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한 세이브로 따먹다-207화 (207/235)

〈 207화 〉 207 서바이벌 평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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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인트 + 375 ]

[ 포인트 + 3203 ]

[ 포인트 + 505 ]

...

쓰러트리는 순간 포인트가 우수수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직 순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 아까보다는 더 높게 상승했을 거다.

"생각보다 포인트가 많이 없네."

하긴 수준이 떨어지는 녀석들이 살아남기 위해 연합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그나마 리더로 보이는 녀석의 포인트가 좀 높고 나머지는 다들 고만 고만 했다.

그래도 몬스터를 사냥해서 얻는 포인트 보다는 수치가 높았으니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정확한 수치를 표시해 주지 않아서 순위가 얼마나 올랐을지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30위 안쪽으로 들어갔겠지.

"뭐 마지막에 순위가 요동치겠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순위가 급변할게 분명했다. 포인트가 높은 녀석들끼리 싸우면 당연히 그럴 수 밖에.

당장 나만 해도 이렇게 높으니까.

[ 이름 : 김시우 ]

[ 포인트 : 32035 ]

내 위에 있는 녀석들은 이거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쓰러트릴 때마다 여기서 반절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으니, 지금의 등수는 무의미할지도 몰랐다.

"마지막까지 방심하면 안 되겠지."

나는 주변을 오가며 놈들을 쓰러트리고 얻은 전리품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규모에 비해서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전리품들.

아마 실력은 떨어지는 데 인원수만 많다보니 서로 보급품을 나눠 쓰다 보니 그런 모양이었다.

"이번에도 안 남았네."

아까 리더로 보이는 놈의 검이 강화되어 있어서 혹시 큐브를 얻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이번에도 증발해 버렸다.

상대방에게서 큐브를 강탈하는 건 불가능한 모양이다.

'보급품이나 사냥을 통해서 얻은 큐브만 인정되는 건가?'

기습을 통해서 큐브를 독식하는 건 불가능한 모양이다.

리스크를 감당해야 리턴이 있다는 건가.

계속 숨어서 기습하는 방식을 취하는 놈들에게는 나름의 제약을 준 모양이다.

마지막에 운 좋게 상대를 쓰러트려서 점수를 얻으려 했던 녀석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팔찌로 현재 상태를 확인하자 그동안 강화시켰던 장비들의 수치가 떠올랐다.

[ 보호막 : 3단계 ]

[ 검 : 3 단계 ]

각각 큐브를 3개 정도 넣은 결과물.

게임 수치로 비교하자면 검은 큐브 하나당 공격력 30% 증가, 보호막은 내구성이 100% 증가했다.

모든 공격을 받아도 멀쩡한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기습을 당해도 버틸 정도의 내구성이었다.

은밀함을 유지하려면 마력 사용을 절제해야 하는데, 그러면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큰 공격을 하면 무조건 들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뒤통수만 치던 놈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

뭐 기습도 나름대로 생존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몇 번 당해보면 짜증 날 수 밖에.

"저쪽 숲으로 떨어졌다고 했지..?"

희미하게 올라오는 붉은색 연기를 보며 침을 삼켰다.

지금 남아 있는 생존자 수준을 생각한다면 진작에 보급품을 얻었으리라.

갈수록 보급품의 숫자도 줄어들고, 떨어지는 속도도 빨라진 탓에 처음부터 근처에 떨어지는 게 아닌 이상은 보급품을 얻기 힘들었다.

점점 그 숫자도 줄어드는 게, 사냥을 유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등급이 높은 놈을 잡다가 우연히 큐브 하나를 얻은 적이 있으니, 지금부터 큐브를 얻으려면 사냥을 해야겠지.

나는 놈들이 말했던 숲의 경계에서 주변을 확인했다.

"기운이 묘하게 익숙하네."

[ 히로인 : 윤서아 ]

[ 특성 : 진리를 탐구하는 눈동자 ]

호감도 시스템을 이용해 서아의 특성을 빌려 왔다.

살짝 어지러운 느낌과 함께 주변에 있는 마력의 흐름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섬세하고 단정한 느낌이 드는 마법진들이 주변에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런 마법을 사용하는 건 역시 한 명밖에는 없었다.

"이쪽에 다은이가 있나 보네. 그럼 됐어."

떨어진 보급품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미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큐브랑 같이 음식이 들어 있었으니 말이다.

다은이도 잘 챙겨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경쟁자의 입장이긴 하지만, 굳이 서로 싸울 필요는 없었다.

마지막에 우리 애들만 남았으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굳이 교전할 필요는 없겠지.

놈들이 들고 있던 식량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보급품보다는 부족하지만, 사냥해서 먹는 것보다는 맛이 훨씬 좋았다.

'솔직히 이런 느낌이 더 익숙하기도 하고..'

쓸만한 건 없었지만, 인원수가 많아서 그런지 식수는 꽤 많이 있었다.

나는 병 하나를 열어 머리 위에 뿌렸다.

머리에서 온몸으로 떨어지는 깨끗한 물, 수원지가 있긴 하지만 역시 깨끗한 물이 좋다고 해야 할까.

다른 녀석들은 이 물병을 구하려고 싸우고 있겠지만, 나는 샤워를 위해 사용했다.

"이게 사치지."

강자만 누릴 수 있는 사치, 오랜만에 깨끗한 물로 씻어서 그런지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

"그르르르..."

딱봐도 사나워 보이는 늑대 무리가 코를 킁킁거리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두꺼워 보이는 가죽은 웬만한 칼로는 흠집 하나 내기 힘들어 보였다.

나는 몬스터가 지나갈 때까지 숨을 죽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6일차 저녁, 오늘이 지나면 드디어 평가전 마지막 날이 된다.

'힘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

시험 종료일이 다가오면서 슬슬 숨어 있었던 강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보이지 않던 상위권 녀석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 숲에는 어느 정도 영역이 생겨났다.

누가 영역을 정해둔 건 아니었지만, 서아나 다은이 같은 강자들을 피하려다 보니 대충 감으로 피하는 느낌이었다.

멀리서도 저렇게 얼음 조각들이 보이는데, 굳이 가고 싶지는 않겠지.

괜히 잘못 싸움을 걸었다가 탈락하는 불상사를 막으려는 지 교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폭풍전야, 마지막 날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고요한 느낌이 들었다.

심심하면 일어나던 습격도, 오늘은 거의 없었다.

'다들 생각이 비슷하겠지.'

아마 마지막 날을 노리고 다들 움직일 거다. 한 명만 쓰러트려도 얻을 수 있는 점수가 어마어마 할 테니까.

사냥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조금만 교전이 길어지면,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의 어그로가 끌렸다.

점수를 쌓기에는 최고였지만, 그만큼 위험했다.

"컹!! 컹!!"

"아니 십!! 숨어 있었는데 어떻게 안 거야!!"

"살려줘!!!"

멀리서 비명이 들려왔다.

이런 식으로 어중간하게 숨어 있던 놈들은 몬스터에 걸려 결국 탈락했다.

굳이 저쪽으로 가지 않아도 아마 곧 몬스터의 손에 쓰러질거다.

"아니! 십!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뒤쪽을 조심해!!"

"막아!! 막으라고!!"

약한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 어중간한 녀석들은 가만히 있어도 하나둘 떨어져 나갔다.

"으아악!! 내발!! 물었어!!!"

"아프지도 않잖아!! 호들갑 떨지마!!"

감지 능력이 좋은 몬스터들이 저렇게 돌아다니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은신처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사방이 막혀 있는 곳에서는 몸을 움직이기 힘들었으니까.

"아!! 순위권에 있는 놈 한명만 잡으면 되는 건데!!!"

계속 해서 들려오던 교전 소리는 비명과도 같은 고함을 끝으로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잠도 못 자게 하는 거지.'

안 그래도 주변을 경계한다고 계속 얇은 잠밖에는 자지 못했는데, 이제는 아예 잠도 잘 수 없었다.

피로도가 누적되긴 했지만, 여기서 잠들었다가는 바로 탈락할 위험성이 컸다.

__빠밤!

익숙한 알림 음과 함께 이번에도 상위권 생도들의 이름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1위와 2위는 윤서아와 박혜지가 계속해서 유지 하는 모습이었다.

매번 그렇게 화려하게 싸우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되었다.

의외로 다은이의 순위가 8위까지 내려간 모습이었다.

아마 한자리에 오랫동안 있었던 것 같은데, 아무도 그 근처로 가지 않아서 그런 모양이다.

곧 내 이름이 보였다.

18위 김시우.

...

상당히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내일까지는 안심할 수 없었다.

20위 강민지.

"역시 우리 민지야."

민지도 저평가 받고 있는 생도 중 한 명이었다. 내 옆에 있어서 약해 보이는 거지, 사실 민지 정도면 최상위권에 들어가도 이상하지는 않았다.

"정수아는 잘 살아 있는지 모르겠네."

그러고 보면 우리 애들을 신경 쓴다고 최근에 좀 내버려두긴 했는데, 걱정이다.

평가 시험이 힘들어서 정수아 혼자 살아남기는 힘들 거 같은데 말이다.

*

"에취!!"

"수아야 혹시 추워?"

"아..아니 그냥 갑자기 간질간질 거려서.."

정수아는 하늘 높이 올라가는 명단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김시우.. 18위..."

"뭐라고 했어?"

"아..아무것도 아니야."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런지 이전보다는 어색한 게 많이 사라졌다.

일반적인 상황도 아니고, 주위에 온통 적밖에 없으니 서로 의지할 수밖에.

처음에는 강민지가 무서웠던 정수아였지만, 계속 지내다 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은근히 잘 챙겨주는 게 다은이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할까.

"너 또 이상한 생각 했지?"

"안 했어.."

역시 아직도 무섭긴 하지만, 정수아의 버프의 효과를 본 강민지는 상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다른 생도들을 만날 때마다 무조건 정수아 부터 노리다 보니, 강민지가 뒤에서 공격하기 쉽다고 해야 할까.

정수아의 보호막이 생각 이상으로 단단하다 보니, 여러명이 함께 달려들어도 문제없었다.

A급 대형 몬스터의 공격을 막아낸 보호막답게, 자신을 지키는 건 확실하게 할 수 있었다.

"그래도 포인트를 못 쌓아서 어떻게 해?"

강민지가 챙겨 주고 있기는 하지만, 확실한 공격 기술이 없는 탓에 생도를 쓰러트리는 건 강민지가 할 수 밖에 없었다.

사냥으로 얻는 포인트는 최대한 정수아에게 몰아주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생도를 쓰러트리는 게 더 많은 점수를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지 강민지가 미안한 눈으로 정수아를 바라보았다.

"그냥 지금 도와주는 것만 해도 충분해... 그리고."

내일이면 자신도 점수를 쌓을 수 있겠지.

'아까 성공했던 공격이라면...'

사방에 숨어 있던 생도 들은 각자 각오를 다지며 마지막 날을 기다렸다.

"이번에는 안 질거야."

강민지 역시 자신의 위에 있는 김시우를 보며 투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얼마 후 12시가 넘어가며 드디어 마지막 날이 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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