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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세이브로 따먹다-149화 (149/235)

〈 149화 〉 149 비전 검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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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필, 아카데미 1학년 랭킹 150등.

고유능력 덕분에 최상위권 탱커로 인정받는 헌터중 한명이었다.

그는 처음 강민지를 만난 그 순간을 잊지 못했다.

한눈에 반한다는 걸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그는, 도저히 강민지의 얼굴이 잊히지 않는 나날들이 계속되자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운명적인 만남은 아니었다. 그저 아카데미 내부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게 다였다.

땀을 뻘뻘 흘리며 트랙 위를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이미 마음을 빼앗긴 뒤였다.

열 번 찍어서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했던가.

매번 거절만 당한 그였으나, 계속해서 시도한다면 자신을 봐주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강민지에게 계속 접근했던 그였다.

다른 이었다면 계속되는 거절 덕분에 각오가 꺾일지 모르지만, 그는 달랐다.

한번 하겠다고 정하면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가는 그의 성격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만큼, 고작 거절 몇 번 당한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았다.

질릴 정도로 계속해서 도전했고, 결국 강민지에게 돌아온 대답은 복부에 꽂힌 주먹 한 방이었다.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지.’

강민지에게 주먹을 맞았음에도 그의 마음은 꺾이지 않고 오히려 더 타올랐다.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강렬한 모습에 더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힘든 일 앞에서도 어떤 불만 없이 묵묵히 수행하는 모습, 오랜 수련을 통해 만들어진 탄탄한 몸과 라인, 모성애가 잔뜩 담겨 있을 것 같은 커다란 가슴과 골반.

거기에 절대로 꺾을 수 없을 것 같은 도도한 얼굴까지, 모든 게 그의 취향이었다.

그의 마음은 진심이었기에 강민지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연히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던 그였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건 강사모, 어딘지 모르게 구려 보이는 놈들이었으나 강민지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으로 보였다.

처음 놈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혐오감에 쌓였던 그였으나, 자신이 보지 못했던 강민지의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었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일까. 자신의 진실한 마음이 어딘지 모르게 왜곡되었던 건.

강민지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고, 강민지를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그 누구도 강민지를 가지지 못하게 하겠다. 멀리서라도 지켜만 볼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해 왔다.

강민지의 사진을 보며 만족하는 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거슬렸던 김시우의 존재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파트너로 강민지에게 말도 붙이지 못하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모습을 보고는 안심했던 그였다.

이렇게 완벽한 자신도 거절한 강민지가 저렇게 한심한 놈을 좋아한다?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동정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성적에 방해가 되는 김시우에게 그다지 화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보고 더 마음을 빼앗겼던 그니까.

하지만 그러므로 그렇게 가까워 질 거라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다.

‘감히…. 민지 님을..’

자신이 더 진심으로 좋아했는데, 저런 기생오라비 같은 얼굴이 더 좋은 걸까.

단순히 강민지와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주변에 여자들이 잔뜩 있는 놈이 아닌가.

매번 볼 때마다 여자 생도들과 대화를 하는 놈은, 윤서아, 이다은과도 친해 보였다.

자신이 가진 걸 다 가진 듯해 보이는 놈을 보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밀려 왔다.

‘다시는 설치지 못하게 만들어 주마!!’

어차피 주변에 있던 놈들은 자신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떨거지들이었다.

분노의 감정이 담긴 주먹이 김시우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금속화, 신체를 금속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었다. 마력을 통해서 신체를 특정한 금속으로 변경하는 게 가능한 능력이었다.

처음에는 일반적인 금속이 강철이나 구리만 가능했으나, 게이트 내부에서만 발견되는 광물로도 변화시키는 게 가능하게 되었다.

게이트 내부에서 발견되는 특수 금속들은, 금속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광물은 마력 전도율이 높아 오러를 더 효율적으로 쓰게 해 주거나, 어떤 광물은 내구성이 미친 듯이 강하거나, 특정한 광물은 마력을 억제하는 것도 가능했다.

전도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미스트릴로 변경된 두 팔에 마력을 흘려 넣자 엄청난 위력을 내며 벽을 부숴버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강한 공격이라고 해도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법, 김시우는 날다람쥐라도 되는 것처럼 자신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며 반격했다.

별거 아닌 것 같은 공격에도, 두 팔이 닿을 때마다 강한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새끼 무슨 힘이….’

겉으로 볼 때는 힘도 못 쓸 것 같은 기생오라비 같아 보이는데,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미스트릴 덕분에 마력이 증폭된 상태였음에도 항마 능력 때문인지 조금씩 밀려나는 게 눈에 들어왔다.

“단단하긴 한가 봐?”

“닥쳐라! 기생오라비 같은 놈이…. 민지 님을 속인 네놈의 본성을 밝혀주마!!!”

운이 좋아서 그런 얼굴을 가진 주제에 주위에 있는 여자들을 속이는 김시우의 추악한 본성을 꼭 드러내고 말겠다.

그런 각오와는 다르게 이성은 김동필에게 경고를 보냈다.

‘좀만 더했으면 위험했겠는데.’

김동필은 자신의 팔에 생긴 자국을 보고 중얼거렸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마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단순히 마력과 마력의 싸움으로 가는 건 승산이 없어 보였다.

각성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이 정도의 마력을 쌓을 수가 있는 건가.

‘나쁜 새끼…. 다 가진 거냐?’

얼굴이면 얼굴, 몸이면 몸, 능력이면 능력, 거기에 자신하고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나 보이는 잠재력까지.

김동필은 강한 열등감을 느끼며 반드시 김시우를 부숴 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미스트릴로는 승산이 없다. 조금 무리해도 어쩔 수 없지….’

적당히 협박하면 알아서 길 거로 생각했으나, 자기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에 김동필은 모든 마력을 끌어 보았다.

마력을 억제한다고 알려진 아다만타이티드, 그리고 미스트랄,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아만다티디움으로 혼합된 합성합금으로 재질을 변환했다.

‘비상용 도핑제….’

도핑제를 삼키자 체내의 혈류가 빠르게 돌기 시작하더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마력을 폭주시켜 모든 신체 능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물약, 위험성이 큰 탓에 사용이 금지된 약물이었으나 지금은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박살 내주마!!!”

“그렇게까지 한다고..?”

마력이 끝나기 전에 김시우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까와 똑같은 격돌이 일어났으나 이번에는 그림이 달랐다.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에 김시우가 뒤늦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번 팔을 휘두를 때마다 일방적으로 밀려나는 모습에 김동필은 미소를 지었다.

결국,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부러지는 김시우의 목검, 아주 잠깐 생긴 빈틈이었으나 도핑으로 빨라진 김동필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타격음과 함께 복부로 들어간 자신의 주먹,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충격이 약해 보였다.

‘그걸 반응 한 건가?’

턱 부근이 시큰시큰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날아가면서도 반격을 한 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만, 결국 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법 아니겠는가.

“크하하하하하!!!”

김동필은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김시우를 보며 빌런처럼 크게 웃었다.

*

샌드백이라 생각했던 놈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그나마 민첩이 떨어져서 상대할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포션을 먹고 나서 부터는 그게 완전히 뒤집혔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무식하게 달려드는 데,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

빈틈을 노리고 공격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들어와 버리니 생각보다 성가신 놈이었다.

“후…. 우..”

[ 고통 내성에 의해 통각이 감소합니다. ]

별 볼 일 없는 놈이라 생각했는데, 나름 한 가닥 하는 놈이었다.

도핑제로 보이는 포션의 효과로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150등이라는 게 우연이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긴 하지.

“너무 두려워서 정신이라도 나갔나?”

“…”

놈의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황당한 웃음은 아니었다.

샌드백은 아니지만 오러의 위력을 시험하기 위한 최적의 상대라고 해야 할까.

절대로 부서지지 않는 방패처럼 보이는 놈을 뚫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더 강한 절삭력. 나는 몸에 있는 마력을 한 번에 검으로 밀어 넣었다.

평소보다 더 많은 마력을 밀어 넣어서 그런가, 사방으로 흩날리는 오러.

비록 부러진 목검이긴 하나 그 강도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 초과한 마력으로 인해 소드 오러의 위력이 증가합니다. 150% ]

*

썩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도핑 효과가 끝나면서 혼자 쓰러졌으니까..’

처음에는 미친 항소처럼 달려들더니 시간이 지날 수록 힘이 빠지더니 결국 쓰러져 버렸다.

지금의 상태로는 도핑 상태인 박동필의 방어력을 뚫지 못했다.

‘검도 문제지만.. 오러 스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

검을 마력으로 강화 시킬 수는 있다고는 해도, 기본적으로 만들어진 소재는 무시할 수 없었다.

괜히 상위권 헌터들이 장비에 수십, 수백억을 쏟아 넣겠는가.

거기에 상성 문제도 있으니 밀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

풀 도핑 상태인 박동필을 부셔 버리고 싶었다.

남자의 쓸데 없는 자존심이라고 할까. 정면에서 놈을 쳐부수고 싶었다.

오러 스킬의 등급이 그대로 인걸 보면 내가 사용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력의 양을 늘릴수록 더 빠르고 난폭해 지는 모습.

겉으로는 위력이 강해진 것 처럼 보였으나 그만큼 불안정해 보였다.

효과에 비해서 소모되는 마력의 양도 지나치게 많은 것도 문제다.

마력이 많아서 나쁠 건 하나도 없지만, 억지로 밀어 넣어서는 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그놈들의 오러도 안정화된 상태였지?’

차원 지원을 통해 만났던 기사들의 오러는 이런 식으로 불안정하게 흔들거리지 않았다.

회전하고 있는 건지 모를 정도로 안정화된 상태였다.

안정시킬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 오러 : 비활성화 ]

‘안정화된 상태에서 마력양을 늘릴 수는 없나?’

비전 검술을 익히기 위해서 요구 조건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았다.

‘마나 심법..?’

왜 비전 검술은 마나 심법의 마스터를 요구했던 걸까.

뭔가 찌릿하고 머릿속에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 오러 : 활성화 ]

이 상태에서 마나 심법을 사용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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