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화 〉 160 서아랑 세아랑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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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진짜 영감이 갑자기 나타나서…. 쓸데없는 말 하는 줄 알고 괜히 고생했네….”
처리 불가 상태가 되었으면, 자신이 나설 생각이었다. 김시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딸아이의 성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아니겠는가.
뒤에서 지켜보다가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되면 끼어들 생각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최태수의 등장으로 인해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뭐.. 생도치고는..’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항마의 마력이 주변에 있던 마기를 밀어내고, 일격에 슬라임의 내부를 베는 모습.
간단한 동작이지만, 저런 결과를 만들어 내기란 절대로 쉬운 공격이 아니었다.
고유영역을 전개하고, 내부를 배는 모습은 솔직히 멋지긴 했다.
비록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생도에 불과하긴 하지만, 특유의 외모와 분위기 때문일까.
청아한 항마의 마력 속에서 검을 쥐고 있는 김시우의 모습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벌써 A급에 한 발자국 걸치다니….”
벌써 저 정도 실력이라면, 무조건 사신 길드로 데려올 생각이었다.
최태수도 김시우에게 흥미가 있는지 제자로 받아들이겠다 말하긴 했지만, 그 영감은 절대로 자신보다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수는 없을 거다.
아까의 모습을 떠올리자, 김시우의 품에 잠깐 안겼던 순간이 떠올랐다.
남편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그 단단한 몸, 선명하게 드러난 핏줄, 거기에 완벽에 가까운 얼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자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하아 일이나 해야지.”
최태수가 등장하지만 않았어도 김시우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볼 수 있었을 텐데, 다 최태수가 문제였다.
“그 영감탱이..”
사아의 동생인 척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얼마나 놀려댔던가.
알만한 사람이 무슨 학생인 척을 하고 있냐며 호탕하게 웃던 얼굴이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서아나 이지아 앞에서는 둘을 놀린다는 생각에 전혀 부끄럽지 않았으나, 최태수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니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야 자신의 정체를 모르니 상관없다지만, 최태수는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그 영감의 입이 무거우니 아무한테나 말하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민아라면 또 몰랐다.
“민아 앞에서 쓸데없는 말 했다가는 가만 안 둘 거야..”
부들부들하며 서류에 사인하고 있던 중, 비서실에서 연락이 들어왔다.
“응? 누가 왔다고…?”
윤승아는 의외의 인물의 등장에 조금 당황한듯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돌아가라고 할 수도 없는 법이었다.
“들어오라고 해.”
무슨 중요한 일이 있는 걸까, 윤승아는 서류에 시선을 돌렸다. 한참 시간이 흐르고 윤승아의 집무실로 한 남성이 걸어 들어왔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여기까지 찾아오고.”
윤승아는 남성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김지호는 화가 나는 기분이 들었으나 참기로 했다.
조금 찝찝하기는 했지만, 놈들은 약속을 지켰다. 아직 완전히 과거의 모습이라 하긴 힘들었으나 피부의 나이가 줄어든 게 눈에 보였으니.
과거의 모습만큼은 아니지만, 주름이 줄어들고 몸의 군살이 줄어들었다.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이라면 분명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겠는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윤승아에게 다가갔다.
“여보. 나 달라진 거 없어?”
“응? 어….”
서류를 넘기던 윤승아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남편 김지호의 얼굴을 잠깐 확인했다.
‘전혀 모르겠는데…. 조금 다른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보고 있자 은근슬쩍 윤승아에게 치근덕거리기 시작했다.
“나 일하고 있는 거 안 보여?”
결혼한 사이에서는 평범해 보이는 스킨십이지만 윤승아는 질색이라는 듯 김지호를 밀어냈다.
“그게.. 그래도 결혼한 사이인데..”
“…”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김지호의 모습을 보고 있자 괜히 마음 한구석이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비록 김지호가 한심하고 맘에 안 들긴 해도, 그 긴 시간 동안 한눈팔지 않고 서아를 돌보지 않았는가.
“하아…. 그래 한 번이면 되는 거지?”
“저..정말?”
염동력에 의해 김지호의 몸이 허공에 떠올랐다. 몸이 공중에 떠 있으나 모든 걸 받쳐주는 가장 편안한 자세.
그의 바지와 속옷이 내려가고, 10cm도 안 되어 보이는 작은 자지가 나타났다.
소시지처럼 보이는 김지호의 물건은 크기가 커져도 보잘것없어 보였다.
그나마 덜 징그러워서 다행이라 할까.
‘하아.. 참아야지.’
윤승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염동력을 이용해 김지호의 자지를 흔들기 시작했다.
너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은 부드러운 움직임에 김지호의 허리가 들썩거렸다.
“여보.. 이런 방식으로 말고…!”
역겨운 느낌이 들었으나, 그래도 부부 사이 아니던가.
윤승아는 귀를 닫고 그저 서류에 집중했다. 왠지 모르게 김시우를 통해 안구를 정화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
체크인이 끝난 뒤 호텔의 엘리베이터 안, 등급이 높은 호텔이라서 그런지 엘리베이터 내부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전체적으로 금색으로 된 내부에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각인들이 새겨져 있었다. 우리가 향하는 곳은 이 호텔의 스위트룸.
내가 매번 얻어먹기만 하는 걸 불편하게 생각하는 걸 알고 있는지, 이번에는 서아치고는 나름 서민적인 선택인 모양이다.
‘뭐 이것도 싼 게 아니지만….’
서아는 모르겠지만 계산은 내가 할 예정이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서아의 카드 명세서에 호텔 투숙비는 남기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해야 할까.
아까 물어보니 체크아웃?
나갈 때 계산 하는 것 같으니 그럴 예정이다. 그동안 받은 걸 생각하면 이 정도는 진짜 별거 아니지.
호텔을 예약했다고 말할 때 그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지 조용히 입을 닫고 있는 서아의 모습이 보였다.
“…”
하긴 본인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부끄러울 수도 있겠다.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서아를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얼굴이 붉어지는 서아였다.
무슨 상상을 하고 있으려나, 저번 풀 빌라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리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서아의 턱을 붙잡고 살짝 들어 올렸다. 상기된 얼굴과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할지 모르는 눈동자.
반응을 보면 절대로 잠만 잘 생각은 아니겠지.
나는 앵두처럼 상큼해 보이는 서아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그러자 살짝 놀랐는지 바로 열리는 서아의 입, 나는 가볍게 서아를 맛보았다.
“바…. 방에 가서….”
밖에서 그러는 건 부끄러운 걸까. 서아는 날 밀어내고 내 품에 숨어 버렸다.
“방에 가서?”
“…”
방에서 뭘 할 생각일까, 나는 피식하고 웃어 버렸고 어느새 우리의 방이 있는 층에 도착한 모양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된 복도를 지나 방 번호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말없이 걷다 보니 우리가 오늘 이용할 방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서아가 품에 있던 카드키를 들어 올렸다.
__삐릭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다.
입구 옆에 카드키를 꽂자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대리석 바닥과 벽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 방도 널찍해서 시원시원한 느낌이었다. 특히 넓은 창밖으로 보이는 여수 밤바다.
바다를 바라보며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서아를 품에 안으려 했으나 내 품을 쏙 빠져나가더니 화장실로 달려갔다.
작은 키로 달려가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화장실에 숨은 서아는 고개만 내밀더니 얼굴을 붉힌 채 중얼거렸다.
“일단은 씻고 나서….”
그렇게 말하고는 화장실 문을 닫아 버렸다. 그러고 보니 전투가 끝나고 곧장 호텔로 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마침 화장실이 하나 더 있어서 나도 거기로 들어갔다.
“여긴 화장실도 크네.”
샤워 부스와 욕조가 분리되어 있었다. 안쪽에는 새하얀 목욕 가운이 있어서 나도 옷을 벗고 일단 몸을 씻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물을 틀자마자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게 시설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좋긴 좋네….”
따뜻한 물을 맞고 있으니 아까 전투에서 쌓였던 피로가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그 감각이 선명하다 해야 하나, 홍류석의 코어를 벨 때 느꼈던 그 짜릿함에 손이 떨리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적당히 물을 맞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부스 문을 열고 나겠다. 세면대와 큰 거울 앞에는 헤어드라이어나 수건 같은 게 갖춰져 있었다.
몸에 있는 물기를 털어내고 머리를 말린 후, 대충 목욕 가운을 걸치고 침대가 있는 방으로 나왔다.
“흠.. 서아는 아직도 씻고 있나.”
꽤 오랫동안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여자인 서아가 더 오래 걸리는 걸까.
나는 적당히 창가에 앉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여수 밤바다를 구경했다.
“이런 곳에서 살면 좋겠네.”
옛날에는 하루에 몇 만원만 써도 벌벌 떨었는데, 이제는 호텔에 오다니.
스스로의 성장에 감탄하고 있던 사이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
서아도 나와 마찬가지로 목욕 가운을 입고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방금 씻어서 그런지 촉촉해 보이는 서아의 피부, 조금 젖어 있는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평소에도 이쁘긴 했지만, 더 예뻐 보인다고 해야 할까.
‘다 보이네.’
매듭을 엉성하게 했는지 움직일 때마다 가운 사이로 속살이 보였다.
봉긋하게 솟아있는 서아의 가슴, 귀엽게 튀어나온 젖꼭지가 한 번씩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러고 있으면 안 돼.”
“응..?”
서아는 나른한 표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다시 확인했다. 엉성하게 묶여 있던 매듭이 풀리고 서아의 알몸이 드러났다.
체형에 비해 큰 가슴, 눈처럼 새하얀 피부에 분홍색 유룬과 유두는 여전히 작고 귀여워 보였다.
까슬까슬 해 보이는 새하얀 털이 자라있는 서아의 보지, 내가 질 속을 억지로 비집고 넣었던 서아의 보지는 처녀였을 때 그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아래쪽에 살짝 피가 몰리는 기분이 들었다.
혹시 의도한 걸까 고민했는데, 서둘러서 매듭을 다시 묵는 서아였다.
“급하게…. 나온다고….”
“앞으로는 조심해야 해.”
내 앞에서 그러는 건 상관없지만, 다른 남자 앞에서 저런다면, 그 남자를 가만두지 못하겠지.
“저…. 절대로 안 그래.. 시우 앞이니까….”
우물쭈물하는 서아.
아, 못 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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