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9화 〉 마지막 한 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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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
문을 열자 눈을 치켜뜨고 있는 정수아가 나타났다.
씻고 바로 온 것인지, 살짝 젖어 있는 물기와 바디워시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왔다.
거기다 나름 꾸민다고 꾸민 것인지 평소에는 잘하지 않는 화장까지 한 모습.
주변을 두리번거리고는 말없이 안쪽으로 들어왔다.
“화장도 했네? 옷도 그렇고.”
기장이 짧은 청반바지에 하얀색 나시와 조금 얇은 소재로 된 가디건.
딱히 화려한 느낌은 없는 패션이지만, 몸매 때문인지 꽤 부각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키는 작지만, 비율이 좋아서 그런지 귀여운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반바지 밑으로 드러난 뽀얀 두 다리가 많이 매력적이라 할 수 있었다.
가볍게 입은 것처럼 보이지만, 소재가 꽤나 고급스러운 걸 보니 일반적인 의상은 아닌 듯했다.
“그냥 아무거나 입고 온 거야. 그리고 나갈 때는 당연히 화장하고 다니는 거 몰라?”
여전히 쌀쌀 맞은 목소리. 아무렇지 않게 내 옆을 지나가는 정수아를 멈춰 세웠다.
“읏.”
확실히 작긴 작네.
가디건을 살짝 치우고 흰 나시 사이로 꽤나 화려해 보이는 검은색 속옷이 살짝 비쳐 보였다.
평소에 입던 속옷보다 섹시한 느낌이 강하게 강조된 듯한 속옷.
겉에있는 장식 때문에 조금 까슬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청바지가 꽤나 타이트 해서 벗기기 힘드네, 지퍼를 내리자 아래쪽 속옷도 모습을 드러냈다.
‘아래쪽도, 같은 속옷이네. 뭐 당연한가?’
노골적인 손길도 피하지 않고, 반항적인 얼굴로 있을 뿐 별다른 대응은 하지 않았다.
“예쁜 거 입었네?”
“너..너 보여 주려고 입은 거 아니야.”
나 보여주려고 입은 게 아니면 누구 때문에 입은 건데?
나도 모르게 가슴을 쥐고 노려봤더니 황급히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트..트집 잡을까 봐 입은 거지. 너 같은 새끼 좋아하라고 입은거 아니야..”
“흐으음.”
갑자기 쭈글해지는 모습도 귀엽네.
다시 반항적인 얼굴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래서는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네.
옷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브래지어를 살짝 치우자 아담하지만 탱글 거리는 가슴이 느껴졌다.
부드러운 가슴 끝, 유독 딱딱한 게 매달려 있었는데.
크기도 작아서 귀여워 보이는 꼭지 부분.
“흐읏.. 흡..”
내 손길에 전혀 반응하지 않겠다는 듯 이를 꽉 물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
어떻게든 신음을 참으려 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자극받아 버릴 수밖에.
얼굴이 완전히 풀려 버릴 때까지 사정없이 박아대고 싶지만, 오늘은 그걸 위해 온 게 아니니까.
적당히 꼭지를 가지고 놀며 정수아를 끌어당겼다.
이미 깨끗이 씻고 온 모양인데, 또 씻을 필요는 없겠지.
침대 옆으로 가자 옆에 거대한 거울이 있었다.
거울을 보면서 하는 커플도 있다는 데, 나도 처음이라 꽤나 이색적인 기분이 들었다.
“흠~ 흠~”
여유로운 표정으로 옷을 벗기려는 순간, 정수아가 손을 강하게 쳤다.
“내가 벗을 거니까. 건들지 마. 변태 새끼야.”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게 더 변태가 아닐까?”
“이건 계약 때문이니까.”
어떻게든 이를 세우며 반항하려는 걸까.
뭐 이 정도는 어울려 줄 수 있었다.
나는 정수아가 옷을 벗는 모습을 노골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키는 작지만, 비율이 좋아서 전체적으로 좋은 몸매.
군살 하나 없이 우윳빛으로 매끈거리는 피부.
길게 쭉 뻗어 있는 두 다리와 두 팔, 박아 넣기 좋게 벌려진 골반.
아담한 키에 비해 사나워 보이는 표정.
붉은 색 눈동자와 머리카락 때문인지 더 사나워 보이는 느낌이 강했다.
스륵 거리며 옷이 피부에 스치는 소리에 자지가 껄떡거렸다.
침대 옆에 있는 거울에 비쳐 보이는 내 거대한 자지.
당장이라도 여자들을 굴복시킬 것처럼 굳건히 서 있는 자지의 모습에 정수아가 힐끔거리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건 벗지 마. 날 위해 입은 건데.”
속옷마저 벗으려는 걸 말렸다. 기왕 신경 써서 입은 속옷인데 벗어 버리면 의미가 없어지니까.
“변태 새끼.. 널 위해 입은 거 아니.. 꺄악!…”
속옷만 입고 있는 정수아를 그대로 들어 침대 위에 던졌다.
고급 호텔답게 침대도 튼튼한지 안전하게 받아 주네.
‘본인은 모르겠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곧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기대하며,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표정.
당장이라도 자신을 덮쳐주길 원하는 암컷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
정수아의 바람대로 구멍이 제대로 닫히지 않을 정도로 박아주고 싶지만, 오늘은 다른 방식으로 즐길 생각이니까.
손 끝으로 정수아의 복부를 스치듯 만졌다.
“…”
이정도는 참을 수 있는지 입을 닫고 날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다른 쪽을 만져주길 기다리고 있으려나.
살집이 없어도 여자의 몸이라는 걸까. 그런대로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다은이 쪽이 만지는 느낌은 더 좋긴 하지만, 뭐 이건 이것대로.’
이번엔 옆구리, 부드럽게 주무르자 정수아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그딴 곳은 왜 만지는 거야!”
민감한 부위라기보다는 좀 부끄러운 느낌이려나.
“글쎄?”
“아..아프다고!”
“요즘 입이 거칠어 진 것 같네?”
“주위에 너 같은 새끼밖에 없으니까…”
“흠?”
어딘지 모르게 실연당한 주인공 같은 표정.
내가 사라진 사이에 강주원하고 싸운 건가?
뭐 그 새끼가 어떻게 되던 나야 상관없지. 오히려 이쪽은 환영할만한 이야기라 할 수 있었다.
본인이 누구의 것인지 확실히 알려줄 필요가 있으니까.
매번 거칠게 했으니,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자극할 생각이었다.
일부러 민감한 부위는 만지지 않고, 피부 결을 스치듯 자극했다.
‘자극이 약한가?’
그다지 변동이 없는 성욕 수치.
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 음란한 손길 : 활성화 ]
접촉한 부위의 민감도를 올려 주는 스킬.
이미 페로몬에 중독된 상태에서 음란한 손길까지 당하면 반응이 오겠지.
정수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분홍빛 기운으로 몸을 스치자 아까와는 다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다지 큰 자극 없이 스치듯 지나갈 뿐인데,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반응.
브래지어를 내리자 귀여운 젖꼭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러 유두를 피해 자극하는 손길.
“흐응.. 흐읍…”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하는 숨결에 나도 서서히 자극의 강도를 올렸다.
꼭지를 만져달라는 듯 몸을 틀었지만, 어림없지.
“내가 지금 어디를 만지고 있지?”
“뭐?”
“내가 만지고 있는 게 어디지?”
“그런 걸 왜 물…으흐흑!! 핫…”
살짝 스치기만 했을 뿐인데, 반응이 좋았다.
스킬의 효과도 있고, 아마 계속 몸의 감도를 올려둔 탓도 있겠지.
“…”
여전히 굳게 닫혀 있는 정수아의 입.
뭐 얼마나 버틸지 한 번 볼까.
그 뒤로 한참 동안 정수아의 몸 이곳저곳을 자극했다.
음란한 손길의 효과인지, 성감대가 아닌 부분에도 반응하는 정수아.
[ 인큐버스의 눈 : 활성화 ]
오랜만에 사용한 스킬에 정수아의 성감대가 그대로 보였다.
선명하게 분홍빛을 나타내는 보지와 가슴을 말할 것도 없고, 옆구리까지 분홍빛이었다.
‘아 그래서, 반응이 그랬나?’
다시 한번 옆구리를 자극하자 발작하는 정수아.
“아프다니까?!”
“…”
“흐읏.. 흐응..”
하지만, 저게 아파서 내는 소리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끈적거리고 집요하게 자극하자 점차 젖기 시작하는 정수아의 균열.
팬티 위로도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얼룩의 크기가 커지기 시작했다.
몸을 떠는 정도도 심해지는 것 같고, 곧 절정할 것으로 보였다.
그럼 이쯤에서 손을 떼어볼까?
“…?”
*
시발, 이게 몇 번째지?
아래쪽이 욱씬 거리며 무언가 올라오려는 순간 자극이 사라졌다.
조금만 있었으면 갈 수 있었는데.
“하아..하아.. 하아.. 하아..”
짜증나는 표정으로 이쪽을 보며 웃는 김시우, 내가 노려보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얼굴이었다.
달아오른 몸에서 흐른 땀으로 침대 시트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아래 쪽에서는 이제 숨길 수 없을 만큼 많은 물이 흐르고 있지만, 나는 아직 한 번도 가질 못했다.
‘이.. 강간마 새끼가!!’
왜 가게 해주지 않는 거지?
머리가 어지럽다. 도저히 사라지지 않는 갈증에 미칠 것만 같았다.
“수아야.”
귀를 후벼 파는 묵직한 목소리.
듣는 것 만으로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달콤한 목소리지만, 내용은 짜증 나기 그지없었다.
“내가 만지고 있는 곳이 어디지?”
“나보고 뭘 어쩌라고!!!”
아까부터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질문에 화가 폭발했다.
“뭐하는 건데 이 새끼야!!!”
왜 만져주질 않는 건데, 만질 수 있으면서 왜 만지질 않는 건데.
자신은 계약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알몸으로 무방비하게 있는데 왜, 만져주질 않는 건데.
“수아야.”
자신에게 수치심이라도 느끼게 하고 싶은 걸까?
애원하는 모습이라도 보고 싶은 걸까?
변태 같은 새끼.
‘어차피 의미 없지 않을까?’
남들에게는 절대 보여줘서는 안 되는 가슴도, 음부도 김시우의 손에 유린 당한지 오래다.
김시우 앞에서 숨길 게 있을까?
어차피 협박당하는 입장이라 거부할 수도 없는데.
“옆구리.. 병신아!!”
“옳지.”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 자신을 아랫것 취급하는 반응이었으나 이상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누워 있는 자신을 세우고는 뒤에서 껴안았다.
다리 사이에서 숨김없이 그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시우의 자지.
말도 안 되게 굵고 긴 모습은 거울에 그대로 비쳐 보였다.
“그럼 여긴?”
뒤에서 껴안고 있는 탓인지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너무나 가까운 거리 때문에 숨결이 귀를 간질거렸다.
“가..가슴…”
손에 박힌 굳은살이 피부를 스쳤다.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 주는 투박하고 거친 손.
거친 외형에 비해 손길은 한없이 부드러웠다.
“그럼 여긴?”
“저…젖꼭지.. 흐..으읏..”
거친 손이 젖꼭지를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다.
사람 몸이 무슨 자기 장난감이라도 되는 것 마냥 가지고 노는 김시우.
“왜 이렇게 단단해 졌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손에 남아 있는 노력의 흔적.
“니..니가 만져서 병신아…”
“내가 만져서 흥분했어?”
귓가를 간질거리는 김시우의 숨결 때문에 어지러웠다.
“새..생리 현상이야. 벼..병신아!”
“그러면 누가 만지던 이렇게 되는 거야?”
“아니야! 아무한테나…”
화끈 거리는 열기가 얼굴에 확 올라왔다.
“그렇구나. 그럼 여긴 어디지?”
드디어 아래쪽으로 내려간 김시우의 손가락이 안쪽으로 들어왔다.
“여..여성기..”
“그거 말고, 다른 단어는 없을까?”
“음부.. 아..”
그게 아니라는 듯 김시우의 손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왜 빼는 건데, 왜? 왜? 왜?’
눈을 감고 상스러운 단어를 입에 올렸다.
“보..보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