 일종이었다.

바실리스크에 독액을 추출해 만든 술로, 일반인은 한 방울만 먹어도 죽을 수 있는 극독이기에 일반인에게는 취급되지 않는 상품이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까다로운 구매 조건을 가지는 술이었으나, 사신 길드의 마스터인 윤승아에게 있어서 그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검은색 뱀이 병을 감싸고 있는 듯한 모습, 안쪽에 있는 독 때문에 특유의 검은 빛을 띠고 있었다. 그녀가 가져온 술의 등급은 A.

등급은 독성의 차이로 높을수록 더 위험하다고 알려졌었다.

A등급이면 일반 헌터도 위험하지만, 둘의 실력이라면 괜찮겠지.

스트레이트 샷으로 마시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다른 음료와 섞어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는 거니까.

무시무시해 보이는 겉모습에 비해 딱히 술 특유의 알코올 향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독성이 강한 탓에 취기가 금방 올라오기 때문에, 생각 없이 마시다가 확 취해버리는 술이라 할 수 있었다.

무방비하게 마시던 두 명은 벌써 취기가 올라왔는지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감히.. 우리 서아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서아를…’

다큰 남자와 여자가 호텔방을 잡았다니, 아무리 봐도 둘이 보통 사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방이 많은 스위트 룸이라 잠은 따로 잘 예정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감으로는 그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무리 부모라고는 해도 딸아이의 연애사에 참견해서는 안된다는 건 알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이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괜찮은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만약에 서아를 이용만 하고 버린다면?

그럼 아마 자신의 손에 죽게 되겠지.

__움찔.

자신도 모르게 흘린 살기에 반응했는지 김시우가 몸을 움찔거렸다. 취한 상태에도 생존 본능이 살아 있는 건가.

아까부터 도발해서 그런지 꽤 취해 보였다.

이런 독한 술을 먹어볼 기회가 없기도 하고, 딱히 알콜향이 느껴지지 않은 탓에 방심한 게 크겠지.

“오빠. 혹시 벌써 취했어요?”

“어? 그런가? 하하…”

술에 취하면 본래의 성격이 나온다고 하던가.

그것에 대해서 무조건 맞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먹은 게 아니면, 어느정도 경계심이 풀린 모습이 나오겠지.

“오빠는 저희 언니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

꾸벅거리며 졸던 서아가 내 목소리에 반응하듯 김시우를 바라보았다.

뻔히 보는 눈동자가 부담스러운지 머리를 긁적이는 김시우, 만약 나쁜 목적이 있다면 약속을 어기고 개입할 생각이었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자극받지. 흐흐..”

취한게 맞는지 조금 과장된 목소리, 하지만 저 대답에 거짓은 섞여 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냥.. 지켜주고 싶고.. 같이 하고 싶은 사람..”

돈이 목적이라거나 몸이 목적인 건 아닌가. 서아의 배경을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 돈을 목적으로 다가오던 쓰레기 같은 부류는 아닌 모양이었다.

일단 1단계는 합격인데.

“히..시우야.. 키스할래..”

“서아야? 너 잠깐, 서아야?”

옆에서 졸던 서아가 김시우를 껴안기 시작했다.

김시우의 품에 꼬옥 들어간체, 작고 귀여운 손으로 김시우를 꽉 껴안더니 진득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타액을 주고받는 진득한 키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이미 얼마나 많이 한 것인지 너무나 익숙해 보이는 몸짓에 머리가 어질어질한 느낌이었다.

‘기..김시우 이새끼.. 내가 없는 곳에서 서아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적극적으로 김시우에게 매달리는 서아를 본 윤승아는 서둘러 둘에게 달려가 서아를 때어 놓았다.

어찌나 힘이 강한지, 염동혁까지 동원해야지 떨어뜨릴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싫어! 시우랑 있을거야! 시우야..! 시우랑..!”

“언니가 많이 취한것 같아서, 저희 먼저 잘게요.”

“세아가 싫은가 봐 서아야. 흐흐흐”

김시우는 아등바등 거리는 세아의 모습을 보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어딘지 모르게 사람을 자극하는 얼굴, 잘생긴 건 알고 있었지만 저런 모습도 있구나.

__두근.

‘후우..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시우야..! 시우야..!”

“응~ 여기 있어 서아야. 흐흐흐”

둘 다 제대로 취해버린 건지 아주 난장판이었다.

“서아야 가만히 있어야지!”

아둥바둥 거리는 서아가 음식을 발로 차 쓰러트리는 가 하면, 정신을 차려보니 김시우가 실리스크는 한잔 따라 마시고 있었다.

“오빠 많이 취한 것 같은데 그만 마시는 게..”

“응? 응? 괜찮아~ 이 정도로는 안 취했어~”

“하아..”

실리스크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거기다 둘다 생각보다 알콜에 취약한지 다른 헌터들 보다 빠르게 취하는 모양이었다.

“아직 물어볼게 많은데.. 골치 아프네 진짜.”

둘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에 벌써 두통이 밀려오는 기분이 들었다.

염동력을 사용하면 둘을 제압하는 건 일도 아닐 건데, 한숨을 쉬며 일단은 서아부터 방으로 옮기기로 했다.

아둥바둥 거리던 서아는 움직이면서 취기가 빠르게 올라왔는지 어느세 천사와 같은 모습으로 곤히 잠들어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

윤승아는 아까 발길질하면서 더러워진 옷을 갈아 입히고 침대에 곤히 눕혀 주었다.

“속옷까지…”

평소에 입던 속옷과는 어딘지 모르게 성숙해 보이는 속옷에 뭔가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지만, 아직 정말로 그런 사이인지 확실한 건 아니니까.

아까 놀이기구를 타며 긴장한 탓에 피로도가 쌓였는지 금방 골아 떨어진 서아를 남겨둔 채 윤승아는 다시 거실로 나왔다.

아까보다 더 취했는지 반쯤 감기는 눈으로 졸고 있는 김시우를 보고 윤승아는 한숨을 쉬었다.

‘난장판이네.’

아까 서아가 발버둥치면서 안주들과 술병들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흐흐..”

김시우도 가버린 건지 엎어져서 뻗어버린 모습이었다.

“아직 애들은 애들이네…”

윤승아는 김시우의 의식이 없는 걸 확인하고 염동력을 이용해 뒷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영감이 보면 비웃겠네.’

천하의 윤승아가 애들 뒷정리를 하는 모습을 본다면, 술자리에서 몇 번이고 이야기를 꺼내 자신을 자극하겠지.

자신이 계획했던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될 줄 몰랐네.

“하..하하하.”

그래도 기분은 좀 나아진 듯했다. 그 인간 때문에 가슴 한편에 있었던 응어리가 조금은 풀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직 확신하긴 힘들어도 서아가 의지할 사람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닌 것 같으니까.

“그건 그렇고 둘다 왜 이렇게 술에 약한거야?”

윤승아는 서아와 김시우가 마시던 실리스크를 들어 올려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복수라도 할 생각인지, 서아가 학생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말려서 한잔도 못했으니까.

기분이 울적할 때는 역시 진탕 취하고 싶은 기분이다.

__꿀꺽 꿀꺽 꿀꺽

실리스크를 무슨 물 마시듯 들이키는 그녀.

“푸하.. 이제 좀 살 거 같네..”

기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취할 생각으로 술을 마시던 그녀는 뭔가 이변을 느끼기 시작했다.

바실리스크 독 때문에 목이 따끔따끔 거리는 건 그렇다 쳐도 왜 이렇게 어지러운 걸까.

갑작스럽게 마셔서 그런지 취기가 금방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천하의 윤승아가 이런 술 따위에 패배할까.

그녀는 발걸음을 내딛은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리스크를 너무 빠르게 마셔버린 탓에 그녀조차 감당하지 못할 취기가 올라왔다.

“아.. 이거 A등급이 아니라.. S등급 이구나…”

A등급이라 생각하고 병나발을 불어 버렸는데 S등급일 줄이야.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후우..후우.. 미치겠네 진짜..”

그 인간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그런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몇 번이나 하는 건지.

윤승아는 마력을 운용해 취기를 날려버리려 했으나 바실리스크의 독이 몸 안에 들어온 탓에 그게 쉽지 않았다.

괴물이라 불리는 S급 헌터를 취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인 만큼,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조금은 맑아진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취한거.. 그냥 김시우만 방으로 옮기고 나도 자야겠어.’

벌써부터 내일의 숙취가 걱정스러운데, 윤승아는 뭐가 그리 좋은지 해실 거리는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김시우를 들어 올렸다.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긴 했지만 이렇게 자세히 볼 기회는 별로 없었는데.

외모가 변했다고 듣긴 했지만, 사람이 이정도로 잘생길 수가 있는 건가?

“…”

윤승아는 주책이라 생각하며 김시우를 염동력으로 들어 올렸다.

두둥실 떠오른 상태에서 보니, 아까 서아의 발길질에 김시우의 옷도 더러워져 있었다.

이대로 침대에 내려놓기에는 뭔가 찝찝한 상황.

평상시라면 그냥 길바닥에서 자도 신경 쓰지 않겠지만, 자신의 실수로 S등급 실리스크를 마신 상태였다.

“…”

어차피 손으로 만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옷만 갈아 입히는 거야.

고작 남자 알몸을 보는 게 대수인가.

염동력으로 상의를 벗기자 예술가가 조각한 것 처럼 완벽하게 쪼개진 근육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하나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고 선명하게 자리 잡아 있는 근육의 모습은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

괜히 손가락으로 눌러보고 싶은 기분에 빨래판처럼 나뉜 복근을 검지로 꾹 눌러 보았다.

자신의 몸이나 서아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단단함.

왠지 모르게 중독성이 있어서 근육을 누르고 있었는데, 김시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아야..?”

“아.. 오빠 그게..”

깜짝 놀라 염동력이 해제되면서 김시우가 떨어지려 하자 서둘러 달려가 김시우를 붙잡았다.

술에 취한 상태라 그런지 능력 제어가 쉽지 않았다.

“으흠~ 우리 서아.”

김시우는 자신을 서아로 착각했는지 품으로 끌어안았다.

“오빠 저는 서아 언니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입술을 덮쳐오는 김시우.

부드럽지만 어딘가 단단한 입술이 곱게 포개 졌다.

그와 동시에 능숙한 손길로 자신의 뒷목을 쓰다듬는 손길, 겨우 뒷목을 만질 뿐인데 몸이 반응했다.

‘뭐..뭐야 몸이 왜 이래..’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시우의 혓바닥이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왔다

“으..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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